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직 소방서 공익입니다. 알기 쉽게 설명 해 드리지요.(펌)

ㅇㅇ 조회수 : 5,610
작성일 : 2011-12-28 23:11:26
http://www.baseballpark.co.kr/bbs/board.php?bo_table=bullpen2&wr_id=1096546 서..

울 출장갔다가 돌아오니 포털에 한줄기 광풍이 휘몰아쳤네요.
그것도 숟가락 들고 일저지르고 다니기로 유명한 김문수 도지삽양반..

아...하도 어이가 없어서 확실히 짚고 넘어갈께요.
저는 1999년부터 2001년까지 28개월간 경기소방본부산하 OO소방서에서 소방공익으로 근무했습니다.
(이후 의무소방제도가 정착되면서 몇 기만 운영된 후 소방공익요원은 사라졌습니다.)

소방서 공익은 1주 주간, 2주 야간근무형태로 돌아갑니다.
야간근무는 청사 순찰,청소,대민 업무지원,구급,화재출동 지원등을 주로 맡았는데
제 경우는 본서인 OO소방서 건물 1층에 oo파출소가 직할파출소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파출소 전화번호 555-8119 이런식으로 되어 있어서 이 번호로 전화를 걸면
파출소 민원담당 소방공무원이 "감사합니다. OO파출소 소방사(혹은 소방교) OOO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이게 기본 전화 응대법입니다. (제가 근무하던 곳은 2급서라서 소방장급은 중간관리자 역활을 했습니다.)

여기까지 이해 가시죠?

근데 "119"번으로 외부에서 전화하면 전화자체가 3층의 상황실로 바로 연결됩니다.
그러면 상황실 근무자는 절대로 길게 응대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긴급전화이기 때문에 "119입니다, 무슨일이신가요"
이런식으로 응대하고 본인이름은 생략합니다.(장난전화가 오면 "상황실입니다"이런 걸 넣기도 합니다.)

참고로 상황실 소방관분들 스트레스 엄청 받습니다. 장난전화가 보통 1번걸려오고 끝나지 않습니다. 몇번 텀을 두고 계속 걸려오는데,
중간에 정상적으로 제보전화받다가 그다음 전화로 또 걸려오기도 합니다.
근데, 문제는 장난 전화도 많지만, 잘못 걸려오거나, 긴급상황이 발생했다고 판단해서 전화를 걸었다가 현장이 바로 정리되는바람에
연결된 상태에서 아무말 안하고 그냥 끊어버리는 전화도 부지기수란 말입니다.

상황실은 보통, 첩보를 받은 다음에 무전을 쳐서 해당파출소에 긴급타전을 하는데, 직할 파출소에 근무하던 제 경우에는 제보를 받으면서 긴급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청내에 비치된 스피커를 전화와 연결해서 아예 방송을 합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빨리 준비하라는 의미로요.
이런 건 근속을 오래하건, 적게 하건 항시 긴장된 상태에서 신속대응이 생명이기 때문에 절대로 길게 응대를 안합니다.
다른 제보가 다발적으로 걸려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그런 것 들도 놓쳐서는 안되는 것이죠.

소방서가 보통 이렇게 돌아갑니다.

그런데, 이번에 도지삽양반이 건 번호는 "119"입니다. 이 양반이 현명한 사람이었다면 필시 보좌관이나 경기소방본부장에게 어떤식으로
현장이 돌아가는지 숙지정도는 하고 전화를 걸었어야 합니다.
더구나 월동기 아닙니까? 이 시즌에는 보통 난방기나 모닥불 피웠다가 전기과열이나 불씨발화로 인해서 주택가, 건설현장 화재가 빈번할 시기입니다. 주로 생활형편이 어려운 분들의 주택가일 경우가 많은데 시설이 열악해서 콘센트나 노후전선 과열 발화인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이 양반은 아무 생각없이 즉석에서 그냥 걸었습니다. -_-;;; 이렇게 무식한 사람이 어딨습니까?
지금이 암행어사 출도요~ 하는 춘향이 나오는 조선시대도 아니고, 무작정 전화걸어 갖고는 국민의 소중한 재산과 인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그 중요한 시간을 수화기 붙들고 상황실 소방관과 아무런 의미도 없는 도지삽 타령해가며 허비한 것입니다. -ㅅ-;;

최소한 제가 만나고 같이 일했던 소방관 분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주민의 최근거리 곁에서 겨울이면 시설물검사, 여름이면 배수지원,
소방차 주차구역 확보단속, 유흥가 경방검사등등 오전9시에 교대근무 끝내고도 집에 들어가서 눈 붙일 새 없이 일하러 나가는 분들입니다.

