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순한아이 글을 읽고..

아래 조회수 : 2,143
작성일 : 2012-01-13 10:24:31
아래 순한 아이 글에 애가 어떻게 배고파도 안울고 기저귀 젖어도 안우냐고 하신 분이 있으시더라구요..  
저도 그런 아기였기때문에 단언할수 잇어요.  엄마가 잊고 이틀을 젖을 주지 않았는데 애가 늘어질뿐 울지도 않더랍니다.   저를 앉혀놓으면 앉혀놓은데로 엄마가 올때가지 그대로고 눕혀놓으면 눕혀놓은데로요.  그래서 제가 지금도 뒷통수가 납작합니다.   ㅎㅎ
근데 전 동생들이 있었구요. 엄마는 몸이 약했구요.
순한 저는 엄마가 스트레스 받은날은 새벽녁 두들겨 깨워져서 목욕탕에 끌려들어가 고무호스로도 여러번 맞았어요.
맞으면서 이유나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죠. 
이유없이 어릴때 열살 열한살때.
엄마가 흉기를 던져서 상처도 있어요.
엄마에 대한 미움하나로... 크니까..된통 사춘기를 앓았다고 하는데
제 생각엔 그냥 그건 제 몸은 커가고 계속 맞으니까 화가난거엿어요. 제마음이. 
참 힘들었어요.
순한 아이는 여러모로 힘들어요.
다행히 아이가 하나시니 여러모로 순한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거나 힘들어하실일이 없겟다 싶겠더라구요. 그 원글님은. 
전 매주 상장 못받아와도 맞았거든요.
너라도 잘해야지 하면서.

최근에도 엄마가 니가 11살때 엄마가 밉다고 그랬다며 넌 그런 년이라고 그러길래...
제가 하루 집에 있으면서 우리 아이들 보여드렸어요.

우리 애들이 수시로 엄마 미워!  흥! 이러면서 난리치는걸.

그나이 또래 아이들이 어떻게 말하는지.
엄마는 자기가 신인줄 알았구요. 순하고 고분고문한 저만의 신인거죠.
감히 자기에게 어떻게 싫다고.
된통 맞은날 아침에도 방글방글 웃으면서
죄송했어요 엄마의 맘도 헤아리지 못하고 후후.. 엄마 용서해주실거죠?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고 또 야단맞곤했죠. (엄마가 저렇게 말한거에요. 시나리오도 써서 꼭 밝은 아침드라마처럼 말하라고.)

성격파탄자였지만
나이드시니 그냥 저냥 늙어가시네요.

순한 아이에서 그냥 생각나서 주절거려봤어요.

제 상처의 대부분은 그때 온것이고
이건 나이 마흔이 되도 없어지지도 않아요.
내인생을 망친 사람이 우리 엄마란걸 말해서 뭐하겠어요.
극복못한 제가 무능력한거죠.

하지만 엄마는 그냥 요즘 안쓰럽고
가끔 귀엽기도 하고 그래요.

이기적이지만
저를 사랑하지 않은것은 아니고
사랑하는 방식이 자기만의 방식이엇던거라고 그냥 생각합니다.

이렇게 용서가 되면서도
상처는 극복이 안되요.

왜일까요.
다 알면서도 극복이 안되는것.

제 마음속의 어두운 꼬마. 
이제 달래서 보내고 싶습니다.


예전에 직장사람의 불륜에 대해서 쓴글에도 어떤분이 제가 치료받아야 할거 같다고하셨죠.

제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경향이.. 사람들의 평가에서 행복을 느끼는 경향이 보통사람보다 강해요.

바로 여기서 기인된거 같은데 고쳐지지가 않네요.

엄마는 참 중요해요.

제 아이를 키우면서 저도 대리만족을 합니다.

그때 댓글을 못드렸는데 여러 댓글 주신 분들께 고마웠습니다.

왠지 쓰담 받는 기분이었거든요.  고마워요. 늘.
IP : 58.234.xxx.93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
    '12.1.13 10:40 AM (218.152.xxx.206)

    그분 경우와는 다른것 같은데요 --+

    팔자에 자식들이 알아서 크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도 어딜가나 자식들이 혼자서 큰다.. 라고 나오는데요.
    정말... 애 둘다 거저 키우는 기분이에요.

