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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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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시부모님 어찌해야 하나요

덥다 더워 조회수 : 2,656
작성일 : 2012-05-07 16:57:25

어버이날에 어찌해야 할지 정말 답이 안나와 82 님들께 여쭤봅니다.

당연한 걸 고민하는 건 문제가 있어서겠지요. 많이 길고 부끄럽지만 조언을 구하기 위해 적어 봅니다.


얼마 전 일요일이 시아버지 생신이었습니다.

시부모님께 일요일은 아침부터 댁에서 나가셔서 종일 바쁘신 날입니다.

저는 토요일 당직을 하며 지방출장을 다녀와 월요일 오전에야 퇴근을 할 수 있었구요

일요일 10시쯤 퇴근해 전화하자 하니 남편이 어차피 지금 통화 안된다고 저녁때 하라더군요.

결과적으로 시부모님이 엄청 화내셨습니다.

아침에 전화드리는 게 기본이지요. 제가 잘못했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람 일이 뜻대로만 되는 것도 아니고 사정도 있지 않나요. 제가 정상참작을 바랐던 상황은 좀 깁니다.

 

두 돌 아이와 문제 많은 남편과 함께 삽니다. 맞벌이인데 집안일 안도와주고 돈은 절대 쓰지 못하게 하는 사람이라 트러블이 많았습니다. (이 부분은 전에도 82에 글 올린 적이 있는데 다들 저를 욕하셨죠 왜 같이 사냐고...)

일요일 오전에 퇴근하니 집은 난장판에 아이와 남편은 아침밥 달라고 저만 쳐다봅니다. 전날 저는 부산으로 차 가지고 당일치기 출장 다녀온지라 몸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어쩝니까 애가 있는데 ... 밥 해서 먹이고 애 씻기고 재우고 청소하니 애 깨서 청계천 데리고 나갔습니다.

그 와중에 부모님께 입금 먼저 좀 하라는데도 남편은 냅두랍니다.

그래서 제가 입금하고 전화하려던 찰나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니가 아버지 서운해하신다니 아들이 전화하려했다고 버럭합니다.

남편과 시아버지 사이 안좋고 남편은 자기 부모님 위할 줄도 어려워할 줄도 모릅니다.

참 부끄럽지만 그렇더군요. 다들 아들 성질 안 건드리려 쉬쉬하고..

어쨌거나 우리가 잘못한 거다 남편 타일러 다시 전화드리라 했더니 안받으신다고 그냥 끊습니다

어머니께 제가 다시 전화드려 죄송하다 아버님 좀 바꿔달라 했더니 아버지가 저한테 난리십니다.

물론 잘못했지요. 그런데 그 내용이 참 정말 막장 며느리한테 참다참다 퍼부을 만한 내용으로 과하게 화내시더라구요.


그 와중에 참 그랬던 건 "내 아들은 내가 잘못키워 그런거니 이해하려 한다. 그런데 너까지 똑같이 그러면 정말 화가 난다."

아들 전화는 안받으시더니 저한테는 다다다다 난리치시더군요.

그 말은 내가 잘못키운 아들과 네가 하는 짓이 같으니 너희 부모가 너 잘못키웠다. 그런 말씀 아닌가...

그 말을 듣고 제 마음도 차가워지더군요.


남편은 시아버지와 사이도 안 좋고 시어머니에게도 면박주기 일쑤입니다. 부모님께 베풀 줄 모릅니다.

그러면 안 된다. 아이가 보고 배운다. 부모님 건강하실 때 잘 하자 다독입니다.

부모님께는 아들이 무뚝뚝해서 그런다 속으로는 부모님 생각 많이 한다 말씀드리며 마음도 달래드리고요

 

여름이면 냉방 마음놓고 하시라, 겨울이면 택시타고 다니시라 냉난방비 보내드렸습니다.

복날 당근 챙기고요 남편은 기차값 아깝다고 명절에 고향 안간다는 거 제가 새벽부터 남편 몰래 표 끊어 다녀오곤 했습니다.

필요하신 가전제품 남편 몰래 챙겨드리기도 하고 부모님 서울 오시면 좋다는 데 다 모시고 다녔구요

필요할 땐 시누이의 시누이 시어머니까지 챙겼습니다.

일주일에 두세번은 꼭 전화드렸고 아이 사진 동영상 인터넷으로 핸드폰으로 챙겨 보내드린 것도 접니다.

얼마 전 시누이네가 이사하는데 돈이 부족해 고민하더군요. 제가 시누이 참 좋아합니다. 우린 친해요.

