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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기낳고 서운했던일 이런저런일 잊고 싶어요..

서운했던일 조회수 : 2,856
작성일 : 2012-08-03 09:59:19

작년에 여름 이맘때 아기를 낳았어요.

아기 낳고 이런저런일들이 있었어요.

특히 남편에게 서운했던 일이 많았어요.

자연분만 했는데 병원에 3일만 있고 조리원 안가고 친정가서 조리했어요.

돈도 아깝기도 했고 친정부모님이 해주시겠다고 해서..

지금 생각하면 후회합니다만..친정엄마만 고생시켰네요 ㅠㅠ

 

병원에서 3일내내 밤에 잘때만 있었을까요? 밥먹으러 나가고

뭐하러 나가고..병실에 내내 혼자있던 기억..

밥도 같이 한끼 먹지 않았고 저녁에는 아파서 끙끙대는 내옆에서

맥주와 치킨을 혼자 시켜먹더니 드르릉 거리고 잤더랬죠..

저는 그날 저녁에 아파서 진통제 먹고 겨우 잠들었는데...

애기낳을때가 여름이라 너무 덥고 땀나고 회음부는 욱씬 욱씬..

애기낳을때 힘을 줘서 그랬는지 치질이 엄청 심해져서

눕지도 앉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있어야했고 몸을 일으키고 하는게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사소한 잔심부름해줄 사람이 필요했어요. 정수기에서 물을 떠다준다던지

밥이 오면 식판을 가져다준다던지 갈아입을 옷을 가져다준다던지 이런거요.

친정엄마는 사위불편할까봐 같이 병실에 안계시고 집에 가셨거든요 ㅠㅠ

나중에 엄마한테 *서방 거의 병실에 없었다고 혼자서 별건 아니지만

뒤처리 다하고 밥그릇 다 가져오고 옷도 다 갖다놓고 쓰레기도 다 버리고 했다니까

놀라면서 엄마가 그냥 있을걸 그랬다며 속상해하시더라구요 ㅠㅠ

 

산후조리하러 친정에 가있는 내내 남편은 처가가 불편한지

나와 아기 옆에 있어주지 않고 거의 우리 신혼집에 가 있었어요.

밥먹을때만 들러서 밥먹고 사라지고..

저는 그때 젖몸살에 모유수유로 전쟁중이었어요.

아기가 젖꼭지를 물지 않아서 어떻게 모유를 먹여보겠다고

새벽에 두시간마다 깨서 유축을 하고 손목은 나가고

잠도 제대로 못자고.. 아기는 밤마다 울고..

친정엄마는 제대로 앉지 못하는 제 수발에 아기가 울면 안아주시느라

교대로 쉬지도 못하셨는데..

아기는 이쁜지 제대로 보지도 않고 사라지는 남편이 참 야속하더라구요.

그때는 꼭 도와주어서가 아니라 옆에 있어줬음 했어요 ㅠㅠ

 

지금 생각해보면 별일 아닐수도 있겠지만

그때는 호르몬이 미쳐서 그런지 몸이 내몸이 아니라서 그런지

그냥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뚝뚝 흐르고 참 서운했어요

근데 그 서운함이 오래가네요.

 

그뒤에도 여러 사건이 있었지만은 ㅠㅠ

(70일정도 엄마랑 아기를 친정에서 보다가 끝나고 떠날때도

제대로 우리 엄마한테 고맙다는 인사도 안하고 갔어요. 어찌나 민망하던지..

아기 울고 너무 힘들어서 봐주라고 하면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고 울게 놔두라던지..

기저귀 한번 갈아준적이 없어요. 아직도..)

 

병원에 있었던 3일과 산후조리기간에 있었던 일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아직도..ㅠㅠ

 

 

한번씩 저때의 병실에서 혼자 덩그러니 남아

회음부 상처때문에 제대로 앉지도 눕지도 못하고 온도는 더워서 끈적끈적하고

밑에서는 울컥울컥 오로가 나오고 우울하고 눈물나고 힘들었던 그 기분..

막막했던 그 기분..

옆병실에는 가족들이 와있고 꽃다발이 즐비한데 병실에 미혼모처럼 하루종일 홀로 있는기분..

전화해서 빨리 들어오라했더니만 삐져서 들어와서는 조금 앉아있다가

다시 밥먹어야 한다고 나가던 남편..

내가 너무 서운해서 같이 밥먹어주면 안되냐니까 병원밥이 맛없다고

기어코 나가는 남편..

그런게 영화처럼 그 상황이 아직도 생생히 떠올라서 미치겠어요.

 

지금은 몸조리도 잘해서 몸도 회복됐고 아기도 너무 이쁘고

남편과의 사이도 나쁘지 않은데

아기를 엄마에게 맡기고

복직해서 출근해서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을때도 한번씩 울컥하고..

술마시거나 날씨가 우울하면 한번씩 떠오를때마다 울컥하고..

