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2월 1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서울신문 만평

세우실 조회수 : 644
작성일 : 2012-02-17 07:23:01

_:*:_:*:_:*:_:*:_:*:_:*:_:*:_:*:_:*:_:*:_:*:_:*:_:*:_:*:_:*:_:*:_:*:_:*:_:*:_:*:_:*:_:*:_:*:_

우네
인간의 마을 불빛을 바라보며 푸른 머릿수건 쓴 곡비 엎드려 우네
철썩철썩 후려치는 바람, 매운 손바닥을 혼자 다 맞네 저 강물

아가들아, 잠이 안 와? (유난한 추위였어, 그해 섣달은)
아기들이 새파랗게 우네 추워서 울고 배고파 우네 다른 울음 따위 끼어들 수 없네
세상의 강물들이 다 멈추어 긴 허리를 휘네 저기 인간의 마을에 무슨 일이지?

다섯 살, 여섯 살, 이마가 동그랗고 눈망울이 별떨기 같은 오뉘였지 해질녘
어린이집으로 데리러 온 아빠 따라 나섰다지
아빠다! 미처 외투도 못 입은 채 홑 스웨터 차림으로

(이 약 누가 먼저 먹을래?
저요! 저요!)
아빠 손바닥 흰 알약들을 비둘기처럼 주워 먹은 말 잘 듣는 아기들은
꼬박꼬박 졸았을라나
누가 헝겊인형을 버리나, 지나던 차량이 보았다는데

아가들은 아빠 손에 들려 초저녁 정적을 깨고 첨벙… 또 첨벙…
제 품속 계단을 구르는 그치지 않는 비명소리를 받아 안고 어쩔 줄 모르네, 저 강물
저런, 저런! 난간 끄트머리 키 큰 어둠이 놀라 어쩔 줄 모르네 벌어지고 비틀리는 입

검푸른 물속이야 아빠, 잠이 안 와 아니, 눈꺼풀에 얹힌 이 잠이… 너무 무거워

새파란 달빛 아래 밤물결에 씻긴 오뉘들 연달아 안아 올린 아저씨가 그랬다지
차마… 제 또래보다 많이 가벼웠어요 젖은 깃털처럼 겉옷도 없이…

천 길 만 길 푸른 물타래 풀며, 풀며 저 곡비들 일제히 우네
턱밑도 못 보는 인간의 눈을 어찌할까 어찌할까 아비가 자식을 버리더니
자식이 어미를 겁간하려드네, 천길 낭떠러지 위 저 인간의 마을을 어찌할까


   - 조정인, ≪곡비≫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2월 17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2/02/16/20120217-grim.jpg

2012년 2월 17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2/16/jangdor-20120217i.jpg

2012년 2월 17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217/132939203963_20120217.JPG

2012년 2월 17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2/16/alba02201202162051590.jpg

2012년 2월 17일 서울신문
http://www.seoul.co.kr/cartoon/manpyung/2012/02/20120217.jpg

 

 

 


아니다 싶고 쫄린다 싶으면 빨리 놓는게 스스로를 덜 우습게 만드는 길이긴 하죠.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2.17 8:43 AM (125.177.xxx.79)

    감사합니다 ^^

  • 2. 온도계
    '12.2.17 8:57 AM (58.236.xxx.4)

    날이 갈수록 수위가.....ㅋ 감사합니다.

  • 3. 나거티브
    '12.2.17 12:04 PM (175.205.xxx.87)

    잘 봤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13862 레이디가가 무대보니 목소리 울림통이 엄청나네요 2 코첼라 22:56:44 125
1713861 가짜뉴스,사법,칼...다음은 1 ㄱㄴㄷ 22:56:40 49
1713860 스승의 날 좀 없어 지면 좋겠어요 ㅇㅇ 22:56:22 143
1713859 왜 국힘은 대통령후보로 싸우는가? 2 .. 22:54:39 185
1713858 계엄후)집중력저하 765 22:53:35 75
1713857 슈카코믹스 알상무 아시는 분들 보세요. 1 ... 22:50:00 110
1713856 병급 허용한다는 뜻이요 ..... 22:48:07 189
1713855 쟤네도 플랜 Z까지 있을텐데 2 .. 22:47:52 306
1713854 강남구에서 주부들 노래교실 22:47:41 412
1713853 김문수 가처분 기각 낸 권성수 판사의 과거 판결 이력 9 .. 22:44:09 640
1713852 내생일,남편의 일정 생일이 뭐라.. 22:43:24 205
1713851 어버이날 위로 드리고 자녀는 무소식 2 ... 22:40:34 612
1713850 서울근교에 한적하게 호캉스할곳 있나요? 2 Qw 22:39:04 331
1713849 쿠팡플레이 무료 선언  5 ..... 22:37:38 1,305
1713848 악귀 드라마 너무 재밌네요 111 22:33:29 668
1713847 알려주신분 못난이참외 22:29:59 254
1713846 어버이날 비용 어느정도 드셨나요? 8 어버이낭 22:26:38 1,155
1713845 이재명은 됐어요 3 ... 22:26:01 1,262
1713844 40대 후반 갑자기 열이 확났다가 6 22:25:08 797
1713843 어버이날 계속 할거면, 자식의 날도 만들어야 4 가정의날이라.. 22:24:07 702
1713842 우왕.. 종소세 환급 공돈같네요 세금신고 22:22:17 778
1713841 봉기자 “2km 밖 사격 가능한 러시아 총 밀수” 첩보 7 ㅇㅇ 22:21:37 1,015
1713840 박보검의 칸타빌레 해요 8 폭삭 속았수.. 22:14:37 980
1713839 종합소득세 거주지 아닌 지역 세무서에서 해보신 분 계신가요? 4 궁금 22:09:32 389
1713838 다음 일본 대지진은 서울 건물이 붕괴될 수 있대요 7 .. 22:07:58 1,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