    님도 그런 순한 아이가 될 수 있는데.. 부모복이 없는거지요.
    좋은 부모님. 살가운 부모님 밑에서 컸음
    더 좋았을텐데요.

    암튼 밑의 경우와는 다른것 같아요.

  • 2. ...
    '12.1.13 10:40 AM (115.126.xxx.140)

    저도 부모니한테 받은 상처가 없어지질 않네요.
    저도 님하고 비슷한거 같아요. 표현을 안하면
    속이 없는 줄 알아요. 저도 집안사람들의
    스트레스 대상이었던거 같아요.

  • 3. ..토닥토닥
    '12.1.13 10:42 AM (221.152.xxx.130)

    아 그 글 기억하는데 옛날에 PET수업을 들은 적 있는데
    상처가 있을 때 그 당사자에게 이야기하는 게 제일 좋은데
    님도 기회 되면 그때 엄마가 그래서 힘들었다고 이야기하고
    정 안되면 오늘 이야기 털어 놓은 거로 이제 내려놓으세요
    그리고 님 꼭 안아드릴께요
    어릴 때 일 님 잘못아니예요
    힘내시고 행복한 하루보내세요

  • 4. 그래서
    '12.1.13 10:46 AM (119.64.xxx.158)

    원글님 만큼 착한 딸이 저희 큰언니였어요.
    그랬던 언니가 나이 서른다섯이후로 확 뒤집어져서...
    십년간 엄마 얼굴 안보고...결국 엄마 돌아가실때 오지도 않았어요.
    그 상황을 보며 저는 자식은 질량보존의 법칙이 작용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자식이 잘해도 무섭고, 못해도 무섭고...
    그냥 자식이 무서워요.
    이쁘면서도 아주 무서워요.

  • 5. 까페디망야
    '12.1.13 10:52 AM (123.213.xxx.74)

    에휴... 힘드셨네요..
    저희 엄마도 저에게만 성격파탄자...
    저에게 사탄이 씌였다고... 하셨죠..
    저를 매일 혼내셨고, 다른 자식과 비교하셨죠..
    제가 삐졌다가도 금방 풀렸는데, 너는 금방풀리는 병신이라고 하셨죠...
    제가 엄마에게 쓰레기통이었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해서는 안되는말 안되는 행동등을 저에게만 쏟아부으셨어요.
    제가 직장 다닐때에도 자기가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저에게 전화를 해서 업무를 못볼정도로 욕을 해대셨어요.. 그냥 한가지 꼬투리를 잡아서 자기 분이 풀릴때까지 저를 괴롭히고 또 괴롭히셨죠..

    저도 하도 엄마에게 당하기만 해서,
    한편으로는 죽기전에 꼭 한번 엄마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그게 잘 안버려지네요. 그것때문에 악순환이 계속 되는것 같기도 해요.
    또 한편으로는 상처가 아물지 않으니 엄마에 대한 증오도 있어요.
    제 맘, 제 상처, 아무도 이해해 주는 사람도 없고,
    뭐 옛일 가지고 연연해 하느냐는 말만 듣고요.

    부모복이 없는거라 생각하고,
    조금씩 부모에게서 한발짝씩 달아나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자꾸 와서 꼭 붙잡지만, 저는 달아나려구요.
    내 자식 보면 괜히 눈물도 나고, 마음속으로 다짐도 하게 되요.
    나는 너희들에게 그런 엄마가 되지 않겠노라고...

    힘내자구요!

  • 6. 아래
    '12.1.13 10:58 AM (58.234.xxx.93)

    아래 글과 다르다는건 알아요. 그냥 그 순한아이 글 보면서 제 어린시절이 생각나서요.
    일단 그거 못믿겠다는 첫댓글에 글쓰다 글이 길어지는데다 글도 전혀 다른 글이라 따로 쓴거에요.
    아래 순한아이는 좋겠다 생각하면서요.
    왜냐면 엄마가 저희 엄마같지 않을거니까요.
    전 지금도 다정하게 엄마가 챙겨주고 이런 엄마보면 너무 부럽거든요.

