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말 육아에............ 끝은 있는걸까요.........?

엄마야.. 조회수 : 848
작성일 : 2011-12-13 12:14:31

육아라고 하는건 몇살까지 일까요.

엄마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언제까지 일까요..

 

33개월, 7개월 된 자매를 키우고 있어요.

아이들은 비교적 순한편이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아요.

물론 큰애가 개월수가 개월수이니만큼 저와 부딪힐 때가 많아서

아직 애기인 둘째 돌보기보다 큰애와 지내는게 종종 힘들 때도 있지요.

큰애는 아직 어린이집에 안다니고 내년 봄에 보낼까 말까 해요.

힘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애기처럼 보이는 저 작은 것을 어린이집에 보내는게 안쓰러워서요.

어린이집 가서 처음에 적응할 때 힘들거, 처음엔 감기도 자주 걸리고 한다는데

솔직히 그 기간을 제가 잘 견딜까 싶은 두려움도 있구요.

어쩌면 큰애는 이미 사회생활을 할 준비가 되어있는데 제가 망설이고 겁이나서 아직 끼고 있는거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집에서 막 잘 놀아주고 사랑 뿅뿅 뽀뽀해주고 그러는 엄마도 아니에요.

물론 아이들 사랑하고 너무 예쁘지만 표현도 잘 못하고, 좀 엄한 엄마인 것도 같구요.

문제는 제가 바로 지금 이 위치, 전업주부로서 아이들을 돌보는 제 일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지 못하다는 것이죠.

큰애 낳기 전에 나름대로 인정받고 연봉 높고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멋진 커리어우먼이었어요.

애는 엄마가 키워야지 - 라는 생각으로 회사도 그만두고 복직시기도 놓치고 둘째 낳고 이렇게 지내요.

지금이라도 애들 맡겨놓고 나가서 일할 곳이 있기는 한데, 그게 문제인 것도 같네요.

나가서 일할 수 있다 - 는 생각이 있으니 전업엄마로서의 위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요.

 

요즘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 큰애 작은애 밥, 이유식 먹이고

남편 챙기고 제 아침 간단히 먹고 설거지 하고

티비 좀 틀어놓고 저는 신문을 보거나 커피 한잔을 해요.

그러다 작은애 졸려하니 오전잠 재우고 애가 자는 동안 점심 준비하고,

그 동안 큰애는 그냥 이런 저런 장난감 가지고 놀기도 하고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아, 주중엔 세번 정도 오전에 잠깐 문화센터에 다녀와요. 남편이 오후에 출근을 하니 아빠랑 다녀오지요.

 

그러면 점심먹고 큰애 낮잠 자려 하면 재우고 아니면 그냥 놀게 하고.,

저는 그 동안 또 딱히 놀아주는게 아니고 그저 옆에서 안다치고 노는지 지켜봐 주는 정도? 그게 다에요.

그러다 작은애 또 졸려하니 오후잠 재우고 잠들면 또 저녁준비하고 이유식 만들고,

그렇게 저녁만들어서 애들 먹이고 저도 먹고, 설거지하고 애들 씻기면 그새 애들 잘 시간이네요.

 

무척 간단한 하루지요. 중간 중간 큰애 때문에 큰소리 내기도 하고, 애들 보면서 많이 웃기도 하고.

가까이 사시는 친정에 사나흘에 한번 가서 저녁 먹고 오기도 하구요.

그렇게 하루하루 지낸게 벌써 큰애는 33개월, 작은애는 7개월 그렇네요.

 

제가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일까.

아이들이 나와 함께 잘 크고 있는 것일까.

뭔가 더 중요한걸 놓치고 있는건 아닐까.

애들에게 뭔가 더 해줘야 하는건 아닐까.. 그런 고민이 하루에도 수십번이 들어요.

 

그러다가 며칠 전, 오랜만에 간간이 소식만 듣던 대학시절 후배를 만났어요.

과는 달랐지만 어학원에서 함께 공부하며 친해졌다가 그 후배가 서울로 (여기는 지방이에요) 가면서 뜸해졌죠.

그림을 무척 잘 그려 미대에서도 인정받던 후배는 스튜어디스가 되었고,

그 직종에서도 열심히 일 하다가 결혼하고 역시 저처럼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일을 그만뒀답니다.

저보다 결혼을 일찍 해서 큰애는 벌써 초등학생이네요. 오랜만에 만나서 긴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에..

뭔가 깨달은 것은요. 저 아이는 언제나 바로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아이구나, 나도 그래야 할텐데 - 그거였어요.

바로 지금 엄마와 아내라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요즈음의 이야기를 듣는데 부럽더라구요.

아내로서 남편 사랑하고, 엄마로서 아이들 교육에 힘을 쓰고, 뭐 그런 이야긴데요,

저는 아직 교육을 신경쓸 나이의 아이들을 키우는건 아니지만 그런 열정이 참 부럽더군요.

 

아직은 33개월 7개월이니 교육이나 정보보다는 엄마 사랑과 손길이 더 필요할 때 겠지요?

엄마와의 교감이 더 중요할테구요. 저는 그 공감과 교류라는걸 잘 못해서 종종 마음이 심란한데..

