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보는 내내 분노로 치를 떨어도 꼭 보시라 - 너무 공감이 가서 -

10년뒤 조회수 : 2,142
작성일 : 2012-06-07 14:09:43
보는 내내 분노로 치를 떨어도 꼭 보시라


[한겨레] [황진미의 TV톡톡] 에스비에스 드라마 <추적자>

이것은 드라마가 아니다. <돈의 맛>·<부당거래>·<도가니>·<부러진 화살>을 합친 영화다. 아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를 망라한 시사다큐멘터리다. 현재 4회까지 방송된 16부작 <추적자> 말이다. <추적자>는 법정 총격 장면으로 시작한다. 교통사고 사건에 무죄가 선고되자, 총을 들고 난입한 홍석(손현주)이 피고인에게 진실을 말하라고 외친다. 둘이 엉키다 총알이 발사되자 홍석은 “죽지 마, 말해”라며 오열한다. 너무 극단적이고 너무 많은 정보가 노출된 오프닝 아니냐고? 기우다. 1회부터 4회까지, 법정 난입이 극단적이긴커녕 자연스러운 귀결임을 드라마는 설득해낸다. 또한 이는 시작일 뿐이며, 복수는 지금부터다.

<추적자>가 사실적으로 재현한 우리사회는 네 층위로 이루어져있다.

첫째, 맨 위의 재벌이다. 재벌 회장은 국회의원이자 대선 후보인 사위 동윤(김상중)을 마름이라 부른다. 검찰총장에게 밥 먹듯 전화하고, 대선 후보 지지율 60%도 자신이 만들어준 거라고 장담한다. 그는 아들에게 그룹을 불법적으로 승계해주려고 하고, 돈줄과 검찰 권력을 쥐고 동윤을 협박해 딸의 죄를 덮으려한다.

둘째, 그 아래 정치인이다. 동윤은 출자총액제한 철폐 등 온갖 친재벌 법을 만들고도 친서민 개혁 이미지를 표방한다. 대법관과의 인맥을 이용해 경쟁자들을 겁박해 중진 의원들의 지지를 끌어낸다. 이미 돈 봉투 살포 전력이 있는 그는 경선자금 420억원을 재벌에게 조달받지 못하자, 팔리지 않는 1000억원대 주식의 사회 기부 선언을 통해 국민 후원을 받는다. 재벌의 사위지만, 가난한 집 출신이란 이미지를 팔며, 생산적 복지와 일자리,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호언한다. 그 말을 믿냐고? 딸을 살해한 동윤의 연설에 속아 딸의 저금통을 헐어 후원하는 홍석의 모습이 2008년의 우리들 모습과 얼마나 다를까.

셋째, 그 아래 법조인들이다. 검찰은 재벌의 집사다. 동윤에게서 총리 자리를 약속받은 대법관은 개업 후 교통사고 변론을 맡아 명백한 유죄를 무죄로 만든다. 전관예우와 증인 매수 등으로 법정은 가해자를 도덕군자로, 피해자는 마약과 원조교제에 찌든 소녀로 만들어버린다. 재벌과 정치인은 자기가 유리할 때마다 “법대로 해야지”를 읊조린다.

넷째, 언론이다. 언론은 대선 후보 띄우기에 바쁘고, 한류 스타 피케이(PK)준에게 동정적이다. 마약과 원조교제란 말이 나오자마자 텔레비전 토론을 벌이며 기정사실화한다. 인터넷 기사에는 ‘악플’이 넘쳐나고, 소녀 팬들은 몰려다니며 피해자 가족을 괴롭힌다. 그들은 자신들과 같은 소녀의 죽음에 공명하지 못한다. 철이 없다고? 소녀 팬들은 선정적 언론에 놀아나는 맹목적 여론의 표본일 뿐이다.

이런 구도에 깔린 피해자 가족은 어찌해야 할까. 딸의 죽음 후 범인을 잡았다고 생각한 부부는 평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딸이 사회적 죽임을 당하고 애도가 불가능한 상황이 오자 엄마는 착란에 빠져 투신하고, 더 잃을 게 없는 아빠는 총을 든다.

