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월 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847
작성일 : 2012-09-04 05:22:07

_:*:_:*:_:*:_:*:_:*:_:*:_:*:_:*:_:*:_:*:_:*:_:*:_:*:_:*:_:*:_:*:_:*:_:*:_:*:_:*:_:*:_:*:_:*:_

나도 흐르는 강물이고 싶다
반짝이는 모래사장과 때로 여울로 굽이치며
노래하는 강물이고 싶다
새들 날아오르고 내 몸의 실핏줄마다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 떼들의 힘찬 지느러미 소리 귀 기울이는 강물이고 싶다
강물이고 싶다 농부들의 논과 밭에 젖줄을 물리며
푸른 생명들 키워내는 어미의 강물이고 싶다

한때 나도 강이었다
이렇게 가두어진 채 기름띠 둥둥 떠다니며
코가 킁킁 썩어가는 악취의 물이 아니었다
죽음의 강이라는 오명의 대명사를 뒤집어쓰며 버려진 강이 아니었다
발길이 없는 손님을 부르며
목이 쉰 채 뽕짝 거리던 호객행위마저 끊긴 눈물의 부두가 아니었다
애물단지 관광유람선 싸게 팝니다
고소영, 강부자 얼씨구나 몰려들이 땅 떼기하던
운하 부동산 헐값에 세 놓습니다
빛바랜 현수막들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내가 언제 생각이나 했던가 꿈이나마 꾸었던가

아니었다 나는 살고 싶다 살아 흐르고 싶다
이제 나는 범람할 것이다
무섭고 두려운 홍수로 넘칠 것이다
막힌 갑문을 부술 것이다 굴을 뚫은 산을 허물어 산사태로 덮칠 것이다
모든, 그 모든 나를 막는 콘크리트 구조물들을,
이명박표 운하를 해일처럼 잔재도 없이 파괴할 것이다

물푸레나무 푸른 물로 흐를 것이다
그리하여 내 곁에서 빼앗아간 아이들의 웃음소리 다시 찾아와
물장구치며 퐁퐁퐁 물수제비 뜨는 푸른 강물로 흐를 것이다
유년의 색동 종이배를 접어 소원을 띄우는 꿈꾸는 강이 될 것이다
먼 바다로 흐르는 생명의 강으로 살아날 것이다


   - 박남준, ≪운하 이후≫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9월 4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2년 9월 4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9/03/20120904_jang.jpg

2012년 9월 4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904/134667082756_20120904.JPG

2012년 9월 4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9/03/alba02201209032019150.jpg

 

 


한숨이 나오는 건 시간대를 가리지 않습니다.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0414 며느리 입장에서 시댁 가기 싫은 거 당연한 거죠??? 9 기혼 2012/09/04 4,760
    150413 김제남 의원 기자회견 6 이제정신이돌.. 2012/09/04 2,059
    150412 목사가 절에 침입해 소변누는 장면이 CCTV에 찍혔네요… 1 호박덩쿨 2012/09/04 2,016
    150411 꿈에 마을이 물에 잠겼고 그 위에 배를 타고 6 꿈해몽 2012/09/04 1,512
    150410 신한카드에서 연회비 사십만원짜리 5 고정 2012/09/04 2,644
    150409 다이어트 한다는 친구~ 12 2012/09/04 3,763
    150408 요즘 인기있는가방 추천좀 해 주세요. 명품가방 2012/09/04 790
    150407 이재오 "부녀간 인륜보다 정의가 우선" 6 세우실 2012/09/04 1,651
    150406 어린이집 일인데 이럴땐 어떻게 해야하나요? 3 현이훈이 2012/09/04 1,844
    150405 영어 일부러 안쓰는 메이저 야구스타 스즈키 이치로 11 ㄱㄱㄱ 2012/09/04 2,407
    150404 영어고수님, 도와주세요. 10 둘맘 2012/09/04 1,353
    150403 9월 4일 오늘 오후 7시 서울역 광장 집회 4 그립다 2012/09/04 988
    150402 4살아들둔 어머님들 아가옷 어디서 사나요.. 7 4살아이.... 2012/09/04 1,265
    150401 저축은행,타인명의계좌에 대해 궁금해요 2 아래 글 쓴.. 2012/09/04 822
    150400 미드 미디엄 보신분들 계신가요 6 돌돌 2012/09/04 1,961
    150399 제습기 추천해 주세요. 6 .. 2012/09/04 2,043
    150398 홈쇼핑에 원액기+압력솥+전기그릴(전부치는거)32만원하는데 괜찮을.. 1 .. 2012/09/04 1,254
    150397 컴으로 인터넷 들어가니 갑자기 글씨가 작아졌어요 3 컴맹입니다 2012/09/04 1,819
    150396 헤어코팅만 해도 머리결이나 새치에 도움이 되나요? 7 .. 2012/09/04 4,286
    150395 집구하는데 전세 안전한지 봐주세요..잘몰라서요 11 전세 2012/09/04 1,585
    150394 시골땅 1200만원 받고 팔아도 세금나오나요? 3 @@ 2012/09/04 2,516
    150393 제조한지 일년된 화장품을 마트에서 파네여. 4 ... 2012/09/04 1,301
    150392 민주당 모바일 경선 투표인당 등록 참 쉬워요~ 4 한분이라도 .. 2012/09/04 890
    150391 아침에 칼에 손가락을 베었는데요~ 5 화요일 2012/09/04 1,827
    150390 은행에서... 할인받는 카드 2 은행 2012/09/04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