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가지 끍기 선수인 저도 개과천선 하네요.

----- 조회수 : 1,214
작성일 : 2012-02-11 22:29:33

무얼위해 그토록 치열하게 살았나?

무엇때문에 돈을 그렇게 벌어야 했나?

왜 배를 웅켜잡고 허리를 바싹 졸여 살아왔나?

대학 다닐때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초가을 어느 날

겨우 친구 집에 하루 밤 신세를 지다 그만

연탄가스로 나는 똥을 싼 덕분에 죽어가던 친구를 겨우 깨워

엠블란스로 병원 실고가서 친구를 살렸다.

또다시 갈 곳 없는 나는 냄비 한개 이불 하나 책보따리 옷보따리를

들고 나는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울고만 있었다.

비속에 비치는 버스 속의 사람들이 나는 너무 부러웠다.

아.. 저 사람들은 갈곳이 있는데 나는 어디로 가야한단 말인가?

하염없이 추위에 오돌오돌 떨면서

나는 그때의 방한칸에 대한 절절한 소망이 내가 결혼생활하면서

내 자식에게만 절대로 나처럼 그런 설움을 만들어주지 말아야 된다는 의무감으로

나는 온몸을 바쳐 일하고 먹는 것을 줄이고 아끼고 아끼며 살았다.

어느 듯 나는 어엿한 집도 장만했고

아이들도 원하는 공부를 시키면서

어느듯 내가 대학 때 그토록 간절했던 삶이 내곁에 와있다.

 

오늘 방바닥에 덜컹누워.. 그동안 남편에게 박박 바가지 긁었던

내자신이 조금은 밉다.

그렇게하지 않았어도 살 수 있었는데..

나는 역시 기다림과 은근함을 모르는 재미없는 사람이었던 것같다.

 

돈도 중요하고 빵도 중요하다.

하지만 내 나이먹어보니

부모님이 내게 한 말들이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식을 위해 희생했지만

하나도 후회하지 않는다.

요녀석들 때문에 나와 내 남편의 허리가 반쯤 휘어졌지만

인생을 산 재미도 요녀석들이 양념도 쳐주었고

살아가는 의미도 만들어 준 요술쟁이들이다.

언젠가 요녀석들이 제 갈길 가겠지?

그때 생각하면 마음이 벌써부터 아려온다.

까탈스럽고 쉽지 않았던 자식들 키워내기를 한 덕분에

나는 의미있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이제부터 나는 내 남편이 부리는 심술을

웃어넘겨야 되겠다. 어차피 나 아니면 누가 이사람의

심술을 받아주리...

IP : 1.226.xxx.8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리봉소녀
    '12.2.11 10:31 PM (210.205.xxx.25)

    맞아요. 오십넘으니 젊었을때 일들이 후회되더라구요.
    좀 더 잘해줘야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82918 클릭잘못으로 글이 삭제되버렸네요 댓글 주신 분들 죄송함과 감사(.. 고고씽랄라 2012/03/10 1,443
82917 중요한 시험 단기간에 합격해보신 분 계시나요? 2 나비 2012/03/10 2,219
82916 꼬막 양념장하고 배추겉절이 성공한 레시피 있으면 알려주세여 망망이 2012/03/10 1,945
82915 병명이 궁금. 1 무슨 병일까.. 2012/03/10 1,543
82914 고등학교 교사가 대학교 시간 강의가 가능한가요? 28 궁금 2012/03/10 7,665
82913 노래방에서 고음불가 아줌마가 부를 수 있는 노래 뭐 있을까요? 2 .. 2012/03/10 2,160
82912 가끔 게시판 글 보면 ....... 내가 본 짜.. 2012/03/10 1,398
82911 양파덮밥의 진리는..; 3 ddd 2012/03/10 3,974
82910 영작 부탁해요. 기초영작 1 솔라 2012/03/10 1,517
82909 핸드폰에 남편분 뭐라고 저장하세요? 92 모여보세요 2012/03/10 18,495
82908 하프클럽반품운송장번호모르면환불안해주나요? 2 ^*^ 2012/03/10 3,024
82907 미국산 쇠고기 안쓰는 부페가 있을까요? 7 가려는데 2012/03/10 2,745
82906 오리고기 집에서 해먹으시는 분... 어찌 먹는건가요? 4 오리고기 2012/03/10 3,078
82905 송진화 작가 아시나요? 1 개인전시회 2012/03/10 2,209
82904 이야 이거 본심이 ....제주해양기지 반대사유 2 .. 2012/03/10 1,585
82903 kt 64요금제를 쓰는데요 1 궁금 2012/03/10 2,440
82902 성남영생원 화장비용 2 현금영수증 2012/03/10 10,257
82901 혹시 사랑과전쟁 동서와전쟁보신분있나요 1 2012/03/10 2,059
82900 김밥되게 좋아하는 분들 매일 먹어도 안질리세요? 3 ... 2012/03/10 3,122
82899 남편은 남편일뿐 자식은 아니지요 2 음.... 2012/03/10 2,324
82898 이 스릴러?책 제목이 뭘까요?? .. 스포재중일지도요 ㅠㅠ;; .. 8 2012/03/10 2,316
82897 극한에서 살아남기 6 * 2012/03/10 2,225
82896 부동산 폭락기사에 대한 재치있는 댓글 13 .. 2012/03/10 5,075
82895 수지에 사주잘보는 점집이나 철학관 소개부탁드려요 15 ... 2012/03/10 6,251
82894 내일 시어머니생신에 외식할 예정인데...(급해요) 2 타인에게 말.. 2012/03/10 2,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