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 뿌나의 최고 대사는 정기준의 것이네요.

마하난자 조회수 : 3,394
작성일 : 2011-12-08 00:34:58

이 드라마 자체가 사실은 세종의 심리극이지요. 거기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사실 세종의 갈등과 고민을 형상화한 존재들이고요. 장혁도 세종이요, 신세경도 세종이고, 가리온도 세종이며, 심지어 무휼과 조말생도 세종의 마음 한 켠을 상징화한 존재들이지요.

 

이런 저만의 관점으로 보았을때, 이번 회에서 가리온이 한 말 " 백성을 누가 말릴것인가?"하는 대사는 정말 탁월했어요. 지금껏 세종이 주장한 한글 창제(=정보의 대중화)에 가린 어두운 면을 이렇게 뚜렸하게 드러낸 적이 없었지요.

 

정보의 대중화, 그로인한 대중의 등장이 마침내 진정한 민주사회를 이룰 것이라는 일반적인 통념이 과연 옮바른 것인가 하는 질문이 늘 있었지요. 먼 예로는 바이마르 헌법(20세기초 가장 민주적인 헌법)이 보장한 절차를 통해 집권에 성공한 나치가, 가까운 예로는 국민투표로 유신을 지지한 우리의 선택이 이런 의문을 불러오지요.

 

이처럼 일반 대중의 한계가 명확하지만, 그렇다고 가리온의 그것을 따를 수는 없지요. 소수의 엘리트가 부패한 예는 인류 역사책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이니까요. 그렇다고 무조건 대중을 신뢰할 수도 없어요. 그게 모순이지요. 이점에서 앞으로 뿌나의 작가가 어떤 말을 할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밀본을 선택할리는 없지요. 아무리 대중의 정치화에 따른 부작용이 크더라도 밀본이 이끌어온 엘리트주의 보다는 나을 테니까요. 동시에 무조건 대중이 선이라는 결론을 내리기도 어렵지요.

 

이 양 극단 사이에서 어떤 결론을 이끌지 기대가 됩니다.

IP : 118.38.xxx.145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1.12.8 12:37 AM (122.32.xxx.93)

    그쵸?
    글 윗단락에 님의 해석 뛰어나시네요.
    저도 결말이 흥미진진하게 기다려져요.

  • 2. 뿌나
    '11.12.8 12:42 AM (115.140.xxx.203)

    흥미로운 지적이에요.
    항상 대중 또는 다수가 옳다라는게 이미 진리가 아니라는걸 알기에
    어떤식으로 결론을 낼지 궁금하네요.
    문자와 권력의분배의문제를 조명시킨 대단한드라마에요.
    앞으로 이 작가의드라마는 무조건. 찾아보게될것 같아요

  • 3.
    '11.12.8 12:44 AM (14.47.xxx.237)

    전 가리온의 말중 이 말이 요즘 시대를 대변하는 말 같았어요

    백성이 지도자를 뽑는 시대가 올것이다...
    백성이 뽑은 지도자가 실수를 하면 누가 책임을 지냐...
    백성을 죽일수도 없고...

  • 4. 글쎄요
    '11.12.8 1:17 AM (118.38.xxx.44)

    대중이 항상 옳은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는데 동의합니다.
    그렇다고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잘못된 선택에는 자의든 타의든
    고통을 지고 책임을 질 수 밖에 없죠. 지금도 마찬가지고.

    사대부는 그럼 대중(백성)과 별 다른 종자들이던가요?
    결국 대중의 일부가 먼저 권력을 가졌을 뿐이죠.
    황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게 아닌데,
    누가 무슨 권리와 능력으로 대중이 오판을 한다거나
    잘못된 선택을 하는것을 미리 방지할 수 있을까요?

    누구도 할 수 없다면 결국 역사의 흐름으로 가는 수 밖에요.

    백성이 뽑은 지도자가 실수하면 백성이 책임집니다.
    위정자의 실수는 곧 백성의 고통이니까요.
    현재도 쥐씨는 책임 안집니다. 책임지는건 어쨌든 국민들이죠.
    그러니 책임질 사람들이 뽑아야죠.