그래서 아이들한테 절대적인 손길이 필요한 시기를 지나면,

그때는 정말 열심히 할 수 있을거야 - 그렇게 생각해 왔는데,

오늘 아침에 둘이서 놀고 있는 애기들을 보고 있자니, 과연 그때가 된다고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그때가 오기만 기다리며 지금은 이렇게 하루하루 어떻게든 보내기만 하면 된다고 보내고 있는데?

지금도 이렇게 내 자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야 - 그렇게 지내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절대적인 육아의 시기는 마무리 될 때가 있기는 있는걸까요?

제 생각처럼 이 시기가 지나고 아이들과 소통하며 제가 좀 더 제 자리를 잘 받아들이며 지낼 때가 올까요?

 

과연. .. 제가 잘 하고 있는 걸까요 ..

이 아이들이 자라서 저를 어떤 엄마라고 생각할까요 ..

 

IP : 121.147.xxx.16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2.13 12:20 PM (221.151.xxx.80)

    제 맘 같아요. 육아도 체질에 맞아야 하는 건지..집에 매여 있는 삶이 힘겹고 이렇게그냥 나이 먹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 나름 열심히 전업하고 있는데도 가끔 회의가 드는 걸 어쩔 수 없네요. 하지만 엄마가 나름 최선을 다해서 보살피는 것, 나중엔 좋은 결과로 나타날 거라고 믿어요.

  • 2. 저도
    '11.12.14 5:06 AM (116.38.xxx.68)

    같은 생각해요. 제가 정말 잘 하고 있는지. 아이들에게는 그때그때 필요한 엄마 역할이 있는 거 같아요. 지금처럼 어릴 때 엄마가 같이 있어 주는 거 좋은 거 같아요. 근데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서는 아닌 거 같아요. 아이가 자릴 때 엄마의 역할도 달라져야 하는 거 같아요. 돌아갈 수 있는 일터가 있다면 슬슬 준비하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둘째도 어린이집 들어가면 돌아간다고 생각하세요. 끝이 있으면 마음 잡기도 쉬운 거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5437 남자 중학생 책가방 브랜드 어떤거 좋나요? 은사시나무 2012/01/06 1,524
55436 대통령 친구 봐주는 ‘정치검찰’!! 근데 방송엔 안나와요; 도리돌돌 2012/01/06 390
55435 .. 24 우정 2012/01/06 9,450
55434 수습한달동안 근무했는데..이제와서 급여 못주겠다고 버팅기는 회사.. 9 노동청고발 2012/01/06 1,487
55433 그좋다는 유리아주 립밤을 발라도 19 입술각질 2012/01/06 3,367
55432 중등 입학선물 추천 부탁드립니다. 2 선물 2012/01/06 1,583
55431 교대나와서 교사 말고 다른 일 하시는 분 있나요? 12 blank 2012/01/06 9,718
55430 당했어요. 보이스 피싱!!!!! 6 당했어요. 2012/01/06 2,656
55429 소값 대폭락이 오히려 구조조정의 기회라고? 역시 다웁다. ... 2012/01/06 438
55428 40대 이상 분들 중에 뉴로피드백 치료 받아보신 분 계신가요? 1 조울증 2012/01/06 2,783
55427 돼지갈비찜할때 파인애플 갈아넣어도 되나요?? 3 키위대신 2012/01/06 1,427
55426 쌀이 회색빛이 돌고 곰팡이 향??이 나요 ㅠㅠ 3 ..... 2012/01/06 4,397
55425 선보게 된 남자가 약속 날짜를 자기 마음대로 잡았는데요 5 -_- 2012/01/06 2,284
55424 정치적 성향,,,나누고픈 성향 ,, 6 ㅇㅇ 2012/01/06 646
55423 첫대출..원금균등과 원리금 균등방식이 뭔가요 2 siehk 2012/01/06 1,108
55422 탤런트 문정희씨 결혼하셨나요? 6 tt 2012/01/06 3,621
55421 경북으로 이사를 가야합니다. 이사업체 등 조언 부탁드립니다. 2 서교동댁 2012/01/06 642
55420 욕실 타일청소 잘하시는 분 질문드려요..| 스끼다시내인.. 2012/01/06 972
55419 세입자가 계약만료 15일전에 나가겠다네요.. 복비와 전세금.. 5 복비와 전세.. 2012/01/06 4,475
55418 사랑이라는 이름을 더하여 합창곡이아닌 새음원이 나왔네요 4 김태원 2012/01/06 1,008
55417 자스민님 블로그 주소요 1 물어볼꺼하나.. 2012/01/06 5,171
55416 헬스같은 운동 꾸준히하면 얼굴탄력 생길까요 12 탄력 2012/01/06 14,766
55415 외할아버지 재산을 마음대로 자기명의로 바꾼 큰외삼촌이 돌아가셨어.. 3 재판 2012/01/06 2,339
55414 이혼하라고 하네요,,,ㅠㅠ 19 ㅠㅠ 2012/01/06 13,305
55413 한나라당 성남시 시의원 트윗터에서 노대통령 조롱 비난 21 격투기선수라.. 2012/01/06 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