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카레이서의 손

톱니 조회수 : 747
작성일 : 2012-05-10 11:52:09
어느 기계공학도가 있었습니다.
최고의 대학의 나오고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뛰어난 연구능력과 탁월한 개발능력을 인정받는 인재였습니다.
어느날 우연한 기회에 카레이서로 데뷔하게 됩니다.
그리고 몇년후 세계제일의 카레이서가 됩니다.
무리한 레이싱을 하다 몸을 다치게 됩니다.
그에게는 바퀴가 있습니다.
한번도 쓰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꼭 필요할때 쓰려고 늘 간직하고 있는 바퀴입니다.
바퀴는 그의 친구입니다.
바퀴는 그에게 말합니다.
레이싱을 좀 쉬라고.
그래서 쉽니다.
마음 한구석 답답하였고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지만 대신 달리기를 배웠습니다.
달리기를 하면서 사고가 날일은 없다고 생각한거죠.
하지만 다시 레이싱이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은 대회에 나가려고 바퀴에게 물어봅니다.
바퀴는 그가 레이싱을 다시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바퀴의 말을 듣습니다.
그는 바퀴를 믿을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바퀴는 그에게 햇빛의 나라로 가자고 합니다.
그는 바퀴와 함께 햇빛의 나라로 갑니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멋진 차와 집을 팔고 대신 햇빛의 나라에서 살 수 있는 바퀴가 없는 차를 하나 삽니다.
그의 친구인 바퀴에게 달릴 기회를 주기 위해서죠.
햇빛의 나라는 햇빛이 너무 강해서 달리기를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새로운 차에 바퀴를 달았지만 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번씩 차를 밀어서 갈 수 있게 했습니다.
달리기가 어려운 나라에서 차를 미는 일은 더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바퀴를 위해서 차를 밀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햇빛의 나라에 온 이유이기도 했기 때문이죠.
1년이 지나도 차는 가지 못했습니다.
그는 몸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햇빛의 나라에서 날마다 차를 밀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달리기도 하지 못하고 레이싱도 하지 못하기 때문이겠죠.
햇빛의 나라로 오기로 하면서 보트 레이싱을 시작해보려고 했었죠.
차를 날마다 밀고 몸이 약해지면서 보트 레이싱은 마음뿐이었죠.
빨리 차가 씽씽 달리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엔진을 더 좋은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책을 사서 보면서 부품을 하나하나 사서 직접했습니다.
여전히 차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트랜스미션을 바꿉니다.
세상에 없는 하나뿐인 트랜스미션을 만들었습니다.
특별한 바퀴였기 때문에 특별한 트랜스미션이 필요하다 생각했죠.
보통의 트랜스미션으로는 움직일 수 없는 바퀴라고 생각했죠.
차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열번씩 차를 밀어줍니다.
혹시 차가 갑자기 씽씽 달리게 될까 해서죠.
이상한 것은 바퀴가 달리고 싶어하면서도 잘 굴러가지 않는다는 거죠.
바퀴는 엔진과 친하지 않았습니다.
친해지려 하지 않았습니다.
트랜스미션과도 같이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아직 한번도 달려보지 못한 바퀴이기 때문일까요?
그는 바퀴가 자꾸 차와 함께 달리다 보면 점점 잘 달리게 될거라 생각했습니다.
다시 1년이 흘렀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다시 해보기로 합니다.
차의 몸체를 열고 모든 것을 다시 설계하고 다시 연결해 봅니다.
차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뿐이었습니다.
그가 하루에 열번씩 밀어서 달리게 할때는 바퀴가 차와 같이 달리는 듯 보였지만 열번을 다섯번으로 줄이고 다섯번을 한번으로 줄이자 다시 원래와 같았습니다.
그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어느날 이상한 생각을 합니다.
혹시 바퀴가 아닌 것은 아닐까.
그렇습니다.
그것은 레이싱 자동차바퀴가 아니었습니다.
모형자동차용 바퀴였습니다.
달릴 수 없는 바퀴였죠.
그는 비탄에 잠겼습니다.
어느덧 3년이 흘렀습니다.
