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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3우리딸

고민맘 조회수 : 2,069
작성일 : 2012-06-26 09:37:19

우리 딸램 얘기좀 들어주세요.

초3이고 외동딸 입니다.

전형적인 우뇌형이고 정이 많고 눈물도 많고 ..길가다가 폐지 줍은 할머님 보면 눈물이 그렁그렁, 화살기도 드리구요.

길고냥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먹이주러 다니고요.친구 다리아프다 그러면 벌떡 들어 업어주구요.( 우리딸 야들야들 스타일입니다 -_-).본인 꿈은 나중에 커서 아프리카 친구들 돕는거라고 합니다.

자. 여기까지는 참 귀엽죠 ?저도 이런딸이 넘 이뻤답니다. 그런데 요즘 그 나눠주는 성향이 너무 심해지는것 같아요.

친구들과 놀다가 데리러 가면 " 엄마 카드좀 주세요.." 하면서 친구들 데리고 가서 아이스크림 쫘악 쏩니다.

친구들과 대회에 나갔는데 (제가 준비물을 넉넉히 싸줬어요) , 뭐하고 있나 가보니 안가지고 온 친구들 쫘 악  나눠주고 정작 본인것은  못챙기고 (내가 도끼눈하니까  )엄마 괜찮아 난 빌려쓰면 돼..히힛 .-_- 씩 웃습니다. 좋답니다. 

이것저것 골라 좋은간식 싸서 보내면 친구들한테 " 야~~누구나랑 간식 같이 먹을 사람~하고 다 나눠 줍니다.

물놀이 간다고 신난다고 물총 두개 챙겨 가서는 친구들 다 나눠주고 본인은 물세례 받고 물먹고 집에 와서 배아프다고 합니다. 그래도 신나게 놀아서 좋았다지요..

학교에서 제 3국어린이 위한 저금통 나눠줬는데 본인 저금통 깨서 만원짜리 듬뿍 넣어 놨습니다. (제가 몇개 빼긴했는데.. 뭐라 할까봐 그냥 냈지요) - 그래도 아이들 돕는거니.. 하고 위안을..

돈내고 간 행사 같은데 가면 경품이랑 사은품 듬뿍 주잖아요. 다른아이들은 서로 받을려고 뛰어다니고 분주한데 우리딸은 별로 필요한게 없다고 떡볶기만 먹고 있습니다. 제가 "엄마 필요하니까 좀 받아와라" 하면 몇개 받아오다가 아는 오빠 만나서 몇개 주고 왔다고 하면서 고무장갑 달랑 하나 줍니다.

급기야 어제는 밤 9시 넘어 아이 핸드폰으로 같은반 아이한테 전화가 왔어요.

선생님께서 숙제로 내주신 문제풀이가 2장 있는데 안가져 왔다고... 그 시점, 우리아이 문제풀이 다하고 가방싸고 파자마 입고 잘준비 할 타임.

전화 내용 들어보니 자기가 푼 문제는 지워서 줄테니 복사하면 된다고 합니다. -_- (그거 사회문제였고 꽤 분량이 많았거든요) 그 아이 엄마는 직장맘이라 아마 챙겨줄수 없었나 봅니다. 워낙에 혼자 잘 다니는 아이죠.

우리딸 . 이 친구는 자기반에서 두번째로 친한 친구라고 하면서 문제지 가지고 파자마 차림으로 내려갑니다.. 그리고 다시 올라오네요. 엄마 00 가 돈이 없대.. 그러면서 내가 돈을 주니 지금 어두운데 00이 혼자 복사하러가면 위험하다고 자기가 같이 가야한답니다.

(문방구는 1분 거리-_-)  결국 제가 같이 가서 복사 해주고 보내고 집에 오니 우리아이 좋은일 했다고 기분 좋아 합니다.

그러곤 다시 숙제하고 10시넘어 잤답니다.

제가 얌체같고 본인실속 따지고 남에게 피해주는 사람 넘 싫어해서 딸은 배려있고 나눌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늘 아이에게 다른사람에게 뭔가 줄때는 가진것에서 젤 좋은걸 줘야 하는법이라고 가르쳤어요.

그래도 본인 건 챙겨야 되지 않나요? t.t

이러다 보니 아이가 중성적인 성향이라 남자 아이들하고도 무지 잘 노는데..좀 약삭빠른 아이는 우리아이를 살짝 무시하는것 같기도 해요.그래도 잘놀아서 일까요?