그래서 한 두번정도 남편앞에서 울고 서운하다고 이야기한적 있어서

남편이 미안해하긴 했지만..(딱히 미안하다. 다시는 안그렇겠다 그런말도 안하고

그냥 미안하냐고 물었더니 응 그게 다예요 ㅜㅜ)

그래도 잊혀지지 않아요. 그냥 없었던 일로 잊고 싶어요.

 

뒤끝있고 소심한 제 성격이 문제일까요? 원래 아기낳고 서운했던건 이렇게 오래가나요?

어떻게 해야 잊혀질까요?
IP : 210.104.xxx.17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잊지 마세요
    '12.8.3 10:03 AM (210.183.xxx.7)

    절대로 잊지 마세요. 여기 쓰신 거 어디 조목조목 다 적어 놓고(사실 적어 놓기만 해도 좀 후련해 지긴 해요) 나중에 남편 늙고 병들어 젖은 낙엽처럼 님께 붙어서 살려고 하면 보여주면서 팽 시켜 버리세요.

    제일 힘들 때, 가장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 나 몰라라 했던, 그것도 남편이라는 놈.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하기 전까지는 용서해 주지 마시고요. 미안하다고 할 생각도 없어 보이니 꼭꼭 마음에 눌러 담고 계셨다가 똑같이 남의 손길 필요할 때 되갚아 주세요.(사실 저 자신한테 하는 말이에요)

  • 2. 서운할 만하네요
    '12.8.3 10:05 AM (211.41.xxx.106)

    아기 낳기 전후 서운한 건 더 오래 맺히는 법이지만, 님 남편분은 현재진행형이네요. 아직까지 기저귀도 한번 안 갈아줬다면서요? 요새 애아빠 중에 그런 사람 찾기 힘들걸요.
    그리고 친정어머니께 산후조리에 대한 사례도 제대로 안 했다면 정말 잘못 처신하는 남편 맞아 보여요.
    개념이 없는 건지 공감능력이 없는 건지... 개념이 없으면 그나마 가르치면 된다지만, 공감력 없는 건 참 옆에 사람 힘들죠.
    우울하고 힘들었던 거 계속 상기시키고 이래이랬어야 한다고 주입시키고 지금이라도 육아 관련일은 강제로 동참시키세요.

  • 3. 사례는
    '12.8.3 10:08 AM (210.104.xxx.17)

    친정 산후조리 사례는 시댁에서 백만원 주셨어요. 산후조리할때 쓰라고.. 시부모님들은 무지 좋으세요
    그 돈 그대로 친정엄마에게 드리긴 했지만..그래도 장모님 고생하신다던지 힘드셔서 어떻게요 뭐 말이라도 따숩게.. 떠날때도 그동안 고생하셨다던지 이런게 없네요. ㅠㅠ 사실 70일까지 같이 있었는데 백만원이 큰건 아지많아요.

  • 4. 스뎅
    '12.8.3 10:10 AM (112.144.xxx.68)

    죄송해요 욕 좀 할게요
    이런 인정머리 없는 시키!아빠 될 자격도 없어!!
    원글님 대신 욕해드렸어요...너무 가슴 아파해 마세요 앞으로 잘하게끔 자꾸 교육 시키세요 막 부리시고요...ㅠ

  • 5. 오타
    '12.8.3 10:10 AM (210.104.xxx.17)

    아니잖아요.. 그리고 백만원 저희가 드린것도 아닌데 그걸로 다했다고 생각하는걸까요? 지금도 일하느라 엄마가 아기 다 봐주시고.. 우리 엄마 너무 고생시키는것 같네요. 제가 ㅠㅠ

  • 6. 메일로
    '12.8.3 10:25 AM (115.139.xxx.98)

    여기 이렇게 쓰신것처럼 자세히 작성해서 메일로 보내세요.
    위로받고 축하받아야 할 시기에 마음에 큰 상처가 남아서 아직도 힘들다.
    서로의 마음을 알고 헤아려 주는게 부부 아니겠어요? 님이 남편때문에 힘들고 아직도 괴로운 그 감정을 혼자만 알고 계신건 좋지 않아요.
    남자들이 여자보다 섬세하지 못하다보니 상대방이 기분나쁜걸 모르는것 같아요.
    감정적인 말로 이야기하면 그 상황을 모면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보니 제대로 전달이 안되는거 같아요.

    저희 남편도 신혼초에 절 너무 힘들게 해서..제가 격하게 메일을 보냈어요.
    그 후에 저희끼리는 남편이 개과천선했다고 하는데요..남편이 크게 반성하고 가끔씩 메일 한번씩 읽는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보낸편지함에 보관하고 있어요.

    지난일이지만 아직도 원글님이 감정해소가 안되고 한번씩 괴롭다면 그건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할 현재의 일 이니깐요.

    그리고 남편님 참 나쁘따!!!!
    아 참 나쁘네. 막 욕해주고 싶다.