그는 이제 중년입니다.
세계제일의 레이서였던 그는 이제 자동차수리공입니다.
그리고, 그가 만든 유일한 자동차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날씬하고 섬세했던 손은 굵고 투박해졌고, 망치에 맞아 굽어진 손도 있습니다.
핸섬하던 얼굴은 쪼글쪼글한 주름이 생기고 기름이 맨날 뒤집어쓰다보니 피부는 엉망이 되었습니다.
사고의 후유증은 다 나아지지 못하고 날마다 밤샘작업으로 고생하다보니 건강은 더 안 좋아졌습니다.
그래도 세계제일의 카레이서답게 그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모형바퀴를 진짜바퀴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의 몸은 더 망가져갔고, 그는 더이상 레이서가 아니라 완전히 수리공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가까운 곳에 운전을 하는 것조차 두려웠습니다.
차를 운전해본 것은 3년이 되었고 3년간 차를 미는 일만 해왔죠.
다시 1년이 흘렀습니다.
이제 그는 깨닫습니다.
그의 바퀴를, 그의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일이 부질없다고.
IP : 76.95.xxx.220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9019 잇몸에서 피가나는데요 1 ekek 2012/05/13 1,163
    109018 길냥이들이 저를 좋아해요.ㅡㅡ;;; 4 음. 2012/05/13 1,650
    109017 대선때 새누리당 찍을겁니다 44 구관이명관 2012/05/13 3,593
    109016 (긴급)고민 상담 좀 해 주세요ㅜ.ㅜ 2 happyd.. 2012/05/13 1,172
    109015 텝스 한 문제 도와주세요~ 9 궁금 2012/05/13 1,316
    109014 일주일 내내 열이 37도가 넘는데.. 괜찮을까요? 6 아가가 2012/05/13 6,808
    109013 가톨릭 신자이신 82님들, 원선오 신부님 아세요? 4 우허허.. 2012/05/13 2,063
    109012 아기한테 꼭 박혔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1 wjrldy.. 2012/05/13 1,667
    109011 여수엑스포예행연습한다길래 포스코전시관 다녀왔는데.. 완전정복 2012/05/13 1,994
    109010 이하늬 브라선전 3 이상 2012/05/13 3,672
    109009 영화 파수꾼 결말이..?? 2 --- 2012/05/13 15,452
    109008 애들 양말 구멍 나면.. 9 왕발가락 2012/05/13 2,110
    109007 스승의날 왜 신경이 쓰이는지... 9 된장 2012/05/13 3,152
    109006 장원섭의 난으로 통진당은 결국 공권력 투입을 자초하네요. 9 람다 2012/05/13 1,917
    109005 심상정 "저녁 8시부터 내일 오전 10시까지 전자표결.. 5 통합진보당 2012/05/13 1,978
    109004 "장기 소비침체로 일자리 매년 96만 개 날아갔다&qu.. 1 참맛 2012/05/13 1,081
    109003 NL 계열에 잠깐 학생운동 해봤던 사람으로서.. 9 강철서신 2012/05/13 3,487
    109002 전기밥솥없이 식혜 만들수 있을까요? 2 식혜 2012/05/13 5,392
    109001 얼쓰마마 바텀밤... 어떻게 쓰는 제품인가요? 3 ... 2012/05/13 6,753
    109000 어떤 남자를 만나야 할지 판단이 안되어요...조언을 듣고 싶습니.. 20 조언이 필요.. 2012/05/13 3,958
    108999 통합진보당 오늘 쿠데타가 발생했네요. 8 가을소나타 2012/05/13 3,019
    108998 잔치국수 양념장? 다대기? 5 아기엄마 2012/05/13 6,119
    108997 허리 고무줄 밴드 일부분 미어진것, 밑바닥 2중안쪽 천 1,2센.. 2 ,,, 2012/05/13 1,166
    108996 mbc 정말 대단 합니다',,,,,,,,,,!!!!!!!! 6 mbc 2012/05/13 3,377
    108995 통합 진보당!!!!!!!!!!!!!만 만세 5 진보 2012/05/13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