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0년만의 생일케잌

기쁜날 조회수 : 988
작성일 : 2011-12-21 10:45:37
오늘 거의 10년만에 케익을 샀습니다
아이들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너무 쪼들려 작은 케잌도 살수가 없었습니다

쉬폰케잌과 생크림을 사다가 아이들과 케잌만들기도 해보고
나중에 생크림파는 매장이 문을 닫아
그 뒤부터는 그냥 쉬폰케잌과 빵이나 쵸코파이 과자로 대신했습니다

제일 작은거 사면 될거야니냐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거사서 입맛만 다시면 더 속상할것같았거든요

작년에는 친한언니가 크리스마스즈음에
라면박스로 한가득 과자를 사준 일이 있었어요
작년에 특히 더 어려워서 겨울을 어찌날지 까마득했습니다

그리고 막내 학교 담임선생님께서
선생님의 남편분 모임에서 불우이웃돕기를 한다며
그걸 저희에게 주신일이 있었어요

대형마트 상품권이었는데
저희집에서 왕복 택시를 타는거리였어요
주변에서 제 이야기를 들은 지인이 아예 그 상품권을 자기에게 달라며
현금을 바꾸어주어 아주 요긴하게 쓰면서 겨울을 났습니다

생일을 맞는 아이에게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는데
과자를 보내준 언니와 상품권을 주신 선생님덕에 따뜻한 생일을 보낼수 있었어요

작년까지는 직장을 다니고 싶어도 다닐수 없는 환경에 있었지만
올해는 주변의 도움으로 작은 월급이나마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케잌을 산다고 하자
케잌없어도 된다고 하는거예요
그냥 피자만 시켜먹으면 된다고 말을 하지만
이번 생일만큼은 생일숫자의 초를 끄면서 힘차게 노래불러주고 싶습니다

직장다니니까 이것저것 감사한게 참 많습니다

김장할때 좋아하는 굴을 사서 굴김치도 담고
아이 생일에 부담없이 케잌도 장만할수 있으니까요

케잌사들고 출근을 하는데
그동안 아이들에게 생일때마저 제대로 해주지 못한게 생각이 나서
큿등이 찡하니 눈물이 고이더라구요

지금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아
치열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래도 내 힘으로 자식들에게 더 당당하게 해줄수 있어서 좋습니다

오늘 생일인 아이는 이제 몇달후면 집을 떠나게 됩니다

힘들게 살아온 세월이었기에 기억하고 싶지않은 기억도 많을거예요
새벽에 내렸던 싸락눈이 조금씩 녹고 있네요
우리 아이 머릿속에 쌓인 힘들었던 기억도 조금씩 조금씩 녹아내리길 빌어봅니다
IP : 118.44.xxx.7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21 11:48 AM (14.43.xxx.193)

    그동안 고생많으셨어요. 아이를 위해서 힘내서 살아온 엄마의 모습이 읽혀져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앞으로 더 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7764 [아직은 카더라임!]북한에 군사 쿠데타??? 8 truth 2012/01/05 2,205
57763 얼굴에 올리브유 말고 포도씨유도 되나요? 6 오일 2012/01/05 9,402
57762 배고파요~~라면 먹을까요? 37 사마리아 2012/01/05 3,324
57761 결혼기념일이예요. 21년전 2 오늘이네요 2012/01/05 2,154
57760 레몬차 정말 맛날꺼 같아요.. 9 독수리오남매.. 2012/01/05 3,217
57759 제가 먹는음식중에 변비를 일으키는것이 무엇일까요? 10 ㅠㅠ 2012/01/05 3,339
57758 생각지도 않은 둘째.. 그래도 예쁘겠죠? 11 까이유 2012/01/05 2,790
57757 모태솔로 얼마나 많은지 다들 모르시네요 4 ... 2012/01/05 5,643
57756 vj특공대 재방을 보니까 후쿠시마 온천 광고를 해주네요 5 2012/01/04 2,897
57755 중학생 딸아이가 한쪽 다리가 아프대요. 5 걱정 2012/01/04 2,360
57754 코스트코 멸균우유 가격 알려주세요~ 2 가을이니까 2012/01/04 2,593
57753 오리털코트의 오리털이 너무 많이 빠져요 5 김수미 2012/01/04 13,426
57752 전자사전 어떤걸로 사주셨어요?? 4 독수리오남매.. 2012/01/04 1,749
57751 님들은 포인트 올라가나요? 1 꿀떡 2012/01/04 1,343
57750 짝 "모태솔로".. 11 .. 2012/01/04 4,955
57749 투표에서 양준혁 0표 받았네요. 27 야구선수협 2012/01/04 9,645
57748 민변 쫄지마 기금 384,643,166원 모금됨(4일 5시 기준.. 6 행복한생각중.. 2012/01/04 1,825
57747 친구가 조울증에 걸렸는데요 4 경상도 민심.. 2012/01/04 4,288
57746 메밀전 파는곳 알고 싶어요 메밀전.. 2012/01/04 2,185
57745 5개월만에 집나갔어요! 2 이사쟁이 2012/01/04 2,595
57744 오늘 너무 추운데 길고양이들은 ㅜㅜ 13 ㅡㅡ; 2012/01/04 2,279
57743 오...KAIST 학생들도 시국선언했군요~ truth 2012/01/04 2,091
57742 막걸리..^^; 7 .. 2012/01/04 2,222
57741 딸아이가 인터넷으로 만난 언니를 만나러 간데요 9 속상함 2012/01/04 3,534
57740 짝퉁어그부츠 상표 떼도 될까요? 어그 2012/01/04 1,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