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평소에 안전불감증에 가까운 사람이지만
2010 곤파스때 피해상황 제 눈으로 목격한 뒤에는
미리 준비하는거 절대 오버 아니라는거 알았습니다.
그 당시 5천세대 이상의 나무가 많은 대단지 아파트 살았는데
(서울이고, 평소 재난과 무관하여 안전하다 여겨지는 동네입니다.)
아침에 밖에 나가보니
뿌리채 뽑힌 고목들, 나무에 눌려 완파된 차량들, 베란다 통창이 주저앉은 집들, 사방에 튄 화분, 유리조각들..
그야말로 생지옥이었지요.
정말 보고있어도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나중에 관리사무소 집계상황을 보니 저희 아파트에서만 뿌리채 뽑힌 나무가 500그루가 넘고
파손된 차량이 수십대가 넘었습니다.
평소 바람 잘 통하던 저희 옆동도 7층 이상 반이상이 베란다 통창이 깨지거나 통째로 내려앉아 있었어요.
(그때 유리에 신문지나 테잎 붙이는 방법이라도 알았다면 .. 다들 그리 처참하게 당하진 않았겠지요?ㅠㅠ)
태풍이 그닥 세지도 않은데 왜 이리 호들갑이냐 하시는분들...
수도권에 언제 그런 강풍이 있었냐 큰소리 치시는분들..
자동차타고 사고없이 다들 무사히 내리면서
'에이~ 귀찮게 안전벨트는 왜했대? 나 봐봐.. 안해도 멀쩡하잖아?'
하는거랑 다를바 없어 보이네요.
잠깐의 수고로 사고 없이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 중요한거지요.
이번 태풍이 생각보다 약하게 치고나간다면
그 행운에 그저 감사합니다, 제발.
인터넷, 언론에서 태풍의 위험성 강조하는 덕분에
대비하는 요령 -신문지 붙이기, 테이프 붙이기, 문 꼭꼭 닫아놓기 등등..
새로 익히신 분도 많잖아요.
내년, 후년에 또다른 태풍이 올때는 우왕좌왕 하는일 없이 차분히 준비할 수 있겠지요.
지금 저희집 창밖으론 태풍이 오고있는지 모른다면 시원하다 여길 정도의 바람이 불고 있네요.
부디 이번 태풍이 최대한 조용히, 약하게 우리나라를 지나가기를 빌고 또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