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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추적자,이명박 그리고 안철수

mydrama75 조회수 : 2,013
작성일 : 2012-07-04 17:41:18

현재 12회까지 방송된 '추적자'(11회까지만 보았네요.)는

시대를 살피는 작가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수작입니다.

카리스마적이고 놀랍게 가면놀이를 하는 재벌가 사위 강동윤을 보며

전 5년전 우리 손으로 뽑은 현 대통령을 생각했습니다.

그가 자신의 꿈을 위해 살인을 자행한건 아니지만

그 정치인의 이미지 혹은 자산과 그에게 투사된 대중의 욕망을 들여다보면

비약도 아닙니다.

(이 드라마가 다음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비록 선거 직전은 아니지만-
방송된다는 건 꽤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드라마의 메시지가 얼마나 전달되었을 지는 모르지만요.)

경제대통령을 표방하며 대중의 잘살고 싶은 욕망위에 집권했지만

그는 돌아보면 '가진 자들의 대통령'일 뿐이었지요.

허울좋은 명분을 들어 추진한 대형토목사업 '4대강 사업'은 토목재벌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방편에 불과했고

그는 서민을 위해 제대로 된 복지를 할수 있도록 세수를 확충하기는 커녕

1퍼센트의 국민을 위한 감세정책으로 나아갔죠.

강동윤이 '커다란 마차가 달리다보면 벌레 몇마리 쯤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한 것처럼

그에게 중산층도 되지 못하는 서민들은 그저 '선거 때 표를 주는 사람'일 뿐이었을 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가 날카롭게 포착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는 바로 재벌이 흐리고 있는 사회의 공기입니다.

한오그룹으로 상징되는 재벌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사회 곳곳에 자신들의 장학생을 포진시키고 온갖 당근들로 자기네 사람들을 만들며

로비를 하고 사찰을 하고 위험인물들은 매장시킬 시도도 하고 남을 것입니다.

법 위에 그들이 있으며 그래서 법질서는 왜곡됩니다.

어느새 부당한 바람이 불어 올 때 풀들을 지켜달라고 만든 법관들은 풀보다 빨리 눕죠.

'사람들은 한오그룹을 뒤에서 욕하면서 한편 자신의 자녀가 한오그룹에 입사하면 자랑하기 바쁘다'고

서회장은 냉소했지만

과연 그럴까요,

그 대중의 부도덕한 이중성이 문제일까요,

부의 조성과정이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일까요,

서회장의 태도처럼 우리 사회의 부자들의 문제는 자신들의 부가 오로지 스스로의 힘으로 일궈낸 것이라 믿는

오류에서 온다고 봅니다.

그래서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처럼 겸손하고도 당당한 부자들이 드문 것이겠지요.

그들에게 사회환원은 눈가림이며 이미지메이킹에 불과합니다.

건전한 상식을 갖지 못한 거죠.

그리고 이 드라마는 재벌이 부를 세습하는 과정에서의 어둠을 잘 보여주기도 하죠.

많은 재벌들이 그렇듯 서회장은 오로지 친자식에게만 기업을 상속하려 하지만

아들 영욱은 그 세계에 썩 어울리는 사람도 아니며

그래서 안심이 안된 그는 무리해서 유상증자를 시도하게 되죠. 경영권 방어를 위해,

그것이 문제가 되자 책임을 지는 것은 수족처럼 부리던 계열사 사장단입니다.

영욱은 꿈과 사랑을 잃어야 했고 지수는 사랑하는 사람의 몸뚱이만 갖게되며

아버지를 닮은 그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아버지와 오빠와 등지게 되죠.

아버지는 그 기업을 지키기 위해 딸을 버립니다.

막내 지원이는 아버지가 만들어준 성바깥의 진실을 알게 된 후 아버지를 부끄러워 하게 됩니다.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우리의 욕망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만은 부와 힘을 가질수있게 하고 싶은 것,

그런 것이죠,

백수정양의 비극 같은 일은 내 아이의 문제만 아니면 되고

아니 그건 우리와는 상관없는 아랫동네 사람들의 한심하거나 좀 딱한 현실일 뿐입니다.

그런 이기심들이 지난 대선과 이번 총선의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이번 대선도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결과를 떠나

이 드라마를 보며 안철수란 사람의 가치랄까 비젼을 새삼 생각해봅니다.

어쩌면 문국현에게도 비슷한 걸 기대했겠지요.

천민자본주의가 아닌 건전한 상식이 자리잡은 그런 자본주의,

그래서 그 자본의 이해가 사회 전체를 왜곡하지 않는 그런 사회.

'욕망의 불꽃'의 윤나영이나

(이 드라마 속의 한오그룹과 '욕망의 불꽃'의 대서양그룹은 좀 겹쳐져 보입니다.

대서양그룹의 김태진회장과 윤나영, 한오그룹의 서회장과 강동윤의 구도도 묘하게 닮아 보이기도 하구요.

정하연 작가는 그룹 내의 재벌가 사람들 사이에만 포커스를 두었다면

박경수 작가는 그 재벌을 둘러싼 욕망과 영향력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병들게 하고 있는지를 거시적으로 보여줍니다.)

강동윤 같은 괴물을 만들어 내지 않는 그런 세상.

(이명박은 자신의 성공이 오로지 자신의 재능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그에게 투표한 대중의 욕망과 같은 욕망으로 살아온 사람이라면

안철수는 자신이 일으킨 회사가 있다해도 아들이 원하면 시인의 길을 가게 할 사람이죠.^^)

그래요. 설사 안철수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5년 사이에 많은 것이 바뀌지는 못할 것이며

다시 새누리당이 집권하면 말짱 도루묵 되겠지요.

수십년은 지속되어야 새로운 질서와 상식이 자리잡을테니까요.

여튼 이 잘만든 드라마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IP : 220.120.xxx.12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잘 읽었습니다
    '12.7.4 8:56 PM (218.159.xxx.194)

    글을 잘 쓰시네요.
    저도 공감합니다.
    이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을 디테일하게 눈앞에 보여주니 대강 짐작하고 있는 일들이지만 더 실감나네요.
    그리고 안철수씨 개인적으로는 바른 사람이겠지만 (누구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치판에선 아무리 대통령이라 해도 개인은 자신의 뜻을 제대로 펼 수 없을 거라는 걸 드라마 보고 새삼 느꼈습니다.
    저는 이 드라마가 특히 기업이, 돈이 사실은 정치판도 좌지우지한다는 걸 실감나게 보여주는 게 더 인상적이었어요.

  • 2. ...
    '12.7.4 9:38 PM (121.162.xxx.159)

    좀 오래 살다 보니, 財生官, 官生財 라는 말이 진리인가부다...합니다. 결국 정치와 기업, 돈은 뗄래야 뗄수 없는 관계인게, 정치란게 결국 사람 모아 일을 도모하는 것인데, 돈 없이는 불가능하죠. 동네 친목회도 돈으로 굴러가는데, 국가를 움직이는데 돈이 얼마나 어마어마하겠어요? 그걸 무조건 깨끗하게만 해서 될 일인가 싶어요. 어느 정도는 눈 감아줘야하는데, 그 정도를 넘어가는 무리들이 있으니 거기서 부정과 부패가 태동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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