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전세집 이사를 앞두고 머리가 아파요 ㅠ.ㅠ

세입자 조회수 : 2,944
작성일 : 2012-09-11 23:55:39

오랫동안 아파트 생활을 하다가

세째도 생기고 아이들이 어릴때 주택생활을 해보자.. 싶어서 이사를 결심했어요.

 

급한 성격 탓에 아파트를 많이 싸게 팔고, 집 근처에 눈여겨보았던 타운하우스로 전세계약을 했지요.

주인은 미국에 계시고 동생분이 사시다가 올해 초에 전세로 내어 놓은 집이었어요.

집을 보러 갔는데, 구석구석 아직 동생분의 짐들이 많이 남아 있더라구요.

그리고 오랫동안 비어 있던 집이라 먼지며.. 여러가지로 깨끗하지는 않았어요.

집 주인이 미국에 있으니, 도배랑 장판 같은 건 안해주는 대신 시세보다 싸게 내어놓는다고 하더라구요.

저희가 사는 아파트에서 43평이나 51평 아파트전세가 2억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는데, 여기는 60평인데 1억 8천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도배랑 장판은 우리가 하더라도.. 한번 살아보자 결심을 하고 계약을 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계약하러 갔더니 그쪽에서는 1억 8천이라고 이야기 한 적이 없다고 하고, 부동산에서는 그랬다고 하고..

그것부터 실랑이가 시작되더니 결국 1억 9천에 계약을 하기로 했는데, 보일러 같은 것에 문제가 생기거나 해도 집주인은 고쳐주지 않겠다고, 그걸 꼭 계약서에 넣어달라고 하는 거예요.

어차피 도배랑 장판도 하는데, 그것까지 우리가 하는 걸로 하기로 하고 결국 계약서를 썼어요.

 

그리고 이사 2일전부터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걸로 이야기를 하고, 동생분 짐은 그 전에 다 빼주시기로 하셨어요.

사실 저는 하는 김에 도배랑 장판도 하고, 페인트칠도 새로하고, 욕실도 손을 좀 보고 깨끗하게 들어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집주인 측에서 할거면 좋은 걸로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안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괜히 이것저것 손댔다가 돈은 돈대로 들고, 나중에 말은 말대로 날것 같아서 가장 시급한 장판만 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청소도 제가 수시로 가서 좀 하고 싶었는데 잔금전에 집에 왔다갔다 하는 것도 싫다고 하셔서.. 뭐.. 주인 입장에선 그럴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이사청소를 부르기로 했어요.

 

어제 주인 동생분이 전화를 하셔서 본인들이 쓰시던 소파를 우리 반지하방에 두면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저희는 소파가 없어서, 그럼 그냥 거실에서 쓰겠다고 하고 두고 가시라고 했지요.

동생분께서는 패브릭 커버링이 되어 있지만 속은 가죽소파라 커버를 벗기고 써도 될거라고 하셨어요.

 

오늘 장판을 까는 날이라 오전에 갔었는데, 짐들이 완전히 정리되지는 않았더라구요.

붙박이장에 옷걸이들이 잔뜩 걸려 있고, 벼루랑 먹물도 있고.. 침대메트리스도 있고..

그래서 그냥 정리를 시작했어요.

그때 그 동생분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어제 짐 정리하다 소파에 시계를 두고 오신 것 같다고.. 마침 소파옆에 있어서 살펴봤더니 없더라구요.

그리고는 2층방에 문갑을 치우지 못하셨는데, 좀 치워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러겠다고 했어요.

전화를 하게 된 김에 메트리스도 버리시는 거냐고 여쭈었더니 아니라고, 그건 반지하 창고에 넣어달라고 하셨어요.

반지하에 큰 방이 하나 있고, 그 옆에 창고로 쓸수 있는 방이 두개 있어요.

어차피 저희는 창고를 쓸 일은 없으니까.. 닫아두고,

큰 방을 아이들 놀이방으로 만들어서 미끄럼이랑 트램폴린도 두고 장난감도 다 여기에 몰아 넣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아무튼 무거운 매트리스를 끌고 창고방을 열었는데,

창고방에 그분들의 짐들이 가득하더군요. 오래된 책들이며 교자상도 있고, 직조기 같은것도 있고,

스키며 바베큐그릴이며... 아.. 알수도 없는 짐들이 가득했어요. 오래된 곰팡이 냄새도 나구요.

이건뭐지.. 하다가.. 어차피 우리가 안쓸거니까 닫아두자..하고 닫고 올라왔어요.

