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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자 부모한테 효도..

뮤이 조회수 : 5,881
작성일 : 2012-08-27 02:59:50

방법을 몰겠어요. 해외에 계시는 분들, 어떻게 효도하세요?

해외유학 왔다가 직장에 눌러앉은 독신뇨자인데요..

유학생이었다가 작년 즈음부터 겨우 경제적으로 안정되었는데 뭘 해 드려야 기뻐하시는지 몰겠어요.

언니들처럼 손주 안겨드리고 싶지만 그건 맘대로 되는 게 아니라 포기했구..ㅠㅠ

귀국할 때마다 백 정도씩 각각 용돈 드렸는데 그렇게 달가워하지 않으시는 눈치더라구요.

돌아올 때 다시 저한테 용돈으로 돌려 주시거나 그러거든요. ㅠㅠ 쌤쌤이 되어 버림.

돈은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요...ㅠㅠ 막 부자도 아니지만 아쉬움도 없으셔서.. 

생신이나 명절 때도 뭘 해 드려야 좋아하실지 모르겠고, (가끔 케이크 꽃 배달 시키죠..)

같이 사는 동생들이나 근처 사는 시집간 언니에게 물어봐도 별로 성의있는 대답을 들은 적이 없어요.

솔직히 돈 말고 다른 걸로 효도하고 싶은데  같이 안 사니 그때그때 뭐가 필요하신지도 모르겟고

형제중 누군가 센스있게 이걸 선물하라던가 이렇게 외국 사는 어드바이스 주는 맛도 없고,,,

(건강검진 그런 거 물어봐도, 글쎄? 했겠지 뭐. 이딴 식임)

유학생일 때는 뭐 돈없을 테니 저한테 얘기 안 했다 치고

알고 보니 형제들이 자기들끼리는 통장 만들어서 한달에 얼마씩 부어서

이벤트 있을 때마다 식사비 내거나 선물 사거나 여행비 보태거나 그러고 있더라구요.

(해외여행경비 부모가 다 냈어요. 솔직히 같이 모으는 돈은 회식때 결국은 자기네들 쓰려고 하는 푼돈이에요)

저야 소소한 일상에 같이 동참 못하니까 내가 손해니까 돈 내라고 못했다고 그러던데

그건 물론 이해하겠는데,, 형제들 다같이 이런 거 하고 있다고 아예 얘기조차 하지도 않은 게

섭섭하더라구요.   

가뜩이나 해외에 동떨어져 있어서 뭐 하나 같이 할 수가 없는데

왕따 아닌 왕따가 되어 버린 느낌... 

아버지 칠순 때도 유학 말기에 없는 돈 있는 돈 다 짜내서 돈 부쳤더니

대충 뭉뚱그려서 봉투를 전달했는지 나중에 통화할 때 아버지가 <너네 형제들한테 돈도 받았다>하며

저한테 자랑하시는 거예요. 눈물이 나고 화가 나서 나도 했다고! 했더니 놀라시더라구요. 너도? 그러면서.

해외에 있다 보니 뭘 보내도 기뻐하시는지 어쩐지도 모르겠고.

물론 고맙다고 전화는 오지만, 무엇보다 그 자리에서 같이 즐거움 공유하고 기뻐하시는 얼굴 볼 수가 없어서 마니 슬프네요. 그동안 잘 키워주신 부모한테 남은 여생 기쁨 드리고 효도다운 효도 좀 해 보려고 생각하는데

해외라서 한계가 있네요.

효도관광? 해외여행도 그동안 자주 다니신 데다가 지인 모임 멤버들이랑 일정 맞춰서 다니시니까

제가 맘대로 선물하는 것도 어려울 듯해요.

큰언니가 대충 대충 하는 성격이라 제 마음 이해 못해요.

젊었을 땐 따로따로 바뻤지만,, 이젠 나이 들어 형제끼리 단합해서 뭐라도 하고 있으면

어떻게든 저를 연관시켜 주는 게 형제간의 예의 아닌가요? 

저도 가족애를 조금이라도 느끼면서 가족연대감도 느끼고 효도하는 맛이라도 생길 텐데..  

동생이나 언니나 같이 살거나 가까이 사니까,  부모 필요한 거 나보다는 잘 알 거구,

생신 때 같이 돈 합쳐서 이거 해 드리자 하면서 (하다못해 건강검진이나 명품백 이런거?)

말이라도 걸어주면 고마울 텐데 그런 배려가 참 없네요.

언니나 동생이나 생신 때 뭐 했냐고 물어보면 맨날 옷 선물 했다고 하고,,,

(젤 쉬운 게 옷이죠. 지난번엔 엄마도 동생들한테 이번에도 옷 사 줄거면 그냥 돈으로 달라고 했다는 얘기...ㅋ)

제 입장에선 무심하고 성의가 없어 보여요.

물론 자기들이야 가까운 데서 평소에 식사해 주고 말벗해 주니까

그게 효도라고 생각하고 있겠죠. 저도 그게 제일 부모님께서 좋아하실 효도라고 생각은 하지만

자식이 사정상 멀리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잖아요.

형제들이 무심하고 세심한 배려가 없으니 (나이들면...원래 각자 자기들만 잘하면 된다는 주의인가요?)

여기서 발만 동동 구르며 있는 제가 좀 답답할 때가 있어요.

자기들이야 가까이 있으니 그렇다 치고 멀리 있는 독신 형제가

부모님 관련 뭣좀 물어보고 그러면 성의있게 대답해 주면 안되나요.

오빠랑 언니 있는 제 친구는 유학이후 언니랑 둘도없이 가까운 사이가 되어 매일매일 가족정보 공유하던데

형제많은 저는 북적대면서 자기들끼리 챙기기 바쁘고 해외 사는 형제한테 관심도 없고  

왕따아닌 왕따가 되어버린 느낌이에요.  

 ------------------------------------------------

하다보니 넋두리가 돼 버렸는데

해외에 살 경우 부모님한테 어떻게 효도 하세요?

유학생들 대부분은 돈을 부치거나 하면서 효도하는 것 같던데

저는 별로 달갑지 않아 하시고 (너나 잘 챙겨라 분위기) 돈 드리면 다시 돌려받거나 교회헌금 내버리시거나...ㅠㅠ

돈이 문제가 아니라 어릴 적 부모님께 사랑받고 자란 저로서는

뭔가 제대로 즐거움 드리고 보답할 길이 막막해서 왠지 답답합니다.

점점 가족 연대감도 희박해져가서 너무 슬픕니다. 서로 필요한 걸 챙기지 못해서요... 

막말로 차라리 부모님을 부양해야 되는 처지인 게 차라리 부러워요.

매달 한국으로 생활비 송금하는 유학생 부부들이 더 인간적으로  가족적으로 보일 때가 있음.

제 특수한 처지와 지금 심정이 이해 안 가시는 분들의 태클은 사양합니다...

효도 방법? 요령 아시는 분 갈쳐 주세요.

그냥...ㅠㅠ 암것도 안하고 있는 게 나을까요?

IP : 61.21.xxx.8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즌하
    '12.8.27 3:05 AM (180.70.xxx.114)

    부모님들께 자주 전화 드리는것!
    이거 큰 효도입니다^^

  • 2. 원글
    '12.8.27 3:17 AM (61.21.xxx.8)

    그런가요...ㅠㅠ 잘 알겠습니다. 근데 형제 많고 손주들까지 다 근처에 살면서 북적대서 부모님이 넘 바쁘고 외로움 아쉬움이 없으신데요? (특히 칠순엄마는 교회활동..) 남편,손주들 소식 전하는 것도 아니니 딱히 좋아하실 얘깃거리도 없고 독신으로 늙어가는 딸자식 전화 별로 달가워하지 않으신 듯해서(스트레스 받으실까봐)...언제부턴가 차라리 '무소식이 희소식' 을 좋아하신다는 느낌도 받아서... 어흨....나 넘 불쌍한가..흨흨..(외롭게 고독하게 늙어간다는 건 우리 부모한텐 해당되지 않는듯. 복받으신거죠) 어쨌든 넘 감사합니다. ㅠㅠ

  • 3. 송금
    '12.8.27 3:32 AM (86.139.xxx.100)

