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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우울증인가요? 아니면 누구라도 우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건가요?

수타 조회수 : 1,333
작성일 : 2012-05-21 12:45:25

어제 저녁에 침대에 들어가서 이제 눈을 감으면 안 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저는 결막염, 편도선염, 비염, 치질, 편두통 거기다 생리가 겹친 몸상태가 안 좋은 때고

회사도 나가야 하고 애도 10개월이고 몸이 열개라도 힘든 상황이기는 해요.

애 봐주시는 아주머니 있긴 있는데 너무 느리셔서, 저희가 백업을 진짜 많이 해야 해요.

그렇다고 사람을 두명 쓸 형편은 못되고요.

 

근데 어제 밤에는 너무너무너무 우울했어요.

친정에 남동생이 있는데 취직준비가 잘 안되는거 같아요. 온갖 대기업 다 면접까지는 가는데 최종에서 몇번이나 미끄러졌어요. 그래서 걔를 챙겨주고 싶은데

어떻게 챙겨줘야 할지 그것도 모르겠고 친정 부모님이라도 있으면 애가 밥은 잘 먹는지 기분은 괜찮은지 물어볼텐데 마침 여행가셨네요-_-

문자 보내도 어 난 괜찮아. 하고 말고...

 

어제는 남편이 너 몸 안좋아도 집에 있으면 더 처진다고 브런치 먹으러 가자고 했어요.

애를 챙겨서 브런치를 코로 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먹고,

 

기침이 심해졌는데 애기 여름 포대기를 사야했거든요.

백화점에서는 보니까 8만원 9만원 하더라고요.

비싸다고, 우리 남대문 갈까? 해서

힐튼에 주차하고 남편이 아기띠하고 저는 기저귀가방 낑낑 들고 걸어내려오는데 생각해보니 일요일인거에요. 문을 닫았겠죠.

너무 덥고, 기침은 계속 심하고, 생리도 하고 있고 짜증이 나서 남편한테 디립다 짜증을 냈어요.

주차비 아끼려고 이게 뭐냐.

결국 남편도 땀을 뻘뻘 흘리고 있고 애는 잠들었다 일어나서 이유식 먹여야 해서 스타벅스를 갔어요.

좀 시원하니 낫더라고요. 단 커피 마시니까 좀 낫고요.

 

그럼 서울역 롯데마트 가자고 하고 힐튼에 가서 분수도 보고 마트 가서 포대기 보니까 3만5천원 짜리 있어서 사고.

그쯤 되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낑낑 집에 와서 저는 거의 쓰러졌어요.

남편은 하루종일 힘들었을텐데 (새벽 5시 반에 애가 깨서 그때부터 놀아줬음)

저희 아주머니가 7시에 오고, 집안 정리하고 하는데 계속 아기랑 놀아주더라고요.

목욕도 시키고 이유식도 데워서 먹이고 ㅠㅠ 힘들텐데 샤워도 못하고ㅠㅠㅠ

미안했어요.

 

저희는 그리고 저녁을 못 먹었어요.

아주머니가 식사를 해야 하냐고? 물었는데 남편이 수박이나 잘라달라고 자긴 됐다고 했고

저는 걍 나중에 누룽지 끓여먹든지 하겠다고 했거든요.

그냥... 왜 이렇게 사나. 포대기 얼마나 차이난다고 하루종일 고생하고, 주차비 때문에 그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하고 애는 애대로 고생시키고 저녁도 못 먹고. 애가 좀 클때까지는 이러고 살겠지.

 

저는 기침이 심해서 계속 침대에서 차 마시면서 있었어요.

그리고 생각했어요.

나는 하루종일 짜증만 내고, 남편도 동생도 아기도 못 챙기고, 그런데도 몸은 죽을거 같고

정신없어서 친구들도 아무도 못 만나고

차라리 내가 없는게 좋지 않을까?

