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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의 진실' 담배꽁초·녹슨깡통 기가막혀

tapas 조회수 : 1,990
작성일 : 2012-09-03 22:35:53
담배꽁초와 녹슨 깡통이 떠다니는 염전. 축사와 주유소가 염전 바로 옆에 붙어 있고, 염도를 높인 바닷물을 모아두는 함수(鹹水·짠물)창고엔 발암성 물질인 석면 재질의 슬레이트 지붕이 얹혀 있다. 이런 환경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을 과연 청정식품으로 믿고 먹어도 되는 걸까.

<img src=http://pds.joinsmsn.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206/09/htm_201206090483930103011.jpg>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들인 뒤 바람과 햇빛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만든 소금이다. 바닷물을 끌어 저류지에 모아뒀다 1차 증발지, 2차 증발지 등으로 옮겨가며 염도를 높이고 마지막으로 결정지에서 소금을 얻는다.

제작진이 찾아간 서해안 A염전은 입구에서부터 악취가 풍겼다. 저류지 주변엔 비닐봉지와 헌옷, 페트병 등 생활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증발지의 바닷물 위에는 물이끼가 그물처럼 엉켜 있었다. 녹슨 깡통도 떠다녔다. 깡통을 들어올리자 정체 모를 노란 액체가 흘러나왔다.


염전 소금창고 옆에 쌓여 있는 ‘염전 본드’ 통. 염전 바닥의 장판을 땜질할 때 사용한다. 아래 사진은 B염전 결정지에서 발견된 담배꽁초다.
 B염전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오는 수로 주변에 부탄가스통과 폐장판·부직포 등 쓰레기가 가득했다. 또 수로 안에 물이 고인 채 썩어 있는가 하면, 심지어 소금을 거둬들이는 결정지 바닥 에서 담배꽁초가 발견되기도 했다.

<img src=http://pds.joinsmsn.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206/09/htm_201206090484530103011.jpg>


 이들 염전 곳곳에는 ‘친환경 천일염 생산 10대 수칙’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염전과 주변 지역은 항상 청결하게 관리한다 ▶염전에서는 위생모·위생장화·위생복을 착용한다 ▶염전 주변에서는 가축을 사육하지 않는다 ▶각종 폐자재 등은 발생하는 즉시 적절하게 처분한다 등 지난해 관할 도청에서 만들어 각 염전에 배포한 수칙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지침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염전의 위치부터 문제였다. 상당수 염전이 차로·축사·과수원·주유소 등의 옆에 붙어 있었다. C염전의 경우, 염전 가운데 간이화장실까지 있었다. 오염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다.

 함수창고의 석면 슬레이트 지붕도 천일염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였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2008년 광물이었던 천일염이 식품으로 전환된 이후 염전의 석면 슬레이트 지붕을 친환경 소재로 교체하도록 권고해 왔다. 하지만 제작진이 취재한 염전 11곳 중 7곳에서 석면 슬레이트 지붕을 아직도 교체하지 않고 있었다. 낡은 지붕에서 함수로 떨어진 석면 가루가 소금결정에 섞여 나오지는 않을까, 우려스러운 상황이었다.

 시설 교체작업이 더딘 것은 염전 소유주와 운영자가 다른 경우가 많아서다. 대부분 영세업자들이 소작농 방식으로 염전을 빌려 소금을 생산하고 있었다. D염전의 한 염부는 “임대한 내가 투자해 시설 교체를 할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10년, 20년 장기임대해 주는 것도 아니고, 주인이 안 하면 못 바꾼다”고 말했다.

 염전 바닥의 위생상태도 심각했다. 우리나라 서해안의 염전은 갯벌 위에 조성돼 있다. 그 덕분에 염도가 낮고 미네랄이 풍부한 고급 천일염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갯벌 위에서 곧바로 결정을 거둬들이는 ‘토판염’은 결정을 긁어모으는 과정에서 개펄 흙이 섞여 들어가기 쉬워 작업하기가 힘들다. 국내 1300여 곳의 염전 중 이런 토판염 방식으로 소금을 생산하는 곳은 10여 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염전에선 갯벌 위에 검은색 장판을 깔고 결정을 얻는다. 이른바 ‘장판염’ 방식이다. 검정 장판이 태양열을 잘 흡수해 소금 생산량이 많고, 소금과 개펄 흙을 따로 분리할 필요가 없어 일이 수월하다.

 ‘미각스캔들’ 제작진이 찾아간 염전 바닥 곳곳에선 땜질한 장판이 보였다. 비닐장판이 오랜 기간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면서 변형되고 찢어진 것이다. 땜질에 사용된 접착제 ‘염전본드’ 통도 소금창고 주변에 쌓여 있었다. 장판의 교체주기는 얼마나 될까. 원칙도, 법적 기준도 없는 게 현실이었다. 마침 장판 교체작업을 하고 있던 E염전의 염부는 “거의 20년 만에 갈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판 아래 개펄 흙에서는 썩은 냄새가 났다. 햇빛과 물 흐름이 차단된 곳에 흙이 갇혀 있는 셈이니 썩는 게 당연했다. 제작진과 함께 염전을 취재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50)씨는 “염전에 깔려 있는 이 갯벌은 살아있는 갯벌이 아니라 죽은 흙에 불과하다”면서 “결국 갯벌과 전혀 상관없는 환경에서 소금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모든 염전이 이렇게 비위생적인 것은 아니다. 목포대 식품공학과 함경식 교수는 “아직도 열악한 염전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현지 사람들도 형편이 되는 대로 시설을 개선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영광에 43만㎡(13만 평) 규모로 조성돼 있는 F염전은 모범사례로 꼽힐 만했다. 반경 4㎞ 안에 농지나 오염원이 없었다. 또 2007년부터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을 하면서 함수창고의 지붕을 채광이 좋고 부스러지지 않는 폴리카보네이트 자재로 바꿨다. 함수창고에는 중금속 여과기를 설치해 함수에서 철 등 금속성분을 걸러낼 수 있게 했다. 또 염전 바닥의 장판을 걷어내고 옹기판을 깔았다. 별도의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다진 펄 위에 올려두는 방식으로 시공했다. 갯벌은 살리면서 작업과정을 수월하게 해주는 시설로, 토판염과 장판염의 장점을 결합한 것이다. 이 염전은 자체 종합처리공장도 갖추고 있었다. 염전에서 거둬들인 천일염을 세정·탈수·건조·분쇄·선별·포장 등 12단계 공정을 거치게 해 각종 미세 부유물과 금속성분 등을 제거하고 있다.
IP : 58.233.xxx.6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도대체
    '12.9.4 7:53 AM (114.29.xxx.212)

    믿고 먹을 만한 게 없는 세상이네요ㅠㅠ
    그렇잖아도 방사능 때문에 걱정인데...
    토판염은 정말 비싸요
    믿을만한 소금은 어디서 살 수 있을까요
    추천 좀 부탁드려요 ㅜ

  • 2. 천년세월
    '19.6.11 7:08 PM (110.70.xxx.245)

    개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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