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월 10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773
작성일 : 2012-09-10 06:21:59

_:*:_:*:_:*:_:*:_:*:_:*:_:*:_:*:_:*:_:*:_:*:_:*:_:*:_:*:_:*:_:*:_:*:_:*:_:*:_:*:_:*:_:*:_:*:_

그녀의 본적은 산이다
골짜기 박차고 나와
강의 이름으로 들과 도시 가로질러
장단완급으로 걷다가 마침내 생이 끝날 때
바다로 열리는 그녀의 생은 뫼비우스 띠처럼
처음과 끝이 없어 유장하구나
물고기들 밥이 되고 집이 되어 살다가 다시
하늘의 부름을 받고 산으로 가서 신생을 사는
그녀는 거듭 순환과 부활을 반복하는 영원히 죽지 않는 여자다
태어난 이래 늙을 줄 모르는
하늘이 목숨 점지한 이래
이 나라 대지의 통 큰 어머니로 살면서
뭇 생명들 주린 입에 젖 물리는 것을
은근한 자랑과 소명으로 여겨온 그녀
낮에는 산과 마을 으스러지게 끌어안고
밤이면 별과 달 담아 흐르면서
출렁출렁, 한결 같은 보폭으로
유사 이래 이 나라가 걸어온 그 많은,
파란만장과 우여곡절과 요철의 세월
만백성과 더불어 울고 웃었다
오, 그녀의 사랑하는 자식들아,
그녀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해다오
멀쩡히 살아있는 육신
수술대에 올려놓고 함부로 재어 절단하지 말아다오
그녀는 가봉하기 위해 세탁소에 맡긴 옷이 아니다
책상에 놓인 공작의 도구가 아니다
그녀가 앓으면 우리가 앓고 그녀가 죽으면 우리가 함께 죽는다
지난 80년대 시멘트 댐으로
사족 묶어놓은 이래
그녀는 갖은 질병 앓아왔다
관절염 앓으며 절뚝거렸고
폐결핵으로 붉은 피 쏟기도 했다
오, 그녀의 사랑하는 자식들아,
그녀의 몸에 함부로 칼 대지 말아다오
자궁 드러내고 팔다리 잘라내고
얼굴 깔아뭉개 어찌 살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그런 날이 온다면 그녀는 이미 죽은 목숨이다
죽은 몸으로 어찌 우리들 주린 입에
젖 물릴 수 있겠느냐
그녀로 하여금 구리 빛 근육으로 싱싱하게 노동하게 해다오
그녀는 그냥 홀몸이 아니다
물이 죽고 땅이 죽고 하늘이 죽어
죄 없는 그녀의 자식들 ― 새와 꽃과 풀과 나무와 구름과 달과 바람과 벌레와 물고기와 소와 염소와 영희와 철수 등속
죽어가는 것 차마 어미로서 어찌 눈 뜨고 볼 수 있겠느냐
운하 건설은 온갖 쇠붙이 불러들여
그녀의 몸 파헤쳐 찢고
더럽고 무거운 기름때 끌고 와 오장육부 마구 휘저어
그녀의 몸은 안팎으로 검퍼렇게 녹슬 것이다
그녀를 더 이상 슬프게 하거나 노엽게 하지 말아다오
그녀가 우리를 버리지 않게 해다오
하늘이 분노하지 않도록 해다오
하늘이 우리를 떠나지 않게 해다오
사랑으로 세상을 흐르게 하고
풍요로 세상을 넉넉히 적시게 해다오
오, 그녀의 사랑하는 자식들아
그녀의 몸에 함부로 칼 대지 말아다오
고통으로 그녀를 울리지 말아다오
참다 참다 못 견뎌
그녀가 목숨 끊는 날이 오지 않게 해다오
치수가 나라의 살림이다
우리 살림을 우리 스스로 거덜 내지 말아다오


   - 이재무, ≪오, 그녀의 자식들아, 그녀를 죽이지 말아다오≫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9월 8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2년 9월 8일 경향장도리
[박순찬 화백 잠깐 휴가였던 모양이네요 ^^]

2012년 9월 8일 한겨레
[토요판이라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2012년 9월 8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9/07/alba02201209072013430.jpg

 


2012년 9월 10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2년 9월 10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9/09/20120909_jang.jpg

2012년 9월 10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910/134719119364_20120910.JPG

2012년 9월 10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9/09/alba02201209092014260.jpg

 

 

 

이미 애저녁에 구시대의 유물로 사라졌어야 할 니네들의 그 "옛날"이 아직 꽤 남아있지 않나요? 여기엔?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0142 젤라또 맛있나요? 1 ㅂㅈㄷㄱㅂㅈ.. 2012/09/26 1,411
    160141 면세점 물건 교환이나 반품 2 시계 2012/09/26 2,612
    160140 만57세 여성출산 8 .... 2012/09/26 2,454
    160139 선거 투표 시간 연장에 대한 안철수측의 입장 세우실 2012/09/26 1,277
    160138 계류유산 했는데 추석에 시댁이랑 친정 갈 수 있을지 6 ㅠㅠ 2012/09/26 2,609
    160137 CT 찍는 중에 몸이 웽~ 하니 특이한 느낌이 들던데 6 ........ 2012/09/26 2,120
    160136 (방사능)동태와 명태의 원산지 녹색 2012/09/26 6,436
    160135 박근혜 측근 '2030 여성들 지지도 낮은건 박근혜 질투하기 때.. 26 ㅋㅋㅋ 2012/09/26 3,457
    160134 활꽃게 보관이요 1 ㅎㅎ 2012/09/26 3,465
    160133 윤여준, 환영합니다. 21 수필가 2012/09/26 2,345
    160132 진중권의 기사 좋네요. "나는 친박이 무섭다".. 2 좋은 기사 2012/09/26 2,627
    160131 정봉주에게 딱걸렸네 육군사관학교 1 .. 2012/09/26 1,842
    160130 구포 기차역에서 김해공항까지 1 .. 2012/09/26 2,537
    160129 감자 양파에 구데기가_________-보관법 좀 2 구데기 2012/09/26 2,085
    160128 결혼후 오년만에 처음 시부모님과 여행 4 나미이모 2012/09/26 1,908
    160127 제일 가난한 명절이 될 거 같아요. 2 ㅎㅎ 2012/09/26 2,366
    160126 LINE 아주 좋은데요? ㅎ 1 .. 2012/09/26 1,966
    160125 대선후보 3인 구글 검색량… 안철수 1위 (폄) 2 탱자 2012/09/26 1,379
    160124 서울서 지방가시는 분 무슨요일 몇시에 어디로 떠나시나요? 고속도로정체.. 2012/09/26 1,087
    160123 다른어린이집들도 내일송편만든다구 재료 가져오라구 하나요? 5 송편 2012/09/26 2,032
    160122 아이들의 수학여행~!! 평창여행 kbvoem.. 2012/09/26 1,399
    160121 중국이 기어이 이어도에도 찝적대려나봐요..... 1 ... 2012/09/26 1,355
    160120 산적대신.. 1 추석 2012/09/26 1,436
    160119 안철수 글씨체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 3 뭉웅 2012/09/26 4,095
    160118 점때문에 결혼반대하시는 모친 글쓴이에요... 9 멘붕중 2012/09/26 2,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