구두쇠 남편 구슬러 제 명의 예금 만기된 거 3천 빌려드렸습니다.

 

왜 그랬나,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가 그렇게 외할머니 공경하며 사시는 걸 봤기 때문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목욕탕에 가셔서도 혼자오신 할머니들 등 밀어 드렸어요. 지방에 사시는 할머니 생각난다고요.
가난해도 부모님께는 좋은 거 챙겨드렸구요.

엄마 없이 자란 티 난다 할까봐 결혼할 때 예물하나 못받으면서도 예단 이바지 다했고 우리 엄마한테 하듯 하자고 시부모님 모셨습니다.

그런데 백번 잘해봐야 다 소용 없다는 거 진리네요. 진짜 막장 며느리한테 퍼붓듯 난리치시는 시아버지한테 마음이 식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지요. 앞으로는 남편이 하는 만큼만 하도록 나는 가만 있겠다.

그래서 이번 어버이날도 남편 하는대로 두겠다 했는데

오늘 아침 남편에게 내일 아침 바빠서 못했네 핑계대지 말고 용돈은 먼저 보내드려라 전화는 내일 같이 하자 했더니

얼마 전 생신 축하금 보냈는데 뭘 또 보내냡니다. 그냥 두라네요.

지금은 저도 마음이 다쳐 제가 나서서 하기도 정말 싫고 그렇다고 가만 있기도 뭐하고...

어찌해야 하나요 정말 조언 좀 부탁드려요.

IP : 203.234.xxx.8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모자식
    '12.5.7 6:16 PM (218.159.xxx.194)

    서로 사이 안좋은데 며느님이 어떻게 해보려 애쓰셨군요. 노력하면 될 줄 알고... 저라도 그랬을 것 같아요.
    그러나 그쪽 (남편과 시부모님) 일은 그 쪽이 매듭 풀던가 계속 그렇게 살던가 하는 거예요.
    제3자 나서봤자 하소연이나 원망만 더 듣기 일쑤죠.
    그들 사이 근본적인 건 제3자가 풀 수 없다는 소립니다.
    더구나 만만한 며느리가 잘 하니 그걸 고마워하는 걸 넘어 이제 화풀이 대상이 되셨네요.
    원글님 욕심이 좀 과하셨어요. 원글님이 중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예요.
    그냥 남편이 어떻게 하든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효도 강요하지 마시고
    원글님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따로 챙겨드리면 되죠.
    그러나 저렇게 며느리에게 화를 내시면 며느리 마음도 싸늘하게 식을텐데 어쩌겠어요.
    원글님이 성자도 아니고 이제 한 발 물러나세요.
    아이들에게 안좋을 것 같다 싶으시면 일단 아이들에겐 아빠가 마음의 상처를 받아서 저러는 거다 이렇게 이해시키시고 원글님이라도 과하지 않게 자식 노릇 확실하게 하는 거 보여주면 좀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 2. 죄송하지만
    '12.5.7 6:56 PM (150.183.xxx.253)

    님 친정부모님이 어른 공경하라고 가르쳤지
    무시당하면서도 가만히 있으라고 가르친건 아닌거 같은데요?
    같은 내용이지만;;;

    님...자기팔자 자기가 만든다고 하죠?
    님 글에서도 님이 그렇게 상황을 꼰거 여렇 보여요
    앞으로 이렇게 속상하기 싫으면
    남편이 안하면 님도 하지마시고
    님 시아버지 좀 어이없는데 대꾸도 좀 하든가 하시고

    계속 이 모드로 가고싶으시면
    지금 그대로 하시면 됩니다.
    모든건 선택이에요
    님이 하지 않을뿐.

  • 3.
    '12.5.7 7:45 PM (115.136.xxx.24)

    원글님,, 완전 감정이입되네요..
    저랑 아주 많이 비슷하세요..

    울 남편도 참 부모님에게 무심해요.. 다른 점은 부모님께 윽박지르는 일은 없다는 것...

    차라리 남편이 자기 부모님을 좀 챙기면.. 따로 제가 챙기지 않아도 괜찮을 거 같은데..
    남편이 전혀 안챙기니.. 오히려 제가 안절부절하고 먼저 챙기게 되고..
    그런다고 시부모가 나에게 고마워하기는 커녕 오히려 만만하게 우습게 보게 되고..
    매번 앞으로는 이렇게 잘하지 않으리.. 하고 다짐해 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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