 

그리고는 거실에 있던 소파를 어떻게 할까 보다가..

일단 패브릭으로 된 커버링은 좀 빨아야 할 것 같아서, 커버링을 벗겼는데...

아..

까만 가죽소파가 하얗게 보이도록 먼지가 끼어 있었어요.

그래.. 오래 비워둔 집이었으니까.... 워낙 두터운 먼지라 일단 물걸레로 닦고, 마르도록 세워두었어요.

하나씩 벗겨가며 열심히 싹싹 닦아서 세워두었는데,

모두 끝내놓고 보니.. 여전히 가죽소파 사이사이에 두터운 먼지들이 그대로 있더군요.

또 닦았어요.

그리고, 소파의 커버링도 벗겨냈지요.

아.. 소파 바닥쪽에는 알 수 없는 벌레의 사체들이 널부러져 있었어요.

청소기가 없어서 일단 빗자루로 쓸었어요.

그리고, 또 소파 쿠션과 방석을 보았지요.

먼지가 아직도 있어요.

아.. 이건 뭘까.. 내가 뭘하고 있지.. 싶은 마음에 베란다로 나갔는데...

바퀴벌레가 기어가고 있는거예요.

일단 잡았어요.

 

장판을 까는 가격은 70만원이었어요.

아저씨들이 돌아가고, 일단 저도 집으로 돌아왔어요.

 

오래된 집인 것도 알고, 주인이 고쳐줄 의사가 없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리고, 동생분도 소파가 이런 상태인 걸 모르셨겠지요.

하지만.. 점점 이 이사가 잘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내일은 아침일찍 이사청소를 하러 오신다는데,

거실에 있는 소파는 어떻게 할지..

또 창고에 있는 짐들은.. 어떻게 될건지.. 머리가 아파오네요.

왜 소파를 받는다고 해서.. 쓸데없는 일을 벌인건지.. 내 자신도 싫어지구요.

청소를 한다고 벌레의 사체가루가 묻어 있는 소파에 우리 어린이들과 함께 앉아도 되는 건지... 걱정도 되고..

묵은 짐들이 가득한 창고에서 바퀴벌레나 곰팡이균이 나와서, 어린이들의 놀이방을 놀이방이 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그 전에는 보지 못했는데, 반지하방 구석 벽지에 곰팡이도 살짝 펴 있었어요.

 

이 와중에 이사를 적극 추진하며, 힘든일은 자기가 다 하겠다던 남편은

회사일이 너무 바빠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구요.

 

아.. 혼자서는 머리가 너무 아파..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긴 글을 쓰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IP : 112.153.xxx.19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머리 아프시겠어요,
    '12.9.12 12:05 AM (99.226.xxx.5)

    일단 날짜 기록해서 구석구석 다 사진을 찍어서 증거로 남겨두시구요, 부동산에 전하시고, 원글님도 갖고 계세요.(확인해놓는겁니다.)
    곰팡이 방지제 같은 것들 있으니까, 좀 뿌려두시구요, 건물 다루시는 분들 한 번 오시라해서 구석구석 좀 살펴달라고 하세요.
    원래 주택들은 관리가 잘 안되면 습기도 차고, 좀 그렇습니다.

  • 2. 음..
    '12.9.12 12:06 AM (116.33.xxx.136)

    세를 주면 당연히 짐 치워야 되는거 아닌가 싶은데요.
    그리고, 창고방에 있는 물건들 때문에 나중에 골치아플 일도 생길 것 같아요.

  • 3. 바람
    '12.9.12 12:07 AM (112.153.xxx.195)

    네. 일단 사진은 찍어 두었어요.
    곰팡이 방지제는 내일 사서 뿌려두어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음.. 잔금 치르는 날에 창고짐도 빼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해도 될까요?

  • 4. 그렇죠
    '12.9.12 12:11 AM (99.226.xxx.5)

    짐이 너무 많아서 창고짐은 빼달라고 하세요.
    만약 안된다고 하면 잔금에서 일부를 빼달라고 하세요(강하게 나가시는게 좋습니다!)
    그건 원글님의 권리예요.
    원래 군짐들이 나중에 아주 골치아파요.

  • 5. 세입자
    '12.9.12 12:34 AM (112.153.xxx.195)

    네. 고맙습니다. ^^
    2년동안 그 짐과 함께 있을거라고 생각하니..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하더라구요.

