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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랑 제 동생은 사춘기때 엄마한테 잘못한게 많아서 지금은 완전 잘해요

마그리뜨 조회수 : 2,120
작성일 : 2012-05-15 11:44:37

저랑 제 동생 둘다 사춘기에 엄마한테 막 대했어요.

저는 막 엄마한테 소리지르고 막말도 하고 못 들어오게 하려고 방에 바리케이드도 만들고 참고서 다 창문으로 던져버리고 일부러 엄마 보라고 일기에다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싫고 지금까지 제대로 양육을 한거 하나도 없는거 같다고

내 아토피 천식 다 엄마가 열심히 관리 안해줬기 때문이고 수학이 안되는 것도 엄마라는 여자가 관심 하나도 없어서고

왜 동생만 첼로 시키고 나는 안 해줬다고 자기 물건만 사고 집에 있으면서 한번도 우산 갖다주지도 않고 세상에 이런 엄마가 있다고 신문사에 제보하고 싶은 심정이다!

막 그랬어요.

 

남동생도 걔는 특례라서 아침에 학교 가서 출석체크만 하고 특례학원을 가는 시스템이었는데

학교 가서 출석체크하고 학원 안 가고 옆 학교 나쁜 애들 만나서 놀러다니고

학교에서 여자친구 사귀어서 그 여자애네 엄마가 우리집에 전화해서 우리 애는 서울대 갈 앤데 (DW외고였음...) 특례인 당신 애가 꼬셔내서 공부 못하면 책임질거냐고 하고

엄마 지갑에서 돈 훔치고 (이건 저도 그랬음)

대학교 1학년때는 학교 안가고 게임에 빠져서 폐인되고 또다른 날라리 여자애 사귀어서 집에 안 들어오고

엄마한테 집안일 제대로 안한다고 잔소리하고 솔직히 엄마가 설거지한거보다 식기세척기로 한게 믿을만 하니까 세척기 돌리라고 하고 자기 외국에 혼자 남아서 대학 가려고 했는데 굳이굳이 한국에 데리고 귀국해서 이도저도 아니게 됐다고 다 엄마 때문이라고 돈이 아까웠냐고 그러고

 

엄마가 그래서 울고 엄마 일기장에 자식이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존재인데... 다 내려놔야 겠지 그런데 힘들다... 그런거 쓰고 막 그랬어요.  

 

근데 이제 저희 둘다 철들고 나서, 우리가 엄마한테 너무 심하게 했다. 엄마가 진짜 괴로웠다. 우리가 엄마한테 잘해줘야 한다. 하고 진짜 잘해요 ㅎㅎㅎㅎ

제 동생은 엄마 어디 갈때마다 공항 데려다주고 픽업가고 (엄마가 픽업 안해도 된다고 된다고 해도)

맨날 엄마한테 기프티콘 보내서 커피 사마시라고 하고

저는 할머니 오신다고 하면 친정에 가서 청소해주고

어디 가서 엄마가 좋아할거 있으면 다 사서 보내주고

메뉴 고를때도 저희는 엄마가 좋아하는게 우선이고 엄마랑 아빠랑 다투면 아빠한테 막 화내고 ㅎㅎㅎ

그냥, 생각해보면 그 모든게 미안하고 우리가 너무 심했던거 같고 왜 그랬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요.

어쩌면 저희가 사춘기를 무난하게 지냈고 엄마한테 잘못한게 없었으면 이 정도는 아니었을거 같아요.

 

사춘기 아이들이 힘들게 하는 어머님들, 힘내시라고요.

사람 마음이 맞아 그때 엄마 힘들었지 우리가 좀 나빴다... 이젠 잘하자 모드가 되더라고요.

IP : 199.43.xxx.12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5.15 11:49 AM (121.129.xxx.162)

    좀 나쁜 게 아니라 많이 나쁘셨네요.
    자식 키우는 거 힘들다지만...
    원글님 부모님, 참 힘드셨겠어요.
    앞으로 더 잘하세요...
    본인 자식 키워보면 피눈물 납니다.ㅠㅠ
    현재도 겪고있는 부모라...ㅠㅠ

  • 2. ...
    '12.5.15 12:03 PM (123.109.xxx.36)

    어이쿠,,,
    저정도면...공항픽업 오지말라는 어머니마음, 진심같아보이네요
    세상에나...
    게다가 참회가아니라 뭔 무용담처럼 쓴 글에, 울집 사춘기 두아이가 겹치면서..기프티콘 집어던지고싶은 심정입니다..ㅠㅠ

  • 3. 우리집에도 그런 사람있어요
    '12.5.15 12:08 PM (203.248.xxx.13)

    우리집에도 어려서 부모님 애 많이 태우던 아들이 있는데
    그 아들이 현재까지 제일 부모님께 잘해요 ..
    저도 엄마,아빠 속상하게 한일이 만만치 않은지라..
    나이 들어가면서 꼬리 팍팍 내리고 엄마한테 절대복종중이에요 ㅎㅎㅎ

  • 4.
    '12.5.15 1:35 PM (121.161.xxx.159)

    눈물나네요 저도 사춘기 남매 키우는 입장이라...
    환갑 넘으신 어떤 분은
    아들이 클 때 하도 속을 썪여서
    서른 넘고 장가간 지금도 아들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하네요.
    저도 그 꼴은 나지 말아야 할텐데...ㅠㅠ

  • 5. 대학2학년인
    '12.5.15 3:53 PM (121.143.xxx.132) - 삭제된댓글

    딸이 중고등때 무지 속을 썩였어요

    남편과의 사이도 최악이었을때였는데 진짜 죽고싶을정도로

    학교에서나 학원선생님들한테는 무지 이쁨을 받는아이였는데

    어떤계기로 엄마인저하고 틀어져서...그리고 아빠를 벌레보듯이 하던아이가

    대학들어가면서부터 달라지더니

    이번 어버이날때는 아르바이트 한돈으로 아빠등산티에 엄마 런닝화에 아주 비싼메이커로

    편지 까지 써서 주더라구요

    중고등학교때 엄마속 너무 썩여서 너무 죄송하다고 나중에 돈벌면 더 좋은선물해주겠다면서

    지 아빠도 감격해서 구구절절이 딸한테 편지를 쓰고

    절대 오지 않을거같던 평화가 시간이 지나니 오더라구요

    사춘기 자식들때문에 속끓이는 분들도 조금만 참고 기다리세요

    그럼 좋은날이 온답니다

  • 6. **
    '12.5.15 6:31 PM (115.143.xxx.210)

    픽업 안 받고,청소 다 내가 하고, 기프트콘 안 받아도 되니
    착한 아들 딸 키우고 싶네요. 엄마에게 지금보다 더 잘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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