    해외생활 15년, 사십대.
    매달 송금해 드리세요. 십만원이든 이십만원이든...
    이거 다시 부쳐 주시진 않으실 거잖아요.
    다달이 적은 돈이지만 통장에 찍히는거 들여다 보시면 멀리 있어도 엄마, 아빠 생각해
    주는거 같고....모이다 보면 일이백 금방 쌓이고 .....'이걸로 뭐할까?' 생각도 하시고,

  • 4. 원글
    '12.8.27 3:47 AM (61.21.xxx.8)

    송금님: 괜찮은 방법 같네요,,^^"" 쓰임새를 생각하면 한꺼번에 많이 드리는 게 더 유용할 것 같기도 한데... 매달 엄마아빠 생각 마니 하고 있오요~의 마음표현을 간간이 해 드리는 게 더 쏠쏠한 재미가 있으시려나?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 5. ...
    '12.8.27 3:51 AM (182.219.xxx.147)

    매달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보내시면 좋을것 같아요 . 보고 또 보고 ... 그리고 가끔 그곳에만 있는 맛난 것을 소포로 보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카톡 가능하면 생활 이모저모 사진 찍어서 보내드리구요

  • 6. mew2
    '12.8.27 4:12 AM (61.21.xxx.8)

    ...님: 오 감사합니다. ㅠㅠ그러고 보니...유학초기엔 편지도 많이 보냈었는데..그림엽서라도 보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카톡은 엄마가 아직 스맛폰으로 안 바꾸셨어요. 그 부분도 화가 치밀어오르는데,, 자기네들끼리는 카톡 카스 전부 하면서 정작 엄마 바꿔드릴 생각은 안 하더라구요. 특히 제가 해외문자는 카톡으로 하는데 엄마하고만 그냥 문자로 하기 때문에 서로 돈이 엄청 들어요. 디지털 관계는 동생들 의존하시니까 동생들 델구 가서 (돈이야 엄마돈으로 하고) 그냥 바꿔버리면 되는데 여지껏 안 바꾼 것도 형제들이 정말 무심한 것 같아요. 하긴 같이 살아도 각자 필요할 때나 서로 돕는 거지, 평소엔 자기 생활에 바쁘겠죠. 그리고 같이 안 사는 제가 분노할 처지가 못되는 거..아시죠? ㅠㅠ

  • 7. 원글
    '12.8.27 4:24 AM (61.21.xxx.8)

    전에 동생한테 언니한테 물어보니 엄마가 뭐 필요하다고 식으로 정말 무성의한 대답들뿐이었어요. 왜냐면 정작 엄마한테 물어보면 글쎄다 나도 궁금한데... 하셔서 ..정말 내가 당장이라도 달려 가서 약정기간이고 뭐고 하나 사 드리고 싶었는데 이젠 한국 시스템을 전혀 모르겠고 디지털 관계는 동생이 관리하니까 은근히 복잡해진다고 반발하고 그러거든요. 상관말라고..ㅠㅠ 아이패드라도 선물해 드릴까 생각중이었는데 그것도 은근히 하면서 탐탁치 않은 눈치고.. 정작 엄만 디게 갖고 싶어하시는 눈치였는데,, 저하고 카톡하시라고 패드를 하나 사드리려고 했는데, 카톡은 전화번호 하나로 하는 거라 아이패드를 먼저 해 버리면 나중에 스맛폰 쪽에 사용못하고 어쨌든 결국은 휴대간편한 스맛폰에 카톡을 까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언제 바꾸시나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뭘 물어보면 같이 사는 동생들도 명확히 대답해주는 법이 없어요. 갑자기 부아가 치밀어 오르네요. 안 그래도 카톡이 있었다면,, 훨씬 더 엄마랑아빠랑 마음이 가깝게 지낼 수 있었을 텐데 생각한 적이 있거든요. 지네들은 늘 최첨단기기 구입하면서 엄마아빤 신경 안 쓰고,,(예전에 싸이월드라도 갈쳐드려! 내 소식 전하게 했더니 막내가 안돼! 내꺼 보게 되면,,하면서 제지당했던 기억이 나네요) 별꼴이야 증말. 저도 같이 살았다면 이렇게 이기적이 되었을까요...멀리 떨어져 있으니 비로소 효자가 된 건가...ㅠㅠ 으흨..

  • 8. ...
    '12.8.27 4:46 AM (78.45.xxx.18)

    해외에 살면 어느정도 소외감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어요. 그럼에도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 카톡으로 마음껏 문자보내고, 저 같은 경우는 집전화로 한국에 걸면 핸드폰 포함 무료이기에 아침에 일어났을 때 전화드려요. 문안인사 올립니다 요러면 엄마 너무 좋아하세요. 그리고 잠들 때, 잠들기전 엄마 목소리 듣고파서 전화했어. 좋은하루보내요~ 요럼 또 좋아하세요. 기본 30초 혹은 1분정도의 통화지만, 이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에요. 기계 싫어하는 엄마, 아이폰으로 바꿔드리고 카톡 하는거 배우시고 또 좋아하세요. 딱히 물건이나 돈이 필요한 분들 아니시면, 연락 자주 드리세요. 그리고 나와살면 한국에 있는 형제들에게도 잘해야 해요...그래야 멀어지지 않더라구요.

  • 9. 차라리
    '12.8.27 4:59 AM (220.85.xxx.38)

    형제들한테 먼저 성의를 표하세요
    부모님 옆에서 보살피느라 수고롭지 하면서요

    저도 외국 간 형제가 둘 있어요
    한국에 둘 있고요
    외국에서 살고 있는 그 선택을 하는데에는
    부모는 제외한 거 아니냐는 생각이 솔직히 깔려 있어요
    저도 부모님 생신이나 명절때 선물 생각할 때 머리 아파요
    여유가 있는 분들이시니 딱히 필요한 것들은 이미 다 있죠
    외국 나간 형제가 선물 뭐가 좋을까, 부모님 이거 해드려 저거 해드려 하면
    솔직히 짜증부터 나요
    그렇게 걱정되면 니가 옆에 와서 살아~
    하고 싶어요 솔직히.
    부모 아프거나 돌아가셨을 때 제일 안와본 자식이 제일 큰소리 낸다면서요
    이 지경이 되도록 뭐했어.. 이 소리에 가까이 살던 다른 형제는 억장이 무너지죠

    제가 제 상황에 너무 감정이입이 돼서 넘 나갔군요

    형제들과 잘 지내시려면 그분들한테 아부 아닌 아부를 하셔요~~

  • 10. 내친구
    '12.8.27 5:01 AM (211.234.xxx.92)

    는부모님때문에
    학교지방에서졸업하고
    부모님
    근처에서
    치과개원하던데요.

  • 11. 원글
    '12.8.27 5:02 AM (61.21.xxx.8)

    ...님: 애교가 많으신가바욤.^^울집 분위기상 닭살이라 제가 잘할 수 있을진 몰겠지만..어쨌든 문안인사는 참 괜찮은 거 같네요. 엄만 일년전부터 아이폰 관심 많으신 거 같은데 동생들은 감지를 못하는 듯해요. 한집 사는데 이렇게 무심할 수가..엄마 스맛폰 좋아하실 거라는 제 의견도 무시하고(동생들이 기가 좀 세요)
    한국 형제들한테 잘해야 한다는 거 저도 요즘 차츰 느끼고 있습니다. 전엔 공평하시더니 요즘엔 점점 부모가 동생들 편만 들더라구요. 근데 전 사실 외국에 가정을 이룬 것도 아니고 십년 정도 일하다가 귀국해서 나중에 부모님 거동 불편해지시면 제가 끝까지 모실 계획을 세우고 있거든요. 그래서 한국 가면 늘 당당했었는데 이상하게 자꾸만 동생들이 기가 세지더라구요. 지네들도 지네들 생활에 바쁘면서 내가 의견 내면 참견말라는 듯이...외부인 취급을 해요. 솔직히 두 동생이 지금이야 집이 편하고 생활비 안벌어도 되니까 안주하고 있지만 언젠간 시집갈지도 모르는 거 아니에요? 저도 솔직히 유학생활 넘 힘들어서 귀국해서 집에서 편히 지낼까 수백번 생각했지만 부모님 부담 덜어드리려고 참고 버텼거든요. 근데 결국은 집에서 안주한 민폐동생들이 대우받고 효도차원에서 독립한 외로운 딸은 점점 손님취급하시는 듯. 솔직히...딸밖에 없는 집이라 앞으로 누가 시집갈지도 모르고 누가 끝까지 모실지는 모르는 일 아니에요? ㅠㅠ 윽윽