  • 6. 헉...
    '12.9.12 12:36 AM (124.53.xxx.156)

    창고짐 다 빼가라고 하세요...
    님이 창고를 쓰건 안쓰건.... 그러는거 아니예요...
    괜히 그거 맡아두었다가는... 그짐에대한 관리책임까지 생겨요...
    괜히 엉뚱하게 맡아줬다가 물어죽 책임까지 생긴다구요...
    소파고 짐이고 다 가져가라 하세요

  • 7. 세입자
    '12.9.12 12:45 AM (112.153.xxx.195)

    아.. 그렇군요. 짐에 대한 책임까지느 생각지도 않았네요.

    소파는 사용하다가 버려도 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냥 재활용센터에 연락해서 수거해 가라고 할까 해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몰랐는데,
    여러님들의 조언 덕분에 길이 보이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8. 근데
    '12.9.12 2:07 AM (121.137.xxx.199)

    이사 들어가시기 전에 바퀴벌레 퇴치작업을 하고 들어가셔야 할것 같아요.
    바퀴벌레가 눈에 보이면 안보이는 곳에도 있다고 들었어요.

  • 9. ....
    '12.9.12 1:28 PM (218.52.xxx.71)

    짐은 무조건 알아서 이사 전에 미리 빼라고 강력하게 얘기하세요. 나중 짐 처리하는 것도 다 돈이고 혹시라도 문제 생기면 골치 아파지잖아요.
    그리고 페인트칠 하기 전에 곰팡이 방지 기능 있는 거 있어요. 매즈인가? 그런 걸로 한번 싹 바르고 역시 곰팡이 방지 기능 페인트로 덧바르면 웬만한 곰팡이는 다시 안 핀다더라고요. 페인트 가게에서 다 팔아요.
    그리고 바퀴벌레는 업체 한번 불러서 싹 잡고 들어가세요. 살면서 바퀴 나오면 삶의 질 팍 떨어지고 우울해집니다. 특히나 애가 있으면 더더욱요.
    지금 여러모로 신경 쓰이는 건 돈을 쓰고 큰 소리를 좀 내서라도 원천 제거하고 들어가셔야지, 안 그러면 들어가서 집에 정도 안 붙고 계속 신경 쓰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2957 제일 공포스러운 암이 20:30:25 15
1772956 말차하임이나 티코말차 맛있나요? 1 ㅇㅇ 20:24:55 59
1772955 목욕탕 할머니들 보니 나이들어도 여자가 이뻐보이고 싶은건 같은가.. 1 Yㅡ 20:21:16 507
1772954 수능 53253 어느 대학 정도 갈 수 있을까요? 1 123 20:20:09 301
1772953 암환자 섭섭한 마음.. 6 .. 20:18:17 658
1772952 내가 수능본것도 아닌데 너무 피곤해요. 2 20:16:50 251
1772951 백만원 클러치 선물 2 근데 20:14:42 298
1772950 윗집 홈트 리아 20:14:31 209
1772949 지금 60초반이신분들 몇살까지 살면 10 장수가 20:10:32 648
1772948 몸짱 소방관 달력. .. 20:06:29 239
1772947 오늘 저녁 너무나 맛있게 먹었어요 9 19:58:35 1,244
1772946 SGI남묘호랑게교 물어볼게요 19:57:06 395
1772945 입술 양끝 올리는 1 성형수술 19:56:40 477
1772944 HLB 미국 FDA 허가를 받은 적은 없다 2 사기꾼 19:55:59 516
1772943 며칠동안 우울감에 허덕였는데 1 ㅇㅇ 19:55:04 467
1772942 옥새 보관함, 윤석열 관저로 ‘포장 이사‘ 4 그럼그렇지 19:53:29 870
1772941 고사장 앞에서 수능 보는 자녀 껴안거나 응원? 저만 안하나 봐요.. 23 수능 19:47:41 1,712
1772940 칼국수 먹으러 가요 4 ... 19:34:12 817
1772939 맛있는 음식이 넘 많아요 ㅎㅎ 6 부자되다 19:29:53 994
1772938 유투브중간광고 스텐웍 1 허브 19:28:11 193
1772937 고양이는 털이 무조건 많이 빠지나요? 11 ........ 19:27:40 523
1772936 롱코트 기장 수선하면 어떨까요 3 수선 19:26:20 387
1772935 고대 계적보신분 면접비 내셨나요? 5 19:25:26 433
1772934 소화 안되고 가스 계속차고 이거 고쳤어요 8 ㅇㅇ 19:21:39 1,437
1772933 LG화학 ,美에서 3.7조원 '양극재 잭팟' ...'탈 중국 양.. 4 그냥3333.. 19:19:47 1,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