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이들이 노스페이스를 잘 안입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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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북 아이들은 '천민' 구분짓는 상징으로 활용
강남 특목고 아이들은 '자기들만의 공간'서 폐쇄적 특권의식 지녀 -
이 시대 아이들을 보면 많은 생각이납니다. 핵가족 시대 이후 "딸 아들 구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정부정책을 따라 정관수술이 유행했었지요. 그리고 집집마다 아이들이 하나 둘 줄었었습니다. 그리고 과외열풍에 치맛바람 등등의 이상 교육열이 불어 닥쳤었지요.
정치적으로는 군부독재를 넘어 민주화를 거쳐 대통령직선제가 정착한 국민주권시대에 살고 있지만, 아직 복부인의 뒤를 잇는 재테크시대이죠. 말로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교육열풍은 태교까지 치고 들어가서 태교과외까지 산업화가 되었구요,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하면서도 돈이라면 생명책까지 팔아 먹는 시대에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내 아이보기를 왕자님같이 대해 줘야하기에, 생일잔치를 해 줄 때는 어느 집 아이가 왔는지, 뭘 들고 왔는지를 꼼꼼이 체크하고, 내 아이에게 전화라도 한 통 사납게 하면 이건 독립전쟁보다 심각합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초등학교 4학년이 학력의 전부고, 노무현은 상고졸업이고, 이문열은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패스했고습니다. 학력이 딱히 사람의 성공을 결정 짓지는 않지만, 스펙은 중요해서 원정출산까지 해야 하는 시대.
이제는 의학이 발달해서 평균 수명이 100세에 이르는 시대입니다. 아이들에게 물려 줄 유산도 없겠지만, 아이들과 같이 늙어가는 사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옛날 영화에 "우리의 팔도강산"이라는 게 있는데요, 당시 경제발전을 선전할려는 영화라고 하지만, 그 때의 시대상을 볼 수도 있지요. 팔도에 자식들이 흩어져 살고 있는데, 노부부는 이들을 방문합니다. 회사에서 잘 먹고 잘 사는 아들, 어려운 회사에서 고생하는 아들 등등을 둘러 보는데요. 앞으로 늙어서 이런 구경을 할 사람은 거의 없겠지요.
사람의 삶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란 정답이나 모범답안은 없이, 그때 그때의 시류에 따라 가져야 할 거, 알아야 할 거 등등을 챙겨 가면서 살아가기에 바쁘다가 마지막 스펙으로 장례식장을 고르는 거라면, 그것도 참 재미없는 인생인 거 같으네요.
일본의 소설 중에 "인간의 조건"이라고 있는데요, 오래 전에 읽어서 스토리는 거의 다 잊어 먹고, 전쟁에 끌려 다니는 어느 병사의 이야기정도는 생각이 납니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물결에 휩쓸려 전장에 끌려간 한 인간이 또 그 전쟁의 상황에서 부닥치는 병사들의 사회에서 "노스페이스"같은 옷을 입어야 하고, "나이키"같은 신발을 신어야 하는 현실, 그러나 그 속에 살아 남으려면 또 그 유행에 따라가야 하는 엉터리를 이야기한 걸로 기억하는데요.
사춘기 시절 몽마르뜨의 낭만적인 사랑을 기대하며 읽었던 개선문, 뭔가 칙칙한 분위기를 주는 의사의 생활 그 인상으로 의사는 되고 싶지 않았지요. 두 연인의 엇갈리는 갈등으로 흘러가던 이야기는 컴컴한 개선문으로 남는 스토리로 기억되는데요. 그 뒤로 의사란 직업은 성공을 보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별로 끌리지 않았었네요. 칙칙한 개선문의 인상때문에. 그 성공의 화려한 의사란 직업이 오늘에 와서는 작은 개업병원의 의사로 보이게 되고, 폐업한 병원 문 앞에서 보는 의사로 보이는군요.
"소녀시대"가 나오면 너도나도 소녀시대 팬이 되어야 하고, 11일만 되면 빼빼로를 사먹어야 하는 물결을 거부하면 왕따를 당하는 시대. 이 시대의 아이들이 나중에 쓰게될 문학작품은 어떤 걸까요? 이 시대를 빼빼로로 인식하면서 이 시대의 물결을 칙칙하게 쓸까요? 아니면 화려한 노스페이스로 쓸까요?
걍 김치콩나물국 끓이다 실패해서 김밥 만들어 묵고, 소화시킬 겸 주저리 주저리 두들기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