  • 7. 토닥토닥...
    '12.1.13 11:01 AM (122.32.xxx.10)

    지금 이 토닥거림은 원글님과 제 자신 모두를 위한 거에요. 우리 한번 만나요...
    전 집안 식구들이나 일가 친척들도 다 인정할만큼 엄마한테 잘하고 살았는데 이제 안봐요.
    상처가 너무 커서 안되겠더라구요. 커서도 엄마가 나아지지 않아서 만나고 오면 또 상처만 남고.
    제가 안 보고 산다고 하니까, 주위에서도 네가 오죽하면 그러겠냐고 하더라구요.
    원글님 엄마가 저희 엄마랑 너무 비슷해요. 진짜 성격파탄자에요. 당신도 아시더라구요.
    근데 고치지 못하고 계속 그러시는데, 나중에는 저희 남편한테도 욕하고 소리지르고 하셨어요.
    이러다가 내 가정이 깨지겠다 싶어서 이젠 안 보고 살아요. 그래도 마음 한 쪽은 정말 힘들어요.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진짜 새엄마 보다 더한 친엄마들 많아요..

  • 8. 마음속의 아이
    '12.1.13 11:25 AM (121.132.xxx.76)

    저도 비슷한 경험있고 한동안 심리학에 관한 책을 보며 내 마음에 대해 공부하다가 그중 한 책에서 권하는대로 해봤어요. 내 마음속의 상처받은 아이에게 얘기하는거에요.
    **아, 니 잘못이 아니야. 너무 어린 나이에 제대로 사랑받지 못해서 많이 아프지? 이젠 내가 보살펴줄께. 넌 잘해내고 있는거야.
    그리고 저를 안아주기도 하고 머리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그랬네요.
    상처준 부모에게 그때의 일을 꺼내면 대부분의 부모는 자기 잘못을 인정안하고 오히려 니가잘못해서 그런거라는등 회피한대요. 그러니 사과는 바라지말고 그냥 내가 당신때문에 힘들었다는걸 말하는 것만으로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이제부턴 멀리하는거죠. 물리적으로든, 심리적으로든.
    생각해보니 저 자신에 대해 저보다 누가 더 잘알겠어요. 엄마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지 않아도 나는 내가 보호하고 아껴주고 보살펴주고 소중히 여기고 그렇게 살자. 그러고나서 시간이 흐르니 엄마와의 관계도 어느정도 대등해지고 편해졌어요.
    내가 예전처럼 엄마한테 잘해드리지못해 미안하다가도, 엄마 인생도 중요하지만 나도 한번뿐인 인생이잖아요? 아마도 엄마도 분명히 상처가 많아서 나에게 그랬겠지만 그건 엄마 스스로 해결해야할 부분이고 내 상처로 인해 되물림하지 않도록 에너지를 아이들에게로 돌리고 있어요.

  • 9. ..
    '12.1.13 11:50 AM (124.197.xxx.215)

    비슷하네요. 몸이 약한 엄마, 그리고 동생들...
    이제 애가 있는 저는 사람이 몸이 약하고 체력이나 정신력이 안 되면 애를 많이 낳으면 안되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저희 엄마도 그 한계를 못 넘어서 저에게 심하게 하실 때 많았거든요.
    나름 모범생인데도 정말 가혹하게..그 어린애에게 때리거나 말할 때 많았어요.
    저는 대학교 들어가서 교회 다니면서 눈물 흘리면서 기도하며 엄마 용서했어요.
    그 때 조금씩 마음이 치유되는 거 같더라구요.
    엄마는 아이에게 참 절대적인 존재인 거 같아요. 저도 제 애에게 폭발할 때 있는데 남편이 옆에서
    얘기해줍니다. 그러면서 그런 빈도수가 낮아져요. 엄마처럼 하면 절대 안 되겠다..
    님, 힘내세요. 저는 그런 과정이 저를 신앙을 만나게 했다고 생각하고 엄마도 불쌍한 한 인간이었구나
    결점 많은 약한 인간이었구나 생각합니다. 우리는 다정하게 아이 이름 불러주고
    안아주는 엄마 되자구요...^^

  • 10. ..
    '12.1.13 12:02 PM (175.112.xxx.155)

    뜬금없이..
    순한 기질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순한 아이가 엄마를 무서워 하는 걸 알까요?

  • 11. ㅇㅇ
    '12.1.13 1:41 PM (211.237.xxx.51)

    아 저 그 순한아이글 쓴 원글엄마인데요 ㅎㅎ
    이글 원글님 글 보니 마음이 아프네요 ㅠㅠ
    저는 저희 친정엄마한테 미안한게 많은 잘못한게 많은 딸인데..
    원글님은 정말 좋은 딸인데 엄마복은 없으시군요 ㅠ
    이제 어머니 용서해드리세요 그래야 원글님도 편안하실겁니다.......

