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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결혼하기 어려운 사회의 모습 단상

.. 조회수 : 2,879
작성일 : 2012-07-30 16:08:49

요즘 세상에선 결혼을 기피한다고 들었습니다. 남녀가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이 '같이 있고 싶다'는 마음으로 발전하고, 마음이 친밀해지는 것처럼 육체가 함께 친밀해지고, 그리고 둘 사이의 사랑의 결실로 아이가 나오고 하는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결혼관'으로 비춰지는 것은, 제 안의 보수성이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랑이란 걸 뜨겁게 겪고, 그 사랑의 결실로서 이뤄진 결혼' 을 한 사람으로서의 체험입니다.

그러나, 이 자연스러움에 '조건'이라는 것이 끼기 마련입니다. 하긴, 결혼이란 것이 이른바 정략이란 것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역사 또한 오래됐지만, 현대에는 그것이 특수한 계층들 뿐 아니라 모든 일반인에게까지 확산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른바 '스펙'을 중요시하게 되는 결혼, 내가 너를 사랑하기에, 그리고 너도 나를 사랑하기에 이뤄지는 결합이 아니라 '네가 얼마나 가졌느냐' '나는 이만큼 가졌다' 가 기준이 되어 이뤄지는 결혼. 이것이 물론 결혼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큰 욕망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결국 근본적인 결혼의 이유라 할 수 있는 '사랑하고, 사랑받는 가운데 만들어지는 가족의 틀'로서의 결혼생활을 근본적으로 파괴합니다.

 즉, 이렇게 결혼이란 것이 '사랑의 결합'이 아니라 '신분의 결합'수준까지 갈 경우, 결혼이란 생활 자체가 부익부 빈익빈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인간에게 가장 근본적인 욕구중 하나인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는 충분히 충족되지 못하고, 이를 채우기 위해 일어나는 일들이 불륜일 겁니다.

혹시 영화 '건축학 개론'을 보셨습니까? 현대 사회에서 결혼이라는 것이 성공적이지 못하고, 그것이 사랑이 배제된 결합임을 여주인공은 이 독백으로 말합니다. "다 *같아, 다 똑같아 씨바" 결혼이 쉽지 않은 사회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것이 직업간의 소득격차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떤 일을 하던, 생활이 영위되고 재충전을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죠.

직업이 그대로 신분을 규정해 버린다면 이른바 쌓은 스펙이 없는 사람들은 결혼이라는 권리도 박탈될 수 밖에 없습니다. 혹여 이런 것들을 무시하고 애정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돈 걱정에 아이도 가질 수 없는 사회가 된다는 것은 ......... 우리가 만나 사랑하고 결혼한 것이 고마운 일이었다는 마음이 듭니다.

늘 그렇듯, 가족은 내 삶의 추동력이었고, 내 삶의 방향타였습니다. 가족이라는 돛이 있기에 나는 추동력을 받은 배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고, 힘든 바람이 불 때는 항구가 되어 주었고 닻이 되어 주었습니다. 함께 살면서 부딪힐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면 누군가가 양보하거나 타협하면서, 내 자신을 조금씩 갈아 나가는 지혜도 배웠습니다.

 그 지혜가 나올 수 있는 바탕엔 '우리가 사랑한다'는 전제가 있었습니다. 결혼이 이뤄졌다 해도, 사랑이 충분히 전제되지 않으면 가정은 쉽게 불화를 겪고 깨지게 됩니다. 아마 많은 가정들이 쉽게 깨지는 상황의 뒷면을 살펴보면, 결혼 자체부터 사랑이 아닌 조건으로서 맺어졌다는 상황이 전제되고 있을 겁니다. 그런 결혼 생활에서는 서로에게 바라는 것은 많아도, 서로에게 뭔가 주려고 하진 않습니다. 결혼 생활은 어른이 되어가면서 지혜를 함께 쌓아가는 과정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IP : 211.171.xxx.156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7.30 4:10 PM (188.99.xxx.88)

    사랑하고 연애해서 결혼하게 된 게 오히려 최근 아닌가요?? 옛날엔 무조건 집안 대 집안이었지 자유 연애로 결혼 안했죠.

  • 2. ,,,
    '12.7.30 4:12 PM (119.71.xxx.179)

    다시 점점 집안대 집안으로 가는추세.. 연애를해도.. 그 안에서..

  • 3. 사람이니깐 생각이
    '12.7.30 4:13 PM (121.141.xxx.125) - 삭제된댓글

    그런데.. 이젠 인구 좀 줄여도 되지않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사람이 너무 많아요. 욕망은 커지고. 지구도 한계가 있겠죠.

  • 4. 사람이니깐 생각이
    '12.7.30 4:15 PM (121.141.xxx.125) - 삭제된댓글

    애를 많이 낳으면 오히려 각 아이에 대한 소중함이 덜해진대요.
    근대의 개인주의가 탄생한 계기가 피임의 발달로 산아제한?이 가능해지면서 부터 아닌가요?

  • 5. 판도라의 상자
    '12.7.30 4:17 PM (183.91.xxx.35)

    사랑으로 결혼을 해도, 세상물정에 눈을 뜨고 보니
    오히려 내가 벌거벗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남편과 사랑으로 맺어졌어도, 이제는 다시 남편과 나를 세상 속
    조건으로 바라보면서, 관계를 머릿속으로 재정립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는...
    뭔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랑이라는 자체가 굉장히
    불안정한 감정으로 생각된다는 말이죠.
    내가 가진게 없으면, 아프면 남편에게 기대도 될까라는 생각같은거..

  • 6. 몇십년간
    '12.7.30 4:17 PM (112.152.xxx.173)

    여자들이 엄격한 시집 문화같은것에 부담을 느껴 결혼을 기피했다면
    요즘은 남자들이 과중한 부담감때문에 기피하는것같아요

  • 7. ---
    '12.7.30 4:26 PM (188.99.xxx.88)

    사실 잘난 여자들 늘어나는 만큼 더 못난 남자들이 늘어난 건 당연.
    차지할 수 있는 좋은 직장은 그 수가 정해져있는데 남자들이 맡던 좋은 자리 일부가 여자들이 취했으니까요..

    쉬운 예로 의대 법대 과반수는 여학생인 현실이니 사실 여자, 남자 걸맞게 짝 매칭하기도 어려운 건 당연한 인과 관계아닌가요. 잘난 여자는 여자대로, 못난 남자는 남자대로 걸맞는 짝 만나기 힘드니까요. 이럴 수록 오히려 연애해서 결혼해야 하는데 쉽지 않죠.

    (능력없는 ) 남자들은 오히려 1부1처제도가 유리해요. 그렇지 않으면 능력남이 여자들 여럿 거느리는 승자 독식 됩니다. 남자들이 부담스러워서 결혼을 기피한다기보다는 결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

  • 8. 저도 직장인이지만
    '12.7.30 4:43 PM (121.141.xxx.125) - 삭제된댓글

    지금 이미 승자독식이 되고있어요.
    흠.. 몸파는 여자들도 돈있는 남자에게 파는거니까.. 승자독식?
    가난한 남자한테 시집가서 고생하면서 살려는 여자들도 점점 줄어들고
    그냥 얼굴 몸 좀 반반하면 그런쪽의 밤일?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워낙 여자들이 할 수 있는 사무직 일이 박봉이기도 하고.

  • 9. 천년세월
    '18.9.2 3:56 PM (39.7.xxx.52)

    결혼제도에 대한 깊은 사색이 엿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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