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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사랑받지 못해서 생기는 외로움은 어떻게 견디시나요?

고민 조회수 : 2,040
작성일 : 2012-05-10 18:49:07

평소에 가족간 대화가 잘 되지 않아요.

대화를 잘 해보고 싶어서 여러번 시도를 했지만, 자꾸 좌절해요.

부모님은 자식이 과묵하기만 바라세요.

단답형으로 대답하기만 바라시고, 두 문장 이상 이야기를 하면, 그땐 큰일나요. 

                  

오늘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엄마는 마당에서 화초를 보고 계셨고,

저는 단호박 피자를 만들고 있었어요. 

피자가 다 될쯤, 아버지가 마당으로 나가시니까,  엄마께 피자 다 만들어졌으니 드시러 오시라고 전해주세요, 라고 말씀드렸죠.

저는 아버지가 제 말씀을 다 들으셨으니까, 분명히 엄마께 전해주셨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엄마가 안 들어오시더라구요.

한참을 기다려도 안 오셔서, 엄마 휴대폰으로 전화했더니, 휴대폰을 집에 두고 나가셔서 받지 않으시고,

마당에 나가서 엄마를 부르고 주변을 다 둘러보아도 안 계시더라구요.

엄마랑 따뜻할때 같이 먹고싶어서 만들었는데,

피자는 식어서 딱딱하게 굳어가고...

  

한참 후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집에 들어오셨어요.

어찌 된 일인지 여쭸더니, 같이 마트에 다녀오셨대요.

제가 아빠께 말씀드릴때는 이미 마트에 가려고 엄마가 차에 타신 상태였대요.

그래서 제가 "그럼 진작 그렇게 말씀해주셨으면, 제가 안 기다렸잖아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아빠가 잔소리한다고 화내시네요.  

말할때 짜증스럽게 목소리 톤을 높였거나, 같은 말을 여러번 되풀이 한 것도 아닌데, 

아빠가 화를 내시니까, 울컥했어요.

그래서 자초지종을 엄마께 말씀드렸더니, 엄마도 귀찮아하세요.

       

대화로 차근차근 소통하고 싶은 저와

자식들은 과묵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시는 부모님...

   

이제는 부모님과 소통하는 걸 떠나, 제발 부모님이 제게 소리라도  안 지르셨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가 화내서 소리지르실 때마다 제 가슴은 쨍그랑 깨져서 상처가 깊어지는 느낌이에요.

IP : 118.40.xxx.9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5.10 9:51 PM (112.151.xxx.134)

    저도 윗님과 비슷한 생각했는데....차마 댓글로 못 적었어요.
    근데 윗님 과감하게 적으셨네요..
    윗님이 좀 심하게 표현하긴 했지만....틀린건 없네요.
    저도 나이 중년되어서 깨달은거에요.
    20대때는 꿈에도 몰랐구...30대는 긴가민가했었고.
    부모라고 자식을 무조건 이뻐하고 사랑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식들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을 뿐.

  • 2. 원글
    '12.5.11 1:01 AM (118.40.xxx.90)

    원글 쓴 사람이에요.
    먼저 댓글 감사합니다.
    너무 쓸쓸한 인생이네요.
    자라면서도 언니와 차별받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곤 헀었는데...
    정말 더 예쁜 자식이 있고, 덜 예쁜 자식이 있나봐요.

    뭐든지 가족을 우선으로 하고, 제 생활도 가족에 맞춰 했었는데...
    가족에게조차 사랑받지 못하는데... 과연 제가 누구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런지... 슬프네요.

    가족이니까 더 특별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할까요?

  • 3. 원글
    '12.5.11 1:04 AM (118.40.xxx.90)

    댓글 달아주신 분들은 '외로움'을 어떻게 견디셨나요?
    결혼해서 새로운 가족이 생기면, 좀 나아질까요?

    외로움은 사랑할 대상이 없는 거라는데,
    제가 외로운 이유는 어쩌면 사랑받지 못해서가 아니라, 제가 누군가에게 줄 사랑이 적어서인지도...

    그냥 울적하네요.

  • 4. ..
    '12.5.11 4:25 PM (80.6.xxx.78)

    어쩌면 단순한 부모님과의 단순한 성격상의 차이이거나 오해가 원글님 고민의 발단일수도 있구요. 처음 댓글 쓴 분의 글이 일리가 있지만 너무 생각을 그런 극단의 쪽으로는 몰고가지 마셨으면해요.

    그리고 이건 대화안되는 원글님 부모님의 소양부족(원글님의 부모님을 이렇게 표현해서 죄송)탓이지 절대 원글님이 사랑받을 존재가 아니라서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리고 설사 부모님과의 사이가 안좋아서 원글님이 지금 소외감을 느껴도 결국 이런분들이 남편은 정말 좋은 분들을 만나더라구요.

    저도 그렇구요. 그리고 82쿡의 다른 글에서도 그랬어요.

    원글님..지금은 어렵겠지만 언젠가는 부모님이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처럼 한 인격체로 객관화될때가 올거예요.
    그럴때까지 모든걸 판단하지 마셨으면 해요.

    저도 중간에서 아버지가 유난히 좋아하는 언니. 어머니가 유난히 챙기시는 남동생에 끼어서 서운한 점도 많았고 방황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정말 좋은 배우자 (이세상 어느누구보다 절 배려해주고 책임감있는) 만나서 잘 살고 있어요.

    원글님..힘내세요.

    세상일은 고무풍선과 같아서 한곳이 움푹들어가면 그 반대부분은 튀어나오더라구요.
    원글님이 설사 부모덕이 부족하더라도 다른 한곳은 차고 넘치시는 인생을 사실거예요.

    ^^

  • 5. 원글
    '12.5.11 7:10 PM (118.40.xxx.179)

    ..님 정말 감사해요.^^
    남겨주신 글을 읽으면서 얼었던 가슴이 따스하게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정말 따뜻하고 지혜로우신 분 같아요.
    저도 언젠가 상처받은 누군가에게 ..님같은 사람이 되고싶어요.
    언제나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길 기도드릴께요.
    정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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