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월 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841
작성일 : 2012-09-04 05:22:07

_:*:_:*:_:*:_:*:_:*:_:*:_:*:_:*:_:*:_:*:_:*:_:*:_:*:_:*:_:*:_:*:_:*:_:*:_:*:_:*:_:*:_:*:_:*:_

나도 흐르는 강물이고 싶다
반짝이는 모래사장과 때로 여울로 굽이치며
노래하는 강물이고 싶다
새들 날아오르고 내 몸의 실핏줄마다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 떼들의 힘찬 지느러미 소리 귀 기울이는 강물이고 싶다
강물이고 싶다 농부들의 논과 밭에 젖줄을 물리며
푸른 생명들 키워내는 어미의 강물이고 싶다

한때 나도 강이었다
이렇게 가두어진 채 기름띠 둥둥 떠다니며
코가 킁킁 썩어가는 악취의 물이 아니었다
죽음의 강이라는 오명의 대명사를 뒤집어쓰며 버려진 강이 아니었다
발길이 없는 손님을 부르며
목이 쉰 채 뽕짝 거리던 호객행위마저 끊긴 눈물의 부두가 아니었다
애물단지 관광유람선 싸게 팝니다
고소영, 강부자 얼씨구나 몰려들이 땅 떼기하던
운하 부동산 헐값에 세 놓습니다
빛바랜 현수막들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내가 언제 생각이나 했던가 꿈이나마 꾸었던가

아니었다 나는 살고 싶다 살아 흐르고 싶다
이제 나는 범람할 것이다
무섭고 두려운 홍수로 넘칠 것이다
막힌 갑문을 부술 것이다 굴을 뚫은 산을 허물어 산사태로 덮칠 것이다
모든, 그 모든 나를 막는 콘크리트 구조물들을,
이명박표 운하를 해일처럼 잔재도 없이 파괴할 것이다

물푸레나무 푸른 물로 흐를 것이다
그리하여 내 곁에서 빼앗아간 아이들의 웃음소리 다시 찾아와
물장구치며 퐁퐁퐁 물수제비 뜨는 푸른 강물로 흐를 것이다
유년의 색동 종이배를 접어 소원을 띄우는 꿈꾸는 강이 될 것이다
먼 바다로 흐르는 생명의 강으로 살아날 것이다


   - 박남준, ≪운하 이후≫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9월 4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2년 9월 4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9/03/20120904_jang.jpg

2012년 9월 4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904/134667082756_20120904.JPG

2012년 9월 4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9/03/alba02201209032019150.jpg

 

 


한숨이 나오는 건 시간대를 가리지 않습니다.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0851 이것도 자식들 비교일까요? 6 2012/09/06 1,665
    150850 여배우 조민수씨 이혼 했나요? 8 갑자기 2012/09/06 8,697
    150849 최고의 복수?는 내가 잘되는거라고 하던데 11 ... 2012/09/06 5,193
    150848 각시탈 27회 다시보기 방송 1 achita.. 2012/09/06 2,604
    150847 반영구 아이라인 하고 싶은데 잘하는곳 아시면 소개 좀 해 주세요.. 1 라일락 2012/09/06 1,570
    150846 남대문에 애들 옷사러 갈건데 몇시에 오픈하나요? 4 ? 2012/09/06 1,459
    150845 유학생이 밝히는 강남스타일 미국 인기의 진실~~(펌) 4 흠냐 2012/09/06 5,077
    150844 혹시 인수인계 하지 못하고 퇴사하신분 있나요 5 퇴사맘 2012/09/06 2,186
    150843 세안하고 물기있을때 화장품 바르는 방법.... 3 메텔 2012/09/06 2,152
    150842 9월 6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2/09/06 994
    150841 살면서 목격한 미스테리한 일 있으시죠? 9 중3 2012/09/06 3,165
    150840 맨끝집 결로 해결해 보신분께... 4 ... 2012/09/06 2,620
    150839 케이블 안나오는집 .. 2012/09/06 1,062
    150838 손연재 키 21 다른거말고 2012/09/06 5,614
    150837 사형수들 살려두면 이런부작용이...ㅜㅜ 4 윤채마미 2012/09/06 1,902
    150836 누수되는데 도배를 하신다네요 급 누수전문업체좀 알려주셔요~ 1 누수 2012/09/06 1,627
    150835 저녁 아르바이트 어떤게 있을까요? 2 도르가 2012/09/06 1,776
    150834 초등 고학년 아이가 쓰기 좋은 클렌져 뭐가 있을까요? 2 질문드림 2012/09/06 1,568
    150833 역대 대통령의 업적 통계나왔네요.닭근혜 봤니? 8 역대 2012/09/06 1,897
    150832 남편바람 이혼생각중인데 조언부탁드려요 7 2012/09/06 4,186
    150831 성범죄자 신상공개 사이트 주소! 보셔요들~ 2012/09/06 1,127
    150830 배추김치 먹고 싶은데... 2 ... 2012/09/06 1,359
    150829 사랑니. 어금니 발치후 넘 아파요ㅠㅠ발치후6일째 3 치과 2012/09/06 16,538
    150828 독재자의 딸들 그랜드 2012/09/06 1,077
    150827 아픈 과거가 잊혀지지 않아요 55 날개가 있다.. 2012/09/06 16,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