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족들과 주말에 등산을 좀 다니는데...
전 제가 이쪽에 문외한이라 그런지 산에 다닌다 그러면 뭐랄까 좀
자연을 사랑하고 산에 대해 일종의 존경심도 갖고 있고 사람들이 그럴 줄 알았는데
(무릎팍 도사 엄홍길 대장 편을 너무 감명깊게 보게야 -..-)
실제 사람들은 안 그렇더군요. 오히려 산에 못 오게 해야겠다 싶은 사람도 많았어요.
어제도 산에 가서 정상 올라갔다가 어느 정도 내려와서 자리 펴고 밥 먹는데
저희 바로 옆에 출입금지 구역이라고 줄을 쳐놓았었거든요.
산에 올라오는 중간중간에도 '자연훼손이 심하다/정해진 길로만 다녀달라' 팻말 붙어있고..
근데 저희 밥 먹는 동안, 진짜 수십명이, 거의 5분 10분 간격으로 그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가려고 시도했어요.
몇몇은 성공해서 그 안에서 앉거나 드러누워서 놀다가 나가고요,
몇몇은 산 관리하는 공무원한테 쫓겨나고요,
몇몇은 저희 가족이 '거기 출입금지 구역이예요. 들어가시면 벌금 내요.' 소심하게 태클 걸어서 돌아가고..
아, "거기 못 들어가요." 말렸더니 "이렇게 들어가면 되죠." 받아치고 마저 넘어가던 뻔뻔한 아저씨도 계셨네요.
못 들어가게 해둔 건 정해진 등산로 이외의 자연은 사람 손으로부터 좀 보호하자는 취지일텐데..
널리고 널린 데가 앉을데인데 굳이 좀 보기 좋다고 거기 들어가서 밥 먹고, 풀 깔아뭉개고,
쓰레기 만들어놓고, 마음에 드는 식물은 뽑아가고, 그 새소리 물소리 좋은 산에서
시끄럽게 스피커로 뽕짝 틀어놓고 고성방가 질러대는 사람들은 어떻고요.
저도 속상하던데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떨런지, 좀 그랬네요.
어딜 갈 때에는 그곳에서 지켜야 하는 예절도 좀 수반했음 좋겠어요.
저런 사람들이 아마 극장에서 영화보다 말고 전화 받고, LCD 번쩍 거리면서 문자 주고 받고,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전화통화하고 DMB 크게 틀어놓고 하는 사람들이겠죠.
어떤 교육을 받고 자라면 사람들이 저렇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