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아짐들이 슬슬 저를 멀리해요..ㅠ.ㅠ
대놓고 왕따..까지는 아니지만..
유치원때까지도 다들 잘 지냈고 1학기때까지만해도 자주 만나고, 마실도 다니고, 그러던 동네 학교 엄마들이요.. 2학기 들면서 슬슬 자기들끼리 놀때 저는 안부르고.. 이런일이 종종 생겨요.
조금.. 슬프네요.ㅠ.ㅠ
이유중 한가지는, 우리애가 좀 별나게 똑똑한가봐요.
솔직히 아직 1학년이라, 학교 들어가기 전에 유치원떄는 애가 똑똑한지 어떤지도 저는 몰랐었구요..
학교 가서 보니까 1,2학기 통틀어 받아쓰기 몽땅 백점.... 인애가 반에서 우리애 딱 하나.
그것 뿐 아니라 수시평가, 단원평가 같은거 가끔 보나본데 1,2학기 통틀어 한번도 틀려본적 없이 몽땅 백점.. 인애도 또 우리애 하나..래요.----> 왜냐면, 나는 몰랐어요. 뭐 다른애 어떤지 물어본적도 없고요.. 그냥 1학년이 다 그런줄 알았어요..ㅠ.ㅠ
우리애가 책 좋아하는거는 유치원때부터 알았어요. 그런데 학교를 가니 아는게 많다고 반에서 독서왕, 박사님.. 뭐 이런 별명도 있대요.애들끼리 ** 박사라고 불러요..
일단 이런 아이 성향이 알려지면서,
학교 앞에서 하교시간 맞춰 가서 아이 기다리고 있으면, 언제부턴가 한두 엄마가 ** 엄마는 좋겠다, 애가 똑똑하다면서.. 뭐 이런 소리 하고.. 또 **이가 백점 맞았다며, 어쩌구..하는게 어느새 동네방네 자꾸 소문이 나고..
그러면 저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몸둘바를 모르겠고..ㅠ.ㅠ
그러다 어느날인가, 제가 살림을 좀 잘하는것이 또 소문이 나면서 일이 일파만파..가 되었어요.
1학기때는 가끔 같은 동 사는 엄마들만 우리집에 커피 마시러 오곤 했었거든요.
제가 솔직히 청소, 정리정돈 같은건 잘 못하는데, 요리는 잘해요.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쿠킹클래스를 여는게 꿈이거든요.
아무래도 아줌마들 놀러오면 식탁에 앉게 되는경우가 많으니 숨길수도 없이 씽크대니 냉장고가 오픈이 되잖아요.
거기다가 앞베란다에는 떡하니 장항아리 큼직한게 두개나 버티고 있지..하여튼 살림 규모가 좀 남달라요.
그래서 와서 보곤 다들 놀래는거예요.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나는 요리에 취미가 있다, 뭐 이런얘기 오가게 되고..
처음에는 그게 두어사람만 우리집에 놀러와서 보고 알게되었다가,
한참 지난다음에는 뜬금없이 다른 누군가가 전화로 요리법을 묻기도 하고, 그러면 친절하게 가르쳐 주고.. 뭐 그랬어요.
그러다 이게 우리반 엄마들사이에 다 소문이 쫙 났더랬어요. 이젠 심지어 담임선생님까지 알고 계시더라구요. 나는 겨우 청소하러 한달에 한번 가서 목례만 까딱하고 오는데.. ㅠ.ㅠ
그러고나서부터..
모임에 저를 부르지 않게 되었어요.
같은 라인 사는 같은반 엄마도 있는데, 엊그제는 자기네 집에서 다들 모여서 커피 마시면서 저한테는 내려오라고 전화도 안했더라구요.
저는 진짜 하고다니는것도 수더분하고, 생긴것도 그냥 그렇고, 별로 잘난척, 난척 하고 다니는것도 아니고,
요리좀 한다고 뻐긴적도 없고, 먹는것 가지고 맛이 있네 없네 유별떠는적도 없고, 애 교육 특출나게 시킨다고 요란 떠는 사람도 아닌데,
예를들면 무슨 얘기끝에 지난주에 어느 생일잔치같더니 맥도날드 해피밀세트 쫙 돌렸더라, 뭐 그런얘기 하면, 그중 누군가가 꼭 저한테 이러는거예요. ** 엄마는 그런거 애들 절대 안먹이지? ...(마치 제가. 애들 먹거리에 유난을 떠는 사람처럼..저 아니거든요, 애들 햄버거도 사먹이고 수퍼 과자도 사먹이는 보통 아줌마예요.)
또 누가 어디어디가서 김치를 사먹었더니 맛있었더라 그런얘기 듣고 있으면 또 다른 누군가가 저한테 ** 엄마는 사먹는 김치 못먹지? 뭐 이런다는...ㅠ.ㅠ
또 애들 교육 얘기 한참 하다가 어디어디가 뭐가 좋다더라.. 이런얘기 한참 잘 듣고 있다가 꼭 다른 누군가가 저한테 ** 엄마는 ** 이 이런거 보낼 필요 없잖아? 뭐 이러고..ㅠ.ㅠ
애들 전집이 뭐가 좋다더라.. 그런얘기 한참 하다 보면 또 누가 **이는 이런거 벌써 유치원때 다 뗐을꺼야.. 이런소리나 하고..ㅠ.ㅠ
나는 정말 어째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어제 학교 끝날시간 되서 아이 데리러 가야 해서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중간에 서더라구요.
우리 반 엄마들이 그 같은 라인 사는 엄마네 집에서 우루루 나와 타더라구요.
어쩜 같은 라인에 살면서 저만 쏙빼고 차 마시러 오라고들 했는지.. 그거 본 이후에, 계속 꺼림칙하고 맘에 담아두었던게 한꺼번에 폭발해버렸어요.
그 엄마, 제가 빵만들때마다 매번 조금씩 가져다 주기도 했고,
전화로 물김치 담그는 법 알려달라고 할때도 친절하게 가르쳐도 줬고 그랬는데.. 왜 그랬는지 계속 생각이 나요.
좀 속상하네요.
이러다 진짜 동네 왕따로 전락할거 같은 기분이 들어요.
난 잘못한것도 없는데.. 잘못 처신하고 다닌것도 없고..
점차 까탈스럽고 유난스럽고 대하기 어려운 상대로 전락하는것 같아 오늘은 너무 우울하네요.