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야단맞는걸 '무척!'싫어하는 아이는 어떻게 키워야 하나요..?

산넘어산 조회수 : 2,126
작성일 : 2012-06-22 21:38:26

저희 큰 딸이 40개월, 네살이에요.

세돌 딱 넘기고 올 봄부터 어린이집에 다녀요.

처음엔 대부분 그렇듯이 며칠 울었지만 일주일 정도 적응기간 끝내더니 잘 다녔어요.

그런데 지난 주 수요일부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안간다고.. 그러기 시작했어요.

완강히 안가겠다! 하는건 아니고 슬쩍 슬쩍 자기 전에 한번씩, 아침에 등원 준비하면서 한번씩.

아침엔 남편이 어린이집 문 앞까지 데려다 주는데 하루는 잘 들어가고 다른 하루는 울고 들어가고..

그래서 원장선생님도 담임선생님도 아침에 무슨 안좋은 일 있었냐, 집에서 다른 말 안하더냐.. 그러면서

저희 부부랑 같이 아이가 왜 갑자기 싫어하게 됐는지 원인을 찾고 있었어요.

 

그런데 아이가 이번 월요일엔가는.. 영어 안하면 좋겠다, 영어시간은 재미없다. 그러더라구요.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 영어유치원도 같이 운영하는 곳이라서 어린이집 아이들도

영어유치원 선생님들이 오셔서 하루에 30분 정도 수업을 해 주는 곳이거든요.

저희 부부는 조기교육을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영어 수업을 한다는 것 외에는

모든 조건이 딱 맞아떨어져서 이 어린이집을 선택한 것이었는데요.

어린이집에서 잠깐 하는 영어시간이니 그냥 재미 위주로 애들 놀리면서 하겠지.. 하는 마음도 있었구요.

뭐.. 저희 아이는 그냥 영어노래 나오면 리듬 따라서 흥얼거리는 정도.. 그닥 거부감 없이 다녔는데.

갑자기 영어가 싫다면서 어린이집에 안가겠다고 하니.. 무슨 일인가 싶었어요.

그러다가 어제는 아이가 말하기를 영어시간에 선생님한테 혼났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아하, 이게 원인이었구나 싶어서 담임선생님과 통화를 해 보니.

지난 화요일 영어시간에 저희 애가 다른 친구랑 떠들었는지 산만하게 굴었는지 지적을 받았답니다.

저희 아이는 딱 그 시간 이후로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하게 된 것이었구요.

 

저는 혼란이 옵니다.

물론, 수업시간에 떠들었다면 충분히 혼날 일이지요. 잘못을 했으니 야단을 맞아야 하구요.

그런데 지금까지의 저희 아이를 생각해보면 얘는 뭔가 자기가 실수하는 것, 지적받는 것,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데 방법을 잘 모르길래 제가 옆에서 가르쳐 주는 것 조차 싫어하는 그런 성격인거에요.

하지만 앞으로 이렇게 기관에 다니고, 학교에 다니고 하다 보면 아이 성향에 맞춰 선생님들이 지도해 주지는 않으실테고

이렇게 혼날 일도 생기고, 다른 친구들 있는데서 야단 맞을 상황도 생기겠지요.

그러면 지금까지대로라면 저희 아이는 그 순간에 공부고 놀이고 다 흥미를 잃고, 싫다! 는 감정만 먼저 생길거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살면 안되는거잖아요? 잘못하면 야단맞는다는 것도 알아야 하고,

혼이 나고 버릇을 고치고 올바르게 하는 방법을 알고.. 그렇게 지내야 하는거잖아요?

 

앞으로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걸까요.

혼이 나서 흥미를 잃고 일단 겁부터 내는 아이를 어떻게 다독여야 하는지,

아이가 잘못을 할 때 어떻게 야단을 쳐야 하는건지.

 

제가 집에서 잘 받아주는 엄마는 아니고 오히려 잔소리도 많고 야단도 자주치는 엄마인데

아마도 엄마한테 혼이 나는 것과 밖에 나가서 선생님한테서 야단을 맞는 것은 다르다는걸 아이도 알테지요.

