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를 춤추게 하는 아들

행복이란 조회수 : 2,365
작성일 : 2012-07-28 14:45:51

제평생 가장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 누군가의 삼시세끼를 책이져야 하는 거랍니다...

일단 제가 별로 먹고싶어하지 않는 식성의 소유자라서요...

제맘대로 살라면 한끼는 아주 간단히 한끼만 입맛에 맞게 제대로...

이렇게 먹고 살면 딱 좋겠습니다...

더구나  제가 아침에 잘 못일어나는 저주받은 아줌마입니다...

그런 제가 아들만 둘입니다...저는 친정에 딸만 셋입니다...

저희 아버지도 뭘 많이 드시는 분이 아니셨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저토록 뭔가를 많이 먹는 사람(?) 인간(?) 은 정말 처음 겪어 봅니다...

게다가 남의 아들들은 아침밥을 못먹겠다고 거부하여 엄마들이 한걱정 하던데...

심지어 저도 중학교 이후로 아침밥을 거의 먹지 않고 살아온 인생인데...

우리아들들.... 아침밥 꼬박꼬박 먹고다닙니다... 그것도 밥으로만...

아흑!  자식입에 밥들어가는거 보는게 엄마의 행복이지요.. 암요 암요...

 

 

게다가 제가 별로 많이 먹지는 않지만... 입이 까다롭습니다...

김치도 직접 담궈야 하고... 인스턴트 먹이지 않고... 그렇게 키웠습니다...

정말 저질스러운 체력으로... 직장도 다니면서...

 

남편은 음식을 해주면 별 말이 없습니다... (그러면 맛있는거랍니다... )

가끔 한마디 하죠... 좀 달다... 아니면 좀 짜다... (이런...!!!!  맛있으면 말하고 그런건 좀 참으면 안되냐?)

 

그렇게 우여곡절속에 허덕허덕 먹여 키운 아들이 이제 군대까지 가서 병장이예요...

아들두놈다 지 아빠 닮아서 다정하거나,,, 조곤조곤 얘기를 해주거나 그런짓은 절대로 안합니다...

 

근데 어제 휴가나온 아들놈의 한마디가 저를 춤추게 하네요...

이른 저녁밥을 먹으면서 아주 무심히 한마디 합니다..

"이 열무김치 엄마가 한거예요?"  "그럼 언제 엄마가 김치 사다 먹는거 봤니?"

"엄마만큼 음식하는게 쉬운 일은 아닌가봐요... 다니며 먹어봐도 .. 엄마밥상만큼 맛난데가 별로 없어요"

 

아후... 이십삼년의 힘듦이 싸악 날아가는 것 같은 순간이네요...

 

맨날 제가 "맛있니? 맛있지?" 뭐 이러고 살던 가족들이라서... 그 한마디에... 마냥 행복하네요...

 

그렇지만 쿨한척 대답합니다.  "그러니?  그럼 엄마 밥장사 해볼까?"

 

 

 

"안돼요!  엄만  많이 하는거 못하잖아요...." 

 

ㅠㅠ 네...  전 음식 많이하는거 못합니다....

 

여러분... 우리모두  가족에게 립서비스 아끼지 말고 하자구요... 이리 좋은걸...

 

IP : 115.137.xxx.22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7.28 2:58 PM (112.161.xxx.222)

    이쁘고 듬직한 아드님이시네요.
    맘껏 행복하십시요.
    고생 많으셨어요^^

  • 2. 이십 삼년
    '12.7.28 2:58 PM (203.171.xxx.65)

    되면 그런 말 들을 수 있을까요?
    아~ 그럼 전 팔년만 기둘리면 되요^^

  • 3. 두고두고
    '12.7.28 3:04 PM (220.84.xxx.155)

    너무 기분좋은 글이네요~

  • 4. 현재
    '12.7.28 3:14 PM (58.126.xxx.105)

    아들녀석이 군대 가더니 드디어 원글님 아들과 비슷한 말을 하더군요.

    고로 남자는 고생을 해봐야~~~~~ㅋㅋ

  • 5. EBS
    '12.7.28 3:43 PM (121.124.xxx.58)

    어제 갱년기프로에서 그러더군요
    애들이 다크고나면 그냥저냥 먹는다고....
    좀 서글펐어요 그말이
    저두 비슷한 연배인데 옆지기한테최선다하려구요
    그럼 저에게도 그렇게되는것이겠죠

  • 6. 아들이
    '12.7.28 4:05 PM (125.135.xxx.131)

    철이 들어 왔네요..
    우리 아들은 아직 철 없고..
    고기 반찬 없으니 반찬 없다고 아까 투정했어요.
    그래서 소고기 동생분 남겨 둔거 반 구워줬네요.
    저는 왜 이럴까요..
    제가 우리 애들 만 할땐 나는 내 밥 스스로 차려 먹었는데..지금 나는 이렇게 맨날 밥 상 차려주고..

  • 7. 해바라기
    '12.7.28 4:57 PM (211.36.xxx.14)

    군대갈때까지 기다려야하나요이제중3인데 ㅠ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9200 너무 예쁜 옷인데..작..다...! 5 아까비 2012/08/07 1,672
139199 82에는 전국의 막장 시어머니 다 모여 있는 듯.... 27 파란나무 2012/08/07 3,709
139198 내 친구 별명이 "계좌불러" 있어요 36 .. 2012/08/07 14,762
139197 아이가 많아서 좋은 점 한 가지씩만 말씀해 주세요. 7 셋째 2012/08/07 1,818
139196 샐러드 레시피 괜찮은 요리책 추천해주세요 1 샐러드 2012/08/07 1,244
139195 가리비 1키로 얼마하나요? 1 2012/08/07 1,870
139194 박근혜 이 여자, 가만보니 MB뺨치겠네요.. 15 바람좋다 2012/08/07 3,469
139193 아무리 어려도 인성이 아닌 아이와는 안 어울리는게 맞겠죠? 6 동네 아이들.. 2012/08/07 2,005
139192 우울증인가요? 돼지토끼 2012/08/07 1,113
139191 피부과 or 피부관리실.. 어떤게 좋을까요? 한달에 2번.. 2012/08/07 895
139190 물치항 횟집의 이상한 계산 4 휴가 2012/08/07 5,941
139189 쇠독 정말 독하네요. 4 와이어 2012/08/07 4,283
139188 카이스트 대학원생에게 수학과외 받는 거 어떨까요? 10 중학맘 2012/08/07 5,806
139187 (도움요청)남산에서 성남 어떻게 가나요? 5 휴지좋아요 2012/08/07 899
139186 전력예비율 3.9%네요 3 코콩 2012/08/07 1,101
139185 내 남편도 인간관계 없어요 7 나도 2012/08/07 3,479
139184 운동선수는 운발이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4 ... 2012/08/07 2,328
139183 앞니 충치 레진 가격이 어찌 되는지요? 1 레진치료 2012/08/07 8,389
139182 초딩 여자애들의 말싸움처럼. 1 말싸움. 2012/08/07 897
139181 화성인에 나온 생식녀.. 강의비가..;; 6 .. 2012/08/07 4,931
139180 시판소스로 간단 오이미역냉국 만드는방법.. 7 나도 2012/08/07 2,058
139179 맞춤법에서의 조사 5 맞춤법 2012/08/07 711
139178 민속촌에서 500명 얼음땡 놀이한대요 ㅎㄷㄷ 4 처음봄 2012/08/07 2,173
139177 인간관계는 적금붓는거 같아요 1 저축 2012/08/07 1,857
139176 중도 상환 수수료에 대해 여쭤요 3 절약 아짐 2012/08/07 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