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보이지 않는 누군가 나를 도왔다는 느낌..

.. 조회수 : 1,549
작성일 : 2012-09-18 10:24:35

이런 묘한 느낌 자주는 아니라도 한두번 느낄때 있지 않나요?

요즘 같이 세상 흉흉할땐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고 소름끼칠때가 있어요.

2006년인가 여름날이었는데

한동네 사는 선배랑 집근처에서 술 한잔 하고 새벽 두세시쯤 각자 집으로 혼자 귀가하던 참이었어요.

저희 동네가 아파트 대단지들 모여있는 곳이었구요.

술집에서 집까지 멀진 않았는데

대로변으로 가게 되면 조금 돌아가고 단지 사이로 가로질러 가면 조금 빠르게 갈 수 있었거든요.

새벽이라 사람하나 안보이고 아파트들 불 다 꺼져있고 어둑어둑한 단지길을

술에 조금 취해 알딸딸한채로 걷고 있었는데

앞쪽으로 츄리닝에 안경낀 아저씨가 걸어오고 있더라구요.

그 시간에 그런 적막한 곳에서 남자와 마주치게 되서 엄청 놀랐는데

이미 중간 정도 온 길이라 도로 뒤돌아 갈 수도 없고 정말 어찌할바 모르다가 아무렇지 않은척

그냥 앞만보고 스쳐지나갔었어요. 눈 한번 살짝 마주쳤구요.

그렇게 앞만보고 가다가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살짝 뒤돌아봤더니

세상에 그 스쳐간 사람이 도로 제 방향으로 따라 걸어오는거죠.

그때 저는 정말 아..뭔일 나겠구나. 그때 그 심정은 설명도 못하겠어요..ㅠㅠ

눈앞이 흐릿흐릿해지더라구요. 너무 무서우니까요.

근데 그 순간 정말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게

도대체 사람이 나올만한 장소가 아닌것 같았는데 어디선지 왠 가방 맨 남학생이 홀연히 제 앞쪽을 튀어나온거에요.

정말 앞뒤잴거 없이 그 남학생에게 뛰어가서 뒤에 어떤 남자가 따라오니 동행해달라 다급하게 부탁했어요.

그랬더니 귀에 이어폰을 꼽고 있던 그 학생이 뒤를 돌아보더니 제 부탁에 응해줬구요.

저는 무서워서 뒤도 못돌아보고 길건너 저희 아파트 앞까지 왔네요.

 

만약 그 순간 그  학생이 튀어나오지 않았다면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끔찍합니다.

그 새벽 차도 다 끊긴 시간에 가방매고 음악들으며 어딘가로 가던 남학생...

어디서 나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던.....

 

이자리를 빌어 감사를.

 

저는 누군가 저를 도왔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술먹고 새벽에 싸돌아다니지 말자란 큰 교훈이 지금도 제 머리에 박혀있네요~ㅎㅎ

 

 

 

IP : 60.196.xxx.12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타리
    '12.9.18 11:26 PM (175.120.xxx.6)

    저는 살면서 그런 느낌 많이 받아요. 운전중 위험한 상황도 자연스레 넘어가고, 위험한 물건이 한 끗 차이로 떨어지고.. 누군가가 도와주셨구나하는 느낌. 속으로 매우 감사하며 지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6470 추석 앞두고 상가집 가는거 아닌가요? 12 혹시나 한번.. 2012/09/18 26,191
156469 분양한 동물에 대해선 어디까지 생각해야 할까요? 13 .. 2012/09/18 1,194
156468 듣기좋은 좋은발라드 추천 모음★★★★ 1 jasdkl.. 2012/09/18 1,291
156467 1997년 대선 기억나세요? 2 1997년 2012/09/18 1,103
156466 부모님 좋아하실만한 여행사 추천해주세요 4 여울 2012/09/18 1,152
156465 피에타 또 봤습니다 11 영화좋아 2012/09/18 2,529
156464 근데 안철수 문재인 신기한게.... 2 ㄹㅇㄹㅇ 2012/09/18 1,528
156463 응칠 막방 기다리면서 봉주20회 어떠신가요~ 버스 300석 2 바람이분다 2012/09/18 1,536
156462 테팔 그릴팬 충동구매했는데요...이거 어디 쓰시나요? 4 그릴팬 2012/09/18 4,405
156461 켁.. 이거 사실인가요? ㅇㄹㅇㅁㄹ 2012/09/18 1,805
156460 옹정황제의 여인 지난주 내용이 궁금해요 2 중드 2012/09/18 1,404
156459 영화 "언페이쓰풀" 다운받아 볼 수 있는 곳이.. 2 ... 2012/09/18 1,078
156458 외국가는데 라면 한박스 기내에 가지고 타도 될까요..? 17 항공 2012/09/18 7,846
156457 서울 숭실대역 방사능 수치 측정결과??? 박수왕 2012/09/18 1,449
156456 품사가 10품사인가요? 4 국어 2012/09/18 1,180
156455 아기침대 대여할건데 정보좀 주세요... 2 신생아 2012/09/18 1,080
156454 초등학교 체육복 1 궁금해서요 2012/09/18 1,221
156453 [문재인TV] 문재인 투데이뉴스 6회-국민은 민주당의 문재인을 .. 사월의눈동자.. 2012/09/18 1,425
156452 박근혜 가천대 특강 학생동원논란, 강의 안들으면 결석처리? 1 기린 2012/09/18 1,592
156451 수첩할매쪽 사람들...불짱해요...ㅋㅋ 1 에긍.. 2012/09/18 1,225
156450 이번 태풍 땜시 휴원? 궁금 2012/09/18 853
156449 초3 남아 에미 뚜껑열리게 합니다.ㅜ.ㅜ 5 제노비아 2012/09/18 2,308
156448 동남아 여행문의요~ 푸켓 더 라차와 베트남 남하이.. 5 ... 2012/09/18 2,763
156447 방콕 질문이요~ (항공권+숙소) 2 게자니 2012/09/18 1,536
156446 봉주 20회 꼭 들어보셔요 2 .. 2012/09/18 1,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