  • 12. 솔직히
    '12.8.27 5:10 AM (211.234.xxx.253)

    외국사는
    사람이
    효도걱정하는것
    인터넷10년만에
    처음봄

  • 13. 원글
    '12.8.27 5:21 AM (61.21.xxx.8)

    차라리님: 의견 감사합니다. 근데 사실 지금은 부모님이 거동이 불편한 것도 아니고 두분이서 잘 돌아다니시고 동생들이 보살피는 차원이라기보다는 자기네들 놀거 다 놀면서 큰집에 빌붙어 사는 게 맞겠어요. 해외여행도 아빠돈으로 몇번 갔다오고 생활비 하나도 안 보태고..그냥 편하니까 붙어서 살고 있는 거예요. 제가 눈치볼 이유를 모르겠어요. 거동 불편해지시면 제가 나중에 모실 계획이거든요. 그런 생각이다보니 더 당당하구요...ㅠㅠ

    그리고 한국 사는 형제들이 외국간 형제를 탓하는 경우는 대부분의 이유가 금전적인 부담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울집은 아직 그런 게 전혀 없고 도리어 가까이 사는 형제들이 부모돈으로 금전적인 혜택을 봅니다. 앞으론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가 외국에 있다고 해서 집안 행사에 돈을 덜내거나 한 적은 결코 없습니다. 더 냈으면 냈지요.
    그리고 님 말씀은 외국생활 선택을 한 사람들이 부모를 제외한 게 아니냐고 하시는데,,안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요. 본인은 한국 들어가고 싶어하지만 도리어 효도 때문에 외국에 정착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외국서 돈 마니 벌어서 부치는 게 낫다고 판단한 불쌍한 사람들이요. 그리고 대부분 한국 형제들이 얄밉게 생각하는 형제들은 외국에서 가정 꾸리고 살면서 한국 부모보다 자기 가족들을 더 챙기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 좀 다른 케이스에요. 달리 챙길 가족이 없어서 부모,형제 생각 많이 하고 일년에 몇번을 귀국하거든요.
    그리고 전 죽고싶을만큼 힘들었을 때도 중간에 돌아가지 못한 이유가 엄마가 저의 학위를 굉장히 바라셨기 때문에 차마 포기할 수가 없었어요. 도리어 아빠는 불쌍하다고 다 그만두라고 하셨었구요... 결국은 나이도 들고 한국 취업이 어려운 분야라 백수로 한국에 들어갈 순 없어서 외국서 경제적 자립 모습이라도 보여드리는 쪽을 택했지만 이런 부분 때문에 동생들이랑 차별하면 제가 엄마 원망을 많이 하고 또 엄마도 괴로워하시죠. 하지만 사실인 걸 어떡해요.
    저도 큰집에 빌붙어서 소위 행세 할 수도 있었지만 부모가 세상 물정 모르고 공부 계속 하길 원해서 어찌보면 희생양이 된 건데 그래도 한국가서 백수로 빌빌대도 곁에 붙어 있는 게 나았나 후회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집에 노처녀만 득실대면 그것도 부모의 스트레스 아닌가요? 차라리 외국인하고 결혼해서 제 가정에 충실하면 이렇게 부모를 애틋하게 생각하는 맘이 덜했을지도 모르는데,,,세상살이 맘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요... 어쨌든 조언 감사드립니다.

  • 14. ...
    '12.8.27 5:22 AM (78.45.xxx.18)

    원글님...십년 뒤 일을 우리가 어찌 장담하나요. 지금 옆에 있는 건 동생들이잖아요. 그리고 핸드폰이야 어찌됐건 동생들이 움직여야 하잖아요. 아이폰이 급한건 사실 원글님이니, 동생들 입장에선 귀찮은 일인거죠. 외국 나와 배운건 가족이라도 나와있는 경우는 한 걸음 뒤라는 거예요. 좋은 소식, 나쁜 소식 바로 알 수 없고, 웬만한 일은 걱정한다 쉬쉬하죠. 가장 좋은건 내가 해 줄수 있는 걸 해주는거예요. 전 그게 연락이었구요. 애교가 많은 편은 아니에요. 엄마바라기긴하지만...그걸 딱히 받아주시진 않으셨는데 (귀찮아 하세요...흑) 제가 늘 연락하니 며칠 문제가 있어 못하면 걱정하세요. 속상한 일 있어 엄마목소리 들으면 울 것 같아 며칠 마음 가라앉을때까지 연락 안하면 딱 감지하시고, 토닥여 주세요. 이렇게 서로 감정끈을 부여 잡는게 가족간에는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전화 매일 걸던 초창기엔 집에 전화걸면 자주 왜 전화했어 라는 소리 들었어요. 그럼 전, 엄마랑 내 사이가 무슨일 있어야 연락할 수있는 사이는 아니잖아 천연덕스럽게 굴면, 엄마는 피식 웃으세요. 가족간의 정은 노력이에요...그리고 형제에겐 요구하지 마시고, 가끔 선물 보내주시거나, 문자라도 작은 소식 관련, 난 널 걱정하고 그럼에도 늘 지지한다 를 느끼게 해주세요. 저도 초창기엔 언니랑 엄청 틀어졌어요. 언니입장에선 제가 괘씸했고, 제 입장에선 왜 유세인가 한거죠. 돌이켜보면 저 힒듬만 생각한거더라구요.

  • 15. 원글
    '12.8.27 5:23 AM (61.21.xxx.8)

    내친구님: ^^;;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지방에서 개업하는 게 더 좋았는데 부모님 근처로 갔다는 뜻인가요?
    ㅠㅠ 좀 설명을... 참. 그리고 전 의도치 않은 독신이라,, 결혼해서 울타리 갖고 독립한 자식 입장하고는 좀 다르답니다.ㅠㅠ 즉, 아직 마마걸이라는 뜻이죠...

  • 16. ...
    '12.8.27 5:26 AM (78.45.xxx.18)

    힘듦을 왜 저리 썼을까요...ㅎㅎ 이왕추가하니 덧붙이면, 동생들 생각에는 아이폰 어른들이 사용하기 쉽지 않다라고 여기는 부분도 있을거예요. 저만해도 아이폰 자판 이용하면 맞춤법 엉망되고, 막 짜증날 때 있거든요. 서운해하지 마시고, 동생들이 뭐가 서운한지 생각해보세요;)

  • 17. 원글
    '12.8.27 5:37 AM (61.21.xxx.8)

    형제님: ^^;; 절대 미워하지 않아요. 다들 행복하길 바랄 뿐이죠.. 물론 부모 고독하지 않게 남아 있는 것도 (본인들 의사는 아니고 어쩌다 보니 남아 있는 중이지만. 특히 막내는 시집가려 무지 노력중임) 근데 그들 입장을 이해받기 원한다면 저같은 특수 입장도 조금은 이해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입장 바꿔 생각했을 때 만약에 자신들이 내 처지라면 자신들의 언동이 언니에게 얼마나 섭섭하고 서운할지에 대한 배려가 눈꼽만치도 없습니다.
    물론 집에 붙어 있으면서 거동 불편한 부모를 모시고 있다면 저도 군말없이 감사하다는 표현만 하고 닥치고 있겠습니다만, 지금은 아직 그런 상황이 아니에요. 동생들은 각자 사회생활하면서 외출해서 밤늦게 들어오고 하숙생같은 부분도 있는데...(엄마가 동생들 도시락 아직도 싸고 있고) 언제 시집갈지 몰라서 놀면서 대기중인 동생들한테 제가 왜 눈치를 봐야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둘다 시집가고 막상 아무도 없으면 부모님은 어쩔거죠? 솔직히 유학생활 넘 힘들었을 때도 집에 아무도 없었다면 당연히 당장 들어갔을 거예요. 집에 둘이나 빌붙어 있으니 못 들어간거예요. 그니까...ㅠㅠ 일부러 시집 안가고 모시는 것도 아니고 부모가 거동 불편한 것도 아니고 도리어 경제적 도움을 받으며 민폐 끼치는 동생들 눈치를 왜 제가 봐야하는지 제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구요..ㅠㅠ
    만약 부모가 거동 불편하고 동생이 회사 그만두고 수발들고 있다면 당연히 안쓰럽고 감사함뿐이겠지만. 지금은 엄마돈으로 마사지 같이 다니고 해외여행 다니고 이러는 동생들 눈치를 왜 봐야하는 건가요.. 누군 경제적 민폐 끼치기 싫어서 지병 참아가며 열심히 관절 닳아가며 일하고 있는데.. 솔직히 저 하나라도 빌빌대지 않고 있으니 집안이 그나마 평안한 거 아닌가요? 셋이나 집에 빌붙어 있으면 근심거리 아니겠어요? ㅠㅠ 결혼하신 분들은 역시 제 심정을 헤아려 주지 못하고 외국에 사는 형제들 무조건 싫어하시는 거 같아요. 금전적인 폐를 끼치지도 않는데 왜 눈치봐야 하죠? ㅠㅠ흨흨

