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램 얘기좀 들어주세요.
초3이고 외동딸 입니다.
전형적인 우뇌형이고 정이 많고 눈물도 많고 ..길가다가 폐지 줍은 할머님 보면 눈물이 그렁그렁, 화살기도 드리구요.
길고냥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먹이주러 다니고요.친구 다리아프다 그러면 벌떡 들어 업어주구요.( 우리딸 야들야들 스타일입니다 -_-).본인 꿈은 나중에 커서 아프리카 친구들 돕는거라고 합니다.
자. 여기까지는 참 귀엽죠 ?저도 이런딸이 넘 이뻤답니다. 그런데 요즘 그 나눠주는 성향이 너무 심해지는것 같아요.
친구들과 놀다가 데리러 가면 " 엄마 카드좀 주세요.." 하면서 친구들 데리고 가서 아이스크림 쫘악 쏩니다.
친구들과 대회에 나갔는데 (제가 준비물을 넉넉히 싸줬어요) , 뭐하고 있나 가보니 안가지고 온 친구들 쫘 악 나눠주고 정작 본인것은 못챙기고 (내가 도끼눈하니까 )엄마 괜찮아 난 빌려쓰면 돼..히힛 .-_- 씩 웃습니다. 좋답니다.
이것저것 골라 좋은간식 싸서 보내면 친구들한테 " 야~~누구나랑 간식 같이 먹을 사람~하고 다 나눠 줍니다.
물놀이 간다고 신난다고 물총 두개 챙겨 가서는 친구들 다 나눠주고 본인은 물세례 받고 물먹고 집에 와서 배아프다고 합니다. 그래도 신나게 놀아서 좋았다지요..
학교에서 제 3국어린이 위한 저금통 나눠줬는데 본인 저금통 깨서 만원짜리 듬뿍 넣어 놨습니다. (제가 몇개 빼긴했는데.. 뭐라 할까봐 그냥 냈지요) - 그래도 아이들 돕는거니.. 하고 위안을..
돈내고 간 행사 같은데 가면 경품이랑 사은품 듬뿍 주잖아요. 다른아이들은 서로 받을려고 뛰어다니고 분주한데 우리딸은 별로 필요한게 없다고 떡볶기만 먹고 있습니다. 제가 "엄마 필요하니까 좀 받아와라" 하면 몇개 받아오다가 아는 오빠 만나서 몇개 주고 왔다고 하면서 고무장갑 달랑 하나 줍니다.
급기야 어제는 밤 9시 넘어 아이 핸드폰으로 같은반 아이한테 전화가 왔어요.
선생님께서 숙제로 내주신 문제풀이가 2장 있는데 안가져 왔다고... 그 시점, 우리아이 문제풀이 다하고 가방싸고 파자마 입고 잘준비 할 타임.
전화 내용 들어보니 자기가 푼 문제는 지워서 줄테니 복사하면 된다고 합니다. -_- (그거 사회문제였고 꽤 분량이 많았거든요) 그 아이 엄마는 직장맘이라 아마 챙겨줄수 없었나 봅니다. 워낙에 혼자 잘 다니는 아이죠.
우리딸 . 이 친구는 자기반에서 두번째로 친한 친구라고 하면서 문제지 가지고 파자마 차림으로 내려갑니다.. 그리고 다시 올라오네요. 엄마 00 가 돈이 없대.. 그러면서 내가 돈을 주니 지금 어두운데 00이 혼자 복사하러가면 위험하다고 자기가 같이 가야한답니다.
(문방구는 1분 거리-_-) 결국 제가 같이 가서 복사 해주고 보내고 집에 오니 우리아이 좋은일 했다고 기분 좋아 합니다.
그러곤 다시 숙제하고 10시넘어 잤답니다.
제가 얌체같고 본인실속 따지고 남에게 피해주는 사람 넘 싫어해서 딸은 배려있고 나눌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늘 아이에게 다른사람에게 뭔가 줄때는 가진것에서 젤 좋은걸 줘야 하는법이라고 가르쳤어요.
그래도 본인 건 챙겨야 되지 않나요? t.t
이러다 보니 아이가 중성적인 성향이라 남자 아이들하고도 무지 잘 노는데..좀 약삭빠른 아이는 우리아이를 살짝 무시하는것 같기도 해요.그래도 잘놀아서 일까요?
한번은 선생님께서 00는 울지도 않고 참 씩씩하구나 하고 말씀 하셨다네요...-_-;;
요즘엔 네 것을 챙긴다음 다른사람것도 생각하라고 얘기 하고 있는데, 아이가 가지고 있는 기질을 잘 발전시켜 키울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중용을 지키기가 참 어렵네요.요즘엔 아이 스케일이 커지니 (ㅎㅎㅎ) 제 눈이 더 잘 띄나봐요.
진심어린 조언, 충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