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별난 친 할머니 때문에 고민이에요.

어휴 조회수 : 2,122
작성일 : 2012-03-29 23:21:09

저는 대학교 때부터 서울에서 독립해서 살고 있고요.

부모님은 지방에서 할머니 모시며 살고 계십니다.

할머니는 혼자되시고 거의 30년을 혼자 사시다가

80되시면서 얼마 전부터 부모님이 모시고 살게 됐어요.

할머니 몸관리 엄청나게 하시고 아주 건강하십니다. 정신도 또렷하세요. 그 어려운 시절 고등학교도 나오시고 똑똑하세요.

병원에서 치매검사를 했는데 치매나 이런건 없으시대요. GDS, MMSE 점수 다 좋게 나왔어요.

성격이 너무너무 별나세요.ㅜ

아빠는 낮에 회사가시고 엄마는 화실에 다니셔서 낮에는 집을 비우십니다.

보온도시락에 할머니 드실 점심밥을 해서 싸놓으시고요.

근데 부모님 나가고 나면 온 집안을 다 뒤지십니다.

거실장의 서랍, 싱크대 문짝, 베란다 싱크대 까지 나가서 문짝, 냉장고 칸칸이 다 열어서 다 맛보고 찍어보고

그 다음코스는 안방....안방에 들어가서 화장대 서랍 하나하나 다 열어보고 드레스룸 들어가서 서랍 하나하나 다 열어보고

통장 있는 거 다 찾아서 읽어보고

침대 밑까지 뒤져보십니다.

여태껏 할머니 혼자 사셨고 모신지 얼마 안됐고 전 독립해서 사느라 할머니가 저러는지 몰랐습니다.

얼마 전 집에 내려가서 한 달 정도 쉬면서 알게 됐어요.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노인정에 가서 계시라 해도 절대 안나가시고요. 집에 하루 종일 있으면서 "뒤지는 일만" 반복하십니다.

목욕도 잘 안하세요. 일주일에 한번 씻으십니다. 할머니 방 옆 복도만 지나가도 너무 이상한 냄새가 날 정도에요.

부모님이 여러번 말해도 듣는 채 만채 하십니다. 조금 듣기 싫은 말을 하면 아예 엉뚱한 말을 내뱉으세요.

저희 엄마가 "어머니 좀 씻으세요, 옛날 처럼 목욕탕 1주일에 한번 가는 시절도 아니고..매일 샤워는 하셔야 돼요."

이렇게 말했는데 " 오늘 반찬은 뭐야?" 이렇게 동문서답 하는 걸 봤어요.

저희 엄마 뇌경색으로 두달 전 입원까지 하셨습니다. 백퍼센트 그런 건 아니겠지만 할머니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밖에 나가지 않고 저렇게 집 안에서만 이상한 행동 하는 걸 보면 심심해서 그러신 것 같은데 왜 안나가시는 걸까요?

허리가 굽으신 것도 아니고 다리가 아픈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 나가지도 않고 집안에서만 가족들을 괴롭힐까요?

외출 하는 건 한시간 정도 거리에 사는 고모나 여동생 만나러 갈 때 뿐입니다.

하도 뒤져대니 부모님은 안방문을 잠그고 나가시는데요. 어떻게 찾아내시는지 귀신같이 열쇠를 찾아내서 뒤집니다.

제가 목욕하느라 화장실에 한참 있다가 소리 없이 나갔는데 안방에 어느새 열쇠로 따고 들어가서 뒤져보고 계시더라고요.

맨날 봤던 거 또보고 하는게 뭐가 그리 좋으신지....

스트레스 받는 엄마가 너무 걱정이 돼요. 뇌경색이 재발될까봐 무서워요. 서울에 제가 모시고 와서 같이 살도록 할까요? 할머니가 집안일은 하실 줄 아니 아버지랑 같이 살아도 될 것 같은데..

정말 머리가 아픕니다.

IP : 175.193.xxx.9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게
    '12.3.29 11:47 PM (110.9.xxx.208)

    그게 정상이라고 병원에서 그러던가요? 제 생각엔 치매오신거 같은데요.

