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흔한 경상도 남자의 고백

ㅇ.ㅇ 조회수 : 4,273
작성일 : 2012-05-04 10:49:31
얼마전 화이트 데이가 다가옴에 따라

나와 긍정적인 만남을 가지고 있는 여인네가

화이트데이날 선물 사달라고 둘러서 말하곤 했다.
여전히 그날도 그녀는 화이트데이의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오빠 좀 있으면 내일 모레면 벌써 화이트데이네..ㅋ"

"응..?? 벌써 그렇게 됐나??"

"그날 기대해도 되지?"

"그래 사탕 많이 사줄께~ㅋ"

"사탕만??"
아무래도 그녀는 사탕말고 다른 무언가를 바라는것 같았다.
이렇게 헤어지고 하니 왠지 어색하고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나의 친구에게 술마시면서 상담을 했다.
"여친 만들려는 애가 자꾸 화이트데이 자꾸 기대하는데..어떻게 하면 되노?"

"음.. 밥사줘라.."

"그건 맨날 사주는거고.."

"그럼 맨날 사주지 말고 그날 사주면 되겠네..ㅋㅋ"
- 아~! 애인도 없는 넘에게 내가 무슨 말하는거고...-
이런 생각에 잠길때

친구가 말했다.
"밥사줄때 악세사리 하나 해줘라..그리고 로멘틱 멘트 함 날리면 된다.."

" 머라카면 되는데.."

"그냥 뭐 ...지금은 비록 이거지만 나중엔 다이야몬드 해준다라는 이런씩으로.."
난 친구의 어깨를 뚝치며 말했다.
"니 말만 들었는데도 닭살 돋는데..죽어도 그렇게는 말 못한다!!"

"여자는 그런거에 뿅간다 아이가.."

"정말 뿅가나?"

"당연하지~"
-애인도 없는 놈의말을 믿어야 하나...-
이렇게 친구의 조언을 듣고 혼자 엑세서리점에 갔는데

너무 창피해서 눈에 보이는거 하나 집어 들고 점원에게 말했다.
"계산요~!"

"7만원입니다."
난 7천원을 숫자 0을 잘못보고 말하는 줄 알았다..
이딴 핀하나가 7만원씩 하겠냐는 생각으로...

점원에게 만원을 줬다.

거스름돈 3천원을 돌려받기를 기다리며..
나는 3천원 받을려고 멍하니 서 있었고, 점원은 6만원더 받을려고 서 있었다.
왠지 분위기가 7만원 할것 같은 분위기 였다.
"혹시 진짜 7만원~??"

"네.. 진짜 7만원..."
점원과 나는 멍하니 서로 쳐다보며 멍때리고 있다가

7만원 주고 핀을 하나 샀다.
가격을 잘못들은것도 창피하고 경상도 남자가 핀 샀다는것도

창피했다.
그리고 화이트데이 당일 저녁..
하여튼 점원이 이쁘게 포장해준 핀을 들고 긍정적인 만남을 가지려는

그녀에게  전화했다..
"뭐하노?"

"그냥있다."

"밥뭇나?"

"아니..."

"나온나 밥사주께"
그녀가 잔뜩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쁘게 해 나가까?"
"대충 눈꼽만 띠고 나온나 .."
그리고 만났다..
그녀는 식당에서 밥먹는중에도 계속 내 눈치만 봤다.
그리고 밥을 다 먹고 차를 타고 그녀 집앞에 세웠다.
초롱초롱한 눈빛이 마치 난 다 알고 있으니 빨리 선물을 넘겨라는 눈빛으로
차에서 안 내리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집에서 거울보고 연습한
『지금은 비록 작은 핀이지만 언젠가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핀을 사줄께』라는
멘트를 할려니 온몸이 간지러웠다.
그래서 눈 질끈 감고 핀을 그녀에게 주면서 말했다.
"오다가 구르마에서 하나샀다..."
작은소리로 그녀가 말했다..
".........구...르마..."
가만히 있는 나를 보며 그녀가 다시 말했다.
"진짜 구르마에서 산거야??"
가슴속에서는 아냐 7만원주고 엑세서리점에서 비싸게 샀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왠지 무안해서 남사스러워서..
말이 이상하게 나왔다.
"아니..그냥 집에 굴러다니는긴데..."
IP : 112.145.xxx.3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비쥬
    '12.5.4 10:51 AM (121.131.xxx.200)

    ㅋㅋㅋㅋ

  • 2. ...
    '12.5.4 10:52 AM (115.126.xxx.16)

    뭔가 너무 익숙한 느낌..ㅋㅋㅋㅋ 아 이놈의 부산남자들 진짜 마~~~

  • 3. 베리베리핑쿠
    '12.5.4 11:01 AM (180.70.xxx.188)

