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 이야기 하면 항상
상처받았던 이야기가 많은데
오늘은 저는 지금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선생님에 대해 적어보려구요...
80년대 중반,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이였던 성재술 선생님.
(험담 아니니 굳이 성함 밝히고 싶네요. 그 분을 아는 다른 분도 있을 수 있으니까...^^)
개학날 칠판에다
정신일도 화사불성 이란 말에 대해 가르쳐 주시고,
식사 준비 다 됐다 맛있게 먹자~~~ 하는 식사송을 가르쳐 주셔서 점심 도시락 먹기 전에 부르게 하시고,
남의 말 내가 하면 그 말이 돌아오고 남의 흉 내가 보면 나도 흉을 잡힌다~~~로 시작하는 노래도 가르쳐 주시곤
자주 합창으로 부르게 하시고...
노래를 잘 하셨는데 풍금 치시면서
도~레~미~퐈아~ 하시던 거.
유머감각이 뛰어나셔서 말을 재밌게 하시고
항상 웃음기 머금은 얼굴표정
아이 한 사람 한 사람의 특징을 잘 잡아내서 꼭 칭찬해 주시고...
국어시간에 동시 쓰기를 했는데 내 글을 보시곤
와~**이는 이 다음에 시인이 되려고 하나...시를 이렇게 잘 쓰네...하시던 일.
시골이라 친구들이 가끔 집에서 삶은 고구마나 감 같은 걸 들고와서 교실에서 먹기도 했는데
한 번은 짝궁이 다슬기 삶은 걸 갖고 와서는 수업시간에 먹어보라고 권하길래
들킬까봐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씩 바늘로 알맹이를 빼서 먹는데
교단에서 그게 안 보일 리가 없는 지라 선생님이 보셨는데,
국어 설명을 한참 하시는 중에 자연스럽게 문장을 만들어
'저 뒤에 **이 입이 오물오물~~' 하시곤 계속 교과서 설명을 이어나가시던 일.
친구들은 영문도 모르고 고개 갸웃거리고~ㅋㅋ
생각만 해도 정말 추억이네요.
넘넘 감사하고,
내 인생에 저런 선생님 만난 것 정말 복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언니도 4학년 때 그 선생님 반이었는데
한 번씩 서로 옛날 이야기하면서 웃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