한번은 선생님께서 00는 울지도 않고 참 씩씩하구나 하고 말씀 하셨다네요...-_-;;

요즘엔 네 것을 챙긴다음 다른사람것도 생각하라고 얘기 하고 있는데, 아이가 가지고 있는 기질을 잘 발전시켜 키울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중용을 지키기가 참 어렵네요.요즘엔 아이 스케일이 커지니 (ㅎㅎㅎ) 제 눈이 더 잘 띄나봐요.

진심어린 조언, 충고  부탁드립니다.

IP : 14.52.xxx.11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6.26 9:55 AM (147.46.xxx.47)

    오늘자게에서 초등 3학년 천사를 만나는군요.인성도 바르고, 인정이 많다못해 넘치는..
    아이가 너무 순해서 퍼주기만하고..이기적인 아이들에게 혹시나 휘둘리지않을까 걱정이 되시긴 하겠어요.
    주변에 원글님 자녀분같은 아동이 없어서.. 정말 눈이 번쩍뜨이네요.
    제 자식도 그런 인성으로 키우고싶어요.ㅠㅠ제 아들은 반대로 너무 겹핍이라..(같은 초3인데)

  • 2. 좀 두개님
    '12.6.26 10:02 AM (14.52.xxx.114)

    아이가 성향이 중성적이라 여러친구들하고 잘노는데 여자친구들은 본인 코드랑 맞는 아이랑 노니 별문제는 없는데 문제는 남자아이들이랑도 잘놀아요,. 그래서 가끔 상처받는 말을하나봐요. 자기를 무시한다는 말도 가끔하구요..그래서 제가 제발 여자친구들하고 도 많이 놀아라 하는데 또 놀면 잼있으니까 놀고.. 그러곤 하네요. 요즘 세상엔 안맞는 성향일까요?

  • 3. 좀 세개님
    '12.6.26 10:05 AM (14.52.xxx.114)

    그쵸? 안타깝고 정말 뭐라 할수도 없고...저도 고민이 되서 교육컨설팅 하는 친구한테 물어보니 그건 자존감이 높은거라고, 갖고 싶고 무조건 100점 맞을라고 안달하는게 엄마한텐 더 독이라고 얘기 하는데 전 솔직히 그 반대 같거든요... 아니겠죠?

  • 4. ㄴㄴㄴㄴ
    '12.6.26 10:32 AM (121.129.xxx.50)

    베푸는것에서. 기쁨을 느끼는건지 아니면 그래야만 인정받는것 같은건지 면밀히 살펴보세요 우리애가 원글님 아이랑 비슷했는데요 자존감이 낮을때 남부터 퍼주고 그랬었어요 모르는 애들한테도 제것 다 나눠주고요 그러면 어른들이 착하다고 칭찬을 해주고 찬구들도 고마워하고 너 진짜착해 이러니까 계속 그러더라고요 그때는 아이가 어른들이 꼬마라고 부르는것 조차 자기를 무시한다고 억울해 하고 그랬을 때였어요 지금 돌이켜 보면 자존감이 낮았을 거라 생각돼요 지금은 중학생인데 교우관계 좋아지고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뀌었는데 물불 안 가리고 퍼주는건 어느새 없어졌어요

  • 5. 그 반대라서
    '12.6.26 10:39 AM (203.233.xxx.130)

    전 제 딸이 외동인데 그 반대예요..
    잘 안 나눠줘요.. 전 넉넉히 싸 줘도 잘 안 나눠주고 아끼고 자기꺼를 너무 잘 챙겨서 좀..
    얼음물도 넉넉히 얼려줘요.. 없는 친구들 목 마를때 같이 마시라고요.. 그래도 잘 안줘요..
    준비물도 항상 여분으로 싸줘도 그냥 가져오는 경우도 많아요 다 그냥 가져와요 필요없었다면서요.

  • 6. 뭐든
    '12.6.26 11:01 AM (119.67.xxx.56)

    적당한게 좋은 듯

  • 7. 너무 과하네요.
    '12.6.26 11:46 AM (168.131.xxx.200)

    그런애들 점점 애들한테 치이고 상처받으면서 이상해져요. 결국 제 친구딸아이는 5학년때 반에서 왕따가 되어있더라구요. 요즘 한반에 30명정도 여자이아이는 그 절반, 그룹 몇개 나뉘고 애들 왕따 되는거 순간이예요. 평범하지 않는건 무리중에서 튕겨져 나가기 마련이쟎아요.