    그리고..
    저도 아이 키우면서 느낀게 하늘이 알아서 자식 점지해주나 싶어요..
    제가 그릇이 그렇게 크질 못해서 제그릇에 조금만 힘든 아이였으면 아마
    둘중 누구 한사람은 벌써 팅겨나갔을겁니다 ㅠㅠ

    그냥 그런 아이가 제 자식인게 복이고.. 신이 저에게 잠깐 맡겨놓은 귀한 손님이라 생각합니다.
    원글님도 자녀분께 좋은 엄마이실겁니다.

  • 12. 원글
    '12.1.13 2:46 PM (58.234.xxx.93)

    이제는 엄마와 편안하게 대합니다. 가끔 무리한 요구를 하실때도 있지만 그냥 편해요.
    엄마가 사랑한것이 아니란것을 알아요.
    사랑한거에요.
    다만 그 방식이 너무 유치하고 제가 받아들이기 어려운것이었을뿐.

    하나하나 생각하면 울컥하고 너무 괴롭고

    모든것이 다 엄마탓같고

    이 어두운성격이고 뭐고 이번 생. 단 한번뿐인 이 생을 망친게 다 엄마같지만

    극복해야죠.

    그리고 용서해야죠.

    나를 위해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0919 남편이 수상해서..질문드려요.. 11 왜? 2012/01/22 3,441
60918 나꼼수 봉주3회에 언급한 댓글알바 8 불휘깊은나무.. 2012/01/22 2,944
60917 라텍스 매트리스 구매 도와주세요 2012/01/22 622
60916 가벼운 화상에 마데카솔 발라도 괜찮을까요? 5 ... 2012/01/22 5,113
60915 여드름피부가 아니어도 구연산으로 얼굴 헹궈도 돼나요? 와!구연산 2012/01/22 2,608
60914 '므흣한' 신랑 문재인 7 결혼식사진 2012/01/22 2,387
60913 새댁일 때 제일 힘들었던 게 꿔다놓은 보릿자루 성격 이젠 말할 .. 2012/01/22 1,166
60912 야채다지기 쓸모 있나요? 좋다면 어느 제품이 좋나요?(새해복많이.. 9 혜혜맘 2012/01/22 2,150
60911 화장하는 남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7 마크 2012/01/22 2,429
60910 이런 남편 그냥 포기해야할까요? 5 결혼4년차 2012/01/22 1,788
60909 아내가 아파 종일 누워 있다면 남편은 어떻게 해주나요? 15 아프니서럽... 2012/01/22 2,706
60908 지금 시골.. 아이가 열이 있는데 병원찾아가야할까요? 7 독감일까봐 2012/01/22 771
60907 7년차 불임부부.. 시댁서 설 자리가 점점 없네요. 32 휴우 2012/01/22 12,891
60906 가족용으로 쓰는 디카 어디서 구매하셨어요? 오니기리 2012/01/22 309
60905 명절에 뭐 사서 내려 가셨어요?? 1 ?? 2012/01/22 818
60904 겨울에 바람막이점퍼안에 입어야 하는거 이름이? 2 ... 2012/01/22 1,385
60903 곽감 판결문 정리로 강추를 받는 글이네요. 참맛 2012/01/22 724
60902 소심한 복수 통쾌해요~ 13 ^^;; 2012/01/22 3,784
60901 다운증후군에 대해서 여쭤요... 32 조심스럽게 2012/01/22 11,101
60900 전자책 문의 4 ... 2012/01/22 916
60899 너무 단 오렌지 주스도 이제 입맛에 안맞네요 2 ... 2012/01/22 1,158
60898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라는 소설을 보면요.. 7 ,,,,,,.. 2012/01/22 2,424
60897 이정희의원, 희소식 8화는 남편과 함께 만들었네요 2 참맛 2012/01/22 890
60896 노무현 대통령 연설이 가짜였다니 이럴수가! (안상수 얘기) 7 세우실 2012/01/22 2,140
60895 상가앞에 차대지 말라고 난리치던 그녀. 21 심술뽀 2012/01/22 5,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