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냥... 하소연.

봄이네 조회수 : 555
작성일 : 2012-03-13 15:55:27
좀 속상하고 우울해요.  기운도 없어요.   ㅠ.ㅠ  그냥 여기서 막  수다떨면 좀 위로가 될까요?

친한 친구랑 둘이서  한달에 삼만원씩 7년 가까이 꼬박 꼬박 모았어요.  
둘이니까  얼추 금액이 5백만원정도 되네요.  (티끌모아 태산이지요? ㅎㅎㅎ)
모은 이유는 우리 둘이서만 남편도, 애들도 떼어 놓고  여행을 가는거였어요.
    
그때 저는 일찍 결혼해서 10살쯤 되는 아들이 있었고  친구는 좀 늦게 결혼해서 갓난쟁이 아들 하나였거든요.
삼사년 정도 지나면 돈도 어느정도 모일꺼고 친구 아이도 맡기고(^^:::) 여행 다녀 올 수 있을것 같았지요.
그런데 친구가  둘째를 임신~ 여행 스케쥴 잡는건 무기한 연기.   그 둘째가 이제 두돌 반 정도 지났네요.
7년이 흘렀습니다.     

몇일전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여행 얘기가 나온거에요.
전 직장 다니고 있고 친구는 전업이라  여행스케쥴 잡을때  제가 시간이 없다는게 제일 큰 걸림돌이였지요.
친구는 저만 시간 잡으면 언제든 자기는 괜찮다고 가자고 하더라구요.    
여름 휴가 기간에 갈까? 하며 달력을 들여다 보다가  6월달에 공휴일이랑  주말을 맞추면 어찌 어찌해서    
한 7일정도 가능 하겠더라구요.  회사에는  금요일 2시간정도 일찍 퇴근 하고.  월.화 이틀 휴가 내면
수요일은 공휴일이고 목요일 아침 공항 도착해서  전 바로 출근 하면..   이틀하고 두시간 정도 빼면
7일의 여행을 갈 수 있는.  실제로야  5일 이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에요. ^^

여행 스타일은 둘이 서로 합의 했어요.  럭셔리 풀빌라.   아무것도 안하고 돌아 다니지도 않고 
수영하고. 늘어지게 자고. 비치 파라솔 아래에 누워 책 읽고 맛난거 먹고. 뒹굴 뒹굴.
아무도 우릴 찾지 않는....  엄마,  여보,  며늘아,   머 이렇게 저희를 부르며 찾는 소리에서   단 몇일만 
해방 되고 싶은 마음.  이해 하시죠? 

어제랑 오늘 폭풍 검색 해서 알아보고 리조트랑 룸 정해서 (풀빌라  스위트룸.. 좀 많이 비싼..ㅋㅋ)
일정표랑 가격표 몇가지 받아서 친구랑 어느걸로 정할까 의논 하려고 문자 하는데...

기운 빠지는 일이 생긴거에요.

친구 남편도 여행 스케쥴 잡는거 알고 있었거든요.   몇일전에 같이 있었어요. 여행 가자는 얘기 나올때.
그때 친구 남편이 둘째 데려 가라고 해서   친구랑 저랑  "노 땡큐~~~ " 했거든요.       
두돌 반 지난 애기 데려가면.. 쉬는게 아니잖아요.   친구는 애 보다가 오는게 다일꺼고.
친구네는 친정 엄마가 가까이 사셔요. 친정 엄마가 혼자 사시니 자주 -거의 매일 ? - 낮에 놀러 오시나봐요.
애들 보고 싶다고.   반찬이며 그런것도 다 해 주시고.  애들 봐 주는건 친정 엄마가 해 주신다고.
두돌이 지나서 비행기값도  내야 하고  리조트 요금도  추가 될꺼고..   
쉬는게 쉬는게 아닌..  실미도를 리조트로 옮겨다 놓는게 될껀데.. 
어제 저녁에 또 얘기 하더래요.     둘째 데려 가라고.   아니면 일년 더 있다 가라고.
그런데 일년 후엔  그집 큰아들 초등학교 입학 합니다.  -,.-;;;      
친구가 남편한테  입학해서 초등학교 1학년 새학기인데 그땐  갈수 있겠냐고... 오히려 더 부담 되지 않겠냐고.