지금까지는 밖에서 누군가에게 야단을 맞아 본 적이 없는데 선생님한테 지적을 받으니 무척 싫었던 모양이에요.

내 새끼만 생각하는 엄마 입장에서 보면 에구.. 아이가 혼나고 의기소침 해 있었을걸 생각하니 안쓰럽기도 하고..

이제 앞으로 이렇게 배워가고 익혀갈텐데 어떻게 덜 마음 다치게 하면서 키워줘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고..

 

원래도 좀 예민하고 겁도 많고 그런 성향의 아이라서 뭐 하나를 해도

저도 같이 예민해지는거 같아서 걱정입니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데 말이에요..

IP : 121.147.xxx.20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안되는 것은
    '12.6.22 9:43 PM (173.35.xxx.179)

    무슨 일이 있어도 안된다는 것을 교육하셔야 해요.
    부모가 처음에는 일관성이 없는 경우, 계속 타협하는 수가 있어요.
    부모마음을 잘 파악하는 머리가 좋은 아이예요.
    좋은 방향으로 잘 교육하시면 아주 멋진 아이가 될겁니다.
    야단 맞는 것 좋아하는 사람은 세상에 누구도 없다는 것.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3383 개도 안걸린다는 여름감기 걸리나봐요 4 ㅈㅈ 2012/06/25 1,398
123382 인권위 설문 응답 직원 89.5% "현병철 위원장 취임.. 4 세우실 2012/06/25 1,274
123381 폭염 언제 끝날까요...?ㅠ 3 ... 2012/06/25 2,058
123380 아홉시 넘어서도 밖에서 노는 아이들부모가 궁금하네요 23 궁금 2012/06/25 3,513
123379 육아서...도움이 많이 되셨나요? 4 첫아이 2012/06/25 1,773
123378 요즘 키톡에 프리님 뜸하시네요? 키톡 2012/06/25 1,541
123377 초등고학년 책가방 어떤걸로 바꿔주셨어요? 4 흐느적거리는.. 2012/06/25 4,621
123376 수능만점을 위한 영어가 목표예요. 6 @ 2012/06/25 2,275
123375 가벼운 청소기 추천부탁드립니다 흡입력짱으루.. 2012/06/25 1,379
123374 장동건에 빠진 분,계시죠? 15 신사의 품격.. 2012/06/25 3,300
123373 저 새똥님책 있습니다. 50 낚시는 이제.. 2012/06/25 14,605
123372 칠순때 축의금 받나요? 8 궁금 2012/06/25 7,945
123371 트롬 세탁기 기능중에 어떤기능들 유용히 사용하시나요? 3 트롬 2012/06/25 3,309
123370 엄마랑 싸웠는데 제가 잘못한거지 봐주세요 13 .... 2012/06/25 3,818
123369 정녕~ 기미를 가릴수 있는 화장법은 없는건가요.ㅠㅠ 11 꼭..가리고.. 2012/06/25 7,115
123368 맞벌이 돈관리? 2 ㅠㅠ 2012/06/25 2,491
123367 신랑의 어이없는말... 5 ddd 2012/06/25 2,650
123366 영어문장 한 줄 해석 부탁드립니다 똘이밥상 2012/06/25 1,413
123365 친정엄마가 힘들어요 2 에휴 2012/06/25 2,225
123364 그것이 알고싶다 - 급발진 1 2012/06/25 1,794
123363 여름이불 인견이불 덮으시나요?? 5 이불 2012/06/25 4,667
123362 역시 폭풍간지.. 2 대통령 2012/06/25 1,766
123361 곽노현 교육감 에세이 '나비' , 감동이에요 3 나비 2012/06/25 1,555
123360 아주대병원에서 출산해보신 분 계세요? 2 ^^ 2012/06/25 2,163
123359 6월 25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2/06/25 1,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