  • 2. 해피밀크
    '12.3.29 11:58 PM (118.37.xxx.33)

    저희 엄마 치매시라 지금 제가 모시고 있는데 하루종일 장농을 열었다 닫았다 하시고
    뒤지시고 하십니다.
    정말 주무시는 시간 빼놓고는 하루종일...
    치매환자분들은 tv를 안보신다네요.
    저희 엄마는 78이신데 꼭 치매검사로 진단받은게 아니라 증상이 그렇니까 치매려니 합니다.
    제 생각엔 할머님도 증상은 완전 치매신것 같아요.
    병원에서 치매검사에는 안나와도 치매일수 있는것 같아요.

  • 3. 원글이
    '12.3.30 12:12 AM (175.193.xxx.91)

    그리고 또 소름돋는건요 엄마랑아빠가 대화하고 있으면 몰래 발소리도 안나게 와서 엿들어요 아 너무 싫어요 저 어릴적엔 남동생만 그렇게 편애하시고ㅠ

  • 4. 원글이
    '12.3.30 12:14 AM (175.193.xxx.91)

    병원에 다시 모시고 가서 상담을 해봐야겠네요~~ㅠㅠ

  • 5. ..
    '12.3.30 5:42 AM (24.84.xxx.128)

    돌아가신 저희 할머니께서도 같은 증세가 있으셨는데
    병원에선 치매가 아니라고 했어요.
    결국 돌아가시기 몇 개월 전부터 요양병원에 모셨는데
    거기에서도 여기저기 다니시면서 뒤지고 그러시더라고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2733 20년도 전이지만 아직도 수능날 생각나네요 ... 08:54:05 56
1772732 수능 시작 3호 화이팅.. 08:53:25 63
1772731 원달러 환률 1469.5원.. 3 .. 08:46:29 270
1772730 쌀 사실 분 2 00 08:33:09 515
1772729 [속보] 특검, 황교안 전격 체포… 내란선동 혐의로 구속영장 청.. 4 다음은뚜껑?.. 08:24:05 1,184
1772728 길을 가다 앰뷸런스 소리가 들리면 9 00 08:24:03 571
1772727 22영숙 진짜 싸가지가 없네요 5 08:20:01 1,088
1772726 수능 전날 밤 맛이 간 아이패드 엄마 08:13:24 446
1772725 아보카라는 브랜드의 모직 제품 활용 알려 주세요 모직제품 08:12:15 88
1772724 백팩을 매면 왼쪽 어깨와 목 사이 통증이 심해져요 3 ㅇㅇ 08:00:36 225
1772723 수능보는 아이 데려다주고 왔어요 9 Z z 08:00:18 1,042
1772722 고3 아이 데려다주며 극t 납편 4 ㅇㅇ 08:00:09 1,240
1772721 법원 중계로 드러난 진실‥그러나 내년 예산 0원 2 내란재판중계.. 07:57:44 493
1772720 수능 시험 .. 극 T 인 남편 왈 2 ㅇㅇ 07:54:47 1,354
1772719 수험표안가져온학생 7 짠짜라잔 07:52:07 1,786
1772718 갱년기인지 잠을못자요 9 .. 07:50:31 858
1772717 한동훈 "자기편 탈옥시키고 개인적으로 잡아와라?…민사.. 18 ㅇㅇ 07:44:45 1,020
1772716 형형색색 '김건희 샤넬백' 법정서 공개…"긁힌 것 같은.. 2 명품환장 07:39:16 1,221
1772715 매일 스마트폰만 켜면 돈이 들어오는 한국 , 살기 좋아요. 42.. 2 살기좋은 한.. 07:32:29 1,344
1772714 춥지않고,떨지않고,편안하게,, 3 수험생화이팅.. 07:26:46 806
1772713 미국주식 메타 어떻게 보세요? 4 --- 07:23:20 984
1772712 영숙.경수 현커는 아니네요. 3 ll 07:18:23 1,710
1772711 수영강습에서 인간관계 어떤게 문제가 되나요 9 ... 07:09:30 1,341
1772710 수능시험장으로 보냈습니다.. 15 .. 06:47:04 1,971
1772709 집단사표라도 쓰게?? 19 설마 06:22:34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