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렇게 나이먹고 싶다...

...... 조회수 : 2,687
작성일 : 2012-07-23 18:05:16

전 이제 82에서는 새색시 축에 드는서른 중반이에요...

지난 토요일 오전에 감기 걸린 애기 병원 데리고 가려고 남편이랑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항상 눈인사만 하고 저희 애기 이뻐라 해 주시던 탑층 아주머니께서 먼저 타고 내려오시던 길이었어요.

나이가 대략 오십 중후반정도 되어 보이는데
숱 많고 힘있는 머리카락(ㅠ_ㅠ 여기서 이미 안되는군요)을 멋있게 커트를 치셨어요.
염색을 안 해서 반백에 가까운데도 머리숱이 많으니 다 커버 되더군요. 

어쨌거나 저쨌거나 제일 눈에 띈 부분이..

빳빳하게 풀 먹여 곱게 다듬은 한복 치마저고리를 날아갈 듯 입고 계시는데
아.. 정말 고우시다.. 감탄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여름이니까 가뜬하게 복사뼈까지만 오는 통치마로 편리함까지 더해서
안동포보다는 좀 올이 굵다 싶은 삼베를 저고리는 눈부신 흰색, 치마는 스님들 옷과 같은 재색으로 잔잔하게...
같은 색깔 가방도 들고 계신 걸 보니 절에 가시는 것 같더라고요.

요새도 저렇게 삼베로 옷을 해 입는구나 , 저렇게 손많이가는 옷을 차려 입으시려면 얼마나 바지런하셔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적당히 나이들어가는 얼굴에 평온한 표정과 과하지 않은 화장, 기품있는 모습...
(피부도 고우세요;; 전에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가시는 생얼도 본 적 있음)


아.. 입성도 입성이지만 전체적으로 풍기는 분위기가 보통 내공이 아닌 거 있죠.

그러면서 하루하루 전쟁같은 육아와 직장생활과 살림으로 악다구니만 늘면서 정신이 번쩍 나는 게
이러다 나이먹으면 정말 심퉁맞은 진상 민폐 할머니만 하나 남겠구나...
싶더라니까요.. 아흑...

왠지 이상적인 노년의 모습을 보여주며 저같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잠시 현신하신 관세음보살님은 아니셨을까....

 뻘생각해 보았습니당. 아흐.. 글 마무리는 언제나 어려워용.. ☞☜
IP : 210.183.xxx.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7.23 6:09 PM (175.213.xxx.51)

    그림이 딱! 그려지네요.
    그런 분이 옆에 계시니 님도 그렇게 사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힘내세요^^

  • 2. ----
    '12.7.23 6:41 PM (94.218.xxx.170)

    저도 30중반인데 전 아직은 4,50대 분들이 시야에 들어오지는 않던데^^;;; 몇 년 지나 곧 40되겠지만요

  • 3. 우하하
    '12.7.24 8:15 AM (210.183.xxx.7)

    감사합니다. 덕담해 주신 분들 올 여름 5킬로그램씩 팍팍 빠지실 거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7553 가전제품은 엘쥐나 쌈쑹 전문매장에 가서 사는게좋나요? 5 질문 2012/08/10 1,021
137552 어제 지워질꺼라고 함 연옌글 정말 지워졌네요 ;;;; 2 ... 2012/08/10 1,707
137551 체중보다 남들이 날씬하게 보는 님들...사이즈 좀 알려주세요.... 6 .... 2012/08/10 1,590
137550 개발도상국에서 변화의 물결이 될 페달세탁기...진지하게 다시 생.. 황후화 2012/08/10 1,332
137549 라면도 5개가 아닌 2개나 3개면 좋겠어요. 19 1인용 2012/08/10 2,470
137548 에어콘을 도대체 어떻게 쓰시길래 전기요금 폭탄을 맞으시는지.. 28 ... 2012/08/10 6,419
137547 직장다니시는 어머님들..운동 공부 등은 어케 하세요?? 3 궁금 2012/08/10 1,391
137546 소고기 싸고 부드러운 부위는? 8 키크기 2012/08/10 6,520
137545 소~쿨 하신분 어떻게 해야 소우 쿨해 질수 있을 까요 4 2012/08/10 837
137544 녹조현상 걱정되서 정수기 관련 찾아보니 3 앤티 2012/08/10 1,720
137543 키위가 큰 걸로 한박스 어쩌나 3 다람쥐여사 2012/08/10 1,183
137542 도저히 못 찾겠어요....좀 찾아주세요^^ 스테이크 2012/08/10 475
137541 (미국) 친구에게 소셜넘버 받아서 유틸 설치하는거 굉장히 실례일.. 7 ... 2012/08/10 1,326
137540 사람이 피곤해요 4 우울하다.... 2012/08/10 1,449
137539 친정에 왔으니 쉬고싶다는 시누... 12 시어머니생신.. 2012/08/10 5,068
137538 커브스 가입비는 환불 안되는거지요? 5 꼭3개월로등.. 2012/08/10 10,604
137537 대전 지역 심리상담 잘하는 곳 있나요? 1 몽도리몽 2012/08/10 1,339
137536 어르신들 식사 대접에 좋은식당 추천요~ 칠순 2012/08/10 476
137535 거제 사는 그 분이요... 뒷담화 아님. 11 울라 2012/08/10 5,393
137534 노래방비가 40만원 나올 수 있나요? 10 38만원 2012/08/10 6,596
137533 지금 받은 전화가 4 사기전화? 2012/08/10 778
137532 매실에서 거품이 나요. 4 매실 2012/08/10 1,222
137531 카드결제 취소는 직접 매장에 방문해서 해야하나요? 5 질문 2012/08/10 5,790
137530 초등 5,6학년이 볼만한 미드 추천해주세요~~ 19 이혜영 2012/08/10 14,652
137529 지인들 상가집에 가시나요? 6 내가 나뻐 2012/08/10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