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난 내가 참 못된 인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네가 좋다. 조회수 : 1,978
작성일 : 2012-05-17 01:14:24

열등감도 있고 이중적인 면도 많고, 나 자신이 참 싫을 때가 많았습니다만...그리고 나 자신이 참 싫습니다만...

직장내에서 일할때도 언제나 나자신이 우선이어서 업무에 대해서도 많이 공유하는 편이 아닙니다. 밑에 직원들이 일을 제대로 배우려하고 가르쳐 달라 할때도 제대로 가르쳐주기는 하지만 너네가 날 따라올수 있어? 하는 자만심 같 은 게 밑 바닥에 깔려 있기도 했구요.

 

그런데 오늘 뜻밖에 말을 들었습니다.

전 직장 동료들과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약속이 잡힌 상태에서 집에 왔는 데, 집에 오니 도와 주시는 분이 저녁을 맛깔나게 차려 놓은 것을 보는 순간 약속을 펑크내고 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이 들더군요. 수에게 전화해서 피곤해서 도저히 못나가겠으니 그리 알라고 하고 전화를 끊고 저녁을 아구 아구 먹고 쉬려는 데 전화가 왔더군요. 빨리 나오라고...*장님 볼려고 일부러 없는 시간 쪼개서 나왔는 데 안오면 어떡하냐고, 나중에 잠실오면 전화해, 맛있는 점심 살테니...오늘은 내가 정말 죽을 지경이야...했는 데 결국은 져서 일행이 식사하는 횟집으로 갔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맥주를 들이키는 데도 시원하지도 않고, 그래도 얼굴보니 좋고...절에 가서 초파일 등을 달았는 데 십만원쯤 하겠지 했던 등이 삼십만원이어서 계좌이체 했다는 둥,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잠실에서 했던 레이디가가 공연 얘기, 고등학생 아들이 연기 학원 다니는 지 일년 됐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전 직장 동료였던 이 사람이(자존감이 강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저에게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장님이 나한테 엄청 잘해 줬어요. 제일 잘해 줬어요. 내가 어리둥절해서 내가? 내가 어떻게 잘해줬는 데?

정말 난 한번도 잘해 줘야지 하면서 잘해준적이 한번도 없었는 데...유치하지만 앞으로 사람들에게 잘해주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 자신이 뚝뚝하고 직선적이고 불친절하다고 생각했는 데 정말 의외였습니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기억속에 잘해준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다는 거...

 알콜만 들어가면 오버해서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수가 맘에 안들어서 얼굴색 변하고, 제 딴에는 친하다고 '임마,임마' 하는 수에게 ' 야, 누가 임마야, 듣기 싫어. 언니라고 불러.' 정색을 하는 나도 누군가에게  잘해 주는 사람입니다...

 

 

IP : 182.219.xxx.10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지막줄에서 알겠네요
    '12.5.17 1:18 AM (27.115.xxx.162)

    ' 야, 누가 임마야, 듣기 싫어. 언니라고 불러.'

    ^^

    님이 어떤 스타일인지 알겠습니다.
    그냥 자존감이 강해서 흔들리지 않고 눈치볼것도 없고 자기일에 승부보는 사람
    그래서 군더더기가 없는 사람.
    하지만 '야 누가 임마야 너 말조심해'가 아니라 '언니라고 불러' 하는 따뜻한 사람.

  • 2. 흐음
    '12.5.17 1:22 AM (1.177.xxx.54)

    진심에서 우러난 칭찬을 듣게 되면 아이가 아니라도 .어른이어도.나이가 있더라도..그게 내 발전의 원동력이 되더라구요.
    원글님은 오늘 그런경험을 한거네요.
    저는 이주전에 한번했어요.
    그게 쌓이다보면 내 커리어 내 성격 성향이 바뀌어있는거죠.

    오늘 기분좋으셨구나...ㅎㅎㅎ

  • 3. ㅇㅇ
    '12.5.17 1:42 AM (1.64.xxx.143)

    남자분인줄 알았다능..;;

  • 4. 원글님 같은 분이 양반이죠
    '12.5.17 5:23 AM (188.22.xxx.31)

    할말 하시면서 뒤끝없는

  • 5. 왠지
    '12.5.17 11:10 AM (211.219.xxx.200)

    저도 왠지 원글님한테 끌리는데요 저 여자에요 마흔넘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2712 김병기 원내대표 발언이에요. .. 05:47:23 125
1772711 애들 엄마 못잊는 남자.. 1 05:30:43 483
1772710 안양고등학교 근처 주차장 새벽 05:21:51 88
1772709 명언 - 낙관주의 삶의 자세 ♧♧♧ 05:00:10 240
1772708 대장동 항소 포기했다고????? 6 야근한 아줌.. 04:52:27 490
1772707 오늘 수능인데 언어문제 하나 풀어보세요 10 ㅇㅇ 03:46:38 683
1772706 싱글맘이 받은 병간호 4 11 03:33:39 1,343
1772705 인터넷 쇼핑에서 바가지 당한것 같다면...? 1 03:19:10 285
1772704 수능 선물도 변했다… 떡·엿 대신 상품권·현금 2 음흠 03:07:43 608
1772703 제주서 사망한 쿠팡 새벽배송 기사 ‘주6일 야간에 하루 11시간.. ㅇㅇ 02:34:29 930
1772702 9년만에 밥솥 바꿨는데 밥맛 기맥힙니다^^ 9 바꿈 02:32:07 1,993
1772701 거절을 못해서 마음이 힘든 거였나 싶기도 해요 4 ... 02:28:37 629
1772700 대학 학위 가치에 의문을 제기한 팔란티어 CEO 1 ㅇㅇ 02:24:02 571
1772699 알리) 해표 콩기름 대박싸네요 ㅇㅇ 02:05:09 342
1772698 친구한테 조언(충고) 하는게 나을까요? 안하는게 나을까요? 7 소람 02:02:55 999
1772697 나솔 라방에 광수 정희 안나왔네요 3 .. 01:59:54 1,726
1772696 계속 고민이 크고 괴로워요 2 01:49:17 712
1772695 삼겹살 생선은 에프가 진리같아요 3 ㅇㅇ 01:46:40 1,184
1772694 감사원장 퇴임식서 유행가 틀고 유병호 ‘행패’.jpg 5 난동 유병호.. 01:30:12 746
1772693 뉴진스말고... 뜰뻔하다가 무슨문제 생겨서 7 .. 01:21:37 1,349
1772692 나솔 라방 시작했어요~~~ 16 .. 00:52:08 2,262
1772691 뉴진스 3명은?? 8 그런데 00:49:13 1,567
1772690 사장이 변덕스러워요 1 .. 00:47:57 394
1772689 어린이집 담임쌤이 계속.. 7 .. 00:40:25 1,717
1772688 블핑 로제요 노래 잘하네요 6 ㅇs 00:36:18 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