  • 18. 원글
    '12.8.27 5:50 AM (61.21.xxx.8)

    솔직히님: ^^;; 그게 무슨 뜻인지요? 제 주변에 유학생 보면 부모 부양하는 애들 많던데요 ...그래서 송금 환율 걱정하구요...
    해외 나가서 나몰라라 하는 경우는 아예 첨부터 독립할 작정하고 나가서 해외에서 가정 꾸리고 애키우고 하다 보면 부모를 등한시할 수는 있겠지요. 애초부터 부모랑 소원해서 그런 사람들도 많이 봤습니다. 부양 의무가 없다거나...여자인 경우는 외국인이랑 결혼하거나 여자 본인이 경제적인 힘이 없으면 부모 생각은 거의 잊는 거는 많이 봤습니다.자기도 애키우랴 살림하랴 정신없으니까 그러겠죠. 그리고 그런 경우는 본가에 가면 알아서 눈치 보고 저같은 걱정 안하겠죠. 왜냐면 본가에서 정붙이지 않아도 이미 자기 새끼랑 자기 남편을 챙겨야 하니까요.
    결혼한 거랑 안 한거는 엄청난 생각의 차이가 있습니다.
    본인이 지켜야 할 울타리가 이미 생긴 사람들은 부모나 형제들과의 관계 이렇게까지 세심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본인 가족 생각만으로도 머리 아프니까요... 대충대충 부모 옆의 형제들 눈치 보며 인사하고 자기 울타리로 돌아가겠죠...

  • 19. 흠....
    '12.8.27 5:57 AM (75.92.xxx.228)

    외국 사는 사람도 부모 걱정 많이 하는데요? 거참...

    일단. 연락 자주 하는 게 최고구요. 동생 탓 언니 탓들 하시는데, 다 내 탓입니다.
    형제들한테 연락 자주 안하시니 그렇게 소외되는 거예요.
    암만 서운하니 어쩌니 해도 곁에 사는 게 제일의 효도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유산 분배나 이런 데서 밀리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 늘~ 하고 삽니다.
    하다 못해 병원을 모시고 가는 거, 생신날 찾아 뵙는 거라도 곁에 사는 자식이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엄마 바쁘신 거 내 복이라고 생각하시구요. 자주자주 연락하고, 내 앞가림(배우자 찾기) 잘하고
    그거 밖에 더 있나요 효도랄께.

    저두 동생들한테 섭섭한 거 많지만, 어쩔 수 없어요. 이번에 들어갔을 때 몇년간 생각해온 스마트폰
    개통해드리고 왔어요. 한국 실정 모른다고 가만 앉아서 동생 탓만 하시는 모습이 좀 보기 좋지는 않네요. 그냥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찾아서 하면 될텐데. 저도 외국 나와 산지 이십년이 다 되어가는지라,
    이제는 한국 가면 외국 온 거 같아요. 그래서 동생들한테 엄마가 스마트폰 관심 많으신데, 어떤 게 좋으냐 동생마다 붙잡고 물어봤어요. 애들 의견이 제각각이길래, 제 의견까지 종합해서 엄마한테 알려드리고, 엄마 의견도 물어서 끝내는 개통했거든요.

    저는 프라다폰으로 했어요. 전화 자판이 크고, 그래픽이나 그런 게 흑백 라인 아트로 되어 있어서 더 잘보이신다 그러셔서요. 그리고, 뭐 안될 때마다 물어보고 그런 것도 동생들도 다 자기 생활 바쁘기 때문에 너무 동생들한테 의지하면 엄마도 불편하실 때가 많으니까, 무조건 집 가까이에 있는 가게에 가서 하셨어요. 외출하실 때에 그냥 지나가다 슥 들어가서 물어볼 것 있으면 물어보신다구요. 사실 가게 아저씨가 동생들보다 더 친절하게 가르쳐주셔요. 그래도 눈치가 보이시는지 엄마도 지나가다가 손님 없는 거 같으면 그때 들어가서 물어보신대요. 나이드신 분들 암만해도 기계에 겁도 많이 먹고 하시니까, 개통할 때 같이 따라가주는 것만 해도 참 좋아하시더라구요. 저는 동생 시간 될 때에 같이 가서 엄마 핸펀 하나 개통하는데에 딸 둘에 사위 한명까지 네명이서 갔어요. 괜히 든든하더라구요. 요금제 같은 건 정말 잘 모르는데, 그런 쪽 질문은 동생이 하고, 기계쪽 질문은 저랑 남편이랑 하구요. 엄마는 엄마 나름대로 궁금한 거 질문하시구.

    그리고, 그 다음에 하나씩 가르쳐 드려야해요. 그런 것도 나름 효도니까 그런 거 맡아서 하시는 것도 괜찮겠네요. 동생들이 참견말라고 하는게, 언니가 일을 시키려고 하고 못한다 소리만 하니까 그런 걸 수도 있어요. 그런 소리 자꾸 들으면 좋아할 사람이 몇명이나 있겠어요.

    참 그리고, 되도록 자주자주 한국 가셔서 얼굴 보세요. 그거보다 더한 효도는 없는 거 같아요. 건강검진도 귀국전에 스케줄 딱 잡아서 귀국하면 모시고 가시구요. 여기 앉아서 할 수 있는 거 생각보다 많아요. 동생탓 언니탓은 그만 하시구요. 내 방식하고 다르게 걔들도 나름대로 효도하고 있는걸 수도 있거든요.

    저는 큰돈은 안드려요. 받을 때만 기분 좋아하시고, 안쓰시거나 본인 좋은 데엔 안쓰고 엉뚱한 곳으로 돈이 흐르더라구요. 명품백을 사드려도 막내가 들고 다니고... 차라리 돈을 조금씩 드려요. 우리야 큰돈 주는게 더 쓸데가 있지, 이미 돈은 있으시니까. 그냥 소소한데 쓰기 좋은 양으로 드려요. 그래야 쓰시더라구요. 엄마 맛있는 거나 사드세요. 하면서 십만원. 택시 타고 가세요 이러면서 몇만원. 그냥 엄마 편하게 쓰는 돈, 생색도 안나고 없어지는 그런 양으로 드려요. 그리고, 귀국하면 엄마가 다니는 걸 좋아하셔서, 엄마가 평소에 못하는 그런 곳으로 다녀요. 요즘 유행한다는 그런 곳들 있죠? 동생들이 저만 가고 안데려가는 곳들 동생들한테 물어서 데려가기도 하고. 블로그 같은 곳에서 보고 가기도 하고. 돈은 있는데 안쓰셔서, 머리 허옇게 있으시면 염색약 사서 집에서 염색도 해드리구요.

    근데, 너무 효도 잘 할 생각마시고, 짝찾는데 노력을 더 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해요. 부모님 모시고 사는 거 생각이야 기특하지만, 그거는 그때가서 부모님이나 형제들이 알아줄꺼고. 지금은 더 효도하는 사람들이 동생들이거든요. 너무 서운해하지 마세요.
    내 재산있는데 원글님 같으면 딸한테 의지해서 살고 싶어요? 그냥 딸이 지하고 싶은 거 하고, 자상한 남편만나 사랑받는 거가 더 보고 싶겠어요? 저두 동생들이 엄마한테 민폐끼친다 생각했는데, 엄마 입장에선 또 꼭 그런 게 아니더라구요. 그러니, 부모님 생각은 잠시 접고, 원글님이 행복하게 사세요.

