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같은 분 계신지 갑자기 정말 궁금해집니다

cocorico 조회수 : 1,346
작성일 : 2012-05-18 21:23:24

중학교 다닐 무렵에 그런 생각이 아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아주 유명한 그림도 아니고 영어책이나 국어책에 조그맣게 삽화가 그려져 있으면

그 그림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어요.

그냥 그런 기분이 들었던 게 아니라 아주 간절히, 수업시간에 그 그림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들어가고 싶다. 들어가고 싶다... 주문이라도 외우듯이요.

그 그림 안으로 내가 들어가면 그 그림의 한 구석에 내가 새롭게 그려져 있는 재미있는 상상.

그런 상상을 참 자주 했어요.

친구도 많았고 외로왔던 기억도 없는데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요?

공부가 하기 싫었을까요?

그림은 그냥 만화처럼 색깔도 없고 배경도 없는,

이름 없는 삽화가가 대충 그린 교과서 그림일수록

더 들어가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 안에는 그림의 사람들이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을 것 같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좀 정신병자같은 생각이 아니었나 싶네요.

이런 생각 해보신 분 없으신가요?

 

그리고  오늘은 저녁에 잠깐 나가 장을 봐서 집으로 오는데...

참, 저희 집은 강북에 골목이 많은 주택가예요.

큰 집이랑 아주 작은 집들이 혼재된, 평범하고 오래된 동네죠.

저녁무렵이라 어둑어둑해지는 골목 여기저기에 푸근하고 다정해 보이는 불빛들이

새어나오는데 아주 작은 골목이 하나 눈에 띄는 거예요.

매일 지나다니는 골목인데, 커봤자 한 15평 내외의 작은 집들이 6-7집 정도 모여있는 작은 골목.

그 골목은 너무 작은데다가 옆으로 구부러져서 끝이 보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너무 갑자기 그 골목으로 들어가고 싶은 거예요.

그 골목으로 들어가면 골목 어디선가 제가 흡수돼 버릴 것 같은 생각.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 그러면 참 마음이 편해지겠다 그런 마음.

아주 잠깐이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기분 나쁘거나 슬픈 상상은 아니고 마치 커피 한 잔을 마시려고 할 때 처럼

약간 설레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한... 그런 생각.

 

제가 외로운 걸까요?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요?

아님, 님들도 가끔 이런 생각 하시나요?

궁금해지는 저녁이네요.

 

IP : 203.229.xxx.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12.5.18 9:28 PM (119.64.xxx.179)

    전어릴적 초등학교 3,4학년쯤인가 .. 아이가누워있고 엄마가 일하러나가시는 장면이있거든요
    그때부터 교과서책이나 그림같은것보면 끝없이 상상의나래를펴고 들어가고싶단생각을했어요
    지금은 이상하게 다른사람들과얘기는하는데.....혼자서 공상을 잘해요.....
    제가생각해도 제자신이 조금이상한데요......
    저같은분이계신다니 좋은데요.... 원글님이 저처럼이상하단말은아닙니다 .......

  • 2. 하하
    '12.5.18 10:09 PM (218.159.xxx.194)

    좀 몽상가 기질이 있으시네요.
    저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길 가다 작은 사잇길 같은 거 보면 꼭 그 길 따라 가보고 싶은 마음이 항상 생겨요.
    대체로 못가보지만.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12071 소개팅을 했는데요.. 6 설레임 2012/05/21 3,056
112070 겔럭시노트 써보신분들~~~ 10 50대 아짐.. 2012/05/21 2,240
112069 ebs강좌 실시간으로 들을수있는 멀티패드 어떤가요? 도와줘용~ 2012/05/21 653
112068 이선균이 왜 인기있는지 모르겠어요. 45 ... 2012/05/21 8,461
112067 영화제목 좀 알려주세요~ㅜㅜ 2 궁금해 2012/05/21 824
112066 출산휴가후 영아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신분 있나요?? 18 직장맘.. 2012/05/21 7,744
112065 집문제..그냥 넘기시지 마시고 4 조언부탁 2012/05/21 1,893
112064 남편이 외국 컨퍼런스 갔다가 알게된 외국인(여자)를 초대했어요... 10 애매 2012/05/21 3,780
112063 남편이 1주일 출장갔어요 7 자랑질 2012/05/21 1,844
112062 파스로 도배중인 애엄마. 9 파스로도배 2012/05/21 2,471
112061 받아쓰기 4 받아쓰기 2012/05/21 882
112060 “불편한 영화라고요? 사회의 ‘생얼’이 불편한 거겠죠” 샬랄라 2012/05/21 1,039
112059 저 진상 고객일까요? 13 2012/05/21 3,451
112058 영어가 사람잡네요... 2 클립클로버 2012/05/21 1,822
112057 산야초 효소 드셔보신 분 계신가요? 7 ㅇㅇ 2012/05/21 3,029
112056 영재고 발표났나요? 4 .. 2012/05/21 1,822
112055 휘슬러냄비 저수분요리 잘되나요? 2 지현맘 2012/05/21 4,282
112054 진보 약장수와 김정일 부자의 공통점 3 공통점 2012/05/21 675
112053 요즘 이사철 아닌가요? 날씨 더우면 방 잘 안나가는지..ㅠㅠ ... 2012/05/21 1,116
112052 하얀운동화 세탁잘 하는방법 없나요? 4 .. 2012/05/21 2,386
112051 이한구 “방송파업 정치권 개입 안돼” 궤변 적극부각한 MBC 3 yjsdm 2012/05/21 760
112050 농협 오리고기 맛있나요? 아들 넷 2012/05/21 829
112049 상간녀 후기 38 글쎄 2012/05/21 20,743
112048 아이들 문제, 제 맘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네요. 3 오후 2012/05/21 1,398
112047 노래 제목을 찾는데요 시청광장 추모제에 이한철이 부른 노래 1 오버더 레인.. 2012/05/21 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