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나름 수능 보기 전에 여름동안 유럽배낭하고 와서 봤어도 상위 3% 들었고
석사까지 마친 아직 팔팔한 30대 초인데도
어떤 면에서는 남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큼 무능해요-_-
회사 생활을 6년 했는데도 파워포인트 엑셀 전혀 못 다루고
기계치여서 청소 먼지통도 못 비우고
근력이 없어서 우리 애 목욕도 못 시켜요.
김치를 담근다거나 바느질을 한다거나는 아예 시도도 안해본 영역이고요.
사람 대하는건 더 서툴러서,
예전 남친은 저한테 아스퍼거 증후군이 분명하다! 고 했었어요.
그래도 빠짐없이 회사 다니고 애 키우고 보통 사람으로 살 수 있다는데 감사해요.
이렇게 부족한데, 이렇게 약한데 필경 원시시대였다면 진즉 사자밥이 되었거나 조선시대에는 소박데기가 되었을 사람인데 그래도 지적능력을 중시하는 현대라서, 이렇게 사람구실하고 사는구나 해요.
그런 생각을 하면, 고단하다가도 그래도 일어나서 갈 수 있는 직장이 있고 퇴근하고 가서 볼 가족이 있다는 것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아야겠다 싶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