  • 7. 00
    '12.8.3 10:32 AM (203.254.xxx.192)

    호르몬이 미친게 아니라
    남편이 참 못됐네요,,

    진짜,,엄마한테 잘해주시고
    님도 힘내세요,

    남편 참 나빠요

  • 8. 늦봄
    '12.8.3 10:45 AM (175.199.xxx.106)

    전요 신랑이 아예친구들 병실로 불러서 술파티했어요-병실없어서 1인실 있었더니
    오전에 애낳고 오후시간에 ...저 여름이라 남편친구들한테 에어컨 틀어주고 이불 뒤집어 쓰고 히히거리며 치킨이랑 피자로 손님 대접했구요

    맥주먹고 뻗어버린 남편 코고는소리들으면서 혼자 허리 붙들고 울었어요 밤새....

    그나마 친정엄마 바빠서 혼자서 애붙들고 산후조리 못했구요

    15년째 울신랑 달달 볶아요 웃기게도 친구들한테 산후조리 잘해주라고 헛소리하다 나한테 벼락 맞은게 한두번이아니예요 당신 마누라나 제대로 챙겨!!!!소리질러도 정작 때되면 딴짓...나중엔 몰라서 그랬다 오리발....

    그후 신랑이 아플때 우아하게 째려보면서 당신도 나랑 똑같이 당해보고 우리서로 잊자고 했더니 그때야 좀 미안해하더군요

  • 9. 그러게요
    '12.8.3 10:46 AM (210.104.xxx.17)

    저도 그런말 했었어요. 당신 아파서 입원하면 나도 똑같이 나가서 맛있는거 사먹을거라고.. 그랬더니 조금 뜨끔해하는것 같긴 했어요

  • 10. ...
    '12.8.3 10:48 AM (112.151.xxx.134)

    그 서운함이 완전히 풀리기 전에는..
    즉 남편이 변하기 전에는
    둘째는 생각마세요.
    둘째때는 몇배로 더 힘들기에 첫째때 서운함은
    비교도 안되게 더 슬퍼집니다.

  • 11. 그걸
    '12.8.3 11:25 AM (203.142.xxx.231)

    왜잊나요? 지금도 수시로 남편 들들 볶으세요.. 저는 애 낳고는 남편이 그나마 했는데 임신기간중에 너무 서운하게 해서
    아이가 초4인 지금까지도 남편들들 볶습니다. 거기다가 아이한테도 가끔 말해줘요 니네 아빠가 이랬다고.
    그러면 남편이 기겁을 합니다..

    그러면서 잘해줄테니 둘째 낳자고 해서.. 댁같은 사람한테는 하나도 아깝다고 자식낳을 자격없다고 얘기합니다. 하나도 감지덕지라고

    임신기간중에 병원도 한번 같이 안가주고. 제가 딱 두번 먹고 싶은게 있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같이 먹어주긴 커녕 참으라고 하고.

    거기다가 제왕절개 하고 퇴원하는날. 회사일 바쁘다고 안와서 제가 상처 부여잡고 퇴원수속했고. 산후조리원 퇴원할때는 그나마 짐이 있어서 시아버님이 대신와주셨고.

    하여간. 평생 말할꺼에요. 저는..

  • 12. 파란장미
    '12.8.3 11:34 AM (49.132.xxx.237)

    많이 서운하시겠어요.. 그게 이상하게 그때 서운한 건 두고두고 안 잊혀지더라구요...
    아무래도 호르몬 영향도 있겠죠?

    저는 일본이고 주위에 아무도 없어서.. 남편 혼자 미역국 끓여오고, 돈족탕 끓여오고..
    일본은 면회시간이 오후2시부터 8시까지라서.. -_-;
    거의 혼자서 다 해야했어요..
    퇴원하고도 조리원이 없는 나라인지라..
    남편과 둘이서 열심히도 했네요.
    울 남편 다 잘해줬는데.. 퇴원한 다음날 너무 피곤해 늦잠자서..
    제가 울면서 밥 좀 달라고 깨운 기억이.. (온몸은 붓고, 모유수유하니까 배는 고파서 죽을 지경인데 움직이긴 힘들고.. ㅠ.ㅜ)

    아직도 그거 하나 서운한데 다른 분들 적은 거 보니.. 저희 남편은 천사급이었네요.

  • 13. 아줌마
    '12.8.3 12:28 PM (58.227.xxx.188)

    애 낳고는 남편이 엄마보다 더 편하던데요.

    생리대패드도 갈아주고... ^^;;; 뭐 피차 볼거 다 본 사이니...
    암튼 평소엔 손하나 까딱 안했던 남잔데... 애 낳고는 잘 했어요.

    남편분한테 그러세요. 산모한테 남편은 '살아있는 리모컨'이라고! 말하면 재깍재깍 움직여야지...어디 쏙쏙 빠져나가고 얌체같이!!
    둘째때 또 그러면 국물도 없다고 하세요!

  • 14. 죽을때까지
    '12.8.3 12:37 PM (211.108.xxx.154)

    못잊을것같아요
    저보다 더한경우의 일 당하신분들 사연보면서
    난 그보단 낫잖아 하며 제 맘을 토닥이곤합니다
    내가 가장 힘들때 기대고 위로받을수없는 사람이
    내남편이라는 사람이라는걸 깨달은후로는
    어디 두고보자 너도 당해보면 그땐 내심정알겠지
    하는 마음도 가슴한켠에 두고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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