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이웃동네에 물건을 1000원에 파는 유명한 저렴한 가게에 갔었습니다.
이 매장은 엄청나게 크고 지하에 매장을 확장할 정도로 이용객이 많은 가게입니다.
(특정 상호를 노출하지 않으려고 저렴한 가게라고 칭했습니다.)
늘 현관문이 활짝 열려있었는데
오늘은 에너지 절약차원에서 에어컨을 켜고 문을 꽁꽁 닫아두었습니다.
보통 그런 가게는 문이 정문 두짝인 경우가 많은데
작은 쪽문 네개를 붙여놓은 모양이었고 그나마 출입구는 제일 오른쪽 쪽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가게는 특이한것이
그 출입구 안쪽 벽은 직각삼각형의 길죽한 끝부분 처럼 좁아져있었습니다.
글로 설명하니 어렵네요..
문을 열면 앞이 트여있어야 하는데
오른쪽이 약간 사선으로 비스듬히 벽이 튀어나와 있어서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몸을 왼쪽으로 틀어야 합니다.
저는 그곳에 들어가기 전에 시장에서 구매한 물건이 있어서
오른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왼손으로 문을 열고
걸어들어가면서 오른쪽 사선으로 비스듬한 벽에 부딪힐까봐
신경쓰면서 시선은 앞을 보면서 왼손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에너지 절약한다고 문닫아놓은 곳이니 문을 잘 닫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잘 닫았습니다.
그런데 그순간 왼손 검지손가락 두번째 마디가 문틈에 끼었습니다.
문은 샤시로 된 문이었이서 손가락이 잘리는듯 아팠고
손가락 한쪽은 껍질이 벗겨졌고
한쪽은 콕 찍혀서 살갖이 조금 패이고 피가났습니다.
문닫다가 다쳐서 아프고 피가 나는데
매장 직원은 괜찮냐고 묻지도 않고
문 잘닫으면 괜찮은데.. 소리만 합니다.
일단 피가 나니까 대일밴드나 휴지를 좀 달라고 했는데도 빨리 안주길래
카운터에 가서
지금 여기 들어오면서 문닫다가 피가 나니까 휴지라도 좀 주세요 라고 했습니다.
카운터엔 이십대 초반 어린 여직원 당황한듯 아무말도 하지 않습니다.
제가 다칠때 목격한 직원도 알바인지 사십대 아주머니였습니다.
매장에 사장님이 있었다면
가서 이야기 하려고 했었는데
사장님 처럼 보이는 사람도 없었고
손가락이 부러진것도 아니고 문에 껴서 다친것으로 사장나와라 하는것도 좀 그런것 같아서
피나고 통증으로 얼얼한 손가락을 휴지로 감싸서 꼭쥐고는 매장 구석에 가만히 서있었습니다.
아까 매장에 있던 직원에게 이렇게 다친거 제가 처음인가요 물으니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 구조상 저말고도 많이 다칠 구조인것 같아서
매장구석에 서있으면서 출입문을 자세히 쳐다보니
들어오는 사람들이 저처럼 문을 확실하게 닫지않고
문을 열고 몸이 들어오는걸로 끝이었습니다.
문이 덜닫히는지 확인도 안하고 그냥 슥 들어오는 겁니다.
저도 남들처럼 그랬더라면 안다쳤을껀데
괜히 남의집 냉방 걱정해주면서
문 꼭 닫아주려고 하다가 다치다 보니 억울한 생각이 듭니다.
집에와서 남편에게 이야기를 하니
그냥 가만히 있었냐고.. 가서 따졌어야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카운터 아가씨한테 뭘 따져야 하는지...
알바 아주머니 한테 뭘 따져야 하는지..
이정도 상처로 사장님 오시라고 해야는지...
다쳤으니까 병원비 물어내라고 해야되는건지...
막상 받아봤자 병원비 만원인데 그거받자고 거기서 열내야 하는건지...
그랬더니 남편은 사과라도 받아야지..라고 합니다.
사과받자고 내가 화를 내면 내가 진상떤것 밖에 더되겠나...라고 하니까
그건 그렇네..라고 합니다.
여러분.. 저는 이런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집에 와서 약바르고 대일밴드 붙여놨습니다.
상처는 곧 아물겠지만.. 마음은 억울하고 서운하고 그렇네요..
그 매장 앞에 초등학교라서 애들도 많이 드나들텐데
애들 손가락이면 더 크게 다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니
제가 그 사장에게 문구조를 바꾸시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오만생각이 다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