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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젠 전업주부님들이 설자리 없다고 하시던데 맞벌이도 할짓이 아닌듯.

oldlee 조회수 : 2,926
작성일 : 2012-08-21 11:25:00

아기가 어려요. 두돌도 안됐어요.

일이 야근이 너무 심해요. 얼마전엔 한 석달을 아침에 9시 출근하면 새벽 2,3시에 퇴근하고 주말 토, 일 다 출근

하고. 근데 신랑이 같은 직종에 있어서 신랑도 그렇죠.

일이 프로젝트성이라 없을땐 아에 일이 없지만 그런적이 거의 없어요 9월부터 또 다시 새 일 들어가면 한 몇달 또

죽어 날꺼 같네요.

 

아기봐주시는 시터 할머니가 이유식을 못해서 12시 1시에 애 이유식 해놓고 공부하고(회사일이

공부를 많이 해야 되는 일이라) 한 3시쯤 자면 애가 4시쯤 깨서 우유먹고 7시면 아침에 일어나고 하니

하루에 3,4시간씩 자면서 항상 버텼어요. 시댁 친정 다 시골이라 도와줄 사돈에 팔촌 하나 없고

시터도 출퇴근이라 시터할머니 퇴근 시간 맞춰  누굴 보내려면 진짜 전쟁이었어요.

신랑이 정말 애도 잘보고 집안일도 잘하고 남동생이 우리집 근처로 이사와줘서 동생이 많이 퇴근시간 맞춰서

집에 가주고..겨우겨우 버텼어요.

 

야근한다고 야근수당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일이 많아요. 요즘 저희쪽 직종이 힘들어서(컴퓨터 관련일이에요)

하려는 사람이 없어서 정말 일이 넘치고 넘쳐요. 좋은건지....

보안때문에 회사 일을 집에 가져와서 할 상황도 안되고. 애 때문에 일찍 가야 겠다는 말은 정말 안나와요

 

얼마전엔 애가 아파서 일주일이나 휴가 내고 애 입원시키고 회사 돌아와 파김치 되있는 절 보더니

몇몇 남자 직원들 왈.

- 애 봐주는 사람한테 돈 그래 주고 나면 뭐 크게 남지도 않겠구만 애나 보지...애는 엄마가 키워야 되는데

그래서 우리 와이프 일 안내보내요 난.

입을 그냥 확. ㅋㅋㅋ..

 

전에 하루 휴가때 아기랑 도시락 싸서(이유식 도시락..ㅋ) 한강에 돗자리 펴놓고 놀다가 지나가는 애기 엄마들이랑

또 앉아서 수다도 떨고 정보도 듣고. 아...너무 좋더라고요. 전 정말 그런 정보가 있는 줄도 몰라서 이래서 애기 엄마들하고

친하게 지내야 되나 싶고. 너무 행복해서 그만둬야지 오늘은 그만둬야지 이럼서 계속 회사에 나오고 있네요.

 

대부분들이 남자들이라 여자들 상황 특히 애 있는 엄마의 상황 전혀 이해 안해줘요. 자기들도 애 있고 와이프 있음서.

회사 오면 애딸린 아줌마가 아니라 그냥 내 일 나눠야 하는 내 옆 직장 동료에요. 그게 맞아요. 그 이상도 안바라고

특혜 받을 생각 없어요. 근데 몸이 진짜 너무 힘들어요.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애랑 놀고 나면 전 정말 월요일이 너무 행복해요. 그나마 애 없는데서 차라도 한잔 하면서 쉬고.

 

항상 남한테 애 맡기고 나와서 마음은 늘상 불안하고 회사선 위로 아래로 다 눈치보이고 고가 평가때문에 해야 되는것들도 많고 일 자체도 너무 많고 혼자 해야할 공부도 너무 많고 집에오면 일거리 한가득.

가끔 몰래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어요...ㅎㅎ.

 

집도 늘 깨끗이 싹 정리하고 아기한테 맛있는거 뭐 좀 해줄까 고민하고 문화센터도 같이 다니고 애기 엄마들 만나서

수다도 떨고 우리 애기도 다른 친구도 만나고 그러는 생활들. 동경해요.

 

얼마전에 MBC아나운서인가 앵커인가. 그분이 육아를 위해 사직한다는 말 듣고 아..멋지다 싶었어요. 그 자리 내놓기

쉽지 않을텐데 아이의 그 때. 엄마가 필요한 그 때를 위해 자기의 한 부분 포기하는거.

가끔은 일 바득바득 다니는 제가 너무 제욕심만 차리는거 같아 아기한테 너무 미안하다 싶어요.

IP : 210.180.xxx.44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워킹맘
    '12.8.21 11:33 AM (210.94.xxx.89)

    저도 아래 글 썼거든요... 제 1년 반 후를 보는 것 같네요. 저도 남편이랑 같은 IT 직종... 완전 다 공감해요.
    직장맘은 그런 것 같아요... 직장에 대한 애착, 자기 실현 의지(?) 없이 난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 싶으면 그만두는게 맞는 것 같구요... 반대로 너무 가족한테 미안해해도 안되는 것 같고...
    그냥 사회 구성원으로서 할바를 하면서 산다 생각하고 맘을 다잡아야하는 것 같아요...
    제일 부러운 건 시댁이나 친정 도움 받는 분들인데... 그래도 그건 나름대로 부모님들이 고생하시니... 참 답없어요.

  • 2. 워킹맘
    '12.8.21 11:34 AM (210.94.xxx.89)

    직급이 올라가고, 연차가 될 수록 직장에서 내가 해야할 일도 커지는데, 애들 성장기도 딱 겹치니.... 참 문제여요.