  • 5. ..
    '11.12.8 1:19 AM (123.111.xxx.37)

    이런 철학적 논쟁을 작가가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지난 번 선덕여왕때 미실과 덕만이 마주앉아 '백성'이나 '정치'를 두고 논하는 장면도 정말 인상적이었는데..이번에도 역시~ 보는 내내 선덕여왕 때의 그 장면이 많이 생각났어요.

    우리가 아무리 주인공의 편이라 해도 이런 논쟁의 순간에선 누구의 손도 쉽게 들어줄 수 없는...두 적수가 치열하게 주장하고 싸우고나서도 서로의 얘기를 곱씹고, 우리 역시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꺄~~이 작가 너무 좋아요!!

  • 6. 어제
    '11.12.8 7:47 AM (118.46.xxx.133) - 삭제된댓글

    정말 재밌었지요.

    백성이 책임을 지는거지요
    정치로 인한 피해는 백성이 모두 고스란히 받잖아요.
    그다음에 다시 제대로 뽑으려고 노력할테구요.
    인간들은 더 발전하고 좋은 쪽으로 나가려는 습성이 있기때문에 민심의 선의를 믿어야 하지 않을까요

    어제도 한석규 연기는 최고,..... ㅠ.ㅠ

  • 7. ..
    '11.12.8 8:57 AM (121.160.xxx.196)

    어제 가리온 얘기는 궤변이라고 생각했어요.
    왕이 혈연 세습이면 사대부는 글 세습인거죠. 노비가 장원급제햇다고 젊은이 죽은것만 봐도
    알 수 있는것이고요.
    백성이 힘을 가질것이 무서워서 저러는거면서,,말 싸움이나 시키고 있더라구요.

  • 8. 저도
    '11.12.8 9:49 AM (112.168.xxx.63)

    ..님 생각과 동의해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결국 권력을 잃는 게 두려운 거죠.

    백성이 왕을 뽑으면 ..책임 운운했지만
    백성이 뽑든, 사대부가 뽑든, 대대로 이어지든
    그 무엇이든 간에 그에 대한 댓가는 다 치르고 있는 거 아닌가요.

    죽여야만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아니죠.
    사는 내내 고통 받는 것은 그보다 더 큰 책임을 지는 것과 같지 않던가요.

    정말이지
    어제 또 한석규씨 때문에 미치는 줄 알았네요.
    아니 무슨 연기를 그리 잘하나요..ㅠ.ㅠ

    솔직히 가리온 역활 윤제문씨도 연기 잘하는 편이기는 하나
    한정되어 있거든요. 좀 개그스런 연기 아닌 진중한 연기 같은 경우는
    눈에 힘이 들어가고 얼굴이 굳으면서 연기하는. 놀라는 것과 화남이 비슷한 연기요.
    그럼에도 잘 하는 배우라 생각하지만

    한석규씨는 정말이지 무슨 사람이 그리 연기를 잘해요.
    아. 진짜 어제 스토리고 뭐고 한석규씨 얼굴 표정과 눈빛 연기 때문에
    정신이 없었네요.

  • 9. ***
    '11.12.8 10:04 AM (125.187.xxx.10)

    저역시 ..님의견에 동의해요.
    약간 다른얘기지만 윤제문씨는 목소리좀 확 트이게 연습 하시면 좋겠어요. 답답해요. 특히 큰소리로 말해야할때는 더욱 더요. 목소리좋은 한석규와 대비되니 더 그리 느껴지는지 모르지요..

  • 10. //
    '11.12.8 10:11 AM (211.46.xxx.253)

    전 저번주의 가리온의 대사도 인상 깊었습니다.
    '처음 글을 배울 때, 천자문-소학-대학-명심보감 등(순서가 맞는지는..^^)을 배운 다음에야
    작문을 배운다.
    왜냐하면 소양을 갖추지 못한 자가 글을 쓰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 글자가 반포되면 백성들이 소양을 갖추기 전에 글부터 쓰게 되어 세상이 어지러워진다'
    뭐 이런 요지였는데요.
    백성들이 글자를 알게 됨을 두려워하는 건 분명 그들의 오만이긴 하지만
    역당 밀본의 주장이라 하더라도 그 지적이 올바른 것은 받아 들여야 한다는 최만리의 말처럼..
    정제되지 않은 글들과, 부정확한 정보와, 본질은 외면한 감정적인 글들이 난무하는
    우리 시대에 함 되돌아 볼만한 얘기였다고 생각합니다.

