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어제밤에..길에서 아이를 심하게 다그치는 분을 봤어요.

11 조회수 : 2,387
작성일 : 2012-06-26 21:10:11

어제밤에 운동다녀오는 길 제 시야에 큰 소리가 나서 주목하게 되었는데요.

길가 횡단보도 앞에서 엄마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딸애를  혼내고 있었습니다. 딸아이는 커봤자 초등학교 2~3학년?

그런데 그 주위로 쌍둥이로 보이는..3~5살 사이 아이가 아슬아슬하게 놀고 있더라구요.(제가 아이가 없어서 나이를 잘 몰라요. 어린아기였어요.)

 

근데 너무너무 놀랐던게 애엄마가 딸애를 다그치는 이유였어요.

"왜 애 똑바로 안보냐. 애는 한순간에 잘못될 수 있다. 눈을 어디에 뒀냐" 등등. 제가 말을 잘 못 옮겨 그 욕지기가 섞인 격한 말투와 억양이 잘 표현이 안되지만 삿대질을 코앞에 대고 심하게 하고 주위 사람이 한번씩 고개 돌려 쳐다볼 만한 소리였습니다.

같이 있던 과묵한 남편조차 교양없다고 할정도였어요...

 

제가 놀랐던 건..애는 애엄마가 봐야하는거 아닌가요?커봤자 초3~4인 여자애가 무엇을 안다고 말 안듣는 아이 안봤다고 그렇게 크게 혼나야 했을까요. 그 여자애가 빈손도 아니었어요. 양손에 과일박스를 들고 있었어요. 순전히 말로 그 쪼끄만 아이를 케어해야 하는 입장이던데요...

남동생들은 암것도 모른체 볼라드 주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잡기놀이 하고 있었구요. 그자리에서 큰애 혼내는거보다 횡단보도앞에서 애나 잘 보시지...본인도 잘 못하시면서...

 

집에 오는 길 왠지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 애는 평소에도 육아를 엄마와 나눠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요. 그 여자아이가 너무 안쓰러웠어요.

 

다시 생각해도 울컥하네요. 길에서 그렇게 큰 소리로 모질게 혼낼 정도면 집에선 어땠을까 싶고...

그렇게 크게 혼나던 와중에 울지도 않고 멍하니 먼산만 보던 그 여자아이 얼굴이 자꾸 아른거리고 마음이 아파요. 제가 누굴 불쌍해 할 주제는 아니지만...어제 본 그 모습은 단편적인 모습이겠죠?

제가 너무 오바하는 걸까봐 쓸까말까 했는데...만 하루가 지났는데도 멍한 얼굴이 떠오르고 안쓰러워요.

 

저도 아이를 기다리는 입장이고 하나던 둘이던 낳는다면...큰애가 여자애더라도 그렇게 하지는 않고 싶어요. 안해봐서 쉽게 생각하는 걸 수도 있지만요.

횡설수설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뭔지 모를 마음의 짐을 털고 싶은가봐요.

IP : 121.166.xxx.6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6.26 9:23 PM (147.46.xxx.47)

    보는이가 눈물이 날정도로 애를 심하게 다그쳤다니..진짜 어떤부모(엄마)인지 알만하네요.
    남편은 길에서 그렇게 큰소리가 나도록 더군다나 딸자식이 그렇게 길에서 혼이 나는데.. 말리지도 않고외면하는지
    엄마가 이성을 잃었으면 아빠라도 정신줄잡도록 도와줘야지 그게뭐하는짓인지..
    원글님 참말 놀라고 맘이 안좋으셨겠네요.ㅠㅠ

  • 2. 11
    '12.6.26 9:27 PM (121.166.xxx.61)

    아 남편은 저희남편이요^^;;;
    그쪽은 아주머니-큰딸-쌍둥이아들 이렇게 있었어요.
    길에서 그렇게 무안주면서 혼내는것도 보기 안좋은데 그 이유가 동생을 잘 안봐서라니...마음이 많이 안좋아요.
    다신 안볼사람들 그렇게 생각하는게 오바작렬인것 아는데 마음 한구석이 여전히 불편하네요.ㅠㅠ

  • 3. ..
    '12.6.26 9:36 PM (147.46.xxx.47)

    아 죄송해요(이놈의 난독증 용서를ㅠ) 저같아도 욕했을거같아요.
    그아줌마 진짜 그건 아니죠. 집에가서 혼내던가..
    그렇게 남 의식안하는분께서 안보는데선 또 얼마나 아이를 잡을까 걱정이 되긴하지만ㅠㅠ
    요즘도 그런 저학년 어린 아이에게 동생들 지키는 짐을 지우는 엄마가 있나보죠?그집 큰아이 정서가 온전할지 너무 걱정되네요..

