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남편이래도 무심코 낭비하는거 너무 싫어요.

알뜰이 조회수 : 1,731
작성일 : 2012-03-11 20:46:03

제가 자랄 때 친정이 부족함은 없었어요. 아니 여유로웠다고 해야 맞죠.

그런데 남녀차별이 좀 유별나서 저는 용돈이 늘 궁했고,

딸이라서 부모님한테 용돈 받을 때마다 항상 자존심 상했었어요.

언니들은 부모님 기분 봐가면서 타고 그랬는데

저는 대학생 때가 되니깐 그럴 바에야 아예 돈을 안받고 말겠다.. 이럴 정도였어요.

어느 날엔 아버지가 궁금해 하시면서 너는 공기먹고 사냐고 물어보시더군요.

당연히 알바도 하고 그랬지만, 쓰는 건 지극히 검소하게 쓰는 게 체질화 되었어요.

남들 예쁜 옷 사고 좋은 악세사리하고 그래도

저는 돈이 없으면 못사는 거라고 생각하고 꾸미지 못하는 것도 별로 아쉽게 생각하지 않고 살았어요.

학교 졸업하면서 바로 직장에 다니기 시작해서

지금껏 한번도 안 쉬고 근 30년 일하고 있네요.

저희 살림은 시댁이나 친정에서 정말 단돈 일전한푼도 도와준거 없어서

젊을 땐 정말 하나도 돈이 없어서 천원에도 벌벌 떨면서 넘넘 고생 많이 했어요.

첫째 어릴 땐, 바로 다음주면 돈이 하나도 없게 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적도 많거든요.

아껴서 살면서 부지런히 저축해서 지금은 여유있지만

지금도 제가 검소하게 생활하는 건 마찬가지예요.

오히려 저는 비싼 거를 사면 불편해요.

 

저는 저한테 쓰는 것도 쓸데없는데 돈 쓰는 거 싫어하거든요.

음식을 해도 재료비가 너무 많이 든다거나 하면 싫구요,

제 생활 모든면에서 허례허식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해요.

그렇지만 애들 학비라든지 집을 산다든지.. 이런 데에는 하나도 아깝지 않아요.

필요한 지출이라고 생각하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아요.

솔직히 제가 저 자신을 위해서 쓰는 건 제 수입에서 아주 극도로 작아요.

 

그런데 우리 남편은,

낭비를 하는건 아닌데 제가 뭘 살 때 아끼느라고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으면,

그런거 아낀다고 돈 남는거 아니라고 하면서 툭 써버려요.

지난번에도 소셜커머스에 나온 레스토랑이

남편 직장 근처에, 원래 잘 가던 좋은 곳이 나왔길래 이런 식당도 소셜커머스에 나왔다고 하니까

자기가 사람들하고 가겠다고 하면서 사달라더군요.

얼마전에 제가 그거 유효기간 얼마 안남았는데

당신이 안 갈거면 내가 친구들하고 가겠다니깐 자기가 갈거래요.

근데 오늘 물어보니깐 그새 유효기간 끝나서 못갔다고 하더라구요.

매사에 이런 식으로,

꼭 낭비를 하려고 한다기 보다는 생각없이 돈을 버리는 일이 잦아요.

 

울 남편이 볼펜은 좋은 거 쓰는걸 아주 좋아하거든요.

자기 마음에 드는 볼펜 좋은 거 사고선 잃어버려서 또 사고,

고급 머플러도 사주면 하고 다니다가 어디에 풀러놓고 와요. 잊었다면서요.

 

저는 그런거 정말 돈이 아깝거든요.

근데 남편은 소셜커머스 식당도 유효기간 끝나서 못 간게 별로 아깝지도 않나봐요.

저는 그거 값만 생각해도 속이 너무 상하고

그돈이면 다른 거 할 수 있는거 정말 무궁무진한데 말이예요.

제가 속이 좁은건가요?