  • 20. 야야
    '12.8.27 6:06 AM (121.178.xxx.109)

    부모님 선물할때 작은 것이라도 언니,동생에게 선물하는게 좋을 듯 하네요.
    형제에게 빈말이라도 내가 외국생활해서 미안하다 .이정도 립서비스는 항상하시고

    동생이 외국에 나가서 살 생각이 없더라도 피해의식 가질것으로 예상,사람심리가
    가끔식 생각나시면 부모님이 평소 좋아하던 것 한국인터넷 쇼핑물에서 사주시면 될 것
    같은데요 ..유자차라든가 꿀이라든가 금액 작은 것으로 여러번이 효과적입니다

  • 21. 원글
    '12.8.27 6:35 AM (61.21.xxx.8)

    흠....님: 의견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사실은 남은 시간 제가 젤 효도할 수 있는 방법은 결혼해서 안정된 모습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어떻게든 대충 결혼 빨리 하고 손주부터 안겨드리자 생각하게 되고..그러다 보니 성급한 연애 실패하고 사람 보는 판단력이 많이 흐려졌어요. ㅠㅠ 그래서 이 방법은 포기하고..
    다른 효도 방법 찾다보니 답답해서 여기에 적게 되었네요. 한가지만..오해하시는 거 같아 답답해서 적어놉니다.

    전 가만히 앉아서 시키는 타입이 아니라 직접 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에요..동생들한테 뭐 해 달라고 시킨 적 한번도 없습니다. 해외에서 보내고 싶은 건 제가 알아서 주문해서 보냈어요. 동생들이 기가 세고 원래 말안듣고 언니는 귀차니스트라서 부탁할 생각을 한 적도 없고 제가 원래 직접 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더더욱요.
    스맛폰이나 아이패드도 제가 직접 개통을 못해드리는 이유가, 디지털 관계는 인터넷으로 자동입금 처리라던가 그런 걸 동생이 관리하기 때문에 제가 맘대로 개통할 수가 없어요. 전 제가 직접 모시고 나가서 해 드리고 싶은데 엄마도 잘 모르고 결국 동생한테 일일이 물어보거나 확인해야 하니까 걔가 또 귀찮아할까봐 배려 차원에서 못하는 겁니다. 또 내가 스맛폰으로 이행하면서 뭘 잘못해서 손해보거나 하면 동생들이 비난하거나 폐를 끼칠 것 같아서요.

    동생들이야 저한테 서운할 거 하나도 없고 그렇게 말한 적도 없습니다. 도리어 제가 뭐 필요한 거 없냐고 물어보고 해외에서 예쁜 거 사서 부쳐주고 했으니까요. 물론 용돈도 주고요.
    단지 어떤 상황에서 제 의견을 무시하고 자기들 주장만 하는 게 화가 납니다. 결혼한 형제들이야 의견 얘기했다가도 그쪽에서 뭐라고 하면 깨갱하고 바로 눈치 보더라구요. 누군..결혼한 사람들은 출가외인이니까 그러는 거라 그러던데요. 결혼한 자신들도 그런 거 당연하다 받아들입니다. 왜냐면 이미 새로 생긴 자기 울타리 신경쓰는 것만으로도 머리 복잡하고, 그리고 혹시라도 지금 집에 있는 형제들 비위 건드렸다가 부모 안 모신다고 해서 결혼한 자기한테 뭔가 피해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서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솔직히..)

    전 입장 차이가 커요. 솔직히 당장이라도 귀국할 수 있고요. 귀국하고 싶고요. 결국 제가 이래라 저래라 시키는 게 절대 아니라 제 의견을 수렴하는 태도의 문제인데요, 스맛폰도 제가 답답한 게 아니라 엄마가 답답해 하세요.
    카스토리도 손주들 재롱 떠는 모습 형제들끼리만 깔깔대고 구경하고 정작 엄마아빠는 구경도 못하셔서 제가 보여 드리거나 하고 해외에서 보낸 제 사진도 엄마 핸펀으론 안 들어가서 언니가 자기 카톡을 엄마한테 보여주고 그러더라구요. 그러면서 안 바꿔주고.. 제가 바꿔주겠다고 해도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솔직히 전 지금 많이 벌고 다른 형제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어쩄든 동생들 비위 건드려서 부모랑 사이 나빠지면 , 가정이 있는 형제야 자기네들이 모시거나 신경쓸 상황 될까봐 벌벌 떨겠지만, 저는 제가 모셔도 상관없습니다. 어쩔 땐 전부 시집가서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어차피 다들 부모를 끔찍히 사랑해서 자진해서 미혼으로 모시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십년동안 연락한번 없다가 갑자기 이러는 것도 아니고 그동안 주욱 잘 지냈어요. 일년에 몇번이나 한두달 이상 가 있는 적도 많았구요. 이렇게 소소한 일로 쓸데없이 유세 떨꺼면 차라리 제가 귀국해서 모시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솔직히 조만간 그렇게 될지도 모르구요. 제가 결혼했다면 이런 세심한 걱정도 안했겠지요. 제 가족 걱정하느라. 그러니까 결혼하신 여자분과 마음이 완전 다르다는 걸 좀 이해해 주셨음 해요..유학생으로 한국으로 부모곁으로 돌아갈 날만 꿈꿨던 자식이라서요.
    솔직히 만약에 중고생 아들딸 해외유학 보내놓고 중고,대학 몇년간 해외체류했다고 해서 돌아오면 출가외인 취급하실 건가요? 아니잖아요. 유학생활이 길었던 제 입장은 좀 그렇다구요... 나이들었다고 해서 갑자기 완전독립체가 돼서 출가외인 행세하기도 힘들어요. 경험이 없으니..
    하지만 이제부턴 서서히 스스로 정을 끊어야 할 거 같은데 자신이 별로 없네요...
    조언들 감사합니다.

  • 22. 원글
    '12.8.27 6:54 AM (61.21.xxx.8)

    야야님: 조언 감사드립니다. 소소한 선물을 자주 해서 맘표현을 하는 게 좋겠네요..^^
    그리고 형제들에 대한 배려는 아...진짜 답답한데요. 형제들은 저한테 섭섭하다 한적이 없어요.
    지난 수년간 유학생활에서도 전 한번 귀국하면 조카들 선물부터 부모 형제 선물을 면세점에서 긁느라 돈 엄청 썼어요. 물론 그래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게 제 즐거움이었구요. 지금도 한번 귀국하면 봉투에 용돈 얼마씩 넣어서 전달하느라 돈 마니 깨집니다. 동생, 언니, 조카들한테 선물이랑 용돈 주는 건 원래가 잘하는 타입이라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
    그리고 솔직히 지금은 미안하다고 말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ㅠㅠ 원래 시집안가고 나이가 차서 같이 살면 티격태격하고 부모랑 사이 별로 안 좋잖아요. 독신주의 동생은 몇해전부터 엄마랑 안 맞다고 욕하고 외국나가려고 발버둥치길래 제가 감사하고 살라고 몇번을 타일러서 진정시켜놓았구요, 또 한명은 시집가려고 선보고 다니구요, 지금은 그냥 각자 생활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딱히 독신주의로 경제적 안정을 노력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생활비 안내고 집 걱정 안하고 사는 방법을 택한 거죠. 캥거루족인 거죠. (귀국했으면 저도 그랬겠죠.)
    물론 결과적으로 현실적으로는 지금 집에 젊은 사람 둘이 남아 있으니 부모로써는 필요할 때 써먹을 수 있으니 부모가 복터진 거지, 그 아이들에게 감사할 정도는 아니랍니다. 그들의 삶을 희생해서 모시는 게 아니니까요. 그들또한 빌붙어 산다는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 말 싫어합니다. 언니는 밖에서 열심히 일하고 노후 준비하고 있는데 본인들은 이도저도 아닌 삶의 안주를 택한 거니까요. 물론,,부모님 입장에서는 (아들이 없으니까) 시집 안 보내고 이렇게 영원히 의지하면서 살고 싶어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젊었을 때는 그렇게 시집가라고 달달 볶았지만...

    그들 어쩌구 썼지만...^^ 전 형제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아직 미혼이라서 그런지 어렸을 때 아옹다옹 같이 살았던 애틋한 기억이 여전히 있어요. 그도 그럴것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가족이니까요. 근데 혼자서만 꿈에 취해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애처럼 철없이 구는 것 같기도 하고. 이젠 어느 정도 이해관계에 얽힌 가족관계를 제가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된 거 같아요...차차 나아지겠죠...노력하겠습니다.