  • 4. aaa
    '12.6.26 11:25 PM (218.52.xxx.33)

    원글님 저랑 같은 동네 사시나 했는데, 동생들이 남동생들이었군요.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도 잘해야 초등 2-3학년인 언니가 일곱살 쌍둥이 여동생들 키워요.
    그 집에는 막내 남동생도 있어요. 다섯살인데 유모차 타고, 젖병에 주스 넣어서 먹는 ..
    같은 집에 오래 살다보니 마주치는 사람들하고 말 안하더라도 대강 알게 되는데,
    엄마와 막내 남동생은 올해 처음 봤어요.
    그 집 엄마 일하느라 첫째가 쌍둥이들 데리고 오후에 놀러 다니나 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막내 남자 ! 데리고 따로 놀러 다닌거였다는거 알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그 집 큰 아이도 구박 많이 받아요. 길에서.
    쌍둥이들 양쪽에 손 잡고 걸으랬는데, 손 안잡고 걷다가 따로 놀러 다니던 엄마에게 들켜서도 혼나고..
    그런 큰 아이들은 특유의 표정이 있어요.
    그 엄마도 저처럼 자기 파악해서 아이 하나만 낳았어야 할 사람인데..
    어쩌다 넷을 낳아서 애 넷을 다 저리 키우는지..
    볼 때마다 기분이 좀 묘..해요.

  • 5. 저도
    '12.6.27 12:29 AM (211.219.xxx.103)

    그래서 둘째 안낳아요..

    저야 저렇게 양심 없진 않지만 체력이 딸리는지라..

    저라고..큰아이 안쓰러워지는거 한 순간일듯해서요..

    저도 그렇지만 아빠나 조부모님...눈에 보이는 듯해서요..

    사랑받는 외동딸에서 동생보기로 순식간에 전락 할 듯해서요..

    그 아이 넘 안쓰럽네요..

    아직도 혀짧은 소리하며 어리광피는 제 아이와 비슷한 나이인것 같은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7737 고찬용을 아세요? 7 낯선팬 2012/07/14 1,416
127736 기사/세입자 보다 못한 집주인 "아 옛날이여".. 아시아경제 2012/07/14 1,497
127735 고장 잘 안 나는 타이머 추천해주세요~!! 타이머 2012/07/14 727
127734 12월의 열대야 드라마 2012/07/14 1,127
127733 조선족 옹호론자, 배나온기마민족 보세요. 15 정통기마민족.. 2012/07/14 5,227
127732 타블로와 스탠포드의 비밀 84 다문화반대 2012/07/14 33,762
127731 처음으로 오이지를 방금 담갔는데요.. 6 아웅 2012/07/14 1,671
127730 최화정 58년 개띠 아니에요? 13 진실은 2012/07/14 7,843
127729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편견 16 ... 2012/07/14 5,134
127728 여기 무료궁합 사이트 정확도 평가좀 해주세여 3 ㅠㅠ 2012/07/14 7,167
127727 폴로 성인남자, 여자 사이즈문의요~ 2 햇살 2012/07/14 2,709
127726 이마트 따로 배송되는 수박 언제쯤 올까요? ㅣㅣ 2012/07/14 734
127725 운전하다가 웃겨서 쓰러질 뻔 했어요 61 엄마의지인.. 2012/07/14 19,448
127724 mbc 아침방송타요. ^^ 1 자연의머슴 2012/07/14 1,472
127723 비빔면 끼리러 갑니다. 27 ... 2012/07/14 2,856
127722 고쇼 평소에 거의 보지 않았는데.. ^^ 8 ... 2012/07/14 4,247
127721 개님이 코골이하면서 자고 있네요. 5 ㅇㅇ 2012/07/14 1,597
127720 류마티스 관절염....증상이 어떤가요? 무릎이 아픈데 3 qwer 2012/07/14 3,727
127719 기관장출신이 무슨뜻이에요? 2 모리 2012/07/14 1,052
127718 쿡에 처음으로 정치관련 글을 한번 투척해봅니다. (대선 투표 독.. 27 솔직한찌질이.. 2012/07/14 1,497
127717 거미는 곤충이 아니라 절지동물이다 7 국어문제 2012/07/14 8,780
127716 맥주 두 잔 마시고 심한 어지러움,10분뒤 정신말짱해진건 이유가.. 2 술이약해서일.. 2012/07/14 2,322
127715 아이 한글 어떻게 떼셨어요?? 16 6살엄마 2012/07/13 2,372
127714 요즘은 이런 옷 입으면 촌티날까요? 유행 끝? 2012/07/13 1,336
127713 조선족이야기가 많네 17 ㅇㅇ 2012/07/13 1,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