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아버지의 며느리 사랑(자랑)

-용- 조회수 : 2,683
작성일 : 2012-06-08 14:07:51
남남인 며늘아이가 한 가족이 된지 15개월이 넘었습니다.
거기다가 보석보다 더 귀한 예쁜 손자를 할배에게 안겨준 지 며칠이 지나면 9개월이네요.
작년 3월 5일 아들을 결혼시키면서 ‘며느리는 과연 어떤 심성을 가졌을까?’
많은 조바심을 했습니다.
같은 배에서 태어난 한 형제자매도 서로 등을 지고 사는 일이 허다한데
아빠가 제대로 뒷받침도 못해 줘 항상 미안한 감을 가졌던, 듬직하고 사랑하는 큰아들이 평생을 살겠다고 데리고 들어온 며느리는 어떤 심성을 가졌을까?
결혼 이야기가 있자 많은 조바심을 했습니다.
‘50점이 안되면 어떡하나?
그래 50점만 넘으면 며느리가 아프면 이 애비가 업고 병원으로 뛰다가 엎어져 무릎이 깨져 다시는 일어나자 못하는 한이 있어도 모든 정성을 새애기에게 쏟아 점수를 올리겠다‘하는 맘이었습니다.
15개월이 지난 지금, 아니 몇 달 전에 ‘휴~~~~’하는 안도의 숨을 쉬었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큰아들은 아빠의 맘을 충족시키고도 남았습니다.
딸 없이 아들만 둘인 제게 솔직히 손녀였으면 했습니다.
‘아버님! 둘째는 예쁜 손녀를 안겨드릴께요.’
‘아니다. 맘대로 되냐? 웅희 -명진스님께서 지어 주신 이름-처럼 할배에게 폭 안기는 손자도 괜찮다.’
요즈음 한달후에는 복직을 한다고 일주일에 한차례 이틀씩을 보던 아들 며느리가 손자와 함께 집에 있답니다.
혹시나 짚고 일어나다가 모서리에 얼굴이라도 다칠까봐 스펀지로 다 감쌌고 녀석의 손이 닿을 만한 서랍은 전부 스카치 테이프로 봉했습니다.
밤에는 꼭 한번씩 우유를 먹는데 아내가 데리고 자는 손자의 울음소리가 안방에서 들리기만 하면 지체없이 들어가 아이를 달래주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내가 아이 보는 재주가 있는지 안기만하면 2,3분 안에 울지도 않고 단잠에 빠져드는군요.
안방에 애를 재우고 나오면 아내와 수다를 떨고 있던 며느리가 엄지손을 세우며 ‘아버님 최고!!!’라 한다.
며느리는 자기가 알았다고 했지만 이게 아니다 싶으면 무엇이든지 배우려 한다.
특히 반찬에 있어서 자기 입맛에 맞추어 했던 것을 시집식구, 특히 시애비의 식성에 맞추려 애를 쓰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래서 며느리가 비벼주는 비빔밥에 과식도 한답니다.
또 이틀에 한번씩 만드는 손자 녀석 이유식을 만드는데 땀을 흘리며 칼질을 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대견스럽구요.
왜냐하면 배달로 이유식을 받아 먹이기도 하니까
4년 이상을 길바닥에서 생활을 했던 나에게 집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준 며느리입니다.
요즈음은 몇년동안 못한 가장 노릇을 하려고 돈을 벌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돈이 들어 올지 모르지만-
예쁜 손자를 안겨준 며느리를 위해 점수를 따도록 해야겠습니다.
이상 팔불출이었습니다.
IP : 221.151.xxx.13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대박공주맘
    '12.6.8 2:21 PM (125.178.xxx.151)

    이유식이야. 내 자식먹이는거니깐 당연한거고..시집식구 음식 맞추는것도 당연한거고...그렇지만 시아버지가 정말 대단해보이네요...행복은 가까이 있다는걸 알고 계신것같아요 ㅎㅎ

  • 2. 부디
    '12.6.8 2:23 PM (125.140.xxx.57)

    그 행복 영원하시길!
    가족 구성원이 각자 조금씩만 배려하면
    이런 행복 어렵지 않은데 싶습니다.

  • 3. 축하합니다
    '12.6.8 2:36 PM (121.200.xxx.25)

    댓글달려고요..
    울 집에도 그런 시아버지 탄생할것같은 조짐이 보입니다요

    작년에 취업한 아들한테 선자리 (소개팅) 잡아와서 (것도 넘 자주요) 아들 날마다 볶아댑니다. 빨리결혼하라고 손자보고싶다고.......아...고 ..미처요~~~~~~ㅋㅋ

  • 4. 웃음조각*^^*
    '12.6.8 4:53 PM (203.142.xxx.146)

    참 멋진 시아버지시네요^^

    며느리 사랑이 고대로 뭍어납니다. 며느님도 행복할거라 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9107 추적자 황반장도 배신하나봐요 5 ... 2012/06/12 3,377
119106 전치사 of의 사용법 복잡한 영어.. 2012/06/12 1,178
119105 학교 불 지른 애, 엄마와 함께 살고 싶다. 전학을 가고 싶다 2 참맛 2012/06/12 1,851
119104 6월 12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1 세우실 2012/06/12 835
119103 브리타 정수기 필터, 얼마만에 교체하세요? 3 맑은물 2012/06/12 2,756
119102 이시간에 동네떠나가라 웃고 떠드는 인간들은... 4 ㅠㅠ 2012/06/12 1,415
119101 휘슬러냄비28cm 2 독일 출장길.. 2012/06/12 1,807
119100 신사의 품격에 나오는 한식당 혹시 아시나.. 2012/06/12 2,055
119099 해외에 계신 회원님들은 효도(?) 어떻게 하시나요? 14 불효녀-_-.. 2012/06/12 2,429
119098 테블릿 피씨와 usb 연결되나요? 5 usb 2012/06/12 1,498
119097 롱샴가죽가인어떨까요? .... 2012/06/12 1,471
119096 82쿡 좋아하는 학생이에요~ 말레이시아 유학에 관해 써볼께요. 1 xoxoun.. 2012/06/12 7,256
119095 미국 뉴저지주 초등학교 2012년 학기 개학일이 언제인가요? 2 비올 2012/06/12 1,715
119094 조안리씨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어떤가요? 2 dd 2012/06/12 5,458
119093 서울 치킨집이나 술안주 술 맛난곳 추천좀해주세요 5 2012/06/12 1,432
119092 오이는 왜 소금으로 씻은다음 먹나요? 11 babahi.. 2012/06/12 3,765
119091 꼰대 한명 커밍아웃 했네요 6 완소미녀이연.. 2012/06/12 4,814
119090 얼굴지압점이나 마사지법(핸들링 )좀 알려주세요 1 마사지다니시.. 2012/06/12 2,241
119089 지현우 멋있다고 생각하는 분 안계세요? 15 ... 2012/06/12 3,216
119088 목동 초등고학년 학원 추천 부탁드립니다. 산타4 2012/06/12 1,010
119087 뒷담화가 많은 직장에 다니고 있어요.ㅠ.ㅠ 10 뒷담화싫어 2012/06/12 6,891
119086 발 작으신 분들 어디에서 신발이나 구두 구매하시나요? 2 작은발 2012/06/12 1,028
119085 코스트코에서 살만한 안주거리 추천해주세요 4 집들이 2012/06/12 3,476
119084 여자 혼자 사는데 골목길집 괜찮을까요? 15 자취 2012/06/12 3,122
119083 즈질체력..정녕 운동이 답인가요?? 16 건강해지자!.. 2012/06/12 3,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