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보는 내내 분노로 치를 떨어도 꼭 보시라 - 너무 공감이 가서 -

10년뒤 조회수 : 1,864
작성일 : 2012-06-07 14:09:43
보는 내내 분노로 치를 떨어도 꼭 보시라


[한겨레] [황진미의 TV톡톡] 에스비에스 드라마 <추적자>

이것은 드라마가 아니다. <돈의 맛>·<부당거래>·<도가니>·<부러진 화살>을 합친 영화다. 아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를 망라한 시사다큐멘터리다. 현재 4회까지 방송된 16부작 <추적자> 말이다. <추적자>는 법정 총격 장면으로 시작한다. 교통사고 사건에 무죄가 선고되자, 총을 들고 난입한 홍석(손현주)이 피고인에게 진실을 말하라고 외친다. 둘이 엉키다 총알이 발사되자 홍석은 “죽지 마, 말해”라며 오열한다. 너무 극단적이고 너무 많은 정보가 노출된 오프닝 아니냐고? 기우다. 1회부터 4회까지, 법정 난입이 극단적이긴커녕 자연스러운 귀결임을 드라마는 설득해낸다. 또한 이는 시작일 뿐이며, 복수는 지금부터다.

<추적자>가 사실적으로 재현한 우리사회는 네 층위로 이루어져있다.

첫째, 맨 위의 재벌이다. 재벌 회장은 국회의원이자 대선 후보인 사위 동윤(김상중)을 마름이라 부른다. 검찰총장에게 밥 먹듯 전화하고, 대선 후보 지지율 60%도 자신이 만들어준 거라고 장담한다. 그는 아들에게 그룹을 불법적으로 승계해주려고 하고, 돈줄과 검찰 권력을 쥐고 동윤을 협박해 딸의 죄를 덮으려한다.

둘째, 그 아래 정치인이다. 동윤은 출자총액제한 철폐 등 온갖 친재벌 법을 만들고도 친서민 개혁 이미지를 표방한다. 대법관과의 인맥을 이용해 경쟁자들을 겁박해 중진 의원들의 지지를 끌어낸다. 이미 돈 봉투 살포 전력이 있는 그는 경선자금 420억원을 재벌에게 조달받지 못하자, 팔리지 않는 1000억원대 주식의 사회 기부 선언을 통해 국민 후원을 받는다. 재벌의 사위지만, 가난한 집 출신이란 이미지를 팔며, 생산적 복지와 일자리,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호언한다. 그 말을 믿냐고? 딸을 살해한 동윤의 연설에 속아 딸의 저금통을 헐어 후원하는 홍석의 모습이 2008년의 우리들 모습과 얼마나 다를까.

셋째, 그 아래 법조인들이다. 검찰은 재벌의 집사다. 동윤에게서 총리 자리를 약속받은 대법관은 개업 후 교통사고 변론을 맡아 명백한 유죄를 무죄로 만든다. 전관예우와 증인 매수 등으로 법정은 가해자를 도덕군자로, 피해자는 마약과 원조교제에 찌든 소녀로 만들어버린다. 재벌과 정치인은 자기가 유리할 때마다 “법대로 해야지”를 읊조린다.

넷째, 언론이다. 언론은 대선 후보 띄우기에 바쁘고, 한류 스타 피케이(PK)준에게 동정적이다. 마약과 원조교제란 말이 나오자마자 텔레비전 토론을 벌이며 기정사실화한다. 인터넷 기사에는 ‘악플’이 넘쳐나고, 소녀 팬들은 몰려다니며 피해자 가족을 괴롭힌다. 그들은 자신들과 같은 소녀의 죽음에 공명하지 못한다. 철이 없다고? 소녀 팬들은 선정적 언론에 놀아나는 맹목적 여론의 표본일 뿐이다.

이런 구도에 깔린 피해자 가족은 어찌해야 할까. 딸의 죽음 후 범인을 잡았다고 생각한 부부는 평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딸이 사회적 죽임을 당하고 애도가 불가능한 상황이 오자 엄마는 착란에 빠져 투신하고, 더 잃을 게 없는 아빠는 총을 든다.