 

IP : 118.46.xxx.20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3.11 8:50 PM (112.151.xxx.134)

    당연히 그런 생각없는 낭비는 아깝고 화나죠.

  • 2. ^^
    '12.3.11 9:19 PM (183.100.xxx.68)

    참 멋진 님이시네요
    글 읽으면서 반성해요... 제가 원글님 남편분이랑 조금 비슷한 것 같아서..^^; 당연히 원글님 입장에선 남편분이 계획없이 쓰는것처럼 보일거예요 속좁은거 아니예요.

  • 3. 알뜰이
    '12.3.11 9:35 PM (118.46.xxx.201)

    제가 너무 경제적인 거에 집착하는거 아닌가 걱정이 되어요.
    오늘 오후 내내 남편이 그거 유효기간 넘어서 버리게 된거 생각하면서
    마음이 너무 불편해서 손에 일이 안 잡혀요.
    사실 남편도 그거 일부러 그런 게 아닐텐데
    이미 일어난 일 쿨하게 넘기지 못하는 벤뎅이 속알딱지 맞죠.. 제가..
    그거 땜에 계속 속 상해하는게 돈 낭비한 것보다 더 문제가 될수도 있는건데
    제가 왜 그걸 이렇게까지 속상해 하는지 제가 저를 모르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2719 htc 스마트폰 공기계가 있는데 어느 통신사 요금이 좋은지..... 하프타임 2012/03/17 743
82718 뚱뚱한 여자가 이상형입니다.. 10 안녕 2012/03/17 9,028
82717 이탈리아 여행문의 5 나루 2012/03/17 2,060
82716 Read and trace, Trace and write의 정확.. 9 땡글이 2012/03/17 1,550
82715 치킨라이스에서 나던 흙내는 정체가 무엇일까 3 향신료.. 2012/03/17 1,625
82714 게릴라데이트 임슬옹 자켓 임슬옹 2012/03/17 598
82713 장터서 조기 받았는데요 3 요리초보 2012/03/17 1,493
82712 컬트쇼 대박 글들 모음집~~ 웃고가세요~~ 5 웃고 가세요.. 2012/03/17 5,466
82711 보험사 동의콜 TM 해보신분 .. 많이힘든가요? 고민녀 2012/03/17 1,017
82710 셀프시트질 망쳤어요!!!!어떻해요.... 2 셀프시트질 .. 2012/03/17 964
82709 청와대서는 명품 스캔들만 터지고~ 1 참맛 2012/03/17 840
82708 이정희의원 출마 못하겠네요 10 ,,, 2012/03/17 3,238
82707 명예로운 해군들이 그런짓을 했을까 해적들이 그랬겠쥐 1 구럼비 2012/03/17 534
82706 태국볶음국수 팟타이 만들려는데 팟타이소스만 있음 될까요?? 2 도전 2012/03/17 3,925
82705 저렴한 스마트폰 추천부탁드려요..구입처두요.. 5 핸드폰 2012/03/17 1,377
82704 나꼼수 11일자 공개된 방송 들으신분??? 21 ,, 2012/03/17 1,996
82703 식기세척기 소네트 세제 조금만 썻는데도 사용후 거품이 남아있는데.. 2 식기세척기 .. 2012/03/17 1,643
82702 카카오톡 질문있어요 4 스마트폰 2012/03/17 1,319
82701 어뤤지만 쳐먹고 살 것도 아닌데 13 쥐랄 2012/03/17 2,938
82700 린드버그 안경테 아세요? 사용해 보신 분.. 14 린드버그 2012/03/17 20,909
82699 노래 나나나나나 좀 찾아주세요 ㅠㅠ 5 나나나송 2012/03/17 20,044
82698 넝쿨째 굴러온 당신 3 드라마 2012/03/17 3,614
82697 도움이 필요한 아이...... 3 같은 반 2012/03/17 1,149
82696 강정마을에 관심을 8 구럼비 2012/03/17 726
82695 먹는거 때문에 우울하네요. 8 힘들다. 2012/03/17 2,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