내년엔 우리집 애는 고2가 되요.  저라고  가족 놔두고  친구랑 손잡고 여행 가는게 왜 부담이 되지 않겠어요?    
회사는 또 어떻구요.   대기업도,  공무원도 아닌  작은 중소기업에다가  휴가는 여름휴가 3일 ~ 4일.
명절 공휴일의  앞. 뒤로 하루씩 더 쉬는게 공식적인 휴일의 전부 입니다. (이건 무지 좋아요.  ^^)
연차, 월차  그런거 없어요.    아니..   있긴 있겠죠.   하지만.  그거  잘 안쓰게 됩니다.
     
물론  일이 있어서 하루 휴가 내기도 하고  그거 가지고 뭐라고 말 들어 본적도 없지만, 
쓰는 제가 불편해요.   제 마음이요.     -,.-;;  어릴때부터 개근상 다 타고 학교 수업 하나 빼먹지 않고
꼬박 꼬박 들어 그런가..  우리 엄마나 아버지는 아파도 일단 학교 등교 시키고... 조퇴 하고 오라 하셨을 정도.  -,.-;;
학교 결석하면 큰일 나는줄 알고 자랐습니다.    그러다보니  어지간해선 회사도 개인적인 일로 빠지거나 하지
않게 되더라구요.   

어쨌거나 저 역시 이런 저런 사정이 있는거고,   지금이야  부모님 모시고 (라고 쓰지만... 부모님이 우리를 
데리고.....라고 읽어 주시면 됩니다.)살아서  제가 편히 직장생활 하며 다른 워킹맘들보다 살림살이의 압박에서 
쪼~끔 자유롭다고는 하나 저 역시 아주 맘이 편하거나 걸리는 부분이 없는건 아니에요.  다 놔두고 나혼자 
여행 다녀 오겠소~  하고 나가는게 어디 쉽겠냐고요.. ㅠ.ㅠ 
스케쥴 조정 하고 회사에 얘기도 하고 가족들한테  부탁+ 애교+ 비굴+ 등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설득하는데.. 흑흑흑~

그런데 친구가 더 기운 빠지는 얘길 하네요.  6월 초 휴일에 아주버님 제사래요.  자주 가진 않았지만..
최근 6년에 1번 갔대요. 친구는.   친구 남편은 일 바쁘거나 출장 가면 안가고,  아니면 혼자 가거나.
이번 제사는 휴일이라 안가는게 눈치가 보인다는 말을 하는데...

이거..  친구가 여행을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겠지요?   아니면 가고 싶긴 한데  훌쩍 가 버리기엔
이것 저것 걸리는게 많아서 내키지가 않은거라든가.    
가고 싶다면,   정말로 가고 싶고  가야 한다고 생각 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겠다.  라고 생각 
할 꺼 같거든요.  음.  저는 그래요.   저랑 제 친구가 생각도. 행동도. 환경도 다르긴 하지만  글쎄요...

제  가슴은  가고 싶어. 가고 싶어. 가야지. 이번에 안가면 못갈텐데..  라고 하는데  머리는 안될꺼래요.
이런 저런 이유로 지금 못가고 다름으로 미루면  다음에도  역시  다른 이유든 같은 이유든 못가게 될꺼라고.

그래서 마음 접으려구요.  아..  우울하구 속상해요.

7년 모은 그 돈은 그냥  현금으로 반반 나눠 가지고,     2백5십만원으로  저 하고 싶은거 혼자 하는게 나을꺼 같아요.
차라리 우리 가족끼리 오붓하게 여행 가는데 보태면 맘은 편할꺼 같아요.  흑.. ㅠ.ㅠ

어쨌거나..    40대 초반에에  친구랑 둘이 손잡고 여행 가는건  꿈에 불과한 얘기인가요?
50살 넘어 애 다 키워(?) 놓고 가면 갈 수 있을까요?   헐..     아마 그때 되면 전 손주 봐주느라 못갈지도 몰라요. 흑~
7년동안  한달에 삼만원씩 차곡 차곡 모은 그 공은 어쩔...   에잇!!!