<추적자>는 만듦새와 내용에 비해 시청률이 높지 않다. 드라마에 현실이 중첩되어, 보는 것이 너무 괴롭기 때문이다. 만약 동윤과 피케이준의 관련성을 밝히는 동영상이 공개되어도, 상관없다며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주는 장면이 나온다면 그 수치를 어찌 견딜 수 있을까? 분노와 모멸감이 몰아치더라도 보아야 한다. 그래야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IP : 211.182.xxx.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팔랑엄마
    '12.6.7 2:20 PM (222.105.xxx.77)

    그러게요,,
    보는게 너무 힘들고 슬퍼요
    현실일지도 모른다 싶으니 더 힘들구요..
    그래도 안그런 사람들이 더 많을거라고 믿어요

  • 2. 그렇군요
    '12.6.7 2:52 PM (125.177.xxx.79)

    만약 동윤과 피케이준의 관련성을 밝히는 동영상이 공개되어도, 상관없다며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주는 장면이 나온다면 22222222222222222222222222


    하도 볼만하다고 말들을 하길래...재방송으로 봤습니다만..보다가 넘 맘이 불편하고 괴로웠어요..
    그게 그런 이유였어요...ㅠ

    한겨레 신문 받아보면서도..이 기사...그냥 지나쳤는지..기억이 없는데..
    원글님~
    글 올려줘서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8348 전세금 올리면 계약서 다시 써야하나요? 너는나의별 2012/06/18 1,834
118347 베이비시터 금액...어느정도로 하면 될까요? 6 궁금해요 2012/06/18 1,711
118346 물티슈 가격 절약 팁 6 절약하자 2012/06/18 4,032
118345 용산고등학교를 가야하는데..... 9 두리맘 2012/06/18 1,889
118344 캐리비안베이 어때요?.. 5 캐리비안 2012/06/18 1,694
118343 ㅠㅠ30분째 5 ㅠㅠ 2012/06/18 1,962
118342 파티같은거 할때 테이블 덮는 원단은 뭐가 좋을까요? 4 원단구함 2012/06/18 1,401
118341 오랫만에 영화 볼 기회가 생겨 후궁 봤어요. 1 열음맘 2012/06/18 1,859
118340 배추전 해봤는데 13 신세계 2012/06/18 3,952
118339 상처난매실은 무조건 다 버려야할까요? 5 매실풍년 2012/06/18 5,134
118338 점잖으신 분께 선물을 드리고 싶은데 뭐가 좋을지 몰라서요. 3 흰구름 2012/06/18 762
118337 날씨는 더워.. .. 2012/06/18 785
118336 저희 집 담 옆에 3달 이상 방치해둔 승합차 주인이 앞집 사람이.. 5 하아 2012/06/18 3,322
118335 속이 답답 2012/06/18 752
118334 애들 글라스데코 마트에서 파나요?? 1 glass .. 2012/06/18 699
118333 삼계탕, 이렇게 끓이면 되나요?? 14 초보 2012/06/18 2,604
118332 훈제오리고기 어디서 사드세요? 4 고민고민 2012/06/18 2,254
118331 어제 다윈에 대한 글 처럼 재미나고 유익한 글 부탁드려요.,. ^^ 2012/06/18 783
118330 살면서 가장 견디기 힘든일이 뭔가요? 4 삶의 의미 2012/06/18 2,680
118329 아줌마가 스크린골프장 알바어때요? 7 형지짱 2012/06/18 8,654
118328 직장생활 잘 하기 위해서 필요한것.... 5 선배님들 조.. 2012/06/18 1,840
118327 전세자동연장 5 /// 2012/06/18 1,309
118326 오늘 제 생일이에요. ㅜ.ㅜ 6 생일 2012/06/18 798
118325 모양 때문에 안 먹는 음식 있으세요? 28 잉... 2012/06/18 3,604
118324 마봉춘 파업 지지를 위한 플래카드 문구 응모! 11 ... 2012/06/18 1,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