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엔 집안 결혼식이 있었어요.
일이 바쁘셔서 그동안 웬만한 집안행사들은 아버님만 가시는 편인데
이번엔 가까운 집안 결혼이어서
저까지 참석하게 되었고 당연히 어머님도 참석했어요.
결혼식장에 함께 가려고 부모님댁에 주차를 하고
올라갔더니 마침 옷을 다 입고 계시네요.
딱, 제가 생각했던 옷을 입고 계셔서 다행이다 하고
반짝이는 하이라이터 얼굴선에 쓱쓱 바르고 브라운톤으로 얼굴선만 터치해드리고
먼저 집을 나섰어요. (아이들이 차에서 안내려서 먼저 주차장에 간거죠)
그리고 기다리고 있는데 어머님이 차에 딱~ 타시는데
- 0 -
이를 어쩔..... 옷에 절대로 어울리지 않는 그런 가방을 들고 타시네요.
속으로 절규를 하며 어쩔 수 없이 결혼식장을 갔어요.
(사실, 어머니~ 다른 가방드세요~~라고 하고 싶었지만
아이들보고 웃으며 차에 타시는데 그런 말이 안나왔답니다)
내내 어머니의 옥색 가방(딱 각이 있는 가방도 아닌 어벙벙한 그런... 대략 난감한 가방)이 계속
나를 괴롭힙니다.
죽겠습니다.
그동안 어머님이 명품이나 브랜드가방을 가지고 다닌건 아니어도
이런 난감한 가방을 드시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가방까지는 체크안했던 거죠.
아마 "봄"이라서 저런 색깔의 가방을 드셨나싶네요. 하지만 옷에도 안어울렸어요 ㅠㅠ
원래 1년에 3번 정도 외출하시고 거의 내내 가게에서 일만 하십니다.
그래서 "나는 그런거 필요없다 주의"세요.
그런데 이번 옥색 가방 사건을 겪으니 "필요있다"로 방향이 바뀌네요.
오늘 백화점 다녀왔습니다.
마침 괜찮아보이는 가방있어서 사왔어요.
코치가방같은 느낌인데 가볍고 어떤 옷에도 소화가능할 것 같네요.
이번 생신선물로 드리면서 이렇게 말하려구요. (필요없다고 말씀하실게 뻔함)
"어머니, 일년에 3번 드시라구요~~~ ^^" ㅎㅎ
아휴~ 속이 다 시원합니다.
지난 주말 결혼식 이후 내내 저눔의 옥색 가방이 제 뇌 속에서 떠나질 않았거든요.
그리고 이제 할 일 하나 더 남았네요.
제 뇌구조 나머지 반을 차지한 울엄마의 침대커버 골라야합니다.
울엄마도 요상한 색깔의 이불을 까시려고 해서 제가 펄쩍 뛰었거든요. 에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