  • 23. 나무
    '12.8.27 8:36 AM (220.85.xxx.38)

    집에서 맏딸이신 거죠?
    맏이 컴플렉스라고 하나요?

    원글님이 그렇게 걱정 안하셔도, 효도 해야되는데.. 이런거에 얽매이지 않으셔도 될 거 같애요
    위에 차라리 ㄴ

  • 24. 나무
    '12.8.27 8:40 AM (220.85.xxx.38)

    차라리 닉네임이였는데 몇몇 부분 오해했네요
    근데요 어떻게 보면 님이 부모님께 정서적으로 독립을 못하신 거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효도라는 이름으로 님이 챙겨드리고 싶어하는 마음이 좀 과하다는 생각이에요
    그저 님이 하시는 공부 열심히 하시면서 생신 명절때 선물과 전화정도면 그걸로 충분한 거 같애요

  • 25. 효도는
    '12.8.27 8:54 AM (125.135.xxx.131)

    님이 잘 되시는 것..
    부자부모님이시라 아쉬운 것도 없어 보이고 형제들도 그렇구요.
    효도 해야지 이런 마음만으로도 이쁘니까..
    더 열심히 사셔서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세요.
    그리고 생일이나 경조사 꼭 챙기시는 거..
    선물이나 전화로도 꼭 해주시면 자상해 보이시죠.
    멀리 있는 자식이라면 그 정도로도 충분히 효녀입니다.

  • 26. 원글
    '12.8.27 9:00 AM (61.21.xxx.8)

    나무님: 아뇨..ㅠㅠ 세째예요. 동생들도 있어서 어른스러운 면도 있지만... 어렸을 때 구염 마니 받았고 워낙 부모 기대도 많이 받아서 부모바라기..막내같은 구석이 많아요..
    어릴 적 받은 사랑이 많아서 마니마니 되돌려 드리고 싶었어요.
    저도 실은 유학생활하며 지병으로 마니 아팠고 부모님 실망시켜드리지 않으려고 책임감에 외국에서 끝까지 버텼지만 아무래도 제곁에서 지켜본 가족이 없으니 그 시절을 아무도 몰라요..
    (이 부분은 착한딸 컴플렉스 맞는 거 같아요.. 제 생각만 했다면 다 때려치우고 귀국했을 거예요..)

    그건 그렇고 이제야 제 인생 겨우 한사람몫 하게 되어 효도하려고 하니 부모님 나이 많아지셔서 조바심이 나네요.
    다들 얽매이지 말고 제 인생 찾으라고 하는데..제 인생은 충분히 안정되었구요..그동안 못다한 효도좀 하려구요.. 결혼하신 님들과는 달리 제가 챙겨야 할 식구가 따로 없으니 그 몫을 부모님께 쏟아붓는 건 누구나 당연한 게 아닐까요..? 누구라도 제 입장이라면 이제부터 효도해야겠다 생각할 거예요.
    물론 결혼했다면 정신없어서 이러진 못했겠죠..
    하지만 앞으로도 굳이 결혼을 위한 결혼 하고 싶지도 않구요...ㅠㅠ 살아계실 때 못다한 거나 하고 시픈데...부모님은 딱히 아쉬운 게 지금 없으신 거 같아서...속상해서 조언을 구한 거예요.

    동생들한테 제가 못한 건 없구요,,서운하다 소리 들은 적도 없어요. ㅠㅠ 배려없는 형제들 태도에 제가 서운한 게 많은데 식구들은 자기 생활 바뻐서, 외국에서 그렇게 혼자서 버텨낼수밖에 없었던 형제의 상황..그리고 앞으로도 어찌될지 모르고 피붙이 하나 없이 해외에서 자립하여 민폐끼치지 않으려는 형제 맘을 조금도 헤아려 주는 사람이 없네요.
    제 상황에선 점점 더 가족을 그립게 애틋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이젠 여기 신경끄고 니 인생이나 신경써 뭐..이런 건가요? 그런 건 아닌 거 같은데 예전에 비해 다들 참 팍팍하고 삭막하고..이해관계가 생긴 기분... 저 혼자 어린 시절에 머무르고 있는 기분... 그
    래서 제발 저도 한국에 신경 끊고 제 인생 제 성공에만 집중하고 싶어요..냉철하게.. 하지만..그게 사람의 자식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엄마아빠 가족들이 너무 보고싶고 잘해주고 싶고 애틋하게만 생각돼요.
    물론 같이 살면 티격태격 그렇지 않겠지만요. 어쩄든요..ㅠㅠ

  • 27. 원글
    '12.8.27 9:17 AM (61.21.xxx.8)

    나무님. 효도는님:
    네..글 감사...정서적으로 독립 못한 거 그게 맞아요..그치만..정서적으로 독립할 기회가 전혀 없었어요...엄마아빠에게 크게 의존하던 딸이 어떻게 독립하죠? 아마 대부분이 결혼으로 정서적인 독립을 하지 않나요? 불화가 있거나 꿈이 있어서 당당하게 독립한 당찬 여성들 빼고...
    전 정서적으로 많이 의존하고 있었구요...어쩌다 보니 의도치않게 혼자 자립한 형태가 되어버렸지만, 첨부터 독립할 생각은 꿈에도 없었고 귀국을 꿈꾸던 유학생이었구요..
    지금 보니 형제중 젤 심약하고 자립심 없는게 저더라구요....성격탓도 있겠죠. (유학와서 해외에서 자립할 당찬 여성이 절대 아니었다는 것..)

    그동안 집에 돌아가면 넘 편안하고 행복했었는데 2-3년전부터 뭔가 이질감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저 빼고 우리.라는 울타리가 점점 느껴지는 거예요..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위화감이 느껴지면서 당황하기 시작했죠. 이젠 현실을 자각하고..뭔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할 것 같아요..결혼도 아니고 딱히 자립적이지도 않았던 착한딸이 정서적으로 부모한테서 완전 자립하는 거 쉽지 않네요.ㅠㅠ
    육체만 떨어져 있었지,,제 마음은 늘 한가족이었는데 그들한텐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유학온 친구들중 엄마랑 맨날 통화하고 언니랑 엄청 수다 떨고,,가족여행 꼭 같이 다니고 하는 거 넘 부러운데..울집은 저 없어도 인간들이 많으니 제 생각은 안 나나봐요..구찮은 듯..ㅋ 어쩔수없죠..뭐.
    정떼려고 노력해 보려구요. 조언글 감사드립니다.

  • 28. 원글님
    '12.8.27 9:26 AM (61.21.xxx.8)

    111님. 글 감사합니다. 실은..부모님이 세상물정 잘 모르셔서 학위따면 대충 다 교수하는 줄 알고 아마 저한텐 그걸 바라셨던 거 같아요. 교수라는 게 공부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학연지연인맥 너무나 많은 복잡한 것들이 얽힌 데다가 사실 책볼 시간에 교수들이랑 놀아주는 게 더 출세가 빠르다는 거.. 그런 것들을 깨닫고 제 성격상 넘 로비를 못하는 분야라 구정물에서 발빼려고 했을 때 이미 늦은 나이였구요.. 그래도 부모님이 원하시는 효도를 하 드리려고(해외에서라도 어떻게든 해보려고) 발버둥치다가 결국 해외에 혼자 남게 된거예요...(저같은 유학생들 많을듯...)
    어쨌든 지금은 경제적으로 안정돼서 걱정은 없는데요..
    효도하려고 욕심부리지 말란 말씀들...눈물이 나네요..

    일단은 제가 더 성공을 해야겠네요...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는 동안 돌아가시거나 하면 전 정말 죽어버릴지도 몰라요..
    흨흨...