애한테도 해주는거 아무것도 없는거 같고

그렇다고 뭐 엄청 커리어가 쌓이거나 돈을 벌거나 하는것도 아닌거 같고

매일이 허덕거리는 건데

똑바로 되는건 아무것도 없구나.

 

지금도 마음이 엄청 심란해요.

동생한테 전화해서 오늘 집에 가서 같이 밥먹을까 했더니 누나 그냥 병원갔다가 집에서 쉬라고...

다행이죠. 왜냐면 집으로 가야지 저희 애가 그래도 하루 2시간이라도 애정을 주는 사람이랑 놀지 안 그러면 그냥 안 다치게만 봐주는 아주머니랑 별 말 없이 하루종일 있는건데.

아침엔 남편이 회사 일로 좀 부탁을 했는데 머리가 아파서 제대로 못 봐줬어요.

고맙다고 고맙다고는 하는데 예전의 저였으면 엄청 발벗고 나서서 자세히 다 알아봐줬을텐데 의욕이 없네요.

그리고 오랜만에 내일 같이 점심 먹자는 선배언니가 있는데 저한테 자꾸 태아보험 들으라고...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IP : 199.43.xxx.12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너무 지치고 아프기까지하니
    '12.5.21 12:53 PM (112.153.xxx.36)

    그러시는거죠. 보험 선배 언니는 몸이 너무 안좋다고-사실이고- 둘러대고 만나지 마세요.
    몸 상태가 최악일 때는 다른거 신경쓰지 마세요.
    동생도 그렇고 본인 몸이 말이 아닌데 어차피 도와줄 상황이 아닌데 심적으로 힘만 더 들잖아요.

  • 2. ^^
    '12.5.21 1:07 PM (112.146.xxx.133)

    보험언니한테는 내가 지금 그런거 신경쓸 정신이 아니다.. 그러세요.
    그리고 지금 여유도 안된다. 들면 좋지만 진짜 힘들다 이렇게 버티시구요
    자꾸 모든것들을 본인이 끌고가야한다는 마음에 더 힘드신거 같아요.
    몸은 안따라주고.. 힘들고 아프고.. 아무도 내대신 해결해줄사람은 없고..
    며칠만 본인을 위로해주세요. 신랑하고 내가 이렇다 위로좀해다오 하고 얘기도해보시구요
    무소유 같은 책이나 정서에 좋은 음악같은거 읽고 들으시면서 마음 추스리세요.
    한고비 잘 넘기고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힘내세요~!!

  • 3. ..
    '12.5.21 1:16 PM (115.136.xxx.195)

    님이 우울증이 아니라 몸도 아프고 상황이 힘드니까
    좀 우울하게 생각되는것 뿐이예요.
    요즘 우울증환자가 많아졌다고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상황이
    힘드니까 우울할뿐인데 너무 우울증 그러니까 우울증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아요.

    님과 같이 힘든 상황에 처하면 우울한게 당연한것이죠.
    그냥 당연하게 받아드리고, 너무 많은일에 대해 책임지려고 하지말고,
    완벽하게 해야 겠다는 생각도 하지말고, 님 몸 먼저 추스리세요.

    결막염, 편두통, 치질 큰병은 아니지만, 신경무지 쓰이고
    짜증나는 병이거든요. 건강한 신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온다는말
    뼈저리게 깨닫고 있는중인 사람입니다.

    먼저 님 건강먼저 챙기세요. 나머지 일들은 다 천천히 해도 되는 일 같아요.
    님 건강챙기고, 마음추스리고 나면 다 별것 아닐꺼라는 생각이 들겁니다.
    사실은 자신의 기분에 따라서 좌우되는 일들이 참 많으니까요.

  • 4. 팔랑엄마
    '12.5.21 1:35 PM (222.105.xxx.77)

    에구구 기운내세요...
    몸이 편해야 마음도 편하대요..
    좀 쉬면 다 좋아질거에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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