<추적자>는 만듦새와 내용에 비해 시청률이 높지 않다. 드라마에 현실이 중첩되어, 보는 것이 너무 괴롭기 때문이다. 만약 동윤과 피케이준의 관련성을 밝히는 동영상이 공개되어도, 상관없다며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주는 장면이 나온다면 그 수치를 어찌 견딜 수 있을까? 분노와 모멸감이 몰아치더라도 보아야 한다. 그래야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IP : 211.182.xxx.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팔랑엄마
    '12.6.7 2:20 PM (222.105.xxx.77)

    그러게요,,
    보는게 너무 힘들고 슬퍼요
    현실일지도 모른다 싶으니 더 힘들구요..
    그래도 안그런 사람들이 더 많을거라고 믿어요

  • 2. 그렇군요
    '12.6.7 2:52 PM (125.177.xxx.79)

    만약 동윤과 피케이준의 관련성을 밝히는 동영상이 공개되어도, 상관없다며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주는 장면이 나온다면 22222222222222222222222222


    하도 볼만하다고 말들을 하길래...재방송으로 봤습니다만..보다가 넘 맘이 불편하고 괴로웠어요..
    그게 그런 이유였어요...ㅠ

    한겨레 신문 받아보면서도..이 기사...그냥 지나쳤는지..기억이 없는데..
    원글님~
    글 올려줘서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20417 마늘장아찌냄새 없애는 방법 마늘냄새 2012/06/15 2,532
120416 프라다 천 가방에 얼룩이..묻었는데 지울수 있을까요? 2 톡끼 2012/06/15 2,573
120415 잔금 받기 전에 집 열쇠 줘도 될까 했던 사람이예요. 20 소보로 2012/06/15 7,360
120414 소고기 넣고 김치찌개 하면 이상할까요;; 5 돼지고기 없.. 2012/06/15 8,342
120413 재판부에서 오원춘을 전문 기술자로 보는 이유,, 7 별달별 2012/06/15 5,091
120412 3d 영화 아이맥스 영화관과 일반상영관 차이가 많이 납니까? 3 영화 2012/06/15 1,361
120411 제발 대선에서 조국,공지영,나꼼수,이런애들 안설치면 좋겠네요 18 폴리테이너의.. 2012/06/15 2,306
120410 [원전]도쿄 임해 부 동부에서 고농도 방사성 세슘 검출 충격 1 참맛 2012/06/15 1,422
120409 42억 '아이파크' 27억에 팔려...거품 본격파열 10 밝은태양 2012/06/15 4,072
120408 카레에 캔 닭가슴살 넣은거 드셔 보셨어요? 9 카레 2012/06/15 2,726
120407 10일 정도 미국으로 가족여행 가려면 비용을 얼마나 잡아야 할까.. 12 네식구 2012/06/15 11,670
120406 무역회사 다니시는분 계신가요? 3 스노피 2012/06/15 1,947
120405 말 아무생각없이 하는 여자 6 직장인 2012/06/15 2,677
120404 좋은 소식을 들었더니 밥이 안 넘어가요. 원래 이런가요? 31 .. 2012/06/15 12,848
120403 방금 성형외과에 앞트임가격문의를 했더니,, 6 성형 2012/06/15 7,933
120402 복숭아 다음달이면 좀 많이 나오려나요? 2 복숭아 2012/06/15 1,203
120401 고기 일주일에 몇번 정도 드세요? 16 궁금 2012/06/15 5,298
120400 산부인과 가야 하나? 6 중딩 맘 2012/06/15 1,499
120399 엉덩이에 나는 이게 뭔지 5 ㅡㅡ 2012/06/15 1,896
120398 간단한 아침쥬스, 미니믹서기 or 도깨비방방이? 10 동동 2012/06/15 3,357
120397 구슬 팔찌를 꿰는 끈이 떨어졌어요? 어디서 구하나요? 6 구슬 2012/06/15 1,359
120396 저는 푸드코트에서 똥기저귀 가는 님도 봤어요 ㅜㅜ 2 하하하 2012/06/15 1,346
120395 방바닥 닦아도 뽀송하지 않아요..ㅠㅠ 14 살림초보 2012/06/15 3,310
120394 초등1학년 영어시작 조언좀해주세요.. 초등1맘 2012/06/15 1,421
120393 수고하셨습니다는 .. 3 존댓말? 2012/06/15 1,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