도지사님 같이 숟가락 들고 MOU 체결식,무슨무슨 기념식 하는 곳 찾으러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분들이 아니란 말입니다.
자꾸 모르는 티 내지말고, 도정 책임자라고 많은 거 바라지도 않으니, 조그만 배려심만이라도 보여주고 오버 좀 하지 마세요.
망언도 줄이고 정신 좀 차리시고요.

                                                                                                                                                              
경기도 도민으로서 갑갑한 마음에 글 한번 써봤습니다.



IP : 203.130.xxx.16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28 11:15 PM (220.73.xxx.237)

    추천합니다!!

  • 2. 당연히...
    '11.12.28 11:26 PM (121.135.xxx.15)

    저는 평범함 (아니 쬐금 똑똑한)40대 아줌아입니다.

    낮에 이 기사보고 (음성파일 듣기 전에) 바로 든 생각이 왜 119로 전화했지? 응급사항이 아닌데???

  • 3. 소방관들..
    '11.12.29 8:16 AM (218.234.xxx.15)

    가장 목숨 내놓고 일하는 분들에게 처우가 목숨값보다 못하다고 느껴온 1인입니다.
    미국에서는 소방관이 (시민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고 일한다는 점 때문에) 거의 영웅시된다고 하던데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위험 수당을 더 높이고 더 업무 환경, 복지제공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도지사 사건은 정말이지......................이건 정말 해외토픽 가십감입니다.

    누가 영어로 번역해서 뉴욕타임스 같은 데 한번 제보해보십시오.
    진짜 코리아라는 나라가 이렇게 후진국인가 하며 다들 신기해 할 겁니다..

  • 4. 도민으로
    '11.12.29 12:39 PM (124.111.xxx.237)

    창피..세계 토픽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9300 부모님 딘백질 식품 장미원 16:53:36 32
1599299 이수지 이정도면 안뚱뚱한거 아닌가요? 2 .. 16:52:31 144
1599298 '밀양 성폭행범 근무' 청도 맛집, 불법건축물이었다…".. 1 끼리끼리유유.. 16:49:53 238
1599297 드라마 졸업 질문 있어요 1 .. 16:47:21 129
1599296 노인들 은퇴 후 이민보내기, 노령화대책이라네요 8 ㅡㅡ 16:46:31 422
1599295 수면유도제가 수면제보다 안전한가요? ㅇㅇ 16:44:57 51
1599294 “남편이 애들 때렸다”던 ‘티아라’ 아름, 본인이 아동학대 檢송.. 1 ... 16:40:35 858
1599293 토플 VS IELTS 점수 만들기 좀 더 괜찮은게 뭘까요? 2 영어 16:34:57 76
1599292 최화정 국수 맛있어요? 6 진짜 16:34:05 781
1599291 눈 좋았다가 노안 돋보기 안경 쓰시는 분들요. 3 .. 16:33:57 248
1599290 생리때 몸무게 변화 없는 사람도 있을까요? 생리 16:33:34 90
1599289 일하다 욕먹으니 멘탈회복이 안되요. 5 에휴 16:32:01 563
1599288 사과 인터넷 어디서 사시나요 5 ㄱㄴ 16:30:54 318
1599287 살림살이 소소한 질문 드려요 오늘부터 16:30:22 167
1599286 국내 전자책 많이 보시는 분 질문 있어요 1 .... 16:23:58 174
1599285 요새 순풍산부인과 보는 중 1 ㅇㅇ 16:17:41 217
1599284 최태원 회장 "SK 역사 부정한 판결에 유감…진실 바로.. 13 유감은개뿔 16:16:56 1,812
1599283 신용카드 조회 안전하게 알수있는 곳..부탁드립니다 2 ~~ 16:15:56 166
1599282 나를 남자라고 생각하는지? 1 .. 16:14:49 471
1599281 골프라운딩에 가져갈 간식, 음료 구체적으로 추천해주세요!! 4 .... 16:12:32 665
1599280 전세 중개비 몇프로 주셨어요? 8 ... 16:11:11 480
1599279 50대분 노안 어떻게 견디나요? 12 go 16:06:20 1,669
1599278 윤석열, 한동훈 극적 화해, 왜? 10 ........ 15:57:27 1,463
1599277 핸드폰이나 물건 분실시 7 ... 15:57:13 296
1599276 이효리 엄마..친정엄마와 너무 비슷해요.. 9 엄마 15:56:05 2,7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