  • 29. 언니입장
    '12.8.27 2:06 PM (121.136.xxx.170)

    제가 한국에 있는 언니입장인데요.
    결론은 외국에서 살기 바쁜 동생에게 부담주기 싫어서입니다.
    도와줄수도 없으니 작은일이라도 신경안쓰게 해주고 싶은맘이죠. 우리는 어렷이니까 부모님 신경쓰는건 당연한거고 동생은 한국도 아닌 외국에서 사느라 나름 말못할 고충이 많을테니 그저 제 일 잘하며 잘 지내주는것도 큰몫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살갑지 못해서 전화 자주 안해요. 하지만 마음이 없는건 아니랍니다.
    부모님께 연락자주오니 별일없을거라 믿는 마음도 있고 부모님께 전해들으니 큰 걱정 없기도 합니다.
    그러나 동생에게 무슨일이 생기면 우리 형제 똘똘 뭉치겠죠. 아직은 별일없지만 마음은 늘 열려있습니다.
    제 동생은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서 어버이날 꽃바구니나 생신때 케잌을 보내기도 하고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때 가방 사지 않겠냐고 전화옵니다. 세일을 많이 하니 쌀때 사두라구요. 보통 한국계 은행에 통장 하나 개설해두고 경조사는 그 통장으로 나가게 합니다. 부모님께 전달은 형제들이 하구요.요즘은 카톡이 있어서 형제들 모두 시차맞는 시간에 수다를 떨기도 하구요. 방법은 많지만 전 항상 동생 시간 방해하지 않을까 신경쓰이구요. 동생이 말 걸어오면 새벽까지 잠 미루고 채팅하기도 합니다.
    결론은 서운해하지 마시고 작은일이부터 님이 먼저 손내밀어보는건 어떨지 싶어요.
    님을 절대 잊은건 아닙니다.

  • 30. 원글
    '12.8.27 11:57 PM (61.21.xxx.8)

    언니입장님: 늦은 답글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적어 주신 부분이 제가 해온 것들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서 제 언니인 줄 알았네요. ㅎ(혹시?)
    한국 인터넷 배달 저도 많이 했었고 경조사도 해야 할 거 안 한 적 없다니까요.. 다큰 조카들 생일까지 챙기고 형제들 용돈 봉투도 잘 챙겨줬었구요. 그동안 제가 뭘 안해서 형제들이 서운한 거 전혀 없다니까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전 직업상 휴가가 길어서 한국에 자주 왔다갔다하면서 이것저것 많이 드렸어요. 저혼자 드리는 돈이 더 많아요. 유학생때도 귀국할 때마다 온가족 선물보따리 끌어안구가고 크리스마스 때도 박스 한가득 각 가정마다 선물 포장해서 보냈습니다. 지난번에도 부모님이 사오라는 영양제 면세점서 사갔구요 물병 하나 엄마 맘에 쏙 드는 걸루 보내려고 시내 백화점을 엄청 발품 팔기도 했구요. 일부러 한 것도 아니고 당연히 한가족이라 생각하고 정신적으로 의지하며 살아왔던 시간들이 너무 허무하고 기가 막혀서 그래요. 그걸 넘 늦게 깨달은 게 문제죠..

    언니야 뭐 결혼했으니 쓸데없이 유세 떨지도 않고 해서 별상관없는데요, 너무 무심하긴 해요.자식 문제로는 발동동구르며 끙끙 앓는 스탈인데 타국에서 피붙이 하나 없이 고립되어 나이먹어가는 동생의 불안감이나 소외감 이런 거 전혀 배려 없어요. 만약 자기딸 유학보내서 중고등대학 혼자 어쩌다보니 미국서 정착하여 부모와 헤어져 외로워하면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겠죠. 하지만 동생일이니 혼자서 잘먹고 잘살고 있을 줄 알죠.
    소소한 일상을 일일이 다 연락하라는 게 결코 아니에요. 굵직한 행사는 그래도 가족에게 연락하고 의무던 책임이던 동참하게 하는 게 서로간의 예의 아닌가요? 멀리 지방 산다고 가족행사 연락 안하시나요? 아니잖아요. 부담주기 싫다고 자꾸 제외하고 그게 점점 커져서 나중엔 식구테두리에서도 은근히 따돌리게 된다면 그게 옳은 건지..

    출가외인들은 큰 문제가 안되고 그 사람들이랑 저랑 똑같이 취급하니까 문제죠. 결혼하신 분들은 절대 지금 제 심정 이해못합니다. 너도 나랑 똑같이 출가외인이잖아? 이러고 말겠죠. 결혼해서 애낳고 다른 더 소중한 가족이 생겨서 정신적으로 잘 분리된 딸과 태어났을 때부터 정신적으로 아무 변화가 없어서 여전히 엄마품의 딸자식인 저같은 경우는 가족에 대한 의식이 다르다고요. 불화가 있어서 뛰쳐나간 자식들은 또 마음가짐이 다르겠죠.
    유학생이니 언제든지 울타리 속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죠. 엄마만 헛기대하지 않았다면...

    솔직히, 집에 있는 동생들이 제 입을 틀어막는 게 숨이 막힙니다. 예전엔 그냥 편하게 의견 말했던 것조차도 어느 순간에서부턴가 고압적이고 이기적인 명령투로 바꼈거든요. (자신들도 모르게 점점 변한 거겠죠. 집주인 행세하며 ) 전 형제중 가장 독립적이지도 않고 타국서 혼자 자립할만큼의 용기따위 없습니다. 지금 생활은 제가 단한번도 상상하지도 못했던 인생입니다. 어쩌다 보니 나이는 먹어가고 징징대며 귀국해도 될 상황에서 부모근심 하나라도 덜까해서 결심각오하고 지금은 지병 몸닳아가며 죽어라 돈벌어서 생활비 집세 다 내면서 노후준비하고 있습니다.

    근데 솔직히 나이도 많은 것들이 아무 미래 계획도 없이 시집도, 출세도 꿈도 없이 어쩌다 보니 안락하게 집에 안착하여 생활비 집세 걱정 한번 안하고 차 몰고 다니며 문화생활 즐기고 다니면서 무슨 부모를 모시고 있다고 말할 수 있나요? 부모가 가사살림식사준비 다하고 해외여행시켜주고 용돈주고.. 능력없고 계획없이 집에 눌러붙어서 안락하게 살면서 무슨 부모 모시는 행세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너도 집에 눌러앉지 그랬냐구요? 저까지 들어가서 가족 팀킬 하라구요?
    제가 징징대며 5년전에 다 팽개치고 들어갔다면 세명의 징그러운 노처녀들이 별볼일 없는 직장인으로 집에 빌붙어서 부모 넋두리 불화만 심해졌겠지요.
    지금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저도 그냥 빌붙어서 모시는 척 유세 떨 것을... 후회가 되지만
    다른 누구라도 제 상황이었다면 여러가지를 판단해서 안정된 직장을 가져 부모에게 집안에 평화를 드리는 쪽을 택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남은 애들 중에 제일 언니라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책임감도 강하고요.

    지나간 선택에 대해 후회한 적도 없고 열심히 사는 모습 보여드리려고 살아왔는데
    문득 정신차려보니 가족의 테두리 안에 제가 없었습니다.
    제가 상상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이런 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견딜 수 있는 멘탈이었다면 문제없었을 텐데 전 그런 냉철한 인간도 못되고
    저만 잘살면 되지..이런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합니다.
    타국에서 출세하고 잘살면 뭐합니까? 혼자서 형제없이 부모도 없이?죽는 게 나아요.
    저뿐만 아니라 형제많은 집에서 자란 이들은 혼자 못살아요. 특히 여자형제들 많은 집이요.
    외동딸인 친구들은 전부 독립적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하숙하거나 한 후배들도 독립적이라 가족에게 크게 연연하지 않더라구요. 태생이 다른 걸 어떡해요.. 저도 저 혼자 잘먹고 잘살고 그랬음 좋겠어요.

    흥분해서 길어졌네요. 조언 받고 그리고 여기에 제 감정 쓰면서 제자신이 제발 정리되고 자립하길 바랍니다. 감사해요. 노력하려구요.

    카톡 얘기하셨는데 우리 형제들도 그렇게 살갑지 않습니다. 속정은 깊은 듯 하지만 머리가 크면서 겉으로 영원히 표현되지 않는 속정은 서로에게 상처와 오해를 남길 뿐인 거 같아요.

    한마디로 지들 코가 석자인 거.. 저도 물론 가족들 존중하니까 각자 인생의 고민을 품고 있으리라 생각하고 자기 고민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거 이해합니다. 근데 지금 제가 느끼는 소외감은 그런 것들과 차원이 다른 것이라는 걸 눈꼽만치라도 배려하는 구석이 있었음 좋겠어요. 차원이 다르다는 건 제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가족들이 살아온 평범한 삶에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색깔을 가진 불안하고 고립된 감정이라는 것이라는 겁니다.
    물론 본인이 경험하지 못한 타인의 삶을 꼭 이해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친구도 아니고 타인도 아니고
    바로 피를 나눈 형제가 그런 감정으로 힘들어 한다면 그게 어떤 감정인지 조금은 헤아려 볼수 있는 거 아닙니까?

