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보이지 않는 누군가 나를 도왔다는 느낌..

.. 조회수 : 1,556
작성일 : 2012-09-18 10:24:35

이런 묘한 느낌 자주는 아니라도 한두번 느낄때 있지 않나요?

요즘 같이 세상 흉흉할땐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고 소름끼칠때가 있어요.

2006년인가 여름날이었는데

한동네 사는 선배랑 집근처에서 술 한잔 하고 새벽 두세시쯤 각자 집으로 혼자 귀가하던 참이었어요.

저희 동네가 아파트 대단지들 모여있는 곳이었구요.

술집에서 집까지 멀진 않았는데

대로변으로 가게 되면 조금 돌아가고 단지 사이로 가로질러 가면 조금 빠르게 갈 수 있었거든요.

새벽이라 사람하나 안보이고 아파트들 불 다 꺼져있고 어둑어둑한 단지길을

술에 조금 취해 알딸딸한채로 걷고 있었는데

앞쪽으로 츄리닝에 안경낀 아저씨가 걸어오고 있더라구요.

그 시간에 그런 적막한 곳에서 남자와 마주치게 되서 엄청 놀랐는데

이미 중간 정도 온 길이라 도로 뒤돌아 갈 수도 없고 정말 어찌할바 모르다가 아무렇지 않은척

그냥 앞만보고 스쳐지나갔었어요. 눈 한번 살짝 마주쳤구요.

그렇게 앞만보고 가다가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살짝 뒤돌아봤더니

세상에 그 스쳐간 사람이 도로 제 방향으로 따라 걸어오는거죠.

그때 저는 정말 아..뭔일 나겠구나. 그때 그 심정은 설명도 못하겠어요..ㅠㅠ

눈앞이 흐릿흐릿해지더라구요. 너무 무서우니까요.

근데 그 순간 정말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게

도대체 사람이 나올만한 장소가 아닌것 같았는데 어디선지 왠 가방 맨 남학생이 홀연히 제 앞쪽을 튀어나온거에요.

정말 앞뒤잴거 없이 그 남학생에게 뛰어가서 뒤에 어떤 남자가 따라오니 동행해달라 다급하게 부탁했어요.

그랬더니 귀에 이어폰을 꼽고 있던 그 학생이 뒤를 돌아보더니 제 부탁에 응해줬구요.

저는 무서워서 뒤도 못돌아보고 길건너 저희 아파트 앞까지 왔네요.

 

만약 그 순간 그  학생이 튀어나오지 않았다면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끔찍합니다.

그 새벽 차도 다 끊긴 시간에 가방매고 음악들으며 어딘가로 가던 남학생...

어디서 나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던.....

 

이자리를 빌어 감사를.

 

저는 누군가 저를 도왔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술먹고 새벽에 싸돌아다니지 말자란 큰 교훈이 지금도 제 머리에 박혀있네요~ㅎㅎ

 

 

 

IP : 60.196.xxx.12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타리
    '12.9.18 11:26 PM (175.120.xxx.6)

    저는 살면서 그런 느낌 많이 받아요. 운전중 위험한 상황도 자연스레 넘어가고, 위험한 물건이 한 끗 차이로 떨어지고.. 누군가가 도와주셨구나하는 느낌. 속으로 매우 감사하며 지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8847 저는 나이 많은 순서로 푸는 거라고 들었어요 ^^;;; 10 밥 푸는 이.. 2012/09/23 3,076
158846 남자가 여자 외모 안보는게 더 끔찍할거에요 12 .. 2012/09/23 4,243
158845 살은 찌는데. 1 소화가 되는.. 2012/09/23 1,322
158844 요즘 대학생들 노트북 들고다니나요? 4 노트북 2012/09/23 2,120
158843 시스템 드레스룸 ..어떤가요? 4 .... 2012/09/23 2,841
158842 SBS 스페셜 보고계세요? 뉴욕에서 노숙하는 한국인 쌍둥이자매 .. 3 ,,, 2012/09/23 5,409
158841 의자놀이 읽어보신 분요.. 3 꼭! 2012/09/23 1,701
158840 여자들의 셈법 (결혼시...) 23 ㅁㄴㅇ 2012/09/23 3,904
158839 갈비집 할아버지의 새사람론! 1 기분좋은 저.. 2012/09/23 1,235
158838 집에 다녀온뒤 울었어요 8 .... 2012/09/23 3,767
158837 광고에 블루벨벳 노래가 나와서 2 .. 2012/09/23 1,017
158836 남편이 구조조정 당했다고 쓴 사람이에요. 12 속이 타 2012/09/23 5,289
158835 시어머니 없는 결혼식 시누이 의상 도움요 9 결혼식 2012/09/23 1,817
158834 외동인데 신랑이 둘째를 갖고 싶어하네요 2 행복한영혼 2012/09/23 1,747
158833 시판하는 동그랑땡중에서 괜찮은게 있으면 추천바랄께요.. 13 추석이코앞`.. 2012/09/23 4,334
158832 해석좀요.. 5 김수진 2012/09/23 901
158831 여자들은 남자 외모 안보는줄 아는 남자들 15 ... 2012/09/23 8,531
158830 박근혜씨 내일 기자회견 과거사 사과키로 22 진홍주 2012/09/23 2,672
158829 분따 2 분따 2012/09/23 2,048
158828 우리남편은 첫사랑에 대한 환상이 없어요 2 첫사랑 2012/09/23 2,186
158827 내가 첫사랑이였을오빠 3 처음 2012/09/23 2,103
158826 박근혜의 집주인전세대출 안에 대해... 황당 그 자체 10 기막혀 2012/09/23 2,771
158825 내일 사과하는다는 박근혜후본임게. 2 .. 2012/09/23 1,440
158824 냉동실 8개월된 조기 먹어도 될까요? 12 냉장고정리 2012/09/23 4,633
158823 새댁인데요. 이거 서운해 할일 맞죠? 75 ggg 2012/09/23 21,0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