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아빠가 문자로 시를 보내주셨어요. 뻘쭘^^;

아줌마 조회수 : 2,069
작성일 : 2012-07-21 00:16:11
그저께 친정에다녀왔어요
아빠는 집에 안계시고
엄마랑 식사하고 제아들둘과 과일먹는데..
저희 세돌된 둘째가 천도복숭아를 형아처럼 크게한입베어물다가 잘안되서 여러번시도했거든요.
그러다맛이없었는지 그만먹고 지가냉장고에넣어놓았나봐요. 나중에들어보니
이빨자국이 마구 나있는 작은 복숭아를 보며 아빠가 많이웃으셨대요. 너무예뻐서요. 그러고선 저한테이런 긴문자를 보내셨어요^^;

천도복숭아 이빨자국 형아따라하다 못내
안쓰럽다. 예쁜 흉터.
복숭아는얼마나간지러윘을까
착한복숭아 이쁘게 참았지요
냉장고에곱게모셔둔복숭아에
아리아리수놓은 이빨자국
오래토록잊지못할 사랑스러운 그 자국.

원래 책도많이읽으시고
동창모임에서 한잔하셨겠다 느끼신대로 읊어서 제게 보내신것같은데
약간 부담스러우면서도 재밌기도하고 평소 아빠가 아닌것같아서 어색하기도하고 그렇네요.^^
아빠도 많이늙으셨는데,
요즘도 살짝 애증의 감정이 있는지라 문자를받고 묘하네요..

이렇게 끄적거리고있긴하지만,
글이 요점도없고..부끄럽지만 불쑥 글을 맺습니다.
행복한주말보내세요.
IP : 110.70.xxx.23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2.7.21 12:19 AM (121.130.xxx.7)

    어우~~~~ 진짜
    이런게 시지 뭐가 시예요.
    아버님 시인이십니다. 멋져요.

  • 2. 아줌마
    '12.7.21 12:22 AM (110.70.xxx.237)

    그런가요?^^
    글올리고 생각해보니 아빠가 갑자기 감정적거리를 너무좁혀오셔서 제가좀당황한거같아요. 손주들에겐 끔찍하시지만.. 저와동생에겐 이런저런 상처도 많이주셨거든요. 그래서 마냥 멋지다 행복하다 이런생각이 안들었던거같아요.^^;

  • 3. ...
    '12.7.21 12:32 AM (180.228.xxx.121)

    맞아요.
    이게 바로 시입니다.
    생활시
    고로 친정 아버님은 시인이십니다!

  • 4. Ds
    '12.7.21 12:50 AM (218.52.xxx.130)

    친정아버지 일흔 넘으셨고 얼마전 문자 가르쳐드렸어요.. 일상 중 느끼는 감상을 문자로 보내주시는데 감동이지요..우리아버지도 이런 감수성과 문장력이 있다니 하고 놀라고 있어요 답문자 보내면서 눈물이 줄줄 흐르죠..

  • 5. 짱스맘
    '12.7.21 1:09 AM (182.215.xxx.89)

    부모님이 늙고 계신다는 증거네요.
    우리도 우리 자식에게 완벽한 부모 아니듯
    부모님도 우리 키울 때는 모르셨겠죠.
    삶이 고되서, 또는 부모그릇이 작아서...
    그러다 세월 흘러 그 자식이 또 자식을 낳으니
    못했던 사랑 고이 고이.. 그래서 내리사랑이라 하는게 아닐까요?

  • 6. 남자들이..
    '12.7.21 9:25 AM (218.234.xxx.51)

    40, 50대.. 심지어 60대까지도 남자들은 자신의 가능성에 대해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지요. 아직 기회를 못만났을 뿐, 자기가 큰 업적(돈벌이 포함)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그래서 어떨 땐 가족도 짐처럼 여길 수 있고 바깥으로만 돌다가 할아버지 나이가 되고 나니 그제서야 내 가족이 눈에 들어오나봅니다.

  • 7. 부럽다
    '12.7.21 11:11 AM (175.208.xxx.91)

    아버지가 낭만파시네요. 멋진 아버지세요. 자기자식키울때는 기대치가 너무 높아 사랑주는것을 엄격하게 하기만 하는것같아요. 그러다 손자가 태어나면 자식한테 표현못한 사랑을 마구마구 쏟는거지요.
    복숭아에 간지러운 흉터 내놓은 아기도 귀엽고 복숭아 한개에 그런 이쁜 표현 하신 아버님도 멋지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3676 이번 "영국인으로 자랑스럽다” 파문을 보면 5 국적은 중요.. 2012/07/31 2,575
133675 비디오테입 택배로 보내면 파손 될까요? 1 택배 2012/07/31 519
133674 저 휴가가 일주일이 넘는데 집에 그냥 있어요. 12 ㅠㅠ 2012/07/31 3,288
133673 티아라에 묻힌 한국항공우주산업 매각 10 뭐든지 매각.. 2012/07/31 1,776
133672 일본은 판정번복도 다 통하네요 3 우유빙수 2012/07/31 1,494
133671 나이들면 긴생머리는 왜 안어울릴까요? 31 나이 2012/07/31 17,197
133670 코스트코 구매대행 코바로 이용해보신 분들 계신가요?? 4 코스트코 2012/07/31 13,193
133669 부모사이 관계가 안좋아 가출하는 청소년문제 심각 2 부모사이 2012/07/31 1,628
133668 발목 인대 부상 3주 넘었는데.. 12 꼬옥 2012/07/31 9,902
133667 금융권 민영화ㆍ매각 난항…차기정권으로 넘어갈듯 外 7 세우실 2012/07/31 1,209
133666 티아라 질 나쁜 애들. 돌려가며 왕따질 3 제생각 2012/07/31 2,459
133665 여성은 소득 적을수록 비만율 높아 17 이유가 궁금.. 2012/07/31 3,197
133664 도와주세요! 흰 블라우스 얼룩제거ㅠ ㅠ 3 글로리데이 2012/07/31 7,169
133663 인천공항 민영화반대 --이해하기 쉬운 기사 찾았어요 2 이해쉬운 2012/07/31 1,367
133662 종아리 튼살 치료할수있을까요? 1 ... 2012/07/31 2,046
133661 임대한 곳의 재산세는 누가 내는 것인가요? 10 궁금합니다 2012/07/31 2,319
133660 거짓말 하고 늦게온 아들..제가 좀 과한가요? 9 올가 2012/07/31 1,761
133659 방법 좀 알려주세요 알라딘 2012/07/31 599
133658 바보된 기분 2 눈가리고 아.. 2012/07/31 984
133657 효민이랑 지연인 왜 가만 있는 거죠? 16 거참 2012/07/31 10,433
133656 박태환 선수 은메달이라뉘!!! 14 감격 2012/07/31 3,305
133655 영월에 괜찮은 숙박업소 있으면 추천좀해주세요 ㅠㅠ 7 ... 2012/07/31 2,377
133654 7월 31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2/07/31 512
133653 인천공항 매각 반대!!!!!!!! 18 클릭 미~ 2012/07/31 1,306
133652 싸이랑 박정현이 부른 '어땠을까' 노래 무지 좋네요.. 8 제이미 2012/07/31 2,5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