    빵 터졌어요 나 경상도 여자

  • 4. ㅋㅋㅋ
    '12.5.4 11:02 AM (116.43.xxx.100)

    아 진짜 대박 공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5. ....
    '12.5.4 11:03 AM (211.238.xxx.78) - 삭제된댓글

    얘기가 중간에서 끊긴 느낌ㅋㅋㅋ
    결말이 궁금해요ㅋㅋㅋ
    구..르....마ㅋㅋ

  • 6. 비슷한 거..
    '12.5.4 11:09 AM (218.234.xxx.25)

    예전에 '놀러와'에서 부산 남자 특집인가 하는데서 비슷한 말이 나왔어요. 김숙이랑 김태현(개그맨)이 상황 재연하는 거였는데, 기념일인데 남자가 (기대하고 있는) 여자한테 타박을 줘요. 화이트 데이가 뭐꼬, 먹는 기가, 대가리에 든 게 없어서 그런 말도 안되는 양넘 기념일이나 챙기고 있다 어쩌다 하면서.. 그래놓고서 툭 상자 하나 던져요. (안에 귀걸이인가 반지인가 들었음) 여자 "오빠야, 이게 먼데예?" 남자 "오다 하나 줏었다!"

  • 7. 대박
    '12.5.4 2:47 PM (121.147.xxx.151)

    오다 하나 줏었다 ㅋㅋㅋㅋㅋ

  • 8. ....
    '12.5.4 4:57 PM (1.176.xxx.151)

    ㅎㅎㅎㅎㅎㅎ재밌어요,.ㅎㅎ

  • 9. 혀로즈
    '12.5.5 2:56 AM (218.39.xxx.233)

    ㅎㅎ
    오다..하나..줏었다..ㅎㅎ
    맞아요~ 이렇게 말해요..
    속을 다 표현 못하고..무뚝뚝하게~..사실 맘은 그게 아닌데..
    제 남편은..제가 화이트데이..생일.. 이런거 꼭 짚고 넘어가면..
    뭔 날이 이리 많노..그런거 다 상술이다...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밤에 선물 사와서 세탁기 쪽에 감춰놓고..제가 나중에 발견하게 만들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6913 패션왕 지난 화요일꺼 못봤는데 어땠나요? 4 드라마 2012/05/07 1,189
106912 5월달 없었으면 좋겠어요 1 푸념 2012/05/07 963
106911 어떻게 하면 18세 학생이 이럴수 있을까요 1 놀랍네요 2012/05/07 1,610
106910 봉주12회 다시 한번 버스 부탁드려요 4 봉주 2012/05/07 797
106909 나꼼수에 나오는 오리건 대학이야기는요 1 참맛 2012/05/07 1,749
106908 남편을 그리워 하는 사람..... 7 고민 2012/05/07 2,775
106907 요즘 연봉 1억이면 40대초반 대기업서요 10 ..... 2012/05/07 6,653
106906 옻닭 드시는 분 계세요..? 6 옻닭 2012/05/07 1,562
106905 이거 퀴즈 답좀 알려주세요~ 6 ... 2012/05/07 944
106904 이 시간이 제일 졸려요... 2 하루중 2012/05/07 604
106903 술한잔 하고 싶을때 어떤 술이 좋나요? 22 2012/05/07 2,359
106902 82쿡에서 올라왔던 간장게장중 가장 성공했던 레시피 1 ^^ 2012/05/07 1,670
106901 월세 2000(보증금)에 90(월세)짜리, 1000에 100에 .. 5 .. 2012/05/07 1,758
106900 아래글보다보니남편호칭문제 4 ;;; 2012/05/07 1,178
106899 다음에 기사에 댓글이 진짜 많앗어요. 박상아..전.. 2012/05/07 1,085
106898 어떤 색깔 배색이 눈에 뛸까요? 2 센스부탁 2012/05/07 959
106897 좀 이상한(?) 질문같긴하지만.. 5 2012/05/07 1,277
106896 결혼뒤,,,다른여자는 돌처럼 보면서 평~생가는 남자.있긴 있나요.. 60 래미안 2012/05/07 18,035
106895 눈시울 적시는 어느 아버지의 이야기네요 2 사랑 2012/05/07 1,533
106894 서종군 의 영어 스펠링알려주세요이름) 컴대기중 2 부자 2012/05/07 921
106893 나꼼수 한물 가지 않았나요?난 나꼼수보다 나꼽살을 11 마리 2012/05/07 2,019
106892 남편에게 주고싶은 상 현숙 2012/05/07 821
106891 울 남편 욕.. 1 남편험담 2012/05/07 1,248
106890 여름, 등산시 조끼가 필요한가요? 8 미래의등산마.. 2012/05/07 2,470
106889 허벅지 바깥부분이 찌릿찌릿하더니 이제는 콕콕 쑤시면 신경내과 가.. 4 오른쪽 2012/05/07 3,6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