  • 8. 원글
    '12.6.26 11:48 AM (223.62.xxx.105)

    객관적으로 아이를 다시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 9. 저랑비슷
    '12.6.26 12:49 PM (220.124.xxx.131)

    제 어릴때 모습이랑 비슷하네요. 하긴 저는 아직도 저러고 산답니다만..^^;;
    지금 뒤돌아보면요..
    저. 공부도 곧잘했고 친구들도 많았어요. 그런데도 항상 두려웠어요. 혼자가 되는거라든가.. 남들한테 싫은소리 듣는게요..
    저는 어느정도 심했냐면.. 친구들이랑 게임같은 거 하고 놀잖아요? 그럼 일부러 막 져주기도 했어요. 재미없음 그만하자고 할까봐. 아님 나랑 또 안놀아줄까봐..
    근데.. 이게 왜그런지 도무지 이유를 못찾았는데
    이제서야 생각해보니..
    일단은 그냥 천성인 것 같구요.
    (측은지심이 많고. 착하다 소리 듣는걸 좋아하구요.)
    그 담엔 알게모르게 부모님으로부터 항상 양보하고 착해야한다. 그런 걸 강요(?) 받은 것 같아요.
    거기다 +로 저는 매사에 좀 이기적인^^;; 언니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반대로 더 순한캐릭터를 찾은 것도 같구요.

    뭐.. 지금 30대 중반으로.. 아들 딸 낳고 좋은남편 만나 잘 살긴 합니다만.
    저같은 경우는 저의 이런 심성을 잘 알아주고 높이 평가하면서.^^:; 동시에 밖에서 헛똑똑이짓을 하거나 남들이 저를 만만하게 보는걸 다 커버해주는 야무진 남편을 만난덕에 별 문제없이 지내는 것 같아요.
    저랑 비슷한 남자 만났다면 집안도 거덜나고 (여기저기 다 퍼주고) 그랬을 것 같긴해요.

  • 10. 제발
    '12.6.26 2:14 PM (203.233.xxx.130)

    자존감 부분 반드시 확인해보세요. 내면 깊은 곳에서 저렇게 안하면 내 체면이 서지 않는다거나 뭔가 당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수 있어요. 저도 아주 약하게나만 그런 부분이 있는데요, 누군가에게 제가 밥을 먹자고 먼저 제안을 하면 반드시 제가 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요. 심지어는 직장이나 학교 선배한테 까지도요. 후배들이랑 먹을때는 누가 제안을 하던 무조건 제가 100프로 내구요. 같은 급여받지만요.

    왜 이럴까 혼자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결국은 두려움+상황을 주도 하고 싶은 마음 이더라구요. 이 뿌리는 자존감 부족이구요. 뭐든 과하면 좋지 않아요. 아이의 속마음을 잘 살펴주시고 적당한 선을 찾아주셔야 할 것같아요.

  • 11. ....
    '12.6.26 2:36 PM (121.138.xxx.42)

    저도 자존감을 고민해보라고 하고 싶네요.
    에피소드가 저희 아이들도 잘 겪는 문제라... 준비물이나 숙제 그거
    우리 아이들은 직접 가서 복사해서 갔다 줍니다.. 이거 미친거 아닙니까~~~ㅠㅠ
    친구가 전화하면 꼬붕처럼 지꺼 복사해서 그 집으로 갔다주는 거예요.
    제가 나누고 배풀고 친철하게 대하라고 어렸을때부터 가르쳤더니
    점점 심하게 되다가 저 지경에 이르렀어요.
    처음엔 나누는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고학년이 되도 그러고 저 상황까지 가는걸
    보고 이건 자존감이 낮은 문제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때마다 설명하고 반대라면? 이라고 역지사지해보라고 하고
    여튼 싸우기도 하고 이해시키느라 힘들었지만 지금은 적당히 하고 있습니다.
    자존감이 낮은 건 부모 탓도 있으리라 생각해서 우리부부의 태도를 다시
    점검하기도 헀어요. 사랑이 부족한 건가 해서 더욱더 스킨쉽도 하고...
    무조건 퍼주는거 확실히 고쳐야해요..
    다른 애들이 결국 무시하기도 하구요. 당연히 여기기도 하구요.
    친구들도 깊이 사귀고 그러는데 그렇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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