  • 3. 플럼스카페
    '12.8.21 11:38 AM (122.32.xxx.11)

    사회가 기반을 마련해줘야 하는데 그런 거 없이 애는 낳아라, 그런데 추세는 일하는 여자여야 한다....그러니 여자들이 몸이 서너개도 아니고요.
    솔직히 남자들이 육아나 살림에 공동책임의식이 반 딱 박힌 남자 드물거에요 있기야 있겠지만요.

  • 4. ..
    '12.8.21 11:40 AM (124.56.xxx.208)

    그런데 원글님 동경하신다는 삶, 좀 해보시면 생각과는 다를꺼에요.

    남자나 여자나 자기 존재를 부지런히 자각하며 사는게 좋은것같아요.
    좀 피곤하지만요. 저는 애 키우다가 5살인데 일하기 시작했어요.
    오히려 2살때가 더 나을지도.. 엄마를 찾고 부모와 함께 하는걸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며 의식하는 연령이 되면 .. 더 힘들꺼에요..

  • 5. 검정고무신
    '12.8.21 11:56 AM (211.179.xxx.240)

    정말 너무 아슬아슬하고 힘들게 일과 육아를 병행하시네요..
    전업인 저로써는 안타까워요..
    연봉이 어느정도 되는지 몰라도...
    그렇게 생활해서 아이 초등학교 들어갈때까지 어찌 하시려고..
    집에서 저녁시간에도 아이를 봐주는 할머니나 가족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정말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맡벌이를 하는 주부들 위해 나라에서 밤에도 부를 수 있는 육아도우미 제도 같은거
    왜 활성화해서 못 만드는지...
    엄한 세금으로 쓰잘때 없는데 쓰지말고 ...
    일자리도 창출하고 할겸 은퇴한 유치원교사나 선생님들 월급 나라에서 지원해주고
    아이를 어떤 시간에라도 맡길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준다면
    왜 여자들이 결혼을 기피하고 아이낳는걸 기피하겠어요...

  • 6. oldlee
    '12.8.21 12:20 PM (210.180.xxx.44)

    워킹맘님..^^ 저도 IT..개발자에요. 죽겠어요..ㅎㅎ
    저도 도움받으시는 분들 너무 부러워요. 요즘은 시집살이라도 고마울꺼 같아요.

  • 7. oldlee
    '12.8.21 12:21 PM (210.180.xxx.44)

    검정고무신님..오..좋은 아이디어에요. 은퇴한 유치원교사나 선생님 지원...와...
    시민들은 일케 아이디어가 좋은데 왜 나랏일 하는 사람들은 이상한 정책만 내놓는건지..

  • 8. aa
    '12.8.21 1:20 PM (123.141.xxx.151)

    에고 힘들어서 어째요...
    근데 다른 건 몰라도 전업엄마들 모여서 그렇게 대화 나누고 하는 거 부러워하실 일은 아니에요
    그 정보라는 게 몰라도 되는 과잉정보도 많고
    저도 전업 친구가 한 명 있긴 한데 맞벌이인 제 입장에서는 솔직히 별 거 아닌 일에도 집착하는 성향이 좀 있긴 해요
    예를 들어 돌잔치 때 아이 사진 액자, 기저귀 케이크 이런 거 엄마표로 하는지 안 했는지 그런거요
    솔직히 전 그게 뭐가 중요한지 이해가 안 가는데 그런거 엄마표로 안 해주면 흉까지 보는 엄마들도 있어요
    자긴 딸밖에 없는데 얄미운 형님이 이번에 아들 낳았다고 전전긍긍하고...

    원글님 같은 경우는 일이 너무 많긴 하네요
    저는 개인플레이 가능한 일이라 9시 넘기면 그냥 일 들고 집에 와서 하거든요
    야근은 한 달 중 열흘 정도... 그래도 힘들어 죽어요

    월급이 오르면 상주 도우미도 한 번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한두달도 아니고 계속 사시다가는 정말 몸에 큰 무리 갈 것 같아 글로만 봐도 걱정되네요

  • 9. ㅜㅜ
    '12.8.21 1:36 PM (211.108.xxx.72)

    지나가다 완전공감 됩니다ㅜㅜ
    다른 직종이긴 하지만 3,4시간 자면서 겨우겨우 버티는
    요즘 저의 일상을 보는듯 하네요ㅜㅜ
    정말 힘들어요.. 전 아직 아기가 5개월이라 이유식 시작은 안했는데
    일하는 와중에 모유 유축 3시간 마다 하면서 어찌나 눈치가 보이는지...ㅜㅜ
    집에가서는 애기랑 놀아주고 새벽에 깨면 다 봐주고, 젖물리고..ㅜㅜ
    상주 써봤자 코딱지 만한 집에서 서로 눈치만 보이고 불편하니 그냥 출퇴근 쓰는데
    이젠 진짜 지치네요...

  • 10. ...
    '12.8.21 2:20 PM (125.128.xxx.93)

    어느 시대에나 그랬지만
    이래저래 전업이든 맞벌이든 여러모로 여자들이 힘든 시대인 것 같아요.
    위 댓글들 중에도 있지만 저도 그런 생각해 본 적 있었어요.
    맞벌이하는 부부들은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고
    재취업하고 싶어하는 주부들은 본래의 경력은 단절돼 버렸지만
    육아나 가사일에 노하우가 쌓여 있으니
    국가에서 이런 인적자원을 활용해서
    주부들에겐 재취업의 기회를 주고
    맞벌이하는 부부들에겐 저렴한 가격으로 도우미를 고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구요.
    물론 재원은 국가에서 많은 부분 감당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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