앞으로 여행은 그냥 생각 날때.  가고 싶을때.   과감하게 확~ 떠나 버리려구요.
재고. 생각하고, 따지고 하다보면 늙어서 기운 없어 못 갈 것 같아요.  ㅋㅋㅋ


   







.
 
 
  


IP : 110.12.xxx.11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긍......
    '12.3.13 4:07 PM (116.127.xxx.24)

    여저들만의 여행....것두 친구와 풀빌라.........너무 부러운 일인데 말이죠.
    고2인 아이가 딸아이면 둘이서 홍콩쪽에 가보시는 건 어떠세요? 그 돈이면 특급호텔에 묵으실수 있을거 같은데요.
    아무튼.......기분 푸세요.

  • 2. 봄이네
    '12.3.13 4:51 PM (110.12.xxx.119)

    ^^ 위로 감사해요. 딸이 아니라 아들이라 에긍......님이 추천해주신 코스는 아쉽게도..
    다른 좋은 계획 세워 봐야겠어요.

    어쩔수 없다 포기하고 즐거운 생각만 하렵니다. 더 재미나고 좋은 일이 있겠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6985 경락 글 보다가 생각난 이야기 8 잉여짓 중 2012/03/27 2,381
86984 아빠 회사에서 일하고 오는거 마자? 2 8살 딸래미.. 2012/03/27 1,063
86983 사랑비 삼십분정도 봤는데요..장근석 별로 안잘생겼네요?? 13 장근석 2012/03/27 4,016
86982 잼없는 넋두리.... 4 최요비 2012/03/27 954
86981 속옷 사이즈 보는법좀 알려주세요. 3 d 2012/03/27 611
86980 간단한 주먹밥 맛있게 하는법 비법전수 해주세요^^ 43 잘해보자 2012/03/27 8,527
86979 어제 힐링캠프에 나왔던 배경음악 중 하나 제목 좀 찾아주세요;;.. 7 ost 2012/03/27 1,547
86978 어떻게 해야 마음이 편해질까요 6 ........ 2012/03/27 1,462
86977 박지민 오버더레인보우 7 퍼펙트 2012/03/27 1,918
86976 어르신의 성욕(?) 35 궁금해요 2012/03/27 21,275
86975 10살 남아가 오른쪽 뒷목이 아프다는데 어느 병원을 가봐야 할까.. 1 걱정 2012/03/27 595
86974 학부모회장이면 꼭 운영위원도 해야 하나요? 8 점두개 2012/03/27 3,864
86973 3g스마트폰을 일반폰으로 바꿀수 있을까요? 1 어쩌죠~ 2012/03/27 723
86972 연금 저축 꼭 들어야 할까요? 5 노후란 2012/03/27 1,729
86971 미국 한인여성회ㅣ? 티즈맘 2012/03/27 488
86970 그래서 사고가 났어요??? 라는 개념상실 어린이집원장 어케 응징.. 2 제대로된어린.. 2012/03/27 1,188
86969 우리 아이가 우리집에도 돈이 있었음 좋겠다네요 16 인생은힘들어.. 2012/03/27 3,420
86968 친구 결혼식 혼자가야할 경우요~ 6 계란한판 2012/03/27 11,495
86967 잠을 잘못 자서 목이 안펴지는데.. 4 ㅜㅜ 2012/03/27 756
86966 밤마다 깨서 잠꼬대를 하는데.. 1 2012/03/27 650
86965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날은요.. 5 쪼요 2012/03/27 1,204
86964 엄마들생각이랑 애들생각은 완전틀린것같아요 4 yyyy 2012/03/27 1,328
86963 [요청] 리멤버뎀이라고 아시나요? 국민이 무서운 나라를 만듭시.. 1 탱자 2012/03/27 412
86962 초등학교4학년 여자아이 옷 사이즈140이면 되나요?? 10 옷사이즈 2012/03/27 12,777
86961 갑상선 조직검사 해보신분.. 10 .. 2012/03/27 2,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