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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딩크족 논란을 보면서..

ddd 조회수 : 4,493
작성일 : 2012-05-05 00:08:20

 

 

짧은 글에 제 소견이 다 들어갈지 모르겠지만.....혹시나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살면서 느낀 건 인생의 모든 일이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는 것입니다.

 

아직 결혼하자는 남자 없는데 '결혼을 해야 할까요 안 해야 할까요, 게시판 보면 불행한 이야기가 많아서요.'라는 질문은 필요없는 질문인 듯합니다. 왜냐면, 결혼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상대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경제력, 취미 일치 여부, 시댁 친정 문화 등 여러 요소가 결합되어 그 결혼의 행불행이 결정되기 때문이죠.

 

어떤 사람에게 결혼은 정말 안 하면 큰일날 뻔 했을 행복의 근원일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 결혼은 크게 불행한 일도 없는데 해보니까 별 감응이 안 오는 시큰둥한 것일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 결혼은 안 하느니만 못한 사건들과 풍파를 가져오는 매개일 수 있겠죠.

 

 

그런데 굳이 '결혼 꼭 하세요. 저도 뒤늦게나마 결혼해 보니까 이 결혼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어요.' 혹은

'결혼하지 마세요. 정말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에요.'라고 글을 쓸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왜냐면 정말, 다 다르거든요.

 

 

요인은 여러가지예요. 1) 자신의 성품 2) 배우자의 성품 3) 둘의 궁합(화학작용 내지 취미생활 공유 여부)

4) 화학작용이 심지어 오랜 연애동안에도 강했지만 이상하게 결혼하고 나니까 한쪽이 파사삭 식어 버리는

경우도 있고 5) 불가항력적으로 찾아오는 '팔자' 혹은 '운명'이라는 것도 있고

6) 배우자 한쪽의 외도도 있고  7) 아이 낳고 사이가 무척 좋아지는 부부가 있는가하면 아이 낳고 나서

사이 나빠지기 시작해서 이혼하는 부부도 있고

 

 

너무너무너무 다 다릅니다.

 

 

딩크 논란도 마찬가지예요.

아이가 주는 불행은 질병이나 장애 또는 아이의 유별난 성격 혹은 부모와 유독 안 맞는 성격일 경우

좀 큰 불행이겠지만

 

성적이나 다른 자잘한 것들로 오는 고통을 상쇄하리만치 행복한 일이 더 많다는 게 여러 분들의 얘기지만

 

 

 

그건 또 사람마다 다릅니다.

 

 

 

여기에도 자주 올라오는 글인데,

자기가 분명 괜찮은 사람인데, 이상하게, 아이 키우다 보니 어릴 적 자신의 정서적 문제가 불거지면서

아이를 자신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만들며 학대하고 나서

아이 자는동안 울고 괴로워하고

그런데 나중에 또 독설 퍼붓게 되고

아이는 분명 사랑스러운데 자신은 이상한, 무의식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제어할 수 없고,

아이 때문에 일어난 우울도 아닌데 그 우울한 감정이 온통 아이에게 화풀이 되고..

 

 

 

요런 문제도 분명 있다는 거지요. 그래서 아이 낳기 전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심사숙고해 봐야 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신체적 정서적으로 건강하다면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게 분명 큰 기쁨일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 케이스를 보니까,

사람이 자신의 정신건강이 어떤지 먼저 살펴보고 결혼을 하든 아이를 가지든 해야 되겠더라구요.

 

 

아이를 건강하게 길러내는(제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신체적 정서적 건강인 것이지,

아이가 공부 잘 하냐 못 하냐, 못 생겼냐 예쁘냐는 아닌 것 같습니다) 분들,

정말 부럽고 보람차 보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그 행복이 허락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불임일 수도 있고,

위에 말한, 자신의 정서문제로 인해 먼저 자기수양부터 해야 해서 유예하고 있을 수도 있고,

경제적으로 너무 짐이 많아서 여기서 아이까지 낳으면 모두 다 너무 고통스러워질 것 같아서일 수도 있고.

 

 

 

그래서 지금 막 싸우듯이 딩크 나쁘냐 아니냐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 그리고 살아보니까 팔자라는 것도 분명 있구요,

어떤 사람에게는 아이가 엄청난 기쁨을 주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아닐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어떤 삶이 과연 더 '우월하고 보람찬' 삶인지 여기서 논쟁하면서 서로 상처줄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IP : 112.150.xxx.34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5.5 12:14 AM (61.98.xxx.233)

    맞아요 사람은 누구나 본인기준인게 맞는거 같아요...안해본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내지는..미련 뭐 그런거...때문 아닐까요???
    본인이 처한 상황기준으로 모든 잣대는 이루어지는듯,...ㅎㅎ

  • 2. 맞아요.
    '12.5.5 12:20 AM (61.97.xxx.8)

    저는 딩크족이지만 모든 딩크가 행복하지 않을수 있고
    또 모든 아이 있는 가족이 행복하지 않을수 있어요.
    어느쪽이던 어떤 환경과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서 모든것은 변하죠.
    저는 지금이 행복하고 후회 없는데 또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거고

    아까도 딩크 후회 하신다는 글에 아이 없는 부부가 무슨 재미로 살까 하신다는데
    그분들은 아이 없는 재미 있는 삶을 안살아 보셔서 그런 말씀 하시는거구나
    왜 아이가 있는것만이 우월하다고 느낄까? 하는 그런 생각 해봅니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워낙 확고하게 마음이 굳은 상태이고 현상태가 너무 행복하게 나이들어 가고 있기에
    그냥 그런 글 봐도 사실 웃습니다.
    다 사람마다 사는 모양이 다르니 누가 더 낫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는걸 알기 때문이고
    그런 말들이나 시선에 상처 받거나 하는것도 아니거든요.
    그냥 그런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이 있는거구나 하고 말지요.