  • 11. 역시 작가의 머리는
    '11.12.8 10:34 AM (218.55.xxx.2)

    저와는 달라요. 당연한 사실이지만 슬퍼요 T.T

    지금까지의 상황이나 정기준의 대사를 보면

    단지 사대부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행위인줄만 알았는데...

    저 상황에서 이런 대사를 쳐대면

    속마음(기득권 보호)은 다를 수는 있어도...


    여하튼..내가 세종이라도

    정기준의 발언때문에 머리가 혼란 해질 듯해요..

    대강 대강 쓰지 않는 작가님

  • 12. 음...
    '11.12.8 1:07 PM (59.5.xxx.85)

    ..님의 말씀에 동의해요.

    세종이 말한 것 처럼, 가리온을 비롯한 사대부는

    그들의 욕망으로 "기득권을 세습" 하려는 거로 밖에 안 보여요.

    백성이 글을 알면 지혜를 갖게 되고,

    욕망을 갖게 되고,

    정치를 알게 되면 성취를 하고 싶게 된다는 말은 백성을 위한 말이 아니라

    사대부를 지키기 위한 말로 밖에 안 보였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2081 멋진 한시(漢詩)아시는것 있으면... 공유해봐요 7 감탄 2011/12/28 1,998
52080 다날결제 3 ?? 2011/12/28 479
52079 동덕, 가톨릭대 11 정시 2011/12/28 2,798
52078 결혼 이바지로 생 돼지머리를 보내기도 하나요? 12 당황 2011/12/28 3,564
52077 요즘 학교, 학생문제를 보면서 생각나는 일 4 .. 2011/12/28 640
52076 대체 이건 또 누구 배불려주는 가카의 세심함이죠?? 2 량스 2011/12/28 586
52075 급질) 요실금수술해보신분~병원추천요. 4 40중반아짐.. 2011/12/28 1,885
52074 영종도 하얏트..가보신분 계신가요? 3 호텔 2011/12/28 1,889
52073 도덕성이 밥 먹여줘?” 미국 보수의 질주 5 세우실 2011/12/28 671
52072 뽁뽁이 창문에 붙인 사진 좀 올려주세요 7 부자 2011/12/28 2,812
52071 제일 안쪽 어금니는 레진 인레이하면 안되나요? 의사마다 얘기가 .. 3 ..... 2011/12/28 4,011
52070 오늘 skt 멤버쉽 카드 잇으면 아웃백 50프로 되나요? 11 오늘 2011/12/28 2,350
52069 아이들 문자 내역을 컴퓨터로 확인할수있는 서비스가 있던데 2 피리지니 2011/12/28 1,133
52068 하이퍼센트 엠베스트 인강 중 4 컴대기중 2011/12/28 1,904
52067 핵발전소 우리나라에 두개나 더 짓는다는군요.. 공포!! 5 량스 2011/12/28 879
52066 이름풀이..개명.. 2 세레나 2011/12/28 1,180
52065 수1정석 2 파란자전거 2011/12/28 1,021
52064 배너에 서울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어떤가요? 3 고민중 2011/12/28 1,651
52063 일주일 동안 알바 했어요... 1 ^^ 2011/12/28 854
52062 거실 유리창에 금이 갔어요. 6 도와주세요... 2011/12/28 8,995
52061 50세 넘으면 형제나 자매끼리 가끔씩 만나나요? 1 50세 2011/12/28 2,068
52060 살면서 도배할 때 7 숨은꽃 2011/12/28 3,932
52059 침대방 따뜻하게 하는 아이디어 추가요. 2 따뜻 2011/12/28 1,940
52058 무개념 신입사원, 여러분들 같으면 어떻게 하시겠는지요 30 .. 2011/12/28 5,689
52057 런닝머신 렌탈 사용하시는 분~~ 유리 2011/12/28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