    전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집에 남아 있는 형제라면, 유학가서 지병도 있고 나쁜 사람들 만나 개고생하고 피붙이 하나 없이 낑낑대며 타국에서 버티고 있는 미혼의 형제가 너무 안쓰러울 것 같습니다. 가끔 집에 귀국하면 타국에서 먹지 못하는 것도 많이 사주고 연락도 자주 하고 얘기도 많이 들어주고 그럴 것 같은데,,공교롭게도 지금 집에 남은 것들은 제 동생들이고 이것들은 그런 배려가 하나도 없고 도리어 언니를 X로 알고 훈계조로 얘기합니다. 동생드이 저보다 기가 센 건 괜찮아요. 하지만 예전 같으면 언니로서 다투거나 화해하거나 하면서 대충 지냈었는데 이젠 엄마가 무조건 저만 나무라고 모두들 찍소리 못하게 해서 숨이 막혀요.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자꾸 겪게 되면서 그야말로 멘탈붕괴가 온거예요.

  • 31. 원글
    '12.8.28 12:33 AM (61.21.xxx.8)

    주절주절 쓰다보니 넘 길어졌는데, 전 솔직히 바라는 거 크게 없고 저한테 신경 안 써줘도 되고, 다 괜찮아요.
    단지 하나예요. 전에 그러지 않았던 동생들이 막 숨통을 막고 함부로 막 대하는데 엄마는 예전과 달리 무조건 동생들 편만 든다는 거예요. 그래서 흔히 있는 형제들 말다툼처럼 화끈하게 싸우고 해결하고 싶어도 이젠 그럴 수가 없어요. 근데 왜 제가 지금 그런 대우를 받아야하는지 납득이 안가서 멘탈붕괴가 온 거구요, 결혼하신 분들은 본인들이 다들 출가외인이니 저도 똑같이 취급하시는 거 같은데 전 해외 있어도 할 거 다 했구요, 늘 제가 먼저 손내밀었고 그래서 형제들은 본인들이 컴플렉스가 있으면 있었지 저한테 너는 왜 안해 이런 거 없었어요.
    본인들이 희생해서 시집 안가고 집에 남은 게 절대 아니고 한명은 시집 준비 노력중이고 한명은 부모 원망하면서 갈곳없고 돈없어서 집에 붙어 있는 건데, 그런 상황을 부모를 모시고 있다 고 하는 거예요?
    만약에 부모가 거동 불편해서 동생들이 자기 생활 희생해서 회사 그만두거나 일을 축소해서 집 가사살림 돕고 경제활동이라도 보탠다면 인정하겠어요.
    하지만 가보면 한달을 있어도 동생들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자기들 차몰고 다니며 문화생활 하기 바쁘고 엄마는 엄마대로 바깥에서 혼자 활동하고 계시고 가사 살림 식사 세탁 도시락 모든 일을 우리 어렸을 적과 똑같이 하고 계시던데 누가 누구를 모시는 거죠?
    이렇게 말하면 ..민폐 끼쳐도 같이 사는 그게 효도인 거야 .. 또 이러시겠죠들?
    집이 경제적으로 쪼들렸다면 그래서 경제적으로 보태라고 했다면 집에 이들이 과연 남아 있었을까요?
    인생에 아무 시도도 안하고 안락한 길을 택한 애들이 왜 혜택받고 유세떨며 집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거죠?
    솔직히 제가 희생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무슨 대단한 능력가도 아니고 나이먹어 타지에서 혼자 의지할 이 없이 생활비 집세 벌면서 산다는 거 쉬운 일 아닌데 집에 바글거리니 엄만 은연중에 한명이라도 사라져도 괜찮다고 생각한 듯 싶구요,
    맨날 집에 붙어 있는 노처녀들 꼴보기 싫다고 욕을 해도
    결국은 본인의 노후를 위해 이제는 달달 볶지 않고 잡아두게 되실 것 같네요.
    엄마아빠야 자기네들 노력한 결과의 경제적 힘으로 잡아두는 거니까 그렇다치고
    고생한번 안하고 대저택 하숙생처럼 누릴 거 다 누리며 사는 동생들은
    지네들이 뭐라고 집주인 행세를 하는 건지?
    저한테 고맙다고 절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저까지 얹혀 있었으면 둘이서 지금처럼 안락했겠어요?
    지네들 중 누군가가 나가서 저처럼 고생하거나 그랬겠지?
    그리고 출가외인이건 뭐시기건 간에 언니는 언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재벌집안 권력다툼도 아니고 그냥 대화하는 데도 자기네들은 아무렇게나 막말 내뱉어서 언니
    숨통을 조이고 내가 언니로서 얘기하면 닥치라고 합니다.
    하숙생처럼 사는 것들이 왜 노후 준비는 안하는데요?
    병원비 아까워서 병원 한번 안가고 죽어라 일하는 나같은 형제도 있는데
    노후 준비 안 해놓고 살다가 가족들한테 형제들한테 민폐 끼칠까 미안해서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지네들이 뭐 한게 있다고 유세를 떱니까?
    솔직히 같이 살면서 부모 심부름 좀 했다고 칩시다.
    그 댓가로 저처럼 객지에서 떠돌며 돈걱정하며 고립된 생활 안하고
    큰집에서 차끌면서 생활비 걱정 안하며 배두들기며 살고 있는 거 아닌가요?
    노예의 평안을 선택한 건 자기네들 아닙니까?
    아직은 부모를 모시기는커녕 부모 뜯어먹고 사는 과정에서 언니한테 왜 함부로 이래라 저래라 막말입니까?
    집에 갔다가 밤에 동생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벌렁거려서 심한 스트레스 받은 적도 있습니다.
    성격 뭐 같아서 예전 같으면 동등하게 싸우고 각자 할말을 했었는데
    이젠 뭐 나만 잡으니 난 주눅 들어서 눈치만 보고 화병만 생기네요.

    형제중 누군가 유학가서 그토록 돌아오고 싶어했는데 본의아니게 길어지고
    결국 부모보기 미안해서 어쩔 수 없이 직장잡아 잠시 정착하고
    늘상 향수병 걸려 우울해하고 사람들에 치이며 타국에서 차별받고 힘들어하고
    다시 집으로 귀향하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아하는 걸 뻔히 알면서도
    슬그머니 출가외인 취급하는 식구들이 밉고
    제가 현실을 깨닫지 못해서 멘붕이 온 것처럼
    가족들도 본인들이 저를 무의식 중에 점점 어떻게 취급하게 됐는지를 좀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본인들이 변한 걸 인정을 안해요. 저더러 다 맞추래요. 뭘요? 전 변한 게 없는데?
    시집가서 제 식구들만 챙긴 것도 아니고 ,, 하나밖에 없는 가족들을 그동안 정신적으로 얼마나 의지하고
    오로니 그것만 생각하며 열심히 버틸 수 있었는데 슬그머니 저를 1인가구로 만들어 버리고
    테두리 밖으로 밀어낸 걸 좀 자각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누가 봐도 자발적으로 부모를 위해 남은 것도 아닌데
    유세 떠는 건 조금만 더 나중에 했음 좋겠구요.
    지금 제 눈엔 아직은 식충이들로밖에 안 보이니까요.
    엄마야 차별을 하건 뭘 하건 엄마니까 할 수 없지만
    이것들은 저한테 그럴 권리가 아직 없네요.
    큰집에서 생활비 내고 집세 보태고 관리비 보태고 하면서
    부모돈으로 관광다니고 마사지 다니는 거 전부 지네들 돈으로 하면서
    부모 심부름을 한다면 모시는 걸로 인정하죠.
    대체 모신다는 건 뭘 뜻하죠?
    돈한푼 안 보태는 식충이라도 곁에 있으면 모시는 건가요?

    동생들 비하하려는 발언이 아닙니다.
    제가 제 자신을 납득시켜야 하니까 강하게 써보는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도 제가 출가외인처럼 비굴하게 굴어야 하는 건지...
    전 결코 아직은 납득할 수가 없네요.
    부모님이 넘 건강하게 동생들 수발들어서 그런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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