    내 삶은 내가 사는 것이고 그런 말에 상처 받을 정도라면 애초에 선택 하지도 않았을꺼에요.
    오늘 하도 말이 많아서 또다시 남편에게 슬쩍 물었더니 오히려 저 보다 더 덤덤하게 냅둬!
    우리만 행복하면 되지 남이야 무슨 생각 하고 살던 말던..... 하네요.
    저보다 더 딩크 의지가 강한 남자라 그런가봐요.

  • 3. rrr
    '12.5.5 12:24 AM (125.184.xxx.158)

    너무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 4. ^^
    '12.5.5 12:45 AM (115.126.xxx.39) - 삭제된댓글

    읽으면서 내내 "그래~ 맞아!" 했습니다.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이에요.
    자러가기 직전에 읽은 글인데 오늘 마무리 글이 참 좋네요.
    안녕히 주무세요^^

  • 5. 논란의미없음
    '12.5.5 1:36 AM (1.252.xxx.11)

    딩크족이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네요.

    자식이 안생기는 부부에게는 대신 자식 낳아서 줄 수 있는지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부에게는 양육비+교육비+자녀결혼자금 까지 지원해줄 수 있는지
    자식양육에 자신없는 부부에게는 내가 맡아 키워서 훌륭한 사람 만들어 보내줄께 할 수 있는지
    자식위해 희생하는 것보다 둘이 행복하게 살겠다는 부부에게는 애 낳아서 나중에 후회하게되면
    지난 인생 되돌려줄 수 있는지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사람이 딩크족이 어쩌고 할 수 있는거 아닌가 싶거든요.

  • 6. 글쎄...
    '12.5.5 1:41 AM (210.182.xxx.8)

    별 중요한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그 팔자라는것도 인생을 꽤 나름대로 오래 살아보고 나서 지금의 상황과 그동안 지나온 자신의 인생을 생각해보니
    아.. 이게 내팔자였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게 아닐까요.
    팔자라는건 일이 벌어지고 난 다음에 자신의 인생여정을 나름대로 합리화시키는 사후 설명인거 같아요.

  • 7. .......
    '12.5.5 3:13 AM (115.136.xxx.25)

    원글, 댓글들 모두 공감이 많이 갑니다.
    출산과 양육이 좋은 분들은 많이들 낳아서 기르시고. 그런다고 뭐라고 안하잖아요.
    근데 그걸로 벼슬아치 행세는 곤란합니다. 상사라도 되는 양 훈육하는 행태는 정말 못봐주겠어요.

  • 8. ..
    '12.5.5 6:27 AM (66.183.xxx.117)

    정말 공감 되는 글. 다 자기 취향이고 선택이지 말입니다. 정말 남이사.. 이런말 나오죠 그렇게 참견하는거 보면.

  • 9.
    '12.5.5 10:14 AM (211.41.xxx.106)

    혼자 잘 노는 사람이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듯이 딩크로서 삶을 잘 운위해가는 사람이 애를 낳아도 잘 키우면 살 것 같아요. 기본에 충실하면서 자기 삶을 잘 꾸리는 사람은 이러저런 조건에서 잘 호환해내면서 살아요.

  • 10. 백번
    '12.5.5 11:44 AM (211.234.xxx.135)

    옳으신 말씀

  • 11. 추천이 있으면
    '12.5.5 12:10 PM (210.180.xxx.200)

    백번 누르고 싶은 글입니다. 참 잘쓰셨어요.

    가끔 올라오는 전업, 직딩 논란, 딸이 좋냐 아들이 좋냐라는 논란, 딩크족 논란,

    사람마다 다른 선택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존중한다면 불필요한 논란입니다.

  • 12. 쥐떼를헤치고
    '12.5.5 2:16 PM (211.234.xxx.104) - 삭제된댓글

    가장 보람찬 인생은 자기 뜻대로 사는 인생입니다 세상 눈치 땜에 결혼하고 애낳은 사람들이 안그러고도 잘사는 사람 보면 질투폭발해서 닦달하고 막말하는 거라 생각해요

  • 13. ㅇㅇㅇㅇ
    '12.5.5 6:14 PM (121.161.xxx.90)

    네.. 저도 이 글 쓴 님의 의견에 백번 동의합니다.

    우리 살면서,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조금은 예의바른 무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누구나 자기 삶에서 행복과 슬픔, 기쁨과 고통을 각자 겪어 나간다는 것도 아실 필요가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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