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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의 며느리 사랑(자랑)

-용- 조회수 : 2,740
작성일 : 2012-06-08 14:07:51
남남인 며늘아이가 한 가족이 된지 15개월이 넘었습니다.
거기다가 보석보다 더 귀한 예쁜 손자를 할배에게 안겨준 지 며칠이 지나면 9개월이네요.
작년 3월 5일 아들을 결혼시키면서 ‘며느리는 과연 어떤 심성을 가졌을까?’
많은 조바심을 했습니다.
같은 배에서 태어난 한 형제자매도 서로 등을 지고 사는 일이 허다한데
아빠가 제대로 뒷받침도 못해 줘 항상 미안한 감을 가졌던, 듬직하고 사랑하는 큰아들이 평생을 살겠다고 데리고 들어온 며느리는 어떤 심성을 가졌을까?
결혼 이야기가 있자 많은 조바심을 했습니다.
‘50점이 안되면 어떡하나?
그래 50점만 넘으면 며느리가 아프면 이 애비가 업고 병원으로 뛰다가 엎어져 무릎이 깨져 다시는 일어나자 못하는 한이 있어도 모든 정성을 새애기에게 쏟아 점수를 올리겠다‘하는 맘이었습니다.
15개월이 지난 지금, 아니 몇 달 전에 ‘휴~~~~’하는 안도의 숨을 쉬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큰아들은 아빠의 맘을 충족시키고도 남았습니다.
딸 없이 아들만 둘인 제게 솔직히 손녀였으면 했습니다.
‘아버님! 둘째는 예쁜 손녀를 안겨드릴께요.’
‘아니다. 맘대로 되냐? 웅희 -명진스님께서 지어 주신 이름-처럼 할배에게 폭 안기는 손자도 괜찮다.’
요즈음 한달후에는 복직을 한다고 일주일에 한차례 이틀씩을 보던 아들 며느리가 손자와 함께 집에 있답니다.
혹시나 짚고 일어나다가 모서리에 얼굴이라도 다칠까봐 스펀지로 다 감쌌고 녀석의 손이 닿을 만한 서랍은 전부 스카치 테이프로 봉했습니다.
밤에는 꼭 한번씩 우유를 먹는데 아내가 데리고 자는 손자의 울음소리가 안방에서 들리기만 하면 지체없이 들어가 아이를 달래주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내가 아이 보는 재주가 있는지 안기만하면 2,3분 안에 울지도 않고 단잠에 빠져드는군요.
안방에 애를 재우고 나오면 아내와 수다를 떨고 있던 며느리가 엄지손을 세우며 ‘아버님 최고!!!’라 한다.
며느리는 자기가 알았다고 했지만 이게 아니다 싶으면 무엇이든지 배우려 한다.
특히 반찬에 있어서 자기 입맛에 맞추어 했던 것을 시집식구, 특히 시애비의 식성에 맞추려 애를 쓰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래서 며느리가 비벼주는 비빔밥에 과식도 한답니다.
또 이틀에 한번씩 만드는 손자 녀석 이유식을 만드는데 땀을 흘리며 칼질을 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대견스럽구요.
왜냐하면 배달로 이유식을 받아 먹이기도 하니까
4년 이상을 길바닥에서 생활을 했던 나에게 집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준 며느리입니다.
요즈음은 몇년동안 못한 가장 노릇을 하려고 돈을 벌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돈이 들어 올지 모르지만-
예쁜 손자를 안겨준 며느리를 위해 점수를 따도록 해야겠습니다.
이상 팔불출이었습니다.
IP : 221.151.xxx.13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대박공주맘
    '12.6.8 2:21 PM (125.178.xxx.151)

    이유식이야. 내 자식먹이는거니깐 당연한거고..시집식구 음식 맞추는것도 당연한거고...그렇지만 시아버지가 정말 대단해보이네요...행복은 가까이 있다는걸 알고 계신것같아요 ㅎㅎ

  • 2. 부디
    '12.6.8 2:23 PM (125.140.xxx.57)

    그 행복 영원하시길!
    가족 구성원이 각자 조금씩만 배려하면
    이런 행복 어렵지 않은데 싶습니다.

  • 3. 축하합니다
    '12.6.8 2:36 PM (121.200.xxx.25)

    댓글달려고요..
    울 집에도 그런 시아버지 탄생할것같은 조짐이 보입니다요

    작년에 취업한 아들한테 선자리 (소개팅) 잡아와서 (것도 넘 자주요) 아들 날마다 볶아댑니다. 빨리결혼하라고 손자보고싶다고.......아...고 ..미처요~~~~~~ㅋㅋ

  • 4. 웃음조각*^^*
    '12.6.8 4:53 PM (203.142.xxx.146)

    참 멋진 시아버지시네요^^

    며느리 사랑이 고대